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 하름 그거 하나는 잊지마 ,
난 너만을 원했었고 너만을 사랑했었고 너밖에 없었다 , 날 이렇게 만든건 너야 "
차갑게 돌아서는 원준이 모습을 바라보자 , 가슴이 아팠다.
나한테 단 한번도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녀석이었는데 , 내가 그렇게나 원준이를 힘들게 했었던 걸까 ?
나 또한 원준이처럼 원준이만을 원하고 원준이만을 사랑했고 원준이 뿐이 었는데 …
그랬는데 …
0 1
원준이와 헤어진지 벌써 세달이 흘렀다.
새로운 봄이 찾아왔고 , 새학기가 시작되었고 , 새로운 반을 만난지도 꽤되었다.
예전처럼 그리 많이 원준이가 생각나지 않았다 , 그저 지금 내겐 고 3 이라는 커다란 압력이 그 무엇보다도
내 머릿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 자자 , 오늘도 열심히 활기차게 보내길 바란다.
이제 너희들도 고 3이야 , 정말 확실하게 미래를 생각해야 할때라고 ,정신차리고 나중에 종례시간에 보자 "
선생님이 나감과 동시에 반은 1 , 2학년때와 별 다름없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아 단 하나 다른점이 있다면 지금 아이들의 눈빛은 현실도피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다는 점 이랄까 ?
" 하름아 우리 오늘 시내 안나갈래 ?
나 우리 자기 선물 사야되는데 뭘 사야할지 모르겠어 ! 너의 도움이 필요해 ! "
" 뭐야 , 최 다름 너 계랑 깨진거 아니였어 ? "
" 우리가 왜 헤어지냐 , 하루라도 안보면 죽을것같은 사인데!
아 , 지금 김 진혜 니 말이 중요한게 아니야 , 하름아 갈꺼지 ? 응 갈꺼지? "
아주 행복하다는 듯 표정을 짓고 내 팔을 흔드는 다름이 ,
다름이는 고 1때 학원에서 만난 남자애와 아직도 식지 않는 사랑을 이어가고있었다.
늘 그렇듯 다름이를 보면 부럽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같은 여자가봐도 참 예쁘장하게 생긴얼굴에 예쁜 몸매가 늘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게 하였다.
" 야, 하름아 ! 너 귀먹은거야 ?
언제 나온거지 하튼 그 모차르트 바이러스인가 그 여자 기러기 인가 ? 계 처럼 소리가 안들려 ?!!! "
" 어? 아니 , 아니 잘들려 "
교실이 떠나가라 소리 친 다름이 때문에 , 넋 놓고 있던 정신이 바짝 들었다.
하여튼 최 다름 , 그렇게 안해도 큰 목소리를 …
" 아 최 다름 뒤질래 , 고막 찢어지는 줄 알았잖아
그리고 모차르트 바이러스가 언제껀데 요즘은 꽃보다 보이에 A4 가 짱이거든 "
" 하름아 갈꺼지 ? 나 도와줄꺼지 ? "
진혜의 말은 싹둑 잘라먹고 나에게 부담스럽게 들이대는 다름이.
" 응 , 오늘 마침 토요일이라서 일찍 끝나니까 학교 끝나고 가자 "
" 와! 역시 저 진혜년 보다 우리 하름이가 훨 좋아 >ㅇ< ! "
다름이는 다름이에게 말이 씹혀서 그런지 표정이 썩 좋지않은채로 자리에 앉아있는
진혜에겐 안들릴 정도로 아주작게 내 귓가에 말을 하고선 어린애처럼 방방 뛰어 다닌다.
그럼 다름이를 보자 나도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기분 탓인가 왠지 참 오랜만에 웃어보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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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끙 이게 좋을까 ? , 아님 이게 좋을까 ? "
학교가 끝나자 마자 나와 진헤,다름이는 곧장 시내로 발길을 향했다.
그리고 몇분째 은빛색에 깔끔해보이는 시계와 검은색에 귀여운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있는 시계 앞에서
고민하는 다름이 때문에 나와 진혜는 지쳐가고 또 지쳐갔다.
" 진혜야 , 하름아 이게 이뻐 , 이게 이뻐 ? "
" 난 저거 "
결국 자기 혼자선 쉽게 고르기가 힘든지 우리 에게 추천을 해달라는 다름이.
진혜는 재빨리 은빛색의 시계를 가리켰다.난 두 시계를 이리저리 보고서는 다름이의 남자친구 이미지에 맞는
진혜가 가리켰던 은빛색 시계를 가리켰다.
" 나두 , 진혜랑 같은거 "
" 흐음 , 이게 역시 괜찮은것 같지 ?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 나 계산하고 올께 계산하고서 우리 밥먹으러가자 ! "
다름이는 왼손에 쥐고있었던 검은색 시계를 다시 진열대에 내려놓고선 은빛시계를 들고
카운터로 사라져 버렸다, 아까 꽤 줄이 길던데 … 좀 시간이 걸릴듯 하다.
" 이제 괜찮아 ? "
" 응 ? , 뭐가 ? 아 … "
다름이를 기다리던 중 , 내게 묻는 진혜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다 , 그런데 진혜의 눈빛을 보니 뭔 이야기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내가 김 원준때문에 아파했을때 내 옆에있어줬던 사람은 진혜였다.
진혜와 난 7살 어느 한 대기업 10주년 창설파티에서 처음 만났었다.그때부터 단짝친구로 통했던 우리.
그래서 우리 둘에겐 비밀이란건 없었다.
뭐 그러다보니 … 김원준과 헤어진일도 자연스럽게 알게됬던 진혜 , 나보다 더 힘들어 했었다.
" 괜찮아 , 벌써 세달이나 흘렀어 이젠 아무렇지 않아 "
" 거짓말 , 니 눈빛은 아니야 … 하긴 4년을 만나왔던 녀석인데 어떻게 한순간에 잊겠어
나라도 그랬을꺼야 "
…
진혜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수없었다.
한마디만 더하면 요태까지 잘 참아왔던 눈물이 흘러내릴것만 같아서 , 안그래도 분위기 칙칙한데
나때문에 더 칙칙해질까봐 …
" 얘들아 나왔어 , 많이 기다렸지?!
아휴 무슨 이 코딱지만한 가게에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죽는지 알았다니까!! "
예쁜 포장지에 포장된 시계를 우리에게 보여주며 죽을뻔했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목을 잡고 조르는 척하는 다름이였다.
" 하여튼 최다름 오버액션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
" 내가 언제! 그치 하름아? 봐라 하름이도 아니래잖아! 김진혜 구라쟁이 "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았다, 물론 아무런 제스쳐도 하지않았다.
그저 이 모든건 다름이의 생각이였다. 다름이는 진혜에게 뻐큐를 날리고선 진혜를 뒤로한채
내 팔을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 다름아 , 진혜 놓고 왔어 ! "
" 괜찮아 , 우리 어디가는지 쟤도 알꺼야 "
걱정되는 내 말투와는 반대로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퉁명한 다름이의 말투.
정말 다름이 말을 믿어도 되는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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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왔다 , 여기야 ! "
다름이의 손에 붙잡혀 20분정도 시내를 헤집고 다니다가 도착한 한 분위기 좋아보이는 레스토랑.
시내에 이런곳이 있었는지 난 요태까지 시내를 다니면서도 단 한번도 몰랐었다.
음식도 맛있으면 다음에 가족들이랑 한번 같이 와야지,
" 어서오세요 , 예약하셨나요 ? "
다름이를 따라 레스토랑 안을 들어가자 레스토랑 안에도 겉에와 만만치않게
분위기가 참좋았다.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음식이 맛있어서 그런건지 꽤나 사람이 많아보였다.
" 아니요 "
" 아 ,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
선한 인상을 가진 남자 종업원이 가게 중간에 자리잡혀있는 한 테이블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리고선 메뉴판을 건네주며 천천히 고르시라는 멘트와 함께 사라졌다.
종업원이 건넨 메뉴판을 들여다보다 문득 잊고있었던 진혜가 생각이 났다.
" 아, 근데 진혜는 어떻게해 ? , 아직 안왔는데 … "
" 괜찮아 , 이제 올꺼야 "
정말 다름이의 말이 끝나자 우연이라고 해야할까 기적이라 해야할까 ,
가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난 정말 진혜인가 ? 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
뒷모습이라 아리송했지만 머리가 긴걸 보니 진혜인듯하다.
난 혹시 우리를 못찾을까 싶어도 진혜를 불렀다.
" 진혜야! "
내 목소리를 듣고선 고개를 돌리는 진혜 … ? 가 아니다,
진혜처럼 머리는 길지만 , 진혜가 아니였다 . 정말 연예인 뺨칠정도로 예쁘게 생긴 한 여자애였다.
그여잔 나와 눈을 한번 마주치고선 다시 시선을 돌렸다. 나 또한 민망함에 다름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뭘먹을까 고민하며 메뉴판을 바라보고있는 다름이.
나도 메뉴판이나 보고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메뉴판을 보려고 하는데 , 다시 들리는 문소리.
이번에는 진혜겠지 하며 난 고개를 다시 문쪽으로 돌렸다.
" … 김 … 원 준 ? "
이번에도 진혜가 아니였다,그러나 이번에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였다.
김원준이였다 , 내가 잊지못하고 있는 아직 내 가슴속에서 뛰고있는 김원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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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점이 많은 소설이지만 짧은 댓글이라도 부탁드려요.
여러분의 댓글은 힘이 되니까요 >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