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여기 책임자?"
보라색 모자에
깃털이 꽃혀있는 고급스러운 어께장식이
일반 기사와는 다른느낌을 뿜었다
"그렇다."
"잠깐 이야기라도 어때?"
"그 기밀을 어떻게 알고있는지 부터
말해라"
허점이라곤 보이지 않는 모습에
호영은 웃음을 지었다
나는 악당이 좋더라
악당
"...그걸로 이야기하자는건데"
"말해라"
호영은 쇼파에 주저앉았다
그는 약간의 감정변화도 없는지
눈썹하나 까딱이지 않았다
"아리온이다"
"젠킨스"
"반가워, 젠킨스"
"모처럼 왔는데, 감방에 들어가고싶진 않겠지?"
"아, 물론이지
그래서 물음이 뭐였더라?"
그가 시선을 호영에게 향했다
강렬하지만
살의가 없는
그저 적의만인 시선
"...그 사건을 어찌 알고있냐 물었다"
"그 사건의 전체를 알고싶은데,
알려주면 나도 알려주지"
그의 눈썹이 흔들렸다
호영은
그대로 파고들었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안되나보지?
거기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만"
그가 웃음을 띄었다
흥미가 생긴것인지
그의 앞에 걸어가 앉았다
"왜 알려고 하는거지?"
'걸렸다'
가면이 아니라면,
언데드가 아니라면
표정변화를 속이진 못했을 것이다
지금만큼은 언데드의 몸에 감사한 호영이였다
"찾고있는 사람이 있다
그사람만 찾으면 그냥 모른척 넘어가지"
"찾고난뒤에 까발리면?"
"거짓말 따위 하지 않아"
젠킨스라는 남성은
모자를 벗어 책상에 올렸다
뒤로넘긴 금발머리가 잔뜩 눌려있었다
"이름이?"
"...마레였나"
"마레"
그는 웃으며 일어났다
"여기 없어"
"...없다니"
"아마 왕궁에 팔려갔다
허드렛일이나, 여자아이라면 몸종이..됐겠지"
"수인의 몸종?"
"그렇다"
"지랄났군"
호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즐거웠다"
"나도다 아리온
이름을 기억해두지"
그기 칼을뽑아 들었다
이전과 다른 살기에
호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흐하..하!"
"내가 원래 죽은자의 이름은 기억하진 않지만,
너의 이름은 기억해주마"
호영은
젠킨스의 칼 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칼을 잡고 몸으로 밀어넣었다
"..!"
"자, 잘 봐라"
가슴을 통과해
등뒤 갈비를 긁고
칼이 밖으로 나갔다
"이제부터 나를 막는다면
죽이겠다"
호영은 가면을 벗고
붉은 눈을 마주했다
"죽여버린다고 했다"
칼이 전부 통과하자 젠킨스는 칼을 놓았다
그리고 웃어보였다
"네녀석이 그 언데드구나"
"소문이 여기까지 난건가?"
"그 아이를 왜 찾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죽어야겠다
이나라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그는 다시 칼을 잡았다
강한 악력
호영은 막대를 꺼내들었다
"-신.."
"-광역 마법무효화-"
온몸에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에
젠킨스는 몸을 떨었다
"이놈도, 저놈도 신성화 신성화!
좀더 새로운 공격없나?"
"...!"
그는 칼을 거칠게 빼곤
두개골을 강타했다
하지만 돌아오는건
더 단단한 충격
호영의 주먹이
그의 갑옷을 뚫고 박혔다
"갸아..악!"
"음.. 역시 강한것따위 없는건가"
"마법..사가 이런 힘을..?!"
"기분만 상했군
-부폐-"
"끄아아아"
살이 빠르게 썩어 부폐하는 냄새와
지글대는 소리가 방안에 가득찼다
"젠킨스,
내가 망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않는데,
기억해주마"
"흐으으.."
마지막 숨을 내쉰 젠킨스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음... 약간 장난좀 쳐볼까"
*
"...아직까지 호노카에겐 연락이 없는건가"
분홍머리의 여성은
몸을 일으켰다
기지개를 키곤 막대를 집어 들었다
"프란체스카의 이름으로
-전이-"
벽이 일렁이더니
뒤로 큰 구멍이 생겨났다
빛이 들어오지 않아
음침함 그 자체의 느낌을 뿜어대는 장소엔
많은 두개골과
양초가 타고 있었다
"...이번 산제물은 아직인가..
분명 멋진아이를 구했다고 했는데"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약간의 기도
그리고 중얼거림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세계의 종말을"
*
"으아..아아아!
언데드야!"
"마을에 언데드가 나타났다!"
큰 소란이 성문 근처에서 일었다
'무리군주'
언데드를 닥치는 대로 소환하는
상급 언데드
그 재료는
젠킨스
"으아..아아!"
"기사단! 기사단은 뭐하는거야!"
혼비백산한채 도망가는 시민들과
일반 졸병들이
무리군주의 주 재료
순식간에 언데드는 불어나갔다
"보호진영, 2조 앞으로"
큰 소리와 함께
은백색 기사
"상대는 다수의 좀비들
그리고 무리군주하나
좀비들은 대체로 시민이니까
이왕이면 생포를 권한다
하지만 생명의 위험은 곧 시민의 위험
몸을 가장 중요시 해라"
큰 기합
그리고 일사분란한 돌진
멀리 주저앉아 그 모습을 지켜본 호영
갖가지 마법을 난발하며 싸우는 모습
'...조잡한걸'
멍때리며 지켜보고 있자니
금방 사태는 진정되어갔다
언데드의 큰 비명
시민들의 환호
은백색의 기사는
시민들의 우상이였다
'그 마을에 무슨짓을 했는지 알면
놀라겠지'
"괜찮아요?"
기사 한명이 호영에게 다가왔다
"...네, 조금 놀라서"
"일어날수 있겠어요?"
헬멧에 가려진 얼굴
목소리만 들어선 여성을 짐작할수 있었다
"...혹시 궁금한게 있는데"
"네"
"기사단은 잡아간 아이들을 어디에 데려가나요?"
"구한 아이들 말하시나요?
그 아이들이라면 고아원에 대체로 있습니다"
'구한 아이들 말고'
말을 붙이고 싶은 호영이였지만
고개를 끄덕이곤 감사를 표했다
"그럼, 감사.."
"괜찮으시면, 제가 안내라도 해드릴까요?"
"...기사단은 바쁜거 같았는데"
"시민들의 편리가 더 중요하니까요"
-이봐, 이 언데드..
젠킨스 사령관 같은데..?
그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설마 그럴리 없어"
"이 보라색..!"
"..."
충격
무거운 공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갈까요"
"수습하지 않아도 괜찮은가요?"
"...전 부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상관없어요
저런걸 전문으로 처리하는 반도 있고"
"아리온!"
어둠속에서 나타난
아우라
"...어디 있던거..."
백색의 기사는
아우라의 눈과
어께에 짊어진 호노카를 보곤
칼을 빼들었다
"...네녀석이 이 상황을..!"
"...아가씨? 이름이?"
"일행입니까?"
"그냥 기사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제가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여기 범인이 있다!"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에
모두가 돌아봤다
하지만
이미 사라지고 난 후
허탈함에 들고있던 칼을 떨구곤
헬멧을 벗었다
황금빛 머리카락이
갑옷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시 찾아오면..!"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