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을 헐 때에 ‘이 뭣고?’를 허라.
허지만 앉어서 ‘이 뭣고?’를 처음에는 간단허고 별로
어려운 것 같지 않지마는 해보면 해갈수록 이것이 어렵다 그 말이여.
‘이 뭣고?’ 앉아서도 ‘이 뭣고?’ 서서도 ‘이 뭣고?’ 걸어가면서도 ‘이 뭣고?’ 속이상할 때도 ‘이 뭣고?’ 슬플 때도 ‘이 뭣고?’ 괴로울 때도 ‘이 뭣고?’ 일체처 일체시에서
다못 바깥 경계에 한 눈을 팔지 말고 끄달리지 말고
얽매이지 말고 다못 그때그때 생각을 돌이켜서 ‘이 뭣고
누가 나한테 억울한 소리를 하고 막 약을 올려도 거기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퍼뜩 돌이켜서 ‘이 뭣고?
그것이 무엇이 어려우까마는
실지경계에, 실지 생활 속에 들어가서
누가 나한테 억울한 소리를 해가지고 누명을 뒤집어쓰고 막 대든다면 누가 거기에서 속이 안 상한 사람이 있으며 분통이 안 터질 사람이 누가 있느냐 그 말이여.
아무리 억울한 소리를 하고 악담을 하고 막 누명을
뒤집어 씌워서 나를 갖다가 몰아대도 거기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터억 ‘이 뭣고?’로 돌릴 수 있을 만큼 되았다면
그 사람은 보통 근기가 아니고 많은 수행을 쌓아서
업장이 녹아져야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사부대중 가운데에 그만큼 되았다면 아직 견성성불을 못했어도 그 사람은 벌써 성현의 경계에 들어갔다고 말헐 수가 있습니다.
탐심(貪心),
물견을 보아도 탐심을 내지 아니하고
아무리 자기를 미워하고 자기를 죽일랴고 하더라도
조끔도 마음이 동요허지 아니하고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거나 그 사람을 보복헐 생각이
안나. 아무리 이쁜 사람을 만나도 거기에서 음심이
동하지를 아니해.
일체 명예 ‧ 권리 ‧ 재산‧ 모든 색그런 디에 조끔도 마음이 동요가 되지 아니하고 항상 청정한 마음으로 이 뭣고?’를 헐 수가 있고 자기가 맡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고,
그러면서 자기 생사해탈을 하기 위해서 몸과 목숨을
온전히 다 바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진실한 수행자고
그렇게 나아간다면
어찌 금생에 도업을 이룰 수가... 이루지 아니헐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황벽선사께서 말씀을 허시기를
어떠헌 것이 계급(階級)에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계급, 일체차별, 일체차별경계에 동요가 되지 아니할
수가 있겠습니까?” 물으니까,
황벽선사께서 답하시기를,
“종일 밥을 먹되 한 알갱이 쌀도 씹은 바가 없고,
종일 걸어가되 한 쪼각의 땅도 밟은 바가 없고,
이렇게 나가되 인아상이 없어. 내다 남이다 헌 생각도
없고, 생각 생각이 일체상, 일체상이 보이지를 안 해.
산을 봐도 산이 보이지 아니하고
물을 봐도 물인 줄을 모르고 봄이 와도 봄이 온 줄을
모르고 가을이 와도 가을이 온 줄을 몰라.
일체상,
내다, 남이다’,
‘저 사람은 잘 생겼다, 못생겼다
저 사람은 착하다, 저 사람은 악하게 생겼다
일체상(一切相)이 뚝 떨어져버린 거여.
그리고 전후삼제(前後三際)가 다 끊어져버려.
과거 지내간 일도 없고
현재 당하는 일에도 머무른 바가 없고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이 없어.
우리 중생은
눈으로 보면 보는 디에 끄달리고, 귀로 들으면 듣는 데에 끄달리고, 지내간 과거에 얽매어가지고 좋은 생각을 내면 좋아하고, 과거에 당했... 자기가 겪었던 억울한 일을
당하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치밀어 오르고, 앞으로
다가올, 아직 다가오지도 않는 미래사에 대해서 이리저리 걱정하고 근심하고
그런데, 일체 과거 ‧ 현재 ‧ 미래에 거기 집착을 한 바가
없다 그 말이여.
그래가지고 안연단좌(安然端坐)혀.
편안허니 단정히 앉아서 임운불구(任運不拘)여,
운에 맽겨서 얽매인 바가 없어.
봄이 오면 봄이요, 가을이 오면 가을이요,
그까짓 것에 조끔도 내가 끄달리지 아니하고.
그렇게 되는 것을 갖다가 ‘자재(自在)한다’고 그러고
해탈했다’고 그런 것이다.
노력하고 노력할 지니라.
이 문중에, 이 참선문중 이 불법문중에 천 사람 만 사람이 불법을 믿고 참선을 헌다고 허되 다못 삼개 오개(五箇)다,
그 천 명 만 명이 참선헌다고 허되
겨우 이렇게 일체처 일체시에 시간 공간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이렇게 자재하고 해탈의 경계에 들어간 사람이 겨우 서너 개 밲에는 안 된다. 서너 사람 밲에는 안 된다.
만약 이와 같이 도를 닦아나가지 아니하면
재앙을, 수앙유일재니라.
재앙 받을 것이 머지않다.
금생에 몸과 목숨을 바쳐서 노력을 허지 아니하면
누가 능히 누겁에 재앙 받을 것을 면할 것인가?
참선을 허되 정말 목숨 바쳐서 정진을 허지 아니하면
누겁에, 무량겁에 재앙을 받는다.
왜 재앙을 받느냐.
피땀 흘려서 신도가 바친 밥에다가 음식에다가 옷에다가 이런 집에다가 순전히 그 시은(施恩), 시은으로
우리는 먹고 입고 이렇게 살고 있고 그런데, 그럭저럭
시비에 얽매이고 인아상을 끊지를 못하고 탐진치삼독심을 버리지 못하고 수행인으로서 수행인다운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갖지 못하고 그럭저럭 지내면 죽어서 갈 곳이 어디냐 그 말이여.”
첫댓글 일체 중생 참 나를 깨달라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 나기를 발원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