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놀고, 배우고, 일하는 50+의 지속가능성 만들기
노년이라 하기엔 아직 젊고 왕성한 베이비부머들. 이들 50+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장착하여 일찍부터 정치, 사회,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세대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노년을 ‘인생의 황혼기’로 바라보기 보다는 개성적인 자기실현의 시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바야흐로
새로운 노년문화를 이끌어 세대라 할 수 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들 50+세대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이다. 이들 50+는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까?
지난 11월 17일 동북권NPO 50+워킹그룹(이하 워킹그룹)이
주관하고 (사)강북풀뿌리활동가포럼, 서울시NPO지원센터, 서울시50+재단이 후원하는 <동북권NPO
50+당사자 공론장>이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장공도서관 1층 3103호에서 열렸다.
참석한 50+당사자 모두를 위한
50+데뷔환영식으로 시작된 공론장은 1부 연구발표와 활동발표 공유의 자리에 이어 2부 50+당사자들의 의제발굴을 위한 모둠별 회의가 진행되었다.
강북, 노원, 도봉 50+여성들의 경제활동 욕구조사 결과

김연순 이사장(행복중심협동조합 지원센터)은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가 의뢰하여 진행한 ‘동북3구 50+여성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욕구조사’를 보고서 제출 전 임에도 협조를 얻어 공유해주셨다.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에
거주하는 50+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이번 연구는
△좋은 삶에 대한 조건/ 좋은 일자리 조건 △희망소득/ 희망근로형태 △수용가능한
근무지 거리/ 희망하는 일자리 △일자리 획득을 위한 활동/ 필요한 상담 및 교육내용 △창업 시 어려움/ 협동조합에 대한 의사 △여성협동조합의 정체성/ 여성협동조합에 대한 지원방식 △50+여성에게 필요한 사회적 지원
등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조사결과 60% 이상이 대학졸업자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가장 컸으며(전체의 50%), 주 5일 8시간 근무 보다는 주 3일
혹은 주5일 반일제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공기업, 공기관/ 교육/ 상담/ 식품조리 분야의 순으로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시 자금부족, 자신감 부족, 혼자 하는 것의 부담감을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창업을 선호하는 요인으로는 근무형태나 시간에 대한 자유로움을 들었다.
공동으로 협업해 사업하는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70%)으로
조사되었으며, 50+여성에 필요한 지원으로는 창업자금 및 세제혜택 등 경제적 측면과 마케팅, 자신감회복 등 교육적 측면을 우선 선호하였다.
성북구50+
마을교육과정 모델개발 연구

다음으로 서울시 50+재단의 2017년 50+당사자연구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성북구 사례가 소개되었다. ‘50+지역사회
연계 교육 대안으로서 지속가능 한 마을교육과정 모델 개발’이 그것으로,
마을교육생태계 자원조사를 기반으로 실시된 동 연구의 책임연구원 김향지 선생님이 발표해주셨다.
이 연구는 50+당사자들이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과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각자의 욕구에 맞는 찾아가는 새로운 마을교육과정의 개발을 목적으로, 마을교육 생태계에
대한 자원조사를 통해 마을교육기관을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제시한다. 성북구 1개 동의 교육생태계 자원 자료를 수집 검토하고, 이 중 9개 기관 및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종사자들에 대한 FGI 인터뷰를
수행한 후 2개의 교육생태계 자원모델을 선정하여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다수직종이 혼합된 맞춤형
융합교육 훈련과정을 설계한 연구의 대략적인 과정이 소개되었다.
이 연구의 성과로 성북평생학습관이 지원기관이 되어 50+를 위한 신규
교육과정을 연내 개설할 예정으로, 작은도서관네트워크와 동덕여대산학협력단이 컨소시엄기관과 운영기관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원50+센터
모데레이터 활동과 도봉 ‘너른마루’ 마을가족카페 지역활동
공유
이어 일자리와 교육과 사회공헌이 통합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노원구와 도봉구 지역의 50+사례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노원50플러스센터의 모더레이터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정희 선생님은 50+세대 인생 2모작 시기에 전문성과 역량을 가지고 사회공헌, 보람과 의미 있는 일, 활동 가능한 수입이 보장되는 모더레이터 직무에
대한 교육과정, 활동조건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간 활동해오신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도봉주민 스스로 참여하고 소통하여 ‘마을’이 ‘가족’이 되길 꿈꾸는
마을가족카페 ‘너른마루’를 소개해 주신 이은경 대표((사)도봉시민회)는 40대 후반에서 50대에 이르는 약
25명의 운영진과 근무인원 전체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재한 지역활동가이자 카페 관리매니저로서, 어떻게
지역주민들과 함께 마을카페를 교육과 일자리, 문화예술 향유와 세대간 통합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셨다.
50+당사자들이
꿈꾸는 마을살이, 모습을 드러내다

조사연구와 지역발표사례에 이어 공론장에 참석한 50+당사자들의 모둠별
의제발굴과 발표 시간이 이어졌다. 연구조사와 지역사례에 의해 촉발되고 제기된 의제들이 자신들의 마을과
지역을 거점으로 각기 다양한 삶의 지평 속에서 숙고되어 개진되었다. 이를 간략히 정리해본다.
먼저, 세 개 모둠 전체가 공통적으로 개진한 의제로 “50+당사자 돌보기와 치유”가 제기되었다. 가정과 직장과 사회활동의 영역의 적극적인 행위자로서 50+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신체와 영혼, 정신에 대한 돌봄과 치유라는 데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나만을 위한 맞춤여행, 서로에게 위로와
지지가 되는 소모임활동, 연극, 영화활동 등이 제안되었다.
둘째, 기능적인 교육에서 “통합적” 50+교육으로의 전환 필요성이 두 개 모둠에서 개진되었다. 기존 50+당사자들을 위한 교육이 일자리 구하기 차원의 단순한 자격증 확보 방식이었다면, 향후 교육은 50+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어떻게 환원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까지를 고려하여 지속적이고 통합적으로 설계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인문학 교육을 받는
것, 컴퓨터 교육을 받는 것 등이 개별적으로, 개인적 차원에서만
진행될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구체적인 필요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되어 이들 프로그램들을 연계 혹은 병행할 수 있다면 그 지속성과 확장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세 번째로, 지역사회 돌봄전문가로서
50+세대의 세대통합적 역할과 지역/생활정치 모니터링 등 정치사회적 참여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제기되었다. 청소년과 노년을 잇는 허리역할을 하는
50+세대는 이미 중재와 타협의 생활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돌봄 전문가들로, 특히 마을에서
이런 세대간의 통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시절부터 참여해 온 정치적
민주화의 경험을 발휘하여 지역과 생활 속 정치의 장에서 민주주의를 도모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모니터링 역할도 맡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 기존 50+정책에
있어 아쉬운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용어상의 어려움과50+남성의 참여부족 등을 지역의 문맥에 맞게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50+당사자들이
꿈꾸는 미래가 우리의 희망이다
“불안하다”, “일하고
싶다”, “갈 곳이 없다.”
비단 50+세대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대한민국 전체의 불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 지역사회, 국가 차원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미 오래다. 그러나 보다 실질적인 삶의 차원에서 목소리를 담고자 했던 50+들의 고민은 구체적이었다. 다가올 2018년 마을에서 놀고, 배우고,
일하는 50+의 미래가 기대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