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편지
나의 문학세계
내가 6년제 대전중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우리 학교는 충청권은 물론 전국에서 명문 학교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교직자 또한 국어에 윤종만 선생님, 지헌영 선생님, 수학에 장기성 선생님, 권의석 선생님 등 어느 명문 학교의 선생님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실력자요 교직 사명감이 투철했다.
내가 지금의 잣대로 보아도 이들 교직자는 탁월한 학자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 가운데 특히 국어 윤종만 선생님은 잊을 수 없다. 오늘날 내 인생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헌영 선생님은 漢字를 중심으로 한 중국 문학에 박식했지만 윤종만 선생님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비롯해서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국문학에 중점을 두고 강의했다.
내가 우리나라 최초의 4년제 정규 육군사관학교 진학과 오늘의 내 문학세계를 걷게 된 것도 윤종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결과였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설명하면서 문학의 전제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다. 나는 선생님의 뜻에 따라 6.25전쟁, 베트남전쟁에 전투 지휘관으로 참전하면서 주요 사건들을 철저히 기록하였다. 그 기록들을 되새기면서 쓴 글들이 오늘날 박경석 소설문학의 골간이다.
나는 26세의 육군 장교 시절 필명 韓史郞으로 등단하여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군과 문학은 얼핏 상반된 개념 같지만 내 경우, 오히려 야전에서 얻은 경험이 문학 속에 더 뜨겁게 깃들게 된 듯하다. 휴전선을 지키며 높고 낮은 산야의 신비와 아름다움, 이름 모를 형형색색 들꽃의 청초함, 바위틈 용틀임으로 솟아난 소나무에서 겨레의 삶과 기상을 찾을 수 있었다.
미학의 감성이 남보다 더 뛰어난 것도 아니건만 조국의 산야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던 나는 생명의 오묘함과 함께 시심이 샘솟는 서정에 젖었다. 더구나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전장의 피맺힌 체험은 격정의 감성까지 부추겼다. 이토록 가슴에 사무치게 느끼는 열정은 조국애일까, 아니면 우리 고유의 풍속과 자연의 소박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일까. 이런 일상의 사유에서 나는 남다른 애착으로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옮기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박경석 시문학은 이렇게 싹텄다.
이 시집 '귀향' 은 귀향 후 7년 동안에 쓴 시를 묶었지만 제2장과 제3장의 몇몇 시는 현역 시절 또는 격동기에 쓴 시를 책장 속에서 꺼내 그 당시의 정황도 독자에게 보이는 것이 좋을 듯해 게재했다.
박경석
대전 유성자이 서재에서
2020년 2월
표지 디자인 시안
박경석 제22시집
그림 김혜린
귀향문체부 궁체 흘림체
문경출판사
뒤표지 - 구상중
저자와 화가 프로필은 시집 본문 제일 뒷장에, 또는 뒷표지에.
프로필
박경석 작가는 대전고등학교, 육군사관학교, 미국 Fort Benning 보병학교, 육군대학, 국방대학원 등을 거친 전형적인 야전지휘관이었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발군의 전공을 세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보국훈장 천수장, 보국훈장 삼일장 등 11개의 각급 훈장을 수훈, 국가를 보위하고 국위를 떨쳤다. 1959년 현역 장교 시절 필명 韓史郞으로 시와 소설로 등단, 1966년 베트남전 진중 에세이 '十九番道路' 가 첫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현역 시절에도 창작을 이어갔다. 12,12 직후 정치군인과 결별, 육군준장의 군복을 벗고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22시집 '귀향' 은 저자의 81 권째 작품집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전쟁문학상 시부문, 소설부문을 비롯해 12회 문학상을 받았다. 한편 용산 전쟁기념관 '서시' '조국' 두 시비를 비롯하여 전국에 11개의 박경석 시비가 건립돼 있다.
프로필
김혜린 화가는 수도여자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현재까지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 10회에 걸친 개인전을 비롯해 초대전 등 창작 및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예일대학교 디비니티 스쿨. 2010년에는 인사화랑제 백상갤러리. 2015년엔 성찰적 만남과 소통전 이화 아트센타. 2018년에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 조선일보 갤러리 등에 초청되는 한편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인도, 러시아, 베트남, 태국 등 단체전 140회에 걸쳐 출품했다. 화가는 2013년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혁신 한국인상 한국화부문 대상을 받은바 있다. 귀향 후 현재 대전광역시 유성에서 '김혜린 미술실'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필 다음-제일 뒷장에. 또는 뒷표지에.
박경석 시집 시리즈
제1시집 등불 (현역시절 필명 韓史郞 대영사)
제2시집 한강은 흐른다(1983년 병학사)
제3시집 꽃이여 사랑이여(1984년 서문당)
제4시집 나의 찬가(1985년 병학사)
제5시집 어머니인 내 나라를 향하여(1986년 거목)
제6시집 그리움에 타오르며(1986년 서문당)
제7시집 별처럼 빛처럼(1987년 홍익출판사)
제8시집 시인의 눈물로(1987년 홍익출판사)
제9시집 기도속에 새벽빛이 1988년 한멋출판사)
제10시집 격정시대(1988년 홍익출판사)
제11시집 그대 가슴속 별로 뜨리라(1988년 한영출판사)
제12시집 사랑으로 말미암아(1989년 홍익출판사)
제13시집 좋은이의 이름은(1990년 해외로 가는길)
제14시집 행복피는 꽃밭(1991년 서문당)
제15시집 사랑이 지핀 불꽃 재우며(1991년 서문당)
제16시집 눈물 갈채(1992년 서문당)
제17시집 상록수에 흐르는 바람(1994년 팔복원)
제18시집 부치지 못한 편지(1995년 서문당)
제19시집 꽃처럼(1997년 팔복원)
제20시집 이런날 문득 새이고 싶다(1999년 서문당)
제21시집 흑장미(2007년 한영출판사)
흑장미 개정판(2008년 한영출판사)
흑장미 증보판(2012년 한영출판사)
제22시집 귀향(2020년 문경출판사 예정)
편집인에게
위'프로필'과 '박경석 시집 시리즈' 두 페이지를 시집 끝 내면지에 두 페이지로 인쇄하던가 그 둘중 하나를 시집 뒤표지에 수록하던가 하는 결정을 편집인이 정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