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돼지국밥의 사전적 정의를 나름대로 내리면,
경상남도에 널리 분포된 음식으로 돼지뒷다리 뼈를 고아서 만드는 음식으로
경상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든음식이다.
이 음식의 기원은 한국전쟁당시 북한에서 남으로 남으로 내려온
북한 사람들이 부산에서 먹음으로서 퍼지게 되었다는 설이 강하다.^^
한국에서 이렇게 제한적인 곳에서 먹는 음식을 보기는 힘들것이다.
각론은 이정도로 하구요.
울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이후 부산에서 거주하던 저는
돼지국밥이라고하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먹으러 갈 정도로
열렬한(?) 팬 이었습니다.
여기 영국에 와서 한동안은 적응을 한다고 잊고 지냈던 음식을
어느날 아침을 먹는데 뭔가 허전하다는 뭔가를 아주 먹고 싶다는
아주 강력한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가 이게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그것은 돼지국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이국 땅 돼지국밥을 파는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가 해 먹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일단 터키샾을가서 큰 솥을 하나 사고(영국애들은 큰 솥을 안팔더군요.ㅜ.ㅜ)
차이나 타운에가서 돼지 뒷다리를 하나 구입하고 마늘과 생강 그리고 양파를 넣고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몇시간을 끓였을까... 허연 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뭘 적고 있는거죠 ㅡㅡ;)
음식하면서 친구들이 메신저에 가끔 들어오기에
돼지국밥하고 있다고 하니 다들 "헉"이라는 말로 대신하더군요.
여튼 18시간 정도를 끓이고 아침에 먹었는데
음.. 돼지인지 알고 샀던 다리가 소였나 봅니다.
곰탕을 끓이고 만 것이었습니다. 보기엔 돼지였는데 역시 물어보고 사야합니다.
서울 사시는 분들은 잘 모르시죠.
군대있을 때 동기들에게 이야기 하면 그거 느끼해서 어떻게 먹냐고 그러던데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모릅니다. 먹을수록 느껴지는 그 깊은 맛......
부산 분들 언제 인연이 닿으면 돼지국밥 한그릇 대접하겠습니다.
아님 돼지다리 사가지고 저희 집으로 ㅋㅋㅋ
밤에 할 일이 없어서 이거 적고 있네요. 공부도 하기 싫고 티비도 보기싫고.... 이러면 안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