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휴가를 보라카이, 마닐라를 다녀온...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처음 다녀온 사람으로 다시는 필리핀, 그리고 필리핀인은 상종도 않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믿었던 공항택시에게 말라떼 펄래인 호텔까지 900페소라는 어마 어마한 눈팅이는 시작에 불과했었네요...
각설하고 카페분들 혹시나 저처럼 당할까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마닐라 공항 출국심사시 지들나라 입출국이 금지된 한국인과 영문성명이 같다는 이유로 이민국에 잡혀(?) 또는 끌려갔다 왔습니다.
다짜고짜 같은 이름이 있다며 아내를 데리고 가려길래
'그게 무슨 말이냐, 한국에선 흔한 이름이다. 패스포트 번호를 확인하면 모르냐? 아니 한국사람중 같은 이름이 있으면 그때마다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냐?'고 따지자
'소란피우면 법정으로 갈 수 있다'라며 반협박조로 나오는 이민국 직원에겐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더라구요.
이민국 사무실 앞에서 처분(?)을 기다리다 '필리핀 같은 이름' 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필리핀의 후진적인 행정시스템으로 60여명 가량의 한국인 출입국 금지자 블랙리스트가 있고 그와 같은 영문명을 가진 사람의 경우 심하면 입국시 추방이 되는 경우도 있다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이 인터넷에 나돈지 벌써 수년이 되었는데 여전히 우리같은 피해자는 나오고 있고 더 웃긴 것은 필리핀 행정당국의 개선 의지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이민국 사무실앞 벤치에 동물원 원숭이 마냥 잡혀 있다가 나오는데 우릴 데려갔던 이민국 직원이 '다음에 또 필리핀으로 올거냐?'고 묻더군요...
미친 XX.. 내가 제정신이라면 이런 나라 다시 오고 싶겠습니까? 그래서 '그럴일 전혀 없다'라고 말하니 혹시라도 다음에 다시 오면 똑같을 것이다. 이런 일을 피하려면 필리핀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라는 것을 미리 발급 받으라고 하네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발급 비용이 10만원 정도에 시간, 절차가 꽤 번거로운 듯 합니다.)
이런 일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엄한 한국 관광객 피해와는 상관없이 그네들은 아무런 개선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21세기 문명국에서 단지 성명 철자가 같다고 멀쩡한 관광객을 범죄자 또는 범법자로 예단하고 불이익을 끼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나 부끄러움은 전혀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일을 필리핀 대사관과 한국 외교부에 정식으로 항의해 보겠습니다.(근데 뭐.. 한국이나 필리핀이나 정부 하는 일이 있겠나 싶군요...)
필리핀...
어학연수생, 관광객
그 수많은 사람들이 뿌려대는 한국돈을 받아 먹는 필리피노들.....
과연 그들이 우리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위 우리보다 잘산다는 나라가서 받았던 차별과는 또다른 차별이 이런 나라에도 존재함을 느끼게 해준 아주 씁쓸한 여행이었습니다...
안녕.. 보라카이...
뭐같은 나라와 인간들 덕에 그 좋았던 보라카이의 해변은 영영 빠이 빠이입니다.
-쓰고나니 이게 여행후기인지 정보인지 모르겠네요... 카페지기님 문제가 된다면 게시물을 다른 게시판으로 옮기겠습니다.-
첫댓글 정말 당황하고 속상하셨겠습니다. 필리핀 정부의 업무처리는 비단 이민국뿐 아니라 모든 곳이 그렇습니다. 속터져 죽는일이 허다하지요. 필리핀 이민국은 그렇다쳐도 대한민국 대사관은 정말 뭐하나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일을 처리하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사실 여권번호 같은거야 재발급하면 바뀌는거니 어찌보면 이름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다만 그네들의 관료주의적 사고가 가장 큰 문제일겁니다. 필리핀 가보면 제복이나 완장 찬 사람들의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걸 느낍니다. 꼭 우리나라 5~60년대 처럼 말이지요. 서비스의 개념 자체가 아직은 안됐달까요. 저도 인터넷에서 저 명단을 보긴했습니다만 실제로 당한 분의 이야기는 처음 보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리신 글 보시고 블랙리스트 검색해서 봤더니.. 함께 가려고 예약한 신랑이름이.. 그 이름 사이에 있네요..ㅠㅠ 어떡합니까...흑..
저도 2009년에 아이들 데리고 필리핀에 처음 갔다가 1시간 정도 갇혀 있었어요. 그 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줄줄,,,
제일 마지막 비행기라서 밤 12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애들은 먼저 나가 있는데 저만 안에서 발 동동 구르고 있고 애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게다가 전 영어 한마디도 못한다는 거,,,,, 아,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저도 같은 이유 였어요. 블랙리스트랑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데 좀 조심스로운 얘기이긴 하나 저도 처음에는 다시는 필리핀 오면 내가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뒤로도 두 번 다녀왔어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느낄수 없는 여유로움(?) 어찌보면 게으른 것 처럼 보일 수
도 있지만 제일 신기했던건 필리핀 사람들 중에서 뛰어 다니는 사람 한 번도 못 봤다는거, 자세히 한 번 보세요. 신호등도 없는 찻길 건너다니면서 절대 뛰지 않습니다. "야! 뛰어 차온다" 하고 열심히 뛰는 우리들을 보면서 마냥 신기해 하는 사람들. 필리핀이 조금만 더 잘 살았더라면 그들도 달라졌겠지요. 옛날의 우리들 처럼요. 저희도 공항택시기사들 때문에 이미지 나빠졌던게 불과 몇 해 전입니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그것도 나름 추억이라면 추억이겠지요. 아무쪼록 기분 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