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편 같은 기룡산 북쪽 구름공장 산돌배나무에 어깃장 놓으러간다 백 번을 소스라쳐 굽이치다 화냥기가 낭자한 인공호수 쪽 벚꽃 길은 버리고 소가 쟁기 끄는 산밭 아래 횡계 계곡 물소리 옆구리에 차고 가는 이 길은 해방정국 주의자들이 발명한 기룡산 슬픈 북벽이다 상형문자처럼 수많은 어휘를 가져 슬픔이 깊은 사람도 거기 흘러가 산다 두 벽을 통유리로 세운 집 비밀정원으로 떠돌이 별 불러 밥상 차려주는 사람 가시 오밀조밀한 엄나무 몇 그루쯤 품었을 것도 같이 수줍음이 많은 그 여자 사람이 멀찍이 두고 끔찍한 산돌배나무가 지금 막 삼백쉰다섯 살 자궁으로 뭉실뭉실 밀어내는 연금술인 저 뭉게구름의 순결한 폭발 ! 거기서 양식 구하는 수만의 벌 날개 짓소리로 산돌배나무는 거대한 반가사유다 오로라다 어느 시절 누군가 불명 해놓은 것이라고 나는 막 우기고 싶은데 이 노장의 외상장부에 이름 올린 지 다섯 해나 시 한 편이 없냐고 눈 흘기는 안내판은 조약돌이 모래가 되는 삼백오십 년 저쪽만 가리키지만 나는 또 해방공간 어느 가을 산돌배로 허기 달랬을 한 주의자 떠올리는 것이다 참 악다받게도 그가 풍찬노숙으로 세우려 했던 그 무엇이라면 슬픈 내 어깃장이야 오로라로 몸 바꾼 산돌배나무 연금술이라 우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