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익 러시… ‘달러 약세=한국 주가 상승’ 공식이 무너지다 / 10월 14일(수) / 중앙일보 일본어판
13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KOSPI,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 연합 뉴스] (중앙일보 일본어판)
‘달러 약세=한국 주식 상승’이라는 기존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13일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가 거래 시간 중 6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는 등 증권시장이 약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그날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1달러당 =1345.10원에 거래되었다. 외국인 매도 추세로 전날보다 10원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나타났지만, 올해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날 시세는 1,333원대까지 하락하며 2년 만에 달러 약세 수준을 기록했다.
보통 주가와 환율은 반대로 움직인다.
증권시장의 대형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을 팔아 달러로 바꾸어 해외로 송금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나 원화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역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외환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다.
역대급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앞다투어 원화로 바꾸면서 외환 시장에 달러 공급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 도시은행 외환 딜러는 “SK 하이닉스 미국예탁증권(ADR) 환전과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 등으로 달러 공급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와 달리 현재는 달러의 추가 하락을 우려해, 달러를 미리 매도하려는 대기 물량이 더 두텁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아무리 한국 주식을 팔아 달러를 흡수한다 해도.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오는 달러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민경원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실물 수출에 기반한 달러 공급은 별도로 계속되기 때문에, 달러가 상승하는 구간마다 달러 공급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iM증권의 박상현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원화가 하락하는 동안 KOSPI는 크게 상승했으며, 반대로 원화가 상승세로 돌아선 6월 이후 KOSPI는 급락했다.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급격한 원화 상승과 통화 가치 변동성 확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권시장에 대한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쉽게 오르지 않더라도 원화가 상승하면 달러로 환산한 한국 주식의 평가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환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둔화 착시'도 증권시장에 악재다.
달러가 하락하면 달러 기준 매출보다 원 기준 매출이 적게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7~9월 실적 전망을 제시할 때 1달러=1,440원을 적용했지만, 현재는 100원 이상 달러 약세라 같은 매출이라도 주주 입장에서 실망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결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전통적인 연결이 끊어진 배경에는 예측 불가능한 환율 변동성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가 다시 하락하기 전에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한국 수출 기업들은 달러 추가 하락에 대비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수급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엔과 원화 환율을 보면 원화 강세가 점차 과도한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 과도했던 원화 약세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원화 변동성이 진정되면 외국인의 적극적인 한국 주식 매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화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NH투자증권의 안 기테 연구원은 “수출 호조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대미 투자를 포함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국민연금 등 해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가 달러 공급을 일부 상쇄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환율은 1달러당 =1300원 중후반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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