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남정맥 인천구간 트레킹중인데 '가현산-세자봉'에 이어서 '계양산-피고개'를 다녀오다.
얼마전에 인천녹색종주길을 마치고, 몇일전 김포 가현산에 다녀오면서 한남정맥에 꽃혔다. 가현산은 김포의 명산이나 1995년 검단지역이 인천광역시 서구로 편입되면서 김포와 인천의 경계에 놓이게 되었다.
비록 약식 종주지만 접근이 가능한 봉우리들 주변을 최대한 한남정맥 루트를 따라 길게 트레킹해서 전체 퍼즐을 맞춰가려한다. 우선은 한남정맥 인천구간부터 돌아본다.
세자봉을 거쳐 가현산에 이르고, 다시 필봉산을 거쳐 스무네미고개까지 약 10Km에 걸친 한남정맥 트레킹 코스는 확인하고 완성했다.
그 이후는 길이 끊어진 듯하니 김포지역은 일단 뒤로 미루고, 우선 인천지역부터 돌아보기위해 인천 종주길 1코스(계양산)부터 3코스(원적산)까지 최근에 다시 다녀왔고 이제 남은 구간은 4,5코스다. (이후로는 인천종주길과 한남정맥이 갈라진다.)
오늘은 계양산에서 피고개산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가보려고한다. 길을 찾기 위해 편의상 역방향으로 걷기로 하고, 검암역에서 피고개산을 거쳐 계양산을 향해 오른다.
모처럼 높고 푸른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다. 코발트 빛 하늘에 새하얀 뭉게 구름이 떠있고, 가시거리가 엄청 좋은 날이다. 집에서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보이는 데, 이런 날 집에만 있을 순 없어 얼른 배낭을 간단히 꾸려서 길을 나선다.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인천 지하철 2호선 환승통로로 이동해서 2번 출구로 나가면 좌측으로 아라뱃길 가는 길이 있고, 횡단보도 건너편 검암초등학교 담장을 끼고 돌아 검암중학교 앞을 지나면 우측이 검암로 사거리다.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풍림아이원 아파트가 보이는 쪽으로 쭉 올라간다. 도로변에 음식점이 많이 보인다. 풍림아이원 3차 아파트에 이르러 도로 맞은편 언덕에 신명스카이뷰 아파트가 보이고, 길건너 언덕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은지초등학교학교가 있다.
학교 담장을 끼고 돌아가면 계양산 피고개로 오르는 들머리 이정표가 보인다. 검암역에서 약1.2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계양산 정상까지 3.4Km로 되어 있다. 좌측 약 250m지점 신명스카이뷰 아파트에서 진입하는 길도 있는데 예전에 지난 기억이 이제서야 어렴풋이 난다.(그땐 모 카페를 따라서 걸었었는데 피고개산을 거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진입로만 찾으면 시원하고 편안한 숲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쪽은 늦게 길이 열린 탓인지 숲이 매우 우거져있고, 야자매트가 깔린 완만한 오르막 숲길이 트레킹하기 딱 좋다. 걷다보면 좌측으로 계양산이 보이고 계속해서 길은 좌로 휘어져 간다.
한참을 걷다보면 어느새 계양산은 살짝 우측으로 옮겨가 있고, 간간이 우측 방향으로 푸른하늘이 보인다. 계양산이 약 2.5Km 남은 지점에서 계단이 나타나지만 길고 완만해서 계산역 방향의 계단에 비하면 거의 평지 수준이다. 이 길이 계양산 오르는 길중 가장 편안해보인다.
계단이 끝나는가 싶더니 잠시후 좌측으로 전망대가 나타난다. 가시거리가 좋은 날이라 인천 앞바다, 영종도와 강화도가 조망된다. 바로 아래쪽엔 아라뱃길과 시천교가 보이고, 방금 지나온 검암역과 아파트, 들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라뱃길 건너 김포 평야가 조망되는데, 낮은 구릉의 한남정맥이 중간 중간 끊긴채로 멀리 가현산으로 이어진다. 전망대를 벗어나서 조금 더 진행하다보면 국기봉으로 보이는 낡고 녹슨 쇠막대가 꽃혀있고 위치표시(국가지정번호)가 있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좁고 가파른 내리막 길이 나무에 가려져 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데, 피고개산에서 내려오다 (현재 나는 역방향으로 오르는 중) 여기서 우측으로 빠져야 꽃메산을 거쳐 아라뱃길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이다.
다음엔 이리로 내려가 아라뱃길 건너 어디까지 길이 이어지는지 보기로 하고 오늘은 직진해서 피고개산을 향해 간다. 잠시후 헬기장을 거쳐 한참을 내려서는가 싶더니 갑자기 엄청나게 가파른 오르막 암릉구간이 나타난다.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힘겹게 오르니 마침내 피고개산이다. 누군가 바위옆에 '피고개산 210m' 라고 크게 써놓은 것이 비바람에 희미해지고 있다.
멀리 북한산쪽으로 조망이 트인 벤치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쉬어간다. 소나무숲 능선을 잠깐 지나가니 거대한 철탑 아래 공터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사거리 쉼터다.
직진하면 계양산 정상으로 치고 오르는 돌계단이고, 좌측은 목상동 솔밭길 방향, 우측은 계양산산림욕장 방향이다. 오늘의 목적(피고개산)은 달성했으므로 어느 길로 갈까 망설이다가 정상으로 오르는 돌계단 좌측편으로 매트가 깔린 완만한 길로 가기로한다.
이정표엔 없지만 걷기 편한 계양산 둘레 숲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편안한 길을 한참 가다가 목상동솔밭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익숙한 사거리 쉼터에서 정상의 송신탑으로 오른다. 물론 조금 더 진행하다 하느재고개로 올라서도 된다.
철탑에서 정상으로 오르기 직전 우측으로 인천종주길 2코스(한남정맥)가 이어진다. 날씨도 좋고 일요일이라 계양산 정상(395m)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계양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하산은 하느재고개를 거쳐 인천종주길 1코스 구간을 따라 내려가다 계성정 지나 계양산성 탐방로를 한바퀴 돌아보고 육모정 옆으로 내려선다. 18:00이 가까워지는데도 연신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좌측의 목상동 솔밭길에서 오는 인천 둘레길 1코스와 만나는 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해 인천둘레길 시점에서 일정을 종료한다. 거리는 약 9Km, 걸음 수 16000보, 4.5시간이 소요되었다.
오늘로서 계양산 모든 등산로와 둘레길 전반에 대해 윤곽을 뚜렷하게 알게 되었고, 특히나 계양산에서 피고개산을 거쳐 꽃메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길을 파악한 것이 오늘의 수확이다.
천마산에서 징메이고개를 거쳐서 아라뱃길까지 가는 길을 알았으니, 아라뱃길 건너편에 세자봉으로 가는 길이 어디까지 제대로 이어져 있기나 한건지 조만간 알아봐야겠다. 그리고 스무네미고개 이후 학운산, 수안산, 문수산 구간도 돌아보고 ......
다음엔 만월산에서 소래산으로 이어진 인천종주길, 한남정맥 구간을 가보고, 시흥 '운흥산', 안양(군포)의 '수리산' 이런 식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구간별로 이어나가 한남정맥 약식 종주를 달성하고 내 나름의 트레킹 코스(M.L Course)를 파악해야겠다. ^^
검암초등학교
상동공원
검암중학교
은지초등학교
허암공원
들머리 이정표
걷기 좋은 숲속으로 ......
그늘지고 시원한 숲길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
푸른하늘 저멀리 계양산이 보이고 ......
완만한 오름의 계단길
계양산 정상까지 2.6Km
쉼터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전망대가 있다.
가시거리가 무척 좋은 날 / 인천앞바다, 영종대교와 강화도가 보이고......
강화도 산줄기들(마니산/정족산/진강산/혈구산/고려산)이 보이고, 경인아라뱃길, 시천교, 검암역이 보인다.
바닷물이 선명하게 보이고...... 푸른 하늘아래 영종도와 강화도 마니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 지점에서 좌측 나무사이로 다소 가파른 내리막 길이 보인다. 꽃메산으로 내려가는 한남정맥 루트다.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오늘은 직진)
헬기장에서 보이는 계양산
한동안 내리막이 ......
좌측은 계양구 방향 / 우측은 서구 방향
시원하게 쭉쭉 뻗은 나무들
점점 거칠고 가팔라지는 암릉구간을 한동안 오른다.
(사진엔 잘 안나타나는데 갈수록 엄청 가파른 암릉)
피고개산(210m) 정상 쉼터
아래뱃길과 한강 / 북한산이 조망되고 ......
거대한 철탑아래로 내려서면 사거리 쉼터 / 쉬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사거리 쉼터 이정표
계양산 둘레길로 ......
목상동 솔밭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사거리에서 정상부 철탑(송신탑)을 향해 오른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
오늘 제일 힘든 구간 / 엄청난 계단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이 길로 내려온 적은 몇 번 있지만 내가 여길 오르게될 줄이야......)
철탑사거리에 도착 / 힘든 구간은 거의 끝나고 ......
가시거리가 좋아서 아라뱃길 / 한강 / 북한산이 뚜렷하게 보이고...... (좌측으로 멀어진 검단신도시, 김포신도시)
고지가 바로 저긴데 ...... (이제 거의 다 왔다.)
계양산 정상의 계양정(桂陽亭)
정상에서의 조망 : 아라뱃길 / 한강 / 북한산
정상에서 송신탑 우측 조망 : 김포방향 한남정맥줄기 / 한강
대장들판(부천둘레길) / 제2롯데월드 타워 / 남산 서울타워 / 김포공항 / 월드컵하늘공원,노을공원까지 모두 조망된다.
관악산 / 소래산 (일년중 가시거리가 이렇게 좋은 날도 드물다.)
하느재 쉼터
인천종주길 1코스 (역방향 하산길)
계양산성 탐방로를 돌아본다.
계양산성터
육모정 / 계산역으로 하산해서 종료.
첫댓글 계양산은 젊은 시절 효성동에 거주할때 예비군 비상 걸릴때 뛰어서 올라가던 생각이 나는군요.
1970년대 중반이였지요.
감회가 깊습니다
사진으로 보아도 많이 변했군요.
멋진 영상과 상세한 후기 줄거운 마음으로 잘 보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한남정맥 무사히 종주하시길 기원
합니다.
감사합니다.
90년대초 계산지구가 막 들어설 때 계산동에 살면서 몇 번 올라 갔었지요. 지하철(계산역)이 생길 무렵에 떠나왔는데, 지금은 일대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어느덧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흘러 인천둘레길, 인천종주길, 계양산둘레길이 생기고, 최근에는 계양산성도 일부 복원되어,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있으니 한번 가보세요.
전광석화님 고맙습니다. ^^
우와~
가현산에서 소래산까지 갈 수 있어요?
저 표지판 말고 가는 길에 리본 같은 건 없어요? 가끔 가다가 딴 길로 갈 때가 있어서
항상 가다가도 걱정을 하면서 가거든요 ㅎㅎ
계양산은 한번 간다간다 하면서 여태 못 가봤습니다.
이 사진을 눈여겨보고 저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시니 정보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한남정맥 인천구간인데 소래산에서 계양산까지는 인천녹색종주길로 복원이 되어 있습니다.
이정표도 있는데 인천둘레길은 잘 되어 있으나 인천종주길은 다소 빈약해서 트랭글을 이용하시는게 좋습니다.
계양산 이후로는 아라뱃길로 길이 끊어져 망가져 있고, 다시 서낭당고개부터 세자봉을 거쳐 가현산까지는 등산로가 있지요.
아라뱃길 이후로 중간 구간만 복원되면 더욱 완벽할텐데......
유자꽃(일엽)님 고맙습니다. ^^
비가그치고 쾌청했던 일요일 한남정맥상의 계양산을 검암역에서부터
시작하셨군요.
날씨가 쾌청하여 조망이 으뜸입니다. 복받으셨던 날이네요.
피고개 계양산은 자주 올랐던 길이라 정겹습니다.
계양산에서 하산할때 병방시장 방향으로 하산하며 재래시장을 들러
먹거리도 사서 배낭에 담아 오곤 했었지요.
인천의 진산 계양산은 많은 사람들이 찿는 산이지요.
계양산 둘레길에는 정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찿는 인천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있는
산이지요.
즐겁게 다녀오신길 즐감 했습니다.
풍성한 가을 되시고 건강한 걸음 이으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예, 모처럼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계가 엄청 깨끗했습니다. 얼마전 가현산에서 시작해서 한남정맥 인천구간을 훑어보고 있는 중이지요.
계양산은 접근성도 좋고 최근에 계양산성의 발굴로 더욱 멋진 산이 되었습니다. 계양산은 여러번 갔지만 피고개산은 처음 가봤습니다.
계양산에서 목상동솔밭길을 지나고 노란대문집을 거쳐서 아라뱃길 따라 드림파크까지도 좋은 트레킹코스지요.
아라뱃길 건너편의 산길이 세자봉까지 제대로 이어져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가곡님 고맙습니다.^^
참 자세한 후기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치 걷고 있는 듯 눈앞에서 상세하게
정경이 펼쳐집니다.
7년 전 쯤 직장 때문에 검단으로 와서
엄청 쏘다녔는데
- 2014년도 트랭글 걷기 랭킹 7위 ㅋㅋㅋ
한남정맥 길 찾으려고 몇 번 이나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아라뱃길 건너 김포 쪽은 길 찾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자그마한 동산마다 참호가 파여있고
산등성이 마다 주택이 들어서고
공동묘지,도로,주거지로 잘려나가고
아파트 단지내로 들어가야하는 등 쉽지않았습니다.
계획하신대로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역시 예상은 했지만 아라뱃길 이후로 서낭당고개까지는 길이 제대로 없군요.
한남정맥 약식종주니까 정 그런 구간은 생략하고 조만간 '수리산 종주'에 나서볼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
역시~ 달사랑(M.L)님의 仁川 한남정맥 구간 종주 후기라서 멋집니다.
모두(帽頭)에 올려 주신 [한남정맥 190.6㎞ 중 인천 구간 37.3㎞] 지도를 보니 '우리가' 지난번 길동무팀과 同幸했었던 仁川녹색종주길 10개 코스에서 거의 다 지났던 한남정맥의 12~3개 산들이 이어지네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 뭐니뭐니해도 인천의 鎭山은 계양산(桂陽山)이라 양쪽에서 오르내리는 어마무시한 계단 때문에 京仁敎大 쪽에서 오르는 順방향 계단도 970여 개(수명산님 말씀에 의하면)인데, 피고개산 정상 - 계양산 둘레길로 오르는 계단도 참 많군요.
제 모교 인천/부천지역동문회 月 정기산행 때(또 매년 始山祭 지낼 때) 목상동 솔밭 코스로 계양산을 올랐는데, 그 때 이정표 중에 '피고개'란 글귀가 이채로웠습니다. '피'가 무슨 의미일까 하구요. 지리산 피아골의 피, 아니면 통상적인 그 피(blood)? 피고개에 얽힌 전설 혹은 내력은? 달사랑(M.L)님 알고 계시면 갈차주세요. ㅋ
다음 트레킹 코스인 山本 수리산(修理山) 종주도 장도를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피고개는 시천동과 검암동을 넘나 드는 고개로, 조선 시대 검암마을에 사는 해주 정씨 형제가 진사시험에 합격하고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얼마안되어 삭탈관직을 당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 고개를 넘어오다가 피를 토하고 죽은 이후로 피고개로 불리운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오르는 내내 암릉길이 제법 가파르고 험해서 자칫 미끄러지는 날엔 피를 보기 십상이겠더군요. 그래서 피고개인가?하는 엉뚱한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ㅎㅎ (계양산쪽에서 갈땐 내리막이라 더욱 조심해야 할 듯)
한남정맥만 따라가자면 수리산 모든 봉우리를 다 거칠 필요는 없지만 이왕 가는거 좀 무리해서 전구간(24Km)을 종주하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계양산에서 부턴 저희집동네 인데요 ㅎ
고맙습니다.^^
계양산 이후는 모두 꽃길님 영역 인가요? ㅎㅎ
@달사랑(M.L) ㅎㅎ
그런가요~~
@꽃길 저도 한때 계양구에 살았습니다.
계산지구 아파트 초창기 때. ㅎㅎ
@달사랑(M.L) 그러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