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 靑山 손병흥
풍요의 상징적인 의미로 자리매김하게 된
한해 설계하고 일 년 운세도 점쳐보는 날
세시풍속에서 비중이 크고 뜻도 깊은
우리 민족 고유의 밝음 사상 반영하는
연중 가장 먼저 만월이 되는 큰 보름
귀밝이술 오곡밥 찰밥 먹고 부럼 깨물며
올 한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 떠올리고서
대보름달 풍성함 밝은 빛을 담길 기원하는
어릴 적 추억 떠올리게 해주는 고유한 풍습
달이 가장 밝아 크게 비추이는 달맞이를 위해
쥐불놀이 달집을 태우며 당산 나무 제 지내던
달빛 희면 비 붉으면 가뭄 흐릴 땐 흉년 점쳐
흥겨운 농악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추는 축제일
대보름 귀밝이술 / 임석순
정기(精氣)를 나누고
부럼 깨고 정(情)을 나누는 달
조상께 차례(茶禮)
제사 지주(祭祀之酒) 올렸네
아침 밥상 머리
남녀노소 귀밝이술 마셔라
아이들은 입술, 술 묻혀
“귀 밝아라, 눈 밝아라.”
덕담 되어주노니
함께 밥자리, 술자리
가족 화평, 화목 되어라
고유 전통 영원할 지니
우리의 멋! 노~옵~게 되살려
옆집, 앞집, 뒷집 이웃 동네 돌며
정(情)을 나눠 보자꾸나
오곡백과 조화되어
지화자! 좋을 씨구~
나누고 나누어라.
*제주(祭酒) = 귀밝이술 = 청주
*주정(酒正), 청주 ‘제사 지주(祭祀之酒)’
*정조차례(正朝茶禮)에 올린 제주 사용.
달집태우기 / 김광인
짚을 한 줌 쥐고 나이 수대로 묶었다
열두 줄이었을 게다
형들이 달을 보고 소원을 빌라 했다
망설이다 달집만 타들어갔다
덩그마니 뜬 달
빌어볼 소원도 없던 그때 그 형들
지금 육십 줄에 뜬
저 달 보고 있을까?
정월 대보름날 / 김정택
휘영청
보름달의
소식이 깜깜하다
구름이
시샘하여
온종일 우는걸까
허공의
문 활짝 열어
너를 찾아 가련다
바람은
오고 가며
저리도 가볍는데
해마다
쌓인 염원
무게만 더해가네
중생의
아둔한 소원
달님에게 빌고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