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니에서 아침을
김 난 석
그제는 새해 아침이라서 '떡국'을 끓여 먹었는데
어제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었다기보다
헐리우드 극장에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을 봤다고 해야겠다.
이 영화는 오래 전에 흥행했지만
앤디 윌리암스가 부르는 '문 리버'가 흐르면
지금도 생각나는 현재의 영화이기도 하다.
"문 리버, 달빛 흐르는 아주 넓은 강
나는 그 강을 건널거예요
희망을 주기도 하겠지만 슬픔도 주겠지요~~~"
할리로 분장한 오드리 헵번은
신분 상승을 노리는 귀여운 여인이요
잭은 가난한 소설가다.
자유분방한 헵번을 지켜보던 잭은
묘한 호기심에 빠지다가
그를 사랑하겠다는 건데
헵번은 로망을 쫓아 자유의 세계로 한없이 달아난다.
사랑, 그건 구심력이다.
한없이 끌어당기는 심리,
그러다가 아예 자기 안에 가두려는 심사다.
자유는?
그건 원심력이다.
한없이 떨어져 나가려는 심사
종당엔 허공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사랑 없는 자유는 허망하고
자유 없는 사랑은 구속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이나 자유는
그 둘 사이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아슬아슬한 신기루이기도 하다.
영화의 마지막이 압권인데
애지중지하던 나비가 달아나자
헵번은 큰 강을 건너려던 자유를 멈추고,
이를 지켜보던 잭이 헵번과 포옹하면서
영화는 빗속에 막을 내린다. / 2025. 1. 2.
아내가 구리 농장에서 하루를 쉬고 오겠단다.
거긴 처남이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나는 예와 마찬가지로 가볍게 출근하고 퇴근시간을 맞았다.
마포 '가든호텔' 주변을 가끔 들리곤 했는데
(여의도에 내 집이 있으므로)
그 집에 들렀다.
돈만 주면 반겨주는 매미들이 거기 있지 않던가.
(매미란 말 죄송)
두 여성이 내 옆에, 내 앞에 다가왔다.
훈이는 홍성에서 자랐다 하고
지숙이는 마산에서 올라왔다 한다.
훈이는 몸으로 들이대는 스타일이다.
일부러 애교스러운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이었을 테다.
지숙이는 문학 나부랭이들, 대화로 들이대는 스타일이다.
당시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나오던 이름이 지숙인데
그걸 모방했을 테지만
두 여성 모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또는 여차하면 신분상승을 위해서
몸부림쳤던 것일 게다.
들여라 마셔라 하다가
내가 "집에서 아내가 출타 중"이라 했다.
왜 그런 말을 했던지...?
그래서 그랬던지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졌다.
훈이가 술이 취해 답답하다면서 벌렁 누웠다.
그러더니 다시 일어나 옷을 훌훌 다 벗어버리는 거였다.
덥고 답답하다는 거였다.
그것 참!!
내가 당황해하는 사이, 지숙이는 잠시 자리를 떠나더니
무얼 적은 메모지를 들고 와 내밀었다.
자기네 집 약도와 전화번호였다.
그네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래서 가방을 챙겨 들고 여의도 집으로 향했다.
소나기를 피해야 하니까.
아파트 앞에 당도하니
이런 ㅠ, 키가 없어 들어갈 수 없었다.
아내가, 그리고 내가 그걸 챙기지 않았던 거다.
이걸 어쩐다? 밤은 깊어 가는데~
다시 뒤돌아 마포로 가면서 만상이 떠올랐다.
훈이네?
지숙이네?
아니면 호텔로?
시각은 통금에 가까워오는데
훈이네도, 지숙이네도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서 마포 가든호텔로 들어갔으니
미완성교향곡이었던 거지만
모두 결혼 잘해서 잘살고있으면 좋겠다. / 지난날의 일기 중에서
사랑의 묘약, 술은 이렇게 사람을 우습게도 만드는데
어제는 영화 끝나고 복분자주 한 병 마시고
곱게 들어와서 잤다. / 2025. 1. 3.
어제의 영화동호회 모임 후기인데
함께 한 회원들 모두 반가웠고요
정한나 회장님 수고 많아 고마웠습니다.^^
첫댓글 아~
선배님의 문필이..
이과머리로는 문과를 따르지 못해 위문편지도 남의것을 베껴 쓰던 실력이라,
그저 감탄만 합니다.ㅎ
선배님 만나뵈여 반가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구우 부끄부끄.
좋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ㅎ
모처럼 선배님의 명필을 대합니다.
선배님 ! 더욱 건강하세요~
함께해줘서 이름값 한건데
졸필이지요 뭐.
기회되면 또 봐요.~
선배님과 어제 처음 면대면 고견을 들었습니다.
문인다운 말씀과 필력을 대하니..또한 연륜을 더하시니 존경하는 마음과 더불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도 영화방에서 자주 뵙고 좋은 말씀 남겨주시기를 앙망합니다..^^
네에, 어제 만나서 반가웠어요.
이리저리 자리 옮기며 친교하는 모습이 보기 좋데요.
저야 후배님들이 화목하게 어울리는 걸 간간 들여다볼 뿐인걸요.
다음에 기회되면 또 만나요.^^
선배님의 명필에 한편의 짧막한
지난 세월의 흔적을 느꼈으며
뵙게되어 고개숙여 감사 드립니다.._()_
건강하세요~~~☆☆☆
네에, 어제 만나서 반가웠어요.
기회되면 또 봐요.~~~♡♡♡
선배님~
처음 뵙지만 반가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
네에, 고마워요.
기회 되면 또 만나요~
티파니에서 아침을~~!!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할땐
졸업후 것 멋 부리며 다니던 80년대 초
KBS에서 토요영화로 방영 이해하기
어려웠던 주인공 오드리햅번의 영화속
좌충우돌 ᆢ!!
이후 비디오로
2012년엔가 영화가
그땐 주인공의 오드리의 매력에 훔뻑~~!!
이제
7학년을 달려가며
그녀를 보는 현재의 내 눈높이로는
다시금 이해되지 않는 ᆢ!!
도반선배님
함께 해 주신 시간 감사드립니다
영화방에서 종종 뵙기를 바램합니다
정하나 여사가 7학년이란 표현을 쓰니 별로 안 어울려요.ㅎ
그저 즐겁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