선거에서의 공약
명예 효학박사 / 최 기 복
공약이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공공의 약속인가 아니면 공인으로서의 대중과의 약속인가?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당선을 전제 조건으로 하여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드리는 약속인가?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불리고 선거 관리위원회는 민주주의의 꽃으로서의 역할보다 준 사법기관으로 존치되고 헌법기관의 하나로 천문학적 예산을 쓴다. 중립을 표방한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군림하는 모습으로 보여서는 안 되는 기관이다.
말의 시대 입의 시대를 살면서 후보자들은 공약보다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승패는 공약에 의하여 결정되기보다 비호감이 결정적이다. 없는 사실을 팩트화 하고 설이 이 설을 양산해도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당선 후에라도 문책을 통하여 당선 무효 처분을 내려야 함에도 당선되면 무소불위의 정당이 엄호를 하고 여당이라는 이유로 야당이라는 이유로 빠져나가고 유야무야 하거나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임기를 거의 다 채운다. 더구나 보궐 선거 비용은 모두 국민의 혈세다.
비례대표는 명부에 등재된 순위대로 궐위 의석을 후순위로 넘겨주면서 왜 잘못된 후보의 경우는 차점자가 없는 단독 후보라면 몰라도 꼭 보궐 선거를 해야 하는지도 묻고 싶다. 삼성그룹의 고 이건희 회장께서 정치는 4류라고 지칭하고 정치세력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어른도 없고 선 후배도 없고 권력 순위만 존재하는 정치판에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경쟁할 수밖에 없는 비정한 투쟁임에는 틀림이 없다.
승자독식의 살얼음판에 당선을 위해 하는 공약은 검증될 수도 없고 검증되지도 않으며 이해 관계인들을 제외한 유권자들에게 결코 의미가 없다. 바람이 불면 공약이 없어도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지 않나? 국리민복을 위해 내세운 공약이 상대방 공약일 경우 이를 카피하는 것은 물론 이를 페인팅하여 포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발상이거나 집단의 발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선과 동시 이를 잊어버린다.
과거 세종시를 행정 복합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화하고 당선되자 선거 때 한 말을 가지고 왜 시시비비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 모 대통령이 좋은 예다. 파쟁과 당쟁은 정치의 본질일 수도 있으나 공약은 유권자의 약속이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이 불가함을 느끼고 대 도민 공약을 내건 선거판에서 당선 유무를 떠나 후보 중 필자의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후보에게 꼭 이행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의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른바 공약 연대다. 뒷말이 무성하다. 뒷돈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잣대로 유언비어를 만들어 내는 작자들이 있다. 저들이 공당의 당원들 모습이다. 자신이 그렇니 남도 그렇려니 하면서 정치판 오염의 숙주 들이다.
열흘 붉은 꽃 없다고 저들의 권력이 막을 내릴 때 어떤 모습들을 하고 무슨 말을 지어낼까? 승자에게 박수를 패자에게 위로를 보낸다. 공약은 약속이다. 힘세다고 자랑 말고 겸손하게 이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