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한 사람
무지한 사람은 배우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배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책이나 지식에 매달리거나 권위자가 이해를 시켜 주리라고 믿고 의지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맙니다.
이해는 자신의 심리적 과정 전체를 알아차리는 것, 즉 자신에 대한 지식을 통해서 옵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교육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 J.크리슈나무르티의 《교육을 말하다》 중에서 -
*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오랜 교육과 훈련을 거쳤어도 자기 이해와 지적 통찰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지한 사람', 곧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모정 /이미자
https://youtu.be/uVty5YlrUyI
톡보내고 목욕하러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두세분이 목욕하고 있다
반신욕 30여분으로 땀을 쭉 뺐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몸을 풀고 샤워
목욕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콩나물을 사와 집사람이 콩나물 국을 끊이는 사이 난 동물을 챙겨 주었다
오늘은 바둑두러 갔다오면 늦을 것같아 모두들 가두어 두기로
물과 모이만 충분히 주었다
콩나물 국을 맛있게 끓여 밥 말아 한술
콩나물 국은 치매예방에 좋단다
자주 챙겨 먹어야겠다
장흥에서 바둑 대회가 있는데 12시에 출발하자고 했다
새벽 세시에 일어났더니 피곤 갈 때까지 잠이나 한숨 더 자야겠다
집사람이 내동아짐이 송편했다고 가지러 오라했다며 내려간다
내동아짐은 해마다 송편 만들 반죽을 준다
참으로 고맙다
일어나니 10시가 훌쩍 넘었다
조사장 전화
바둑 휴게실에 나왔다며 일찍 나오란다
아직 12시가 안되었건만 미리 나왔나 보다
그래 일찍 나가 한수 두고 국수나 한그릇 먹고 출발해도 되겠다
집사람에게 전화하니 바로 올라온다
내동아짐이 송편만들 반죽과 행주등을 주었다며 챙겨 왔다
고마운 분이다
집사람이 바둑 휴게실에 데려다 주며 잘 두고 오라고
아이구 실력이 있어야지
조사장이 기다리고 있다
김사범님도 나와 계신다
30분 만에 한수 두고 국수나 한그릇 하자고
내가 백으로 중후반까지 우세
그대로 지켜버리면 끝날 바둑인데 끝내기에서 보강할 데를 그만 놓쳐 댐둑 무너지듯 순식간에 백집이 흑집되어 버렸다
위기의 순간에 좋은 수를 찾아 내지 못하니 별 수 없지
바둑 대회 나가서는 이래선 안될건데...
국수나 한그릇 하고 출발하자며 김사범님에게 전화해 보니
뻥집에 가서 햄버거를 사서 온다고
햄버거나 가볍게 먹고 가잔다
김사범님이 사 온 햄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얼마만에 햄버거를 먹어 보았을까?
생각도 안난다
음료수와 같이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12시가 다 되가니 남수 동생이 왔다
사거리에서 장흥까지 1시간 30분이 족히 걸린다
개회식이 1시 30분이라니 대국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듯
바로 출발
네비에 의존해 가니 세지에서 금정 영암 작천 병영으로 이어지는 꼬불꼬불한 산길로 안내한다
네비가 최단거리로 안내하는 것같다
바로 강진으로 가서 장흥을 가는게 길이 좋을 것같다
도착하니 개회식이 막 시작하려한다
제 시간에 잘 맞추어 왔다
전라남도 아마 전국바둑대회는 도체육회에서 후원하고 군에서 주최 도 바둑 협회에서 주관한다
올핸 장흥에서 하는데 내년엔 장성에서 하기로 했다
초중등 대학부와 여성부 일반부로 나누고 군별 다섯명이 단체전으로 대국을 한다
개회식이 끝나고 바로 대국시작
난 병조에서 10조 소속
이번 대회엔 병조가 가장 많이 참석했다고
그래서 4명이 한조인데 각 조에서 1명이 16강에 나가게 된단다
오늘은 8강까지 뽑고 내일은 8강부터 대국을 한단다
첫판 상대자는 10여수만에 무너지기 시작하여 30여수만에 대마가 잡혀 버린다
내 돌은 위험한 돌이 전혀 없고 중앙으로도 머리를 내밀고 있어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지키는 바둑으로 이끌었다
나와 기량이 월등히 차이가 나니 흔드는 수를 두지 못한다
그래도 계속 두어간다
역전할 수 없는데도 두어가는걸 보니 투석한다는 걸 잘 모르나?
다른 팀은 끝났는데도 계속 이어간다
별 수 없이 따라 응수
끝내기 들어가니 그때서야 투석
참 오래도 둔다
바로 둘째판
이분도 30여수만에 대마가 잡혀 버렸다
내 집으로 뛰어 들어와 살아나가며 역전을 노린다
난 이미 대마 하나를 잡았기에 무리하지 않고 집을 지켜가는 쪽으로
돌을 놓다가 그만 깜빡하여 엉뚱한 곳에 놓아 돌을 들었더니 한번 놓고 물릴 수 없다고 항의한다
맞아
일수 불퇴지
다시 그 자리에 돌을 가져다 놓고 두어갔다
워낙 튼튼한 곳이라 어떤 곳에 돌이 있어도 상관 없다
또다시 뛰어들어 왔는데 또 손이 먼저 나가며 내 생각과 반대쪽에 놓아 버려 다시 들어 내려니 강력하게 항의한다
내가 왜 이러지
대회 규칙상 한번 놓아 버린 돌은 물리는 법이 없는데...
다시 그 자리에 돌을 놓았다
심판이 오니 심판에게 매번 내가 돌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물린다고 한다
물리는게 아니라 돌은 들었다놨다 두 번 했지만 도로 그 자리에 놓지 않았냐고
물렸다면은 문제가 되겠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놓았으니 양해할 수 있지 않겠냐고
내가 바둑을 두며 물리거나 논 바둑 돌을 들어 다시 생각하거나 하진 않는데 오늘은 긴장이 많이 된 것같다
심판이 웃으며 물리지 않고 다시 그자리에 놓으셨다니 그런 정도는 양해하시란다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데 나에게 바둑을 잘못 배웠다고 까지 심한 말을 한다
신경이 좀 거슬렸겠지만 그렇게까지 말해야할까?
내가 잘못했으니 할 말 없다며 미안하면서 이해해 달라고
그래도 계속 투덜 거린다
에이 내가 졌다고 해버릴까?
물리진 않았지만 놓았던 돌을 들어다가 다시 놨으니 규칙을 어긴 것과 마찬가지
차라리 더 이상 말을 듣느니 졌다고 하는게 낫겠다며 막 말을 하려는데 자기가 졌다며 일어서 버린다
영 마음이 찝찝
사실 중반전 들어 대마가 크게 잡혀 버렸기 때문에 상대가 역전 시킬 곳이 없어 투석해야하는데 계속 두어가니 내가 초조해서 그런 실수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 나이 먹었어도 느긋함을 갖지 못하니 참 나도
이겼지만 마음이 찝찝하고 기분이 안난다
바로 셋째판 시작
초반포석에서 상대가 포석을 잘못 선택해 우세하게 출발했는데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며 늘어 받아야할 자리를 깜빡하고 일자로 뛰었더니 백이 일자 사이를 끼워 버린다
그 한수로 흑이 꼼짝 못하고 후수로 살아야하면서 중앙이 막혀 버렸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수를 내가 두나?
수습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백을 잡으러 들어가다가 역습을 당해 바둑이 더 삐뚤빠뚤
난 수습능력이 넘 부족한 것같다
결국 대마 잡혀 져 버렸다
나보다 수가 나은 것 아닌데 초반 실패를 만회하지 못해 당해 버렸다
내 실력이 거기까지 인 것을 ...
김사범님만 조 1위로 올라가 16강에 들었다
나를 이긴 분과 김사범님이 8강 진출권을 놓고 대국
김사범님이 중반까지 우세하여 무난히 8강에 들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만 욕심내어 약한 돌을 돌보지 않아 결국 살려내지 못하고 몰살
김사범님보다 훨씬 수가 약해 보였는데 상대의 약점을 잘 찾아내어 역전을 시켰다
저런 끈질김이 나에게도 있어하는데
우리팀들은 모두 져 버렸다
읍 김회장도 16강까지 들었지만 8강도전엔 실패
단체전만 8강에 들어 내일 4강전부터 시작한다고
단체전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다 실력이 좋다
아마 우승까지도 가능하리라 본다
장흥 왔으니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김회장이 체육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며 참석한 사람들 모두 장흥 한우 먹고 가잔다
시내 탐마루 식당에 가서 삼합과 생고기
장흥 한우 삼합은 장흥 특산품인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관자를 같이 구워 함께 먹는 걸 말한다
맛이 아주 좋다
오늘 둔 바둑 이야기 나누며 서로들 술한잔
난 장흥 막걸리를 세병이나
장흥 막걸리 병은 보통 막걸리병의 절반 밖에 안된다
이렇게도 만드나 보다
읍내팀과 사거리 팀이 올해 가기전에 대국 한번 하자고 했다
서로 오가며 한수씩 배워 보자고
김회장이 그렇게 하겠단다
단체전 팀은 내일 경기를 하기 위해 장흥에서 숙박하고 우린 올라왔다
올 때는 산길을 타지 않고 큰도로로
훨씬 더 길이 좋다
오는 내내 조사장이 아쉬운지 김사범님과 바둑 이야길 계속 이어간다
대회를 자주 나가봐야 제대로 실력이 나오겠다고
우리 노령바둑회는 작년부터 대회에 참가
총 다섯 번 정도 대회에 나간 것같다
앞으론 대회에 쫓아 다녀 보자는 이여길 나눈다
몸이 피곤해 난 한마디도 거들지 않고 눈만 감고 있었다
남수 동생이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매번 대회 나갈 때마다 고생이 많다
정말 고맙다
오자마자 그대로 떨어져 버렸다
넘 피곤하다
아침 안개 자욱
님이여!
가을 내음 맡으며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길을 걸어 봄도 힐링이리라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