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음식 이야기 홍어[洪魚/已魚,]
홍어는 《본초강목》에서는 소양어(邵陽魚, 少陽魚) 또는 모양이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魚)라 하였고, 생식이 괴이하다 하여 해음어(海淫魚)라고도 하였다. 《자산어보》에는 분어(鱝魚)라 하였고 속명을 홍어(洪魚)라 하였다. 홍어의 형태와 생태를 관찰 기록하였고 음식으로서 나주(羅州)지방의 홍어에 대한 기호(嗜好)를 소개하고 있다.
예로부터 전라도지방에는 '날씨가 추울 때는 홍어생각,따뜻할 때는 굴비생각'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야 사계절 음식이 되었지만 늦가을부터 겨울까지가 바로 홍어의 제철이다.
남도에서는 "홍어 없는 잔치는 먹을게 없다"라고들 이야기하였다고 하는데 현재도 남도 및 서해안지방 잔칫상에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홍어다.
홍어는 상해도 먹는 음식이여서 먹어도 탈이 없고 삭힐수록 맛난 음식이다.
홍어를 먹기좋게 토막토막 잘라서장독 항아리에 밀봉해 두었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 삭은것을 먹게된다. 예전에는 홍어를 삼베더미에 싸서 두엄이나 지푸라기 속에넣어 삭히기도 했다.
홍어는 밀봉되어 삭는 과정에서, 홍어는 몸 안의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 요소를 몸 안에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분해되어 소화효소인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이 만들어 진다.
홍어를 삭히게 되면 톡쏘는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고기가 부패되어 나는 냄새가 아니라 세균이 부패해서 나는 냄새로서 육질의 변화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섭취해도 좋다.
홍탁이다. 술안주의 최고봉이다.▶
홍어가 가지고 있는 암모니아는 부패세균의 발육을 억제 하므로 식중독발생의 염려가 없는 것이다.
잘 삭힌 홍어는 묵은 김치처럼 오래 보관할수록 살이 단단해지고 싸한 맛이 더욱 깊어진다.
발효된 홍어를 뜨겁게 찜을 만들면 아직 분해가 되지 않은 요소와 암모니아가 함께 우리 코를 콱 자극한다. 사실 이 때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암모니아의 양은 소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암모니아의 독성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진한 암모니아수는 우리 피부를 상하게 한다.
별로 뜨겁지 않은데도 홍어찜을 먹다가 입천장을 데는 사고가 생기는 것도 이 암모니아 때문에 입안의 피부가 상하는 것이다.
만만한게 홍어거시기?
홍어시장에 가면 홍어가 쭈~욱 널려있는데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어떤 것은 몸체 하부에 아기 팔뚝만한 길다란 덩어리가 두개 달려있는데, 수컷의 거시기다.
아무것도 없이 매끈한 것은 암컷인데 가격은 암컷이 더 비싸다. 양심이 나쁜 주인은 홍어 거시기를 뚝 잘라내서 버린다.암컷으로 위장을 하는 것이다.
◀ 홍어찜이다. 쐬주안주로 끝장이다.
어물전에서 잡일을 하는 일꾼들은 아무 가게나 가서 숫홍어 거시기만을 뚝 잘라 가는데, 홍어 가게 주인은 모른 채 한다. 속으로는 아예 잘됐다 생각할 것이고, 일꾼들은 홍어 값은 비싸고 하니 거시기라도 가져다가 쑥쑥 썰어서 소주 안주를 삼는 것이다.그래서 홍어가 아무리 귀해도 jot만은 만만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홍어 거시기는 몸체에 비해 굉장히 크고 긴 편이다. 더구나 거시기의 끝에는 꺼칠한 가시가 수없이 박혀있는데, 암컷과 교접을 할 때 잘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구조다.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손암)이 조선조 순조때 흑산도 귀양살이를 하면서 남긴 자산어보(玆山魚譜) 는 이렇게 전한다.
"홍어 암컷은 먹이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때문에 죽음을 당하게 되는 바,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수컷 홍어가 간음때문에 죽는다?정말?그것이 알고 싶다!
홍어전이다. 요것도 술안주로 끝내준다.▶
진실은 이렇다.
홍어잡이 어부가 홍어 암컷을 실로 묶어서 바다에 도로 집어 넣게되면 수컷들이 달려와 가시달린 그 험악한 거시기를 암컷의 음부에 꽂는다.
한 번 교접하면 거시기가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어부는 암컷을 끌어올려 수컷을 잡을 수 있다. 어부는 수컷을 낚은 후 다시 암컷을 바닷속에 밀어넣는데, 이렇게 해서 한나절 수많은 수컷들의 미끼가 된 암컷은 아랫도리가 갈기갈기 헤어져 마침내는 숨이 끊어지고 만다.
홍어는 보기 드물게 일부일처제여서 암컷은 수컷 하나만을 상대하는데 묶인 몸이라 어쩔 수 없이 수많은 강간을 당하다가 참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조선 후기에 '홍어가 된 사나이'가 있었다.
옛날 어느 고을에 홍어를 좋아하는 선비가 살았는데 매끼마다 밥상에는 꼭 홍어가 올랐다.홍어는 특유한 톡 쏘는 맛이 있기 때문에 왠만한 사람은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도 하다. 더구나 국으로 끓이면 더하다.
◀ 홍어회다..역시나 안주로는 王이다.
어느날 선비와 아침밥상을 같이한 객이 홍어국을 못먹자 선비는 홍어국도 못먹는 놈과는 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노발대발하며 객을 내쫓았다고 한다.
홍어를 즐기던 그 선비는 어느날 가족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가서는 홀로 바닷속으로 걸어들어가 홍어로 변신하더니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역옹패설'인가(?)하는 古談集에 실린 이야기다.
남서해안지역에서 홍어 하면 안주로는 '삼합(三合)'이란 게 유명하다.
홍어의 '홍'자와 탁주(막걸리)의 '탁'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 '홍탁(洪濁)'인데, 막걸리를 마실 때,김치를 펴서 그 안에 홍어 한 점,삶은 돼지고기 한 점을 넣고 말아서 안주를 하는 것이다. 홍어,돼지고기,김치가 바로 삼합이다.
홍어먹는 것도 대단히 유쾌한 맛기행이지만 홍어애를 이용한 해장국은 또한 별미중 일품이다. 봅철에나는 보리순을 같이넣고 끓인 홍어애 해장국은 술먹은 다음날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어떤 음식도 따라올 수 없는 음식인데, 전라도 특유의 깊고 진한 된장맛이 어우러진 천하일미다.
홍어애로 만든 된장국인다. 해장으로는 짱이다.▶
예전에는 홍어가 흔하고 돼지고기가 귀한 음식이라서 돼지고기 조금인데, 이제는 홍어가 귀하고 돼지고기가 흔해서 홍어 아주 쬐끔에 돼지고기 듬뿍이다.
홍어는 근래에 가격이 비싸서 수입산을 많이 이용하는데 그 중에 칠레산이 가장 좋다. 이 칠레가 기후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보니 돼지고기도 수입산중에서 칠레산이 품질이 또한 좋다. 김치도 중국산이 넘실대는 세상이니 잘못하면 삼합이 몽땅 수입으로 채워질 판이다.
홍어요리의 고향은 영산포 즉 나주다. 흑산도등지에서 잡은 홍어를 영산포까지 무동력선으로 움직이다보면 시간이 흐르게 되어 어창(고기창고)이 지금처럼 냉동고가 되어 있는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운반과정에서 삭혀지게 되었고 어부들이 버리기 아까워 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개중에는 맛이 갔어도 먹고 배탈이 안 나는 생선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홍어다.
톡쏘는 맛이 별미여서 삭혀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시기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삭힌 홍어 얘기는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나온다. '나주인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먹는데,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된 발효 음식이다.
예전에는 영산포항이 엄청나게 큰 포구였음은 그쪽이 고향인 분들은 알고 계실 것이다. 지금도 영산포항이 있던 골목에 가면 홍어골목이 존재하고 있다.
마음도 생숭생숭한데 문득 생각이 나는 홍어 이야기다.
혹시라도 그동안 올린 음식이야기에 속상하신 분들이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 주시라....붉은노을이 한잔 쏜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첫댓글 삭힌 홍어는 살균작용이 있어서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꼭 올라가는 여름철 음식이었다네요..에고 꿀걱~!
묵은김치에 홍어,삶은 돼지고기 쌈해서 먹으면 둘이먹다 ..... 아! 홍어 생각난다.
진짜 제대로된 홍어 파는집을 아시는분 계시면 좀 소개 부탁합니다.tv까지 나왔던 집도 실제 가보니 별로여서 몇군데 순례를 해 봤지만 도무지..
고소한 맛이 나는 싱싱한 홍어 애는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지요..글고 묵은 김치를 넣고 찌개를 끓이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지요..식욕을 돋구게 하는 노을님이 원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