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결혼기념일 5주년이 지난 아직은 신혼 같은 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브리더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댕댕이님들과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해야 하는 이유도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동시에 저희의 사무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는 집이 필요했어요.
애들이 뛰어놀기 좋고, 짖어도 눈치 볼 필요 없는 그런 시골에 있는 집. 또 강아지들이 생활하는 1층과 사람이 생활하는 2층으로 나누어서 리모델링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구조의 주택을 참 많이 알아보았어요. 구조가 마음에 들면 낡고 허름한 것에 비해서 금액이 너무 예산보다 비쌌고, 가격이 저렴하면 단층이거나 마당이 좁고, 포기하려고 할 때쯤 어느 부동산 중계 블로그에서 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우리 집은 유령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어수선하고 폐가에 가까운 모습이였지만 높은 2층 집 구조와 마당 넓은 게 너무 좋았어요. 이 집을 보는 순간 아 고치면 이뻐질 거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바로 다음날 가계약까지 해버렸어요.
반셀프 리모델링의 과정 1. 예산 계획 2. 리모델링 순서 정하기 3. 각 공정 업체 선정하기 (샷시(새시), 목공, 전기, 욕실, 주방, 장판) 4. 목공, 전기 공사 후 셀프 퍼티, 셀프 페인팅 시작 5. 욕실 공사, 전기 마무리 6. 장판 시공 7. 주방 싱크대, 신발장, 냉장고장 시공 8. 가전, 가구 설치 공사 비용 - 1층, 2층 창문 샷시, 현관문 교체, 발코니 막음 큰 창 시공비 = 1300만원. - 샷시 제외 목작업, 전기, 욕실, 페인트 재료비, 장판, 싱크대 = 2600만원. - 가전(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원도어 3개, 인덕션, 식기세척기, 청소기, 티비) + 가구 = 2700만원 사용
도면
저희 집은 요즘 아파트들과는 다르게 현관이 작고, 집이 네모난 구조이고 거실을 중심으로 각 방들이 둘러져 있어요. 집을 처음에 둘러보면서 어느 곳을 침실, 옷방, 컴퓨터 방으로 할지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가구 크기나 위치도 미리 정해 놓고 인테리어를 시작했어요.
턴키로 하면 비용적인 부분이 저희의 예산을 훨씬 넘어 가기 때문에 반셀프로 진행했어요. 셀프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정리하고, 우리가 셀프로 할 수 없는 전문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공정을 정리해보았어요. 저희는 철거비나 퍼티와 페인팅 비용을 아껴서 가전이나 가구에 투자를 했어요.
집을 사면서 부터 원하는 인테리어 사진들을 모으고, 컨셉을 잡은 다음에 미리 예산도 계산해보았어요. 리모델링의 순서도 오늘의집 리모델링 가이드를 보고 배웠어요. 또 막막했던 예산의 범위도 가이드에서 보고 알 수 있었어요. 오늘의집이 아니였으면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이렇게 무모하게 반셀프 인테리어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현관 Before
기존 타일은 할아버지, 할머니 스타일의 어두운 초록색이라 현관이 더 좁아 보이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현관 타일은 밝고 화사한 걸로 해야지 해서 화이트 바탕에 귀여운 테라조 무늬의 타일로 골랐어요.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을 해놓고, 타일시공하는 날 작업자분들에게 추가로 부탁드려서 거의 공짜로 하다시피 했어요. 욕실이랑 주방 타일 전체 시공비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특히 욕실...) 요런 사소한 부분은 그냥 해주셨어요. 밝은 색이라 비 오고 눈 오는 날에 쥐약이지만, 깨끗하게 닦아 놓으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요.
기존의 중문의 가로 폭이 좁아서 벽 컷팅을 해서 확장을 했습니다. 요즘 아파트처럼 길고 넓직하게 수납장이 많이 있는 스타일이 아니고 딱 신발 벗고 신는 정도의 현관의 사이즈라서 컷팅을 해서 조금이라도 폭이 넓어보이게 했던 게 좋은 선택이 였어요.
현관 After
중문은 대구에 있는 중문 공장을 찾아서 직접 찾아가서 계약했습니다. 대칭 양개형 스타일이고, 앞 뒤로 다 열 수 있고 활짝 열어놓으면 그 각도로 고정이 되어서 큰 짐을 옮기거나 여름에 환기시킬 때 너무 편하고 좋아요. 일정 각도의 닫히는 구간에 들어오면 제 자리로 돌아가구요. 천천히 닫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강아지들이 고개를 내밀거나 따라 나오려고 하다가 목이 끼거나 할까봐 중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는 꼭 밑을 보고 확인하는 편이예요. 현관 바닥을 제외하고 벽이랑 천정 부분도 모두 퍼티와 페인팅으로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통일되보여요.
현관을 작업하면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어요. 목작업으로 중문이 들어갈 문틀을 작업하면서 현관에 신발장 깊이를 생각을 안했더라구요. 맨 마지막에 싱크대랑 신발장 업체에서 치수잴 때 알게 되어서 맨붕 상태였어요. 중문은 이미 주문이 들어가버려서 사이즈를 줄일 수도 없었고, 벽 자르고 중문 틀 넓이 결정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결국은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신발은 똑바로 넣을 수 있고, 남편 신발은 사선으로 넣거나 두 개 겹쳐서 가로로 넣고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신발장만 보면 화가 났는데, 신발장 문 안 여는 이상 안을 잘 볼일도 없고 자주 신는 신발은 신발장 띄움 부분에 주로 넣고 사용하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게 되더라구요. 셀프로 하면 이런 사소한 부분을 체크를 잘 해야 하는데, 제 실수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고.. 제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셀프인테리어를 계획하신다면 꼭 신발장 깊이도 잘 고려해서 작업해주세요.
거실 Before
처음 계획은 무몰딩, 무문선, 히든 도어를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목수사장님은 무문선은 저희 집 작업 바로 직전에 해보셨고 사진으로 보여주셔서 깔끔하게 작업하신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히든 도어에 대한 프로세서가 정확하지가 않았고, 또 처음에 무문선을 히든 도어로 착각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있었어요. 그래서 히든 도어에 대해서 사진을 다시 보여드리고 꼭 하고자 했으나 결국 히든 도어는 하지 않았습니다.
히든 도어는 길쭉한 복도식 형태의 구조의 집에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는 말씀에 솔깃, 남편도 처음엔 너무 이쁘다고 했으나 계속 보면 질릴 거 같고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과 히든 도어는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것 같다는 말을 해서 마음을 접었어요. 근데 제가 히든 도어를 고집했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는데,
저희는 직업상 강아지 안전문을 설치해야 할 때가 있어서 히든도어를 했다면 문 열리는 방향 때문에 안전문 설치는 절대 불가 했을 거예요. 저희는 깔끔한 평면을 원했기 때문에 우물 천장은 없애면서 높이를 살짝 낮추고 가운데는 실링팬을 달아야 해서 천장 보강까지 했습니다.
거실 After
컴퓨터 방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저희 집 거실의 전체적인 풍경이예요. 처음에는 장판도 하얀 느낌의 대리석 느낌의 장판을 할까 아니면 어두운 톤으로 할까 엄청 고민을 했었어요. 온 집이 하얀 톤이다 보니 바닥까지 하얀색이면 너무 동동 떠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되었고, 그렇다고 오크색으로 하자니 후기가 너무 없고...
그러다가 어떤 유튜버 분이 집 인테리어하고 소개 영상을 보는데 다크한 오크 느낌의 바닥 색이 너무 이뻐 보이는 거에요. 그래! 우리 집은 다크한 오크 바닥으로 가자! 라고 결정했죠. 제일 원하던 색감이 lx 지아사랑애 쏘우마크오크였고 저희 지역에 있는 lx 인테리어 대리점에서 시공 받았습니다.
저희가 장판으로 시공한 제일 큰 이유는 강아지들 때문인데요. 전에 살던 집들은 다 마루라서 배변 실수를 하면 틈으로 들어가고 나중에 되면 냄새가 엄청 나거든요. 그런데 장판은 그냥 닦아주기만 하면 되고 마루에 비해서 애들도 발바닥 미용만 잘 되어 있다면 굳이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른 재질들에 비해서 덜 미끄러워해요.
최근에 lx 지아 사랑애 장판이 업그레이드 되어서 반려동물 제품인증을 받았다고 하니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이 장판 시공을 고려하신다면 한번 고민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소파 뒷쪽에 복도처럼 보이는 가벽을 칠까? 아니면 원목 파티션 가벽을 칠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렇게 막아버렸으면 좁은 거실이 더 좁아 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소파의 등받이가 가벽과 파티션의 역할로 공간 분리의 개념은 해주되 개방감은 유지할 수 있어서 소파 자리 위치도 기가 막히게 잡은 거 같아요.
푸켓으로 신혼여행 갔을 적에 실링팬이 있는 풀빌라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분위기도 왠지 더 좋은 거 같고, 솔솔 자연 바람처럼 불어오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나중에 이사를 가면, 내 집이 생긴다면 꼭 실링팬을 해야지 했었거든요.
실링팬은 인테리어적인 효과도 물론 좋지만,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 놓고 실링팬을 같이 돌리면 온 집에 찬바람을 잘 보내주는 공기 순환의 역할도 너무 좋기 때문에 여름내내 정말 잘 사용했어요. 겨울에도 역방향으로 틀면 따뜻하게 공기순환의 역활도 해준다고 해서 몇 번 틀긴 했는데 따뜻해지는 건지 아리송해서 겨울엔 잠시 사용을 멈추고 있습니다.
집에 놀러오시거나, 저희 집 사진을 보신 분들은 소파에 대해서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소파는 옆 동네에 있는 친정엄마 단골 가구점에서 맞춘 소파예요. 아쿠아 클린이라는 패브릭 소파이고 강아지 발톱이나 고양이 발톱에 강한 재질에다가 가벼운 생활 방수가 되서 너무 좋아요. 바로 닦아내지 않으면 당연히 스며들어서 스팟 클린 같은 소파나 카페트 청소기가 필요하지만, 가볍게 묻은 오염은 물티슈로 슥슥 닦아내면 깨끗하게 없어져요.
등받이를 필요에 따라 위치도 옮길 수 있고 치워놓고 누을 수도 있어서 좋아요. 커스터 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집 크기에 맞춰서 줄일 수 있고 색깔도 아쿠아 클린 원단의 컬러칩 중에서 골라서 부위마다 바꿀 수 있어요. 똑같은 소파를 남동생 집에도 선물해준다고 맞췄는데 남동생 집에 집들이 오신 손님들이 다 탐난다 했다고 해요. 소파 받았을 때 올케가 임신 중이였는데 출산하고 수유 하기에도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집에 있는 물건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거라고 해서 선물해준 보람이 있었어요.
거실창이 남향으로 나있어서 하루 종일 해가 잘 들어서 겨울에도 낮 시간에는 엄청 따뜻해요. 채광이 좋아 온 집을 환하게 비춰주니 사람의 기분도 밝게 만들어주고 정신적으로 더 환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햇빛도 많이 보고 밝게 지내고 싶어서 암막 커튼 대신에 쉬폰 커튼으로 했는데 커튼을 치면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도 더 이뻐 보이고 완전 비치는 게 아니라서 어느 정도 가려져서 사생활 보호도 어느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주방 Before
공사 전 주방은 전형적인 ㄱ자 형태의 주방이였고,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은 주방이예요. 요즘 처럼 거실이랑 주방이 일자형으로 탁 트인 게 아니라 주방이 따로 공간 분리가 되어 있는 구조예요.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다보니 구조 변경이나 어려운 시공은 할 수 없을 거 같아서 주방을 더 넓힌다 거나 안방이랑 위치를 바꾼다 거나 하는 일은 생각만 해보고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어요.
처음 상상으로는 침실에 주방을 넣어서 티비가 달린 벽은 철거를 해서 대면형 주방을 만들고, 또 주방을 침실로 바꾸고 저 팬트리 공간을 욕실 화장실로 만들고 싶었으나 수도와 설비까지 들어가야 하는 대공사가 진행될 게 뻔했으므로 상상만 해보고 구조 변경은 빠른 포기했습니다.
왼쪽 끝으로 이 곳에 사시던 어르신들의 팬트리 같은 공간이 있었어요. 주방 바닥이랑 저 팬트리 공간이랑 단차가 7센치 정도 있어요. 저 공간이 조금 더 높고 보일러 배관은 안 깔려 있는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추후에 냉장고방으로 변신했어요.
주방 After
내 주방이 생긴다면 하고 싶었던 상부장 없는 주방, 빌트인 식기세척기, 인덕션, 사각 싱크볼, 거위목 수전, 하츠 후드 하고싶은 건 다 넣은 주방이에요. 화이트 색을 주로 사용하되 따뜻한 주방 느낌을 내고 싶었고, 기존 싱크대 위치와 거의 변동은 없지만 상부장을 없애서 넓고 확 트여 보이는 주방으로 만들었습니다.
상부장을 없앤 이유는 그 전에 살던 집들에서 상부장을 그다지 활용을 잘 못했기 때문이에요. 키가 작은 관계로 상부장에서 뭔가 꺼낼 때마다 의자를 가지고 와서 딛고 올라가서 꺼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인지 늘 사용하지 않는 필요 없는 물건들로만 채우게 되고 이사 갈 때쯤엔 다 거의 다 쓰레기 신세가 되는 물건들뿐이였어요. 상부장 없는 주방은 사이즈가 좁은 주방에서 그 진가가 100%이상 발휘되는 것 같아요. 시각적 효과로 상부장이 있음으로 해서 답답하고 좁아보였던 주방이 확실히 넓어 보이는 느낌을 주네요.
주방 공사에서의 실수는 식탁등의 위치는 제대로 된 치수로 정해진 도면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제 머리 속에 그려진 대로 하다 보니 전기 공사 사장님에게 의견 전달의 미숙으로 인해 약간의 미스가 발생하였어요. 전선 클립등으로 큰 수정 없이 전선 위치만 옮기면 식탁 한가운데로 등을 옮길 수 있지만 저 전등이 워낙 무거워서 일단은 그냥 사용하고 있어요.
추후에 오늘의집에서 발견한 관절 조명으로 새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전선이 내려온 구멍을 옮기지 않고 관절 위치를 옮길 수 있는 전등이 있더라구요. 진작 알았으면 일찍 바꿨을 텐데 말이죠.
6인용 식탁은 아일랜드 식탁처럼 평소에는 벽쪽으로 붙여서 둘이 밥 먹을 때 딱 맞는 사이즈로 사용할 수 있고, 4명까지는 벽에 붙여서 아일랜드 식탁 스타일로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아요. 집에 손님이 많이 올 때는 식탁을 벽에서 띄워서 바깥으로 더 꺼내서 여럿이 앉을 수 있게 사용하고 있어요.
상부장이 없는 대신에 인덕션 아래에 넓은 서랍장이 있어서 그릇은 이곳에 다 정리를 했어요. 그릇 세트는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구매를 했고 꼭 맞춤 옷처럼 이렇게 모두 완벽하게 정리가 되더라구요. 그릇 칸 아래 서랍장은 비닐봉투나, 수세미들, 종량제 봉투를 정리해두었어요.
상부장이 없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 인지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릇이나 냄비, 조리기구들도 딱 필요한 거 외엔 더 집에 들이지 않고 쓸데없는 소비를 잘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주방용품들에 한해서 말이죠..^^ 싱크대, 신발장, 키친핏 냉장고장은 사제 싱크대 공장에서 제작했어요. 비스포크 가전들의 패널들을 새틴 재질로 주문한 터라, 싱크대 재질도 무광 느낌의 새틴 패널과 비슷한 재질로 골랐고 싱크대와 식기세척기가 색깔도 비슷하게 잘 맞아서 이질감 없이 보여요.
상판은 얇은 두께로 했는데, 얇은 상판이 조금 더 세련된 주방 가구의 느낌을 주는 거 같아요. 주방 싱크대 윗쪽에 등을 매립등으로 했는데 이 부분은 전기 공사할 때 그늘 지지도 않고 광량이 부족하지 않게 잘 시공된 거 같아요.
큐커 아래쪽에 있는 세로 수납장들 두 칸 중에 왼쪽을 열면 밥솥이 들어있고, 그 아랫부분은 작은 수납칸이 있어서 라면 종류들을 정리해놓고 있어요. 그 오른쪽 칸은 김이나 참치 같은 상하지 않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식품류와 강아지 간식 바구니, 그 아래 부분은 양념통들을 정리해놨어요. 비교적 가까운 위치인 인덕션 대각선 아랫쪽에 양념에 관련된 것들을 정리해 놓고 쓰다 보니 요리할 때 바로바로 양념통들을 꺼내 쓸 수 있어서 동선에도 불편함이 없어요. 싱크볼 아랫쪽에는 냄비들, 반찬 그릇들 정리해서 사용 중입니다.
안방 After
안방은 오로지 잠만 자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휴대폰이나 가끔 물병이나 물컵을 올려두는 용도의 테이블과 침대 외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았어요. 자러 갔을 때 침대 주변 환경이 너무 요란하면 정신이 사나워지는 거 같고 숙면에 방해되는 느낌이라서 초 미니멀이 저희 침실의 컨셉이예요.
시골이다보니 밤만 되면 엄청 깜깜해서 굳이 암막 커튼까지 설치할 필요는 없었고, 레이스 커튼이 침대의 분위기와 찰떡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암막 커튼이 없어서 아침 햇살에 눈이 절로 떠지는 장점인지 단점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은 있긴 합니다.
너무 썰렁하고 단조로워 보일까 침대 옆에는 식물 친구 하나 포인트로 세워두었는데 초록색 하나 정도는 들어가니 생동감도 있고 포인트 주기에는 식물 친구 만큼 좋은 건 없는 거 같아요.
침대는 시몬스 모나 프레임+ 매트리스는 시몬스 젤몬 KK사이즈를 구입했습니다. 제 눈에는 모나 프레임이 너무 특이하고 높은 헤드가 웅장해보이는 느낌이라서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친정 엄마나 남편은 반응이 시큰둥했어요. 그래도 이 고집을 어느 누가 꺾으리..^^; 결국 그래 그래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하면서 남편이 찬성해줘서 침대 계약하러 갔던 그날이 집에 물건들 사면서 제일 신났던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평소에 거의 잘 자는 편이라서 괜찮지만 한 번씩 스트레스 받거나 신경 쓸 일이 생겨서 잠을 잘 못 자는 때가 있으면 하루에 한 두시간 밖에 못 자서 힘들어하는 날들이 가끔 있어서 남편이 잘 때만큼은 편안하게 자라고 저렇게나 좋은 매트리스를 선물해줬어요. 집에 들인 새 가전, 새 가구들 중에 통틀어서 제일 만족하는 1등이 침대예요. 그만큼 수면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저희 안방의 가장 큰 장점은 침대 옆 창문으로 바로 보고 느끼는 사계절의 풍경이예요. 집 바로 앞에 산과 저수지의 풍경이 그림 같죠? 인테리어 하기 전부터 이 방을 침실로 정했었고 침대가 들어오기 전에 고개를 옆으로 삐딱하게 해서 꼭 옆으로 누워있는 것처럼 창 밖 풍경을 미리 체험도 해보고 했었거든요. 그때 서로 창가 자리에 잘 거라고 투닥투닥거렸던 기억이 나요.
역시나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 풍경 보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 때리고 있을 때가 많아요. 불멍보다 치명적인 자연멍이네요. 올해 추운 겨울에 이 집을 처음 알게 되었고, 푸릇푸릇 봄과 여름, 단풍으로 물드는 산과 저수 지앞 정자에 있는 큰 나무들, 또 추운 겨울이 돌아와서 떨어지는 낙엽과 눈이 오면 온통 하얗게 변하는 이 계절의 변화들이 살아있는 풍경화를 보는 기분이 듭니다.
발코니를 활용해 세탁실 만들기
이 집은 세탁실이 없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사용하던 세탁기는 1층에 현재 주차장으로 쓰고 있던 다 허물어져가는 창고에 세탁기를 두고 사용하셨더라구요. 저희는 그렇게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 발코니를 샷시로 막아서 세탁실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역시 될 놈은 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침 이 발코니에 수도 배관도 다 나와있었구요. 하수구까지 있었어요. 이 발코니의 폭도 다행스럽게도 세탁기와 건조대를 2단으로 쌓으면 쏙 들어갈 폭이였거든요.
발코니 전체를 샷시로 마감했어요. 창문이 너무 크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보를 넣어서 위험하지 않게 설치해주셨습니다. 원래는 창문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주방 벽이 외부에 노출되어 겨울에 추웠을 텐데 이 창으로 한번 더 찬 기운을 막아주어서 난방에도 도움이 되요.
창이 크다보니 시원시원하고 개방감이 좋아요. 이렇게 세탁실로도 사용하고 반대쪽에 남는 공간은 자잘한 짐을 쌓아둘 수있는 창고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아서 활용성도 아주 좋아요. 타일은 셀프로 제가 시공했어요. 타일을 시공해보면서 느끼는 점은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고르지 않으면 퍼티보다 타일이 더 어렵더라구요. 타일을 깔끔하게 셀프로 시공하신 금손님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재
저희 부부가 하루 중에 제일 많이 머무는 공간이예요. 일도 하고, 컴퓨터 앞에 둘이 앉아서 OTT도 보고, 간식도 먹고 일하다가 잠이 오면 낮잠도 잠깐 자고 일어날 수 있는 멀티플렉스의 방입니다. 손님이 오거나 가족분들이 오면 잘 수 있는 게스트룸의 역할도 할 수 있어요. 저희는 서로의 수면 스타일을 존중하기 때문에 잘 때 따로 각자 침대에서 자는 날이 많고, 컴퓨터로 티비나 영화를 볼 때는 이 방 침대에서 같이 잘 때도 있어요.
왜 거실에 큰 티비를 두고 이 작은 화면으로 미디어를 접하나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짧은 클립 영상들 이나 요약본 볼 때는 컴퓨터로 유튜브 영상 보는게 훨씬 편해요. 꼭 봐야 하는 드라마나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 영화들은 거실에서 영화 보듯 감상하고 있어요. 심플하고 단정하게 꾸미되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포인트를 많이 주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바라보는 책상과 책장 뷰예요. 아래 수납장에는 전선류들, 비상약, 생활용품들을 정리해뒀고, 위에 선반은 꾸미기 용도로만 사용해서 소품들 위주로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왼쪽은 남편 컴퓨터, 오른쪽은 제 노트북이 있는 공간입니다. 컴퓨터 모니터 두 대를 사용하고 있는 남편은 제 책상보다는 긴 사이즈의 책상을 사용하고 있고, 저는 타공판과 선반이 같이 붙어있는 짧은 책상을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컴퓨터로는 게임을 하기 때문에 왼쪽에는 게임 돌아가는 화면, 오른쪽 모니터는 저랑 같이 유튜브 보고 영화 보는 듀얼 모니터로 사용하고 있어요. 책상에 항상 뭔가 너저분하게 널려있는게 보기 싫어서 도자기 오브제를 사줬는데 거기에 자기 필요한 작은 물품들 올려놓기도 하고 제가 영양제 먹으라고 올려놓기도 해요.
충전기든 뭐든 다 꺼내 놓고 자기 손 닿는 곳에 바로바로 쓸 수 있도록 뭐든 펼쳐 놓고 쓰는 거 좋아하는 남편 스타일이랑 남편 없을 때 뭐든 다 치워버리고 수납장에 넣어버리는 저랑, 생활 습관이나 정리 정돈하는 스타일이 안 맞는 부분이 있어요. 청소해 놓고 한 두어 시간 지나면 또 금새 엉망이 되긴 하지만요. 저는 또 정리하는 게 좋아요. 정리할 때 희열을 느끼나봐요.
저는 주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기 때문에 큰 공간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강아지 영상을 찍어서 편집하거나, 사진 촬영 후 후보정 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일 외에 손님과 전화로 상담을 하거나 카톡을 할 때가 많아서 꼭 책상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일은 가능해요.
또 하루종일 거의 강아지들 케어에 애들 방 청소, 뒷 치닥거리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쁘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시간은 길지 않은 편이예요. 하루 일과 마무리하고 저녁에 주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편집하는데, 이럴 때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아요.
그 전 집에서는 침실에 책상을 넣어봤다가 옷방 구석에 넣어봤다가, 식탁에 노트북 들고 갔다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일을 했거든요. 이번 집에선 절대 침실에는 일거리를 들고 가지말자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이 방 책상에서만 일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책상에 앉아서 딱 집중해서 일하는 게 능률에도 훨씬 좋아요.
일하면서 집중이 떨어지거나 하면 책상에 놓인 식물들을 보면서 기분 전환을 해요. 초록이들을 보면 뒤죽박죽으로 정리 안되던 머리 속도 한번 리프레쉬 되는 거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여러분들도 책상에 초록이들 하나씩 올려두고 보시면 기분전환도 되고 너무 좋을 거예요.
이번에 새로 들인 시스템 선반이 저희 집에 너무 잘어울리는거같아요. 처음에 갖고 싶었던 시스템 선반은 비용적으로도 너무 비쌌지만, 벽에 구멍을 내서 설치해야 한다는게 너무 마음에 걸렸어요. 저희 집에는 아직까지 벽에 구멍 내서 뭔가를 박아놓은 게 없어요. 그래서 웨딩촬영했던 액자도 안방 테이블에 덩그러니 올려져 있거든요.^^;
시스템 선반의 느낌도 낼 수 있고, 아랫부분에는 수납장도 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너무 추천 드리는 제품이에요. 수납장이랑 시스템 선반이 붙어있기 때문에 벽에 구멍을 내지 않아도 스탠딩이 가능한 제품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60+80+60 넓이의 폭으로 주문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맞춤 가구처럼 문 열리는 폭까지 딱 맞게 들어갈 수가 있는지! 가구 설치하러 오셨던 기사님도 어쩜 저렇게 칼 같이 맞아 떨어지냐고 하시더라구요. 방문 뒤에는 청소기 키트랑 베터리 충전 독을 감춰놨어요.
컴퓨터 방에서 제일 귀여운 공간이예요.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선반 위에 작은 그림을 올려두고 싶었는데 이 그림은 보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집순이를 표현하는 거 같아서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요. 액자 뒤에는 멀티탭을 두고 전선들을 가려놨어요. 포인트도 살리고 지저분한 것들도 가리고 일석이조예요. 무드등도 귀엽고, 그 앞에 자리 잡고 있는 피쉬본까지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이 공간을 귀요미존이라고 불러요.
외관 Before
저희 집은 96년도에 지어진 주택이에요. 90년대 시골 농가에 건축할 때 유행하던 스타일이였는지 시골에 가면 제법 보이는 형태의 건물이죠. 1층은 농기계나 농사 지을 때 필요한 것들을 쌓아두던 곳으로 사용하던 곳이고, 2층은 사람이 생활하던 공간이였어요.
처음 이 집을 보았을 때는 이런 구조면 우리 일에도 딱 맞고, 2층도 이쁘게 꾸미면 정말 괜찮아질꺼야 하고 호기롭게 결정했어요. 계약하고 난 뒤에 매일 와서 보니 참 어수선하고 이게 잘한 일인가 우리가 정말 이 집을 고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생겼어요. 그 전에 사시던 어르신들이 여기저기 쌓아둔 장작이며, 마당에서 여러 작물을 키우시려고 쌓아두신 흙부터 옆집과 붙어있는, 그 집의 담장인 동시에 이 집의 아주 아주 오래된 창고까지..
철거 업체를 여럿 불러서 견적을 봤지만 최소 900만원부터 2500만원까지, 철거에서 부터 난관에 봉착했죠. 다행히 친정 아버지 주변에 인맥으로 창고 철거부터 마당 정리할 때 필요한 포크레인, 트럭들, 폐기물 처리 등등 외부에 관련된 모든 작업을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처리할 수 있었어요.
외관 After
처음에는 마당 바닥에 콘크리트를 시공하려고 했지만,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이 많이 좁아 콘크리트 시공 비용이 많이 올라가는 바람에 저희는 인조 잔디를 시공했어요. 그런데 인조 잔디를 깔아 놓고 사용해보니 강아지들 발에 흙도 잘 안 묻고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 놀기에 너무 좋아요. 또 저희도 신발에 흙도 안 묻고 마당에서 걸어 들어오면서 코일 매트에 먼지 털듯이 흙이 많이 털려서 현관을 깨끗하게 유지하기에 좋더라구요.
+)Bonus! 반셀프 인테리어 과정1. 철거
공사의 첫 시작은 철거! 문틀 제거, 천장 철거, 싱크대 철거 등등 집 안에서의 모든 철거는 남편이랑 둘이서 다 했어요. 남편은 적성을 찾은 거 같다고 신나서 철거했던 기억이 나네요. 은근히 철거하다가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철거할 때는 꼭 안전화, 안전모는 필수입니다.
2. 샷시(새시), 목공, 전기
샷시를 제일 먼저 시공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제일 먼저 고르고 시공한 업체가 샷시였어요. 샷시는 계약하고 날짜만 정해지면 하루 만에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뒤에 목공 작업자를 컨택했어요. 목수 사장님과 샷시 업체 트러블이 생겼는데 목공사 전에 샷시 작업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냐고 목수 사장님은 화내시고, 샷시 쪽에서는 원래 제일 먼저 시공하는게 샷시다 라고 싸우셔서 중간에서 난감했습니다.
샷시설치 후에도 목공이랑 트러블이 있어서 결국엔 창틀은 다 빼서 새로 설치했습니다. 샷시팀에서 석고보드2p작업을 위한 여유공간을 제대로 만들어놓지도 않았을 뿐더러 수직, 수평이 안맞았거든요. 그냥 대충 넘어갈 수도 있었던 목수사장님께서 자기 집 일처럼 화내주시고 샷시팀 새로 불러서 재 시공하는 날 옆에 붙어서 수평자로 창틀에 대면서 진두지휘 해주셔서 정말 똑바른 집으로 만들어주셨어요.
무몰딩 무문선을 하기 위해서는 집 전체에 목작업이 필수였고, 목공은 네이버 카페에서 찾았는데, 아주 꼼꼼하신 분이지만 팀 없이 혼자 작업하시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렸어요. 너무 꼼꼼하신 분이셔서 수직, 수평이 너무 칼 같이 맞춰 주셨어요. 앞에 말씀드린 샷시 사건처럼 본인 일처럼 같이 화내주시고, 잘 모르는 거 있으면 꼭 물어보라고 하시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 목 작업과 전기 작업은 동시에집 전체 목공사가 들어가면 기초 목작업과 전기 공사가 거의 동시에 날짜를 맞춰서 해야 해요. 전기 작업은 숨고에서 찾은 분이랑 작업했는데, 비용도 생각보다 조금 더 많이 들었고 살면서 위치가 아쉬운 부분이 조금 있어요. 전문가 분이시라면 어느 부분에 콘센트가 더 있으면 좋다 정도는 알려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반셀프를 할 때는 거의 후기에 의존해서 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좋은 작업자 만나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고 반셀프를 도전하시는 오늘의집 가족분들이 있으시다면 전기 콘센트 위치는 두 번, 세 번 더 체크하시고 내가 어디서 콘센트를 많이 쓴다 하는 걸 꼭 스스로 챙기셔야 해요. 특히 주방 싱크대 쪽은 전기 콘센트가 부족하면 정말 불편할 수가 있어요.
3. 페인팅
목수 사장님의 작업 끝나고 난 뒤부터는 제가 해야 할 일의 시작이었어요. 페인팅으로 마무리한 집이 왜 그렇게 이뻐 보이고 꼭 하고 싶었을까요? 목수 사장님이 작업하는 동안에 유튜브로 엄청나게 공부하고 필요한 재료들 하나씩 사모았습니다. 페인팅 하기 전에 해야 하는 퍼티 작업. 퍼티 작업이 페인트 작업의 완성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 같아요. 퍼티는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프라이머로 피부의 모공이나 요철을 가려주고 매끈하게 하는 작업이에요.
3월 한 달은 목작업을 했고, 4월부터 제가 퍼티를 했는데 한 달 안에 끝날 줄 알았지만 혼자서는 어림도 없더라구요. 원래는 4월 말에 가전 가구가 다 들어왔어야 했는데, 제가 일하는 속도를 봐서는 절대 불가능해서 일정을 뒤로 다 미뤘어요. 또 4월은 출장도 많고, 일도 많아서 절반은 업무 보느라 퍼티 쉬는 날이 많아서 줄 퍼티 하는 데만 거의 보름이 걸리다 보니 5월부터는 남편이 보조를 해줬어요. 그때부터 둘 다 발등에 불 떨어졌거든요.
퍼티로 석고 보드 사이 틈과 타카 구멍 자리에 1차로 메꿈 작업하고, 망사 테이프보다는 종이 테이프가 벌어짐도 없고 아주 튼튼하다고 해서 전체 석고 보드 사이에 줄들은 종이 테이프로 작업했어요. 종이 테이프가 훨씬 손도 많이 가고 시공할 때 불편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도 갈라지거나 벌어짐 없이 튼튼하게 잘 버티고 있어요.
저는 사포질도 손에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끄럽게 해야 다음으로 넘어갔어요. 그래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죠. 페인트는 뿌리는 기계로 해서 5일 정도 만에 다 끝냈습니다. 퍼티는 진짜 죽을 만큼 힘들고, 다시는 안 한다 싶은 생각이 막막 솟구 치는데, 페인트 뿌릴 때는 엄청 신났어요. 페인트 뿌리는 것도 장판 들어오기 딱 하루 전에 끝났는데, 마무리된 벽면 전체를 보니까 눈물이 날 거 같았어요. 그 행복감과 해냈다는 성취감이 직접 해보신 분들 아니시면 절대 모르실 거예요. 저희 집 전체에 사용된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익스퀴짓 DEW383 쿨디셈버를 사용했습니다.
오늘의집 집들이를 마치며..
내 집을 이쁘게 만들 때 필요한 가구나 가전, 소품이 생기면 꼭 찾게 되고 또 심심할 때마다 들어와서 구경하는 재미까지 안겨주는, 제일 애정하는 오늘의집에서 이렇게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의집 덕분에 리모델링할 때 큰 도움을 받은 것처럼 제가 쓴 글을 통해서 셀프 리모델링을 기획하는 어떤 분에게는 도전의 용기를 주고, 또 어떤 분에게는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된다면 2022년 한 해 동안 가장 의미 있고 뜻 깊은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에게는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휴식만을 취하는 공간은 아니예요. 생활과 생존을 위한 생업의 장소이며, 우리 강아지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며 지켜줄 수 있는 울타리의 역할, 그리고 우리 부부가 휴식을 취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시시때때로 필요에 따라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공간이죠.
여러분들에게는 집은 어떤 공간이고 어떤 의미를 주는 곳인가요? 각자 여러분들의 오늘의집에서 늘 행복함만 가득한 일상만 펼쳐지기를 기원해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집 소식은 인스타그램에서 만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