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벚꽃 질 때 시작한 낙동강 걷기는 이제야 겨우 대구 남서부 , 성주대교까지 걸었습니다.
처음 계획은 지난해 겨울 안동보까지 걷는것이었는데 이렇게 늦었습니다.
눈오는날 안동역에서 오지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안동역'을 불러보기로 했었는데
이제 봄이나 되어야 안동역에 가게 될것 같습니다.
고령 강정보에는 추워서인지 안내소는 문이 잠겨있고 운동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경북이 고향이지만 고령에 와보기는 처음 인것 같습니다. 만반의 준비로... 오늘은 대구 아래 성주대교까지 걷기로 합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우리를 데려다준 남편은 11.6KM 떨어진 성주대교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강물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예쁜 모양으로 얼어있군요.
강물이 깊거나 흐름이 빠른곳만 얼지 않았을뿐, 천지가 다 꽁꽁얼었습니다.
바이크 라이더들은 여기서 인증마크를 찍고 갑니다만 저는 사진을 한컷 찍어야겠습니다.
도로 낼 공간이 부족해서 인지 강변에 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참...물을 헤적이며 놀던 나뭇가지는 미쳐 일어서지 못하고 그만 꽁꽁 얼어버리고 말았네요.
자전거는 씽씽.. 도보는 타박타박...길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무료한 어르신 한분이 겨울속으로 나온 할 일없는(?) 여자들을 유심히 보십니다.
억새는 흐르지 않는 강물따라 흔들리지도 않습니다.
모든 사물에 서열이 있듯이 여기도 앞과 뒤가 확연합니다. 길가 젤 앞에는 땅을 기는 아주 키작은 풀에서 뒤로 갈수록 점점 키가 커지는 일년생 풀들이 군집을 이룹니다. 마른 개망초대 뒤에 억새와 갈대, 그 뒤에는 벚꽃나무나 활엽수들입니다.
해는 마른 나뭇가지에 걸려 떨고 먹이를 찾아 새끼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하는 어미새는 나무꼭대기까지 올라가 여기저기를 살펴봅니다.
가야 할 길이 걸어온 길 보다 짧아진 숫자에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수많은 자전거바퀴를 묵묵히 견뎌온 흔적이 추운 도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도꼬마리 열매, 창이자라고도 합니다. 어떻게든 제 종족을 번식시키고자 옷에 달라 붙어 아무데로나 가려고 하지요.
차를 끓여먹으면 비염은 물론 면역력 향상, 피부알레르기에도 좋다는군요. 여기서도 똑똑한 식물의 양면성이 보입니다. 무서운 가시는 제몸을 보호하기도 하면서 멀리까지 가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 함이구요, 독성이 있는 열매라 약성이 있긴 하지만 많이 먹으면 부작용으로 복통, 설사, 심하면 간성혼수나 신장기능저하까지 온다고 하니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겠네요.
드디어 들판 저 넘어 성주대교가 보입니다. 오늘의 목적지를 보니 알 수 없는 환희가 밀려와 걸음이 빨라집니다.
추운날씨에 비하면 참으로 아늑하게 보이는 길이고 다리입니다. 오늘은 12KM를 3시간 걸렸고 21,152보에 707칼로리를 소비했다고 만보계는 가르쳐줍니다. 707칼로리 소비가 얼마인지 피부에 와 닫지는 않지만 제몸에 있는 지방 몇그램이 소모 되었겠지요.이런걸 다 따질수는 없지만 그냥, 걷는게 좋아서 걸으니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아직은 여자이고 싶어서 기미나 주근깨가 생길까봐 선크림을 꼭 바르고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그라스는 꼭 씁니다.
시간상, 오늘은 성주대교를 다 보지는 못하고 아래서 촬영만 합니다. 다리, 즉 교량이 제게 주는 의미는 길 만큼이나 많습니다.강을 건너고,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산과 산을 연결하여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단순에 저편까지 전달하여 줍니다. 다리에 대하여는 길을 더 많이 걸어본 다음에 그의미를 새기기로 하렵니다.
다음 번 걸을때는 기차로 대구까지와서 지하철을 탄 다음 문양까지 와서 농어촌 버스로 환승하여 옵니다. 여기서 제 고향 왜관까지는 3.2KM, 친구들이 환영해준다고 했으니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