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이 결국 폐업하게 됐다. 지난 2월 26일 경남도의 폐업 방침 발표 이후 논란의 논란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던 103년 전통의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이 5월 29일을 기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를 주도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결국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킨 장본인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진주의료원, 공공의료기관 줄폐업의 신호탄일지 모른다>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강행하며 내세운 이유는 만성적자와 강성노조, 이 두가지다. 이 중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의 폐업 이유로 처음에는 만성적자를 문제 삼았다.
■ 홍준표 지사가 문제삼은 진주의료원의 만성적자 수준은?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에 돈을 투입하기보다는 (매년 50억원을) 서부 경남의 의료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2년 현재 279억원에 달하는 누적부채와 매년 40~6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1조 4천억에 육박하는 사상초유의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경남도의 재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사실과 아주 다르다. 먼저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그의 말처럼 누적부채가 아니다. LH(한국토지공사)포함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한 진주혁신도시를 위해 2008년 원래 시내에 있던 진주의료원을 외곽으로 옮기면서 발생한 신축이전비용이 진주의료원 부채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도가 신축이전비용을 진주의료원의 채무로 남겨놓아 발생한 것이지 누적된 부채가 아닌 것이다. '누적'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듣는 사람에게 진주의료원의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끔 만드는 '늙은 여우' 홍준표 지사의 노련함이 묻어난다.
40~60억에 달하는 적자 역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장부상에 불과한 새 건물의 감가상각비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적자폭이 대폭 상승된 것처럼 보일 뿐, 이를 제외하면 실제 적자금액은 25~30억원 수준이다. 경남도의 1년 총 예산은 13조원이 넘는다. 13조에 달하는 예산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경남도에게 공공의료시설인 진주의료원의 적자 30억은 큰 액수가 아니다. 더구나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시설이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시설임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수준이면 '건강한 적자'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진주의료원의 부채비율은 2011년 말 기준으로 63.9%를 보이고 있다. 100%이하면 표준인 부채비율로 볼 때 진주의료원의 부채비율은 매우 건강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누적부채, 적자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때문에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수 밖에 없다는 홍준표 지사의 주장은 앞뒤 말이 않는다.
이처럼 공공성이 핵심인 공공의료시설에 자본시장의 논리인 효율성과 수익성의 잣대를 들이댄 홍준표 지사는 각계각층으로부터 '공공의료 죽이기'란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자 그는 이번에는 '강성노조'때문에 폐업해야 한다고 슬그머니 갈아타기를 시도했다.
■ 진주의료원 노조가 강성노조?
"공공의료를 빙자해 진주 의료원을 강성 노조의 해방구로 만들어 도민의 혈세로 노조원들만 배불리게 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그는 말한다. '해방구'란 표현 역시 대단히 자극적이고 부정적이며 정치적인 수사에 해당한다. 그는 대단히 계산적이며 치밀하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진주의료원 폐업의 당위성을 위한 장치들이 놓여져 있다. 그런데 그의 말처럼 진주의료원 부채가 늘어난 원인이 과다한 인건비 때문이며, 이 중심에 '강성노조'가 놓여있는 것일까?
홍지사의 발언과는 다르게 진주의료원 노조는 부채가 늘어난 원인이 2008년 신축이전으로 진주의료원을 외곽으로 옮긴 까닭에 환자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보건복지부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통계 자료에는 '시 외곽 이전에 따른 환자 접근성 악화로 환자(특히 외래환자) 수가 감소한 것이 경영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또한 복지부는 '의료 수익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율이 높은 것이지 임금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작년에 136억 원을 의료수익으로 벌어 135억 원을 임금과 복리후생비에 사용했다"며 마치 노조가 수익의 전부를 가져간 것처럼 다시 역공을 가한다. 그러나 이 역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사실관계를 조망한 것이 아닌 단편적인 결과치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현재 진주의료원 노조는 6년동안 임금을 동결해 오고 있다. 임금 역시 다른 지방의료원과 비교해 80%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지난 6개월동안 체납된 상태에 있다. 또한 진주의료원 노조는 65명의 자발적 퇴직자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등 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에게는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그의 목적은 오로지 진주의료원의 폐업에 있기 때문이다. 폐업이라는 절대명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누적적자', '만성적자', '해방구', '강성노조' 등의 표현을 사용해가며 공세적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는 것이고, 공공성이 핵심인 공공의료시설에 시장주의의 원리를 대입해서 수익성과 효율성의 잣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애시당초 그에게 진주의료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폐업시켜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
■ 진주의료원 폐업시킨 홍준표의 진짜 속내는?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필자가 한달 전 쯤 포스팅한 글에서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크게 세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 진주의료원, 홍준표 지사의 정치적 무덤이 될까? ☜ (클릭)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강행, 그는 해서는 안될 짓을 했다>
첫째는 진주의료원 사태를 통해 중앙정치무대에서 잊혀진 정치인인 홍준표란 이름 석자를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정치인생 2막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논란을 무릅쓰고 폐업을 관철시킨 것이다.
둘째는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진주의료원 신축건물의 매각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2011년 기준으로 진주의료원의 부채비율은 63.9%이며, 순자산은 396억 원이다. 진주의료원의 부지 가격은 현재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183억 원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신축건물을 매각함으로써 경남도는 순자산 396억에 부지가격 183억을 더해 579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돈도 안되는 골치아픈 진주의료원을 운영하느니 차라리 매각하고 수익을 얻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째는 공공의료의 민영화를 위해서일 것이다. 어찌보면 이것이 진주의료원 폐업의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전국에 산재해있는 34곳의 다른 공공의료시설 역시 진주의료원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지한 바와 같이 공공의료시설의 핵심은 공공성에 있다. 공공성이 핵심인 공공의료시설의 '건강한 적자'를 시장주의에 입각해서 판단하고, 이를 폐업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 자체가 국가가, 지방자치단체가 그 책임과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의료시설을 폐업시키고, 민간의료시설을 통해 서민의료를 확대하고 공공의료를 바로 세우겠다는 홍준표 지사의 발상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간의료시설의 과도한 진료비와 과잉진료를 공공의료시설이 견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렇게 주장하는 것은 공공의료의 민영화를 위한 초석을 깔겠다는 저의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진주의료원 폐업은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붕괴를 알리는 서막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진주의료원 폐업의 논리라면 4대강, 경인운하도 다 때려 부셔야
진주의료원의 폐업은 철저하게 자본시장의 원리인 효율성과 수익성에 입각해서 이루어진 만행이다. 서민의료를 책임질 공공의료시설이라 할지라도 효율성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홍준표 지사의 논리다. 그러나 그의 논리대로라면 자신이 중앙정치무대에 있을때 주도했던 4대강이야말로 당장 때려부셔야 할 비효율의 극치에 다름 아니다.

<홍준표 지사의 논리라면 4대강의 수중보는 당장 때려 부셔야 마땅할 것이다>
수십 조의 혈세가 투입되었음에도 온갖 문제를 야기시키며 국가적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4대강은, 이후에도 매년 수천억 원의 추가 혈세가 시설물 유지·관리비로 투입되어야 하는 세금먹는 하마다. 이것은 경인운하도 마찬가지다. 수익성 면으로만 따진다면 경인운하야 말로 비효율도 이런 비효율이 없다. 100원 투자해서 많게 잡아도 고작 20원을 가져오는 수익률이다. 이것을 어떻게 수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손해도 이만 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키면서 들이댄 시장주의의 논리대로라면 4대강과 경인운하는 지금 당장 다 때려부셔야 할 것이다.
■ 담화문에 담겨있는 홍준표의 위선과 기만술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 '진주의료원 폐업에 즈음하여 340만 경남도민 여러분께'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담화문의 구석구석에 '늙은 여우'인 홍준표의 대국민 기만술이 엿보인다.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입니다...(중략)...저도 여러분의 표를 받아 당선된 선출직 도지사입니다. 1년 뒤면 다시 선거를 통해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중략)...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그 예산으로 서민의료를 확대하여 공공의료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진주의료원이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란 표현을 다시 사용하고 있는 홍준표 도지사는 이 문제가 노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임이 보건복지부와 언론을 통해 밝혀졌음에도 끝까지 반노조정서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기만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고 그 예산으로 서민의료를 확대하여 공공의료를 바로 세우겠다는 어불성설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담화문에서 가장 기만적일 수 있는 '1년 뒤면 다시 선거를 통해 여러분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은 그가 얼마나 낡은 정치에 함몰되어 있는 정치인인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도지사의 자리는 중앙정치무대로의 복귀를 위한 디딤돌에 지나지 않는다. 경남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그의 눈과 마음은 서울,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의 위선과 기만이 참으로 완악스럽기 이를 데 없다. 단언하건데 그가 다시 도지사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에 하나 재출마를 한다 하더라도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해 그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경남도의 정치지형과, 천하의 홍준표임을 고려한다 할지라도 도민의 선택은 이전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 진주의료원 폐업, 강력한 대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는다. 10년도 아니고 무려 100년이 넘게 경남도민들의 건강을 위해 운영되어온 공공의료기관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게 된 것이다. 진주의료원 100년의 역사를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과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적용시켜 사망선고를 내렸다. 그러나 그는 진주의료원만 사망케 만든 것이 아니었다.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방침이 발표된 이후 입원 중인 환자와 강제퇴원된 환자 포함 모두 20명이 넘는 환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그는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무모한 정치적 도박을 벌인 셈이다. 그 결과 서민의료의 한 축을 담담하고 있는 공공의료시설을 폐업시켰고 입원해 있는 환자의 소중한 생명까지 잃게 만들었다.
홍준표 지사는 63%의 높은 지지율로 경남지사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자신을 경남지사로 만들어준 경남도민의 등에 칼을 꽂으며 숨길 수 없는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이번 폐업이 경남도민을 위한 일이라며 위선과 기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각계각층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비난과 규탄 및 저항이 빗발칠 것이다. 이와 함께 폐업 철회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적으로 모색될 것이다. 그러나 폐업 철회를 위해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남도민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그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의 홍준표 지사를 만든 것이 경남도민이었듯이 그의 경솔하고 무모한 행동을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동력 역시 경남도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만하고 독선적이며 독단적으로 도정을 운영하는 도지사에게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제는 경남도민들이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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