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바리골 약수터 가는 길 / 인천 임 선영
구룡령을 곡예하듯이 넘어넘어 설악산을 관광을 하고 오대산 미천골에서
가다 쉬다 먹고 놀고 구비구비 돌고 도는 자유스런 여행 길
통나무집을 하나 구해 우리는 짐을 풀었다.
고운 오색 수를 놓은 협곡 옆에 숙소는 스위스 계곡에서 잠자던 통나무 집을 그리게 하는
한적하고 물소리 바람소리 단풍이 어우러진 곳이였다.
산림청에서 관장하는 숙소는 깨끗하고 그리 비싸지 않는 하룻밤에 5만원 하는데
통나무로 냄새도 좋고 방도 넓고 어찌나 뜨뜻하게 방을 해 놓았는지
어제의 피로가 싹 가시도록 우리는 깊은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사가지고 간 가쓰오 우동으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 두 부부는
옛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 처럼 산장의 밤은
깊어지는 줄 모르고 간다.
통나무 집 1층에 문을 열고 불을 다 끄고 쳐다 본 미천골의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어린 시절 여름밤 평상 위에서 세이던 별 밤을 만들어 주웠다.
어린아이가 어른 되었다고 그 밤의 회상을 어찌 잊을 수 있던가
별똥별 하나가 품으로 떨어지듯 진다.
아~~아름다운 불바리골의 밤
어느 사이에 잠이 들었는지 눈 뜬 시간은 새벽 6시 우리는 미천골에서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불바리골 약수터를 아침 운동으로 찾아 가기로 한다.
너무 멀리 있어서 우리는 차가 들어가는 계곡까지는 차를 몰고 갔다.
더 이상 들어 갈 수 없는 곳에 차를 대 놓고 우리는 불바리골 약수를 향해 걸었다.
인간에게도 각자의 성품이 있듯이 자연도 성품이 있는지 순한 양 같은 협곡의 산수는
빨주노초파남보의 연한 파스텔톤의 옷들을 걸친체 마치 형형색색의 솜이
엎어져 잇는듯 다소곳한 다정한 이웃 같다.
안개가 살짝 뒤 덮힌 아침의 미천골 계곡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 그야말로
천상의 계곡인듯 색도 곱고 계곡도 깨끗하며 흐르는 물 조차 맑고, 활기차다.
여기저기 산 머루며 산 들꽃이 운치를 더 해주며 찾아 온 객을 반기는듯 하다.
휘르륵 하고 사람이 두렵지
않는지 발 앞을 지나가는 다람쥐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두 손으로 입에 도토리를 까 가지고 오물 오물 먹으며 우리 눈치를 살핀다.
내가 그들을 구경 하는지 그들이 오랫만에 찾아든 동물이 보고픈지
도망 가지도 않고 열심히 오물거리며 히끗히끗 옆 눈 질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 했겠는가
살아가는 만물이 혼자서 독력으로 만든것은 하나도 없으리라.
먼저 땅이 있어야 하고 하늘과 태양이 함부로 버려진 꽃씨를 싹 티우게 해서
노란잎으로 빨간잎으로 나무라는 의지처에 메달리게 하고 노래하게 했으리라.
새에게는 둥지를 거미에게는 거미줄을 칠수있는 재주와 공간을 사람에게는 그들을 바라보며
만지며 느끼며 사랑 해 줄 의미를 주웠으리라.
자기의 주장을 때와 장소에서 바꿀 줄 모르는 자는 마음에 어울리지 않는 파충류를
기르는것과 무엇이 다르리, 이곳에 자연속에 만약 그것이 있다면 다 토해내고
비우리, 그리고 자유스러우리, 그리고 감싸리라.
그리고 슬기로운 사람이 보고 느끼는 그 나무를 조용히 쳐다 보리라.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자리가 스승이요, 등을 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이 내 스승이다.
아름답도다 고맙도다 그대 자연이여, 내 고개 숙임이 보이는가 정녕.
내 약하디 약한 마음을 의지하는 의지처
단단한 나무처럼 늘 내 옆을 지키고 서서 더웁다 보채면 그늘이 되여주고
춥다 보채면 해가 되여주고, 외롭다 흐느끼면 포옹으로 감싸 않는 내 큰 나무
철 없이 아이 같이 칭얼대는 어리광 말없이 감싸 않아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가정 이루워가는그대는 여유있는 지혜의 궁전이다.
내 어찌 그대를 만났던고
내 무슨 복으로 당신 같은 현인을 만났던고
인생은 결코 로망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양보하며 이루워 놓은 아름다운 로망인 것이다.
오! 자연의 아름다움 끝은 없는것이 오니까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조화가 눈 앞에 펼쳐지니
온이 강을 감싸안고 감추이듯 절제된듯 소리 없이 드러나니
강이 온으로 화합하고
온이 강으로 화합하여 아름다운 자연을 이루웠나니
누구도 범하지 않은 이 자연을 밟고 지나가는 우리 모습 자연이 원망 할것인가
범하여 드러난 이 아름다운 발견 글로 옮김을 기뻐 할 것이련가.
여기 취하여 저절로 흐르는 이 새벽의 눈물
신이여!
신의 부드러운 눈으로 보이는 무언으로 떨어뜨리는 이렇게 살아라하는
소리없는 명령, 육신에 걸친 덧없는 장식
부끄럽고 거추장스럽구나.
나는 이 무언의 충고자에게 이렇게 고한다.
칼을 뽑지 않고 칼을 쓰지 않고 당신처럼 무언으로 나 모두를 끌어 안으리
내 삶의 끝자락이 욕되지 않도록.
강을 온이 끌어 않은 이 자연의 부드러운 모습 묻히였다고
드러나지 않을 것이며 가리워졌다고 슬퍼 하던가.
조화에 순응하고 순리에 복종하는 주물주가 선물한 자연의 힘 앞에
생각하는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행복을 발견한다.
아! 나의 보잘것 없는 재주는누구나 지닐 수 잇는 것이나
숭고한 이 자연 앞에 내 마음 나만이 가지는 유일한 보석인것이다.
앞에 펼쳐진 아름다움 자연도 보석이요, 새벽의 산책 길에 나 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 다스림도 누구도 구 할 수 없는 내 삶의 보석이다.
내 분홍 빛이라 뽑낼것인가, 내 노란 빛이라 의시 댈 것이가
내 근사한 나무라 폼을 잡을 것인가, 길 가에 보잘 것 없는 잡풀이라 부끄러워 할 것인가.
모두가 하나된 조화로움, 오는 객을 맞이하는 자연의 소리없는 하나됨이
이리 아름다운것을, 자유분방하게 놓여진 그대로 자기의 자태를 뽑내며
어우러진 가을 아침의 상쾌한 하모니가 내 늙음도 답답함도 걷어 간다.
불바라기 약수터 가도가도 끝이 없는 오색 단풍의 숲에서 우리는 발길을 멈추고
금강산도 식후경으로 밀려오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아쉬운 발 길을 돌렸다.
첫댓글 가을에 얼마나 좋은 줄 몰라요. 사람들이 잘 안가는데 경치며 공기며 숙소도 한가하고 참 좋아요. 놀러들 가세요.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를 벗어나면 먼저 숨쉬기가 편해지죠. 지금 미천골에 있는 것 같은 싱그러움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