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요양보호사사랑나누미모임(요사나모)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좋은글 나눔 스크랩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⑤> ‘꺼지지 않는 불꽃’,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 디자이너 김영세
아름다운 그녀(서울) 추천 0 조회 1,927 17.06.09 10:5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올림픽 '성화'를 점화하는 순간이죠. 점화된 성화는 올림픽 기간 중 꺼지지 않고 타올라 올림픽 자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성화봉송과 점화는 대회 행사 가운데 중요한 의식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1년 앞두고 열린 기념행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이 공개돼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꺼지지 않는 불꽃'을 상징하는 성화봉에는 회전하며 상승하는 듯한 불꽃의 형상과 개최지의 문화적 특징, 전 세계를 하나로 잇는 올림픽 정신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이 성화는 올해 10월 그리스에서 체화되어 올림픽 개최를 100일 앞둔 11월 1일에 우리나라에 도착해, 총 101일간 17개 시·도 및 강원도 18개 시·군 전체를 도는 대장정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번 성화봉은 삼각형 모양의 MP3 플레이어와 ‘가로본능’ 휴대폰 등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우리나라 산업디자인에 한 획을 그었던 이노디자인 김영세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해 더 큰 기대를 모았는데요. 정책공감은 김영세 디자이너와의 직접 만나 성화봉 디자인에 담긴 한국의 ‘미(美)’와 제작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 등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산업 디자인계의 멘토,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만나게 된 순간


"Passion, Connected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열정으로 뭉쳐봅시다."

- 김영세 디자이너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을 디자인한 김영세 디자이너 / ⓒ 정책공감


Q.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노디자인 대표를 맡고 있는 디자이너 김영세입니다. 역사에 남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을 디자인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성화봉 디자인은 우리나라의 전통 백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알려졌는데요. 평소에도 전통 백자에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디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 한국의 전통을 담은 디자인을 여러 번 해왔는데요. 성화봉 디자인을 의뢰받았을 때도 ‘올림픽’과 ‘한국’을 모두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잡은 컨셉은 숫자 ‘5’였는데요.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다섯 개의 대륙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링으로 만들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여러 의미가 담긴 ‘다섯 개’의 줄기가 성화를 받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상징하는 흰색과 담백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백자에서 성화봉 표면의 모티브를 얻었어요.  


김영세 디자이너의 제품 곳곳에는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 ⓒ 정책공감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미국에서 디자인을 시작해서 그런지, 저는 우리나라가 가진 아름다움에 뒤늦게 눈을 뜬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맡았던 어느 날 문득 우리나라의 태극기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았어요. 2002년 월드컵 당시, 저는 다른 많은 분들이 주목했던 태극기의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니라 직선의 건곤감리와 곡선의 음양에 빠졌습니다. 두 개의 상반된 선이 태극기 한 장에 모여 있는 게 저에게는 예술품처럼 보였어요. 태극기 안에 담긴 곡선의 유연함과 직선의 강직함은 한국인을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Q. 이번 성화봉은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성화봉을 디자인하실 때, 다양한 기술적·기능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동계올림픽이기 때문에 날씨가 춥고 바람이 굉장히 세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죠. 성화봉송 주자들이 성화봉을 들고 일정한 구간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잡는 느낌이나 무게 등도 신경 써야 했어요. 그래서 이노디자인 팀원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성화봉 흰색 표면의 틈새에는 우리나라 고유색을 입힌 알루미늄 재질의 프레임이 들어있는데요. 여기에 있는 공기구멍으로 바람이 빠지고, 불길이 올라갈 수 있도록 기능적인 면을 신경 써야 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바람이 빠지는 공기구멍 하나하나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상징하는 엠블럼의 ‘ㅊ’자 모양입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불길을 잡아주는 프레임도 오각형으로 만들어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은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의 해발 700m 고도를 상징하는 700㎜의 높이에 우리나라 겨울철 강풍과 폭설 등 날씨를 고려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을 유지토록 한 것이 강점입니다. 다섯 갈래의 불꽃 모양을 상단에서 이어주는 ‘ㅊ’ 형태의 금빛 배지는 대회 슬로건인 ‘하나 된 열정’을 표현했는데요. 표면은 대한민국 전통 백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유려한 라인과 눈과 얼음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표현하는 흰색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손잡이 부분에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디자인 패턴을 사용해 전 세계인들이 성화 봉송의 여정을 함께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성화봉 전체는 가볍고 외부 충격에 강한 알루미늄 소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화가 점화되는 부분만 불에 잘 녹지 않는 철 재질이 사용되었는데요. 무게는 1.3㎏으로, 주자들이 일정 구간을 달릴 때 무리를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졌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G-1년 기념행사에

서 공개된 성화봉 / ⓒ 정책공감


Q.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올림픽 경기 기간 동안 꺼지지 않는 성화를 ‘점화’하는 순간인데요. 이번 성화봉 디자인에는 어떤 성화 점화 퍼포먼스가 어울릴까요? 대표님이 상상하시는 멋진 퍼포먼스가 있으신가요? 

많은 세계인들이 생중계로 시청하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봉의 불길을 성화대까지 옮기는 점화 퍼포먼스가 하이라이트인 만큼 굉장히 중요하죠. 저는 이번에 성화봉뿐만 아니라 성화대 디자인도 맡게 돼서, 지금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성화봉과 성화대 디자인을 한 사람이 맡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해요.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지만 어쩌면 올림픽 이후에도 성화대가 랜드 마크로 남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좋은 작품을 남겨서 올림픽 대회 기간에도 많은 주목을 받고, 그 이후에도 하나의 랜드 마크로 남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는 실제로 성화 점화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과정에 참여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는데요. 아무래도 성화 점화 순간이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성화봉과 성화대를 디자인했는데요.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는 비밀로 남겨두겠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영감 어디서 얻냐고요? 바로 '3ㅅ' 입니다"


김영세 대표는 일상 속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습니다. / ⓒ 정책공감


Q.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굉장히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영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평소 디자인 작업을 하시면서 주로 어디서 영감을 많이 얻으시나요? 또한 디자인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 디자인은 3가지 ‘ㅅ’으로부터 시작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사람’, ‘생활’, ‘시장’입니다. 저는 주변 사람과 제 일상 속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Q. 지금까지 대표님의 손을 거친 다양한 디자인 제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일지 궁금한데요. 이번 올림픽 성화봉처럼 한국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담은 디자인 제품이 있으신가요? 

제가 디자인 한 모든 제품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전통적인 요소에서 모티브를 찾은 제품들이 특히 떠오르네요. 대표적인 제품이 서울특별시 수돗물 브랜드인 ‘아리수’ 물병인데요. 디자인 의뢰를 받고 고민을 하던 중 밥을 먹다가 문득 테이블 위에 나무로 만든 작은 호리병 모양의 양념통을 보게 됐어요. 그게 눈에 띄어 얼른 냅킨에 스케치해서 바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곤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살면서 봤던 것들이 남아 있잖아요. 제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디자이너여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곡선과 직선, 태극기, 도자기, 기와 등 전통적인 모티브를 빨리 캐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영세 디자이너는 젊은이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고 도전하기를 당부했습니다. / ⓒ 정책공감


Q. 2016년에 ‘퍼플피플 2.0’이라는 책을 출간하신 바 있으시죠. 책을 살펴보면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일에서 가치를 발견해내고, 일 자체를 즐길 줄 아는 혁신가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우리 시대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퍼플피플의 정의를 먼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생산직 근로자를 의미하는 블루칼라와 사무직 근로자를 말하는 화이트칼라라는 두 단어는 과거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새롭게 생각해낸 사람이 ‘퍼플칼라’인데요. 퍼플이라는 색처럼 ‘튀는’사람, 별종을 의미하는 퍼플칼라는 생산직도, 사무직도 아니지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앞으로 이 세상에서 필요한 인재입니다.  

 

퍼플피플의 핵심은 남이 하는 일을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할 수 있죠.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남에게는 필요 없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 시대에는 다양성과 기술의 발달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어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기술로 구현해낼 수 있으니까요. 이건 엄청난 혁신이자 변화입니다.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그런 성공사례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기업이나 직장이라는 개념을 깨야 합니다. 이제 불가능이란 없어요. 무조건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는 시대가 온 거죠. 제 책의 마지막 구절은,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인데요.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는 동기가 퍼플피플을 만듭니다.


"평창동계올림픽, 모두가 연결되는 성공적인 행사가 되길"


기술의 발달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 ⓒ 정책공감


Q.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앞으로 한국의 디자인 산업 분야에 대한 전망 또는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요? 아울러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사람은 창의적인 두뇌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피카소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예술가로 태어났다. 다만, 예술가로 남는 게 어려울 뿐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죠. 그래서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인간과의 경쟁에서는 결국 집니다. 사람은 기술을 만들 수 있지만, 기술은 사람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기계는 이미 인간의 좌뇌를 앞질렀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감성’을 담당하는 우뇌가 남아있습니다. 우뇌의 핵심은 ‘창의’이고, ‘창의’의 핵심은 ‘상상력’, 즉 ‘꿈’입니다. 우리가 가지는 꿈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은 없어요. 꿈을 가지고 일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상상력이 모든 것을 지배합니다. 디자인의 핵심 역량은 이러한 상상력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미래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술이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시대이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캐치해야 합니다. 기술이 사람의 역할을 뺐을 거라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기술이라는 수단으로 나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방법을 열심히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Q.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봉을 직접 디자인하신 만큼,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18년도에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성화봉과 성화대를 디자인하면서 제가 집중했던 것은 ‘Passion, Connected’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슬로건이었습니다. 열정으로 뭉치자는 이야기죠. 평창동계올림픽이 단순한 축제를 넘어 세계와 만나고 모두가 연결되는 커다란 행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김영세 디자이너의 평창동계올림픽 응원 영상 보러가기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김영세 디자이너의 기대감이 느껴졌는데요. 김영세 디자이너는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인 회사를 창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우리나라 산업디자인에 한 획을 그었던 김영세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는 다가오는 11월, 101일간의 대장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합니다. 열정으로 하나 될 이번 올림픽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①> '부모님의 나라에서 금메달을' 세계 랭킹 1위 스노보더 클로이 킴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②>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미술감독, 임충일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③> 평창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맷 달튼', '에릭 리건', '마이크 테스트위드'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④> '고운소리' 따라 달리는 시각장애인 스키선수 양재림


 
다음검색
댓글
  • 17.06.09 16:28

    첫댓글 예전부터 저 분 좋아했었는데 감사합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