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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운에세이] 실패를 두려워 마라
처음부터 전문가인 사람은 없다. 성인(聖人)이 아닌 한, 태어날 때부터 아는 사람(生而知之)도 없다. 누구든 처음은 있다.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운다.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제아무리 재주가 있다 한들 사람인데 어찌 실수가 없겠는가.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 그렇다고 실수가 무한정 묵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그래서 한 번 실수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군사 전문가라도 전쟁을 하다 보면 한 번의 실수는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한 번 실수라 했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혹은 그 이상 되풀이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반복되는 실수는 신중치 못하고 태만한 데서 야기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 습관의 결과이다. 실수가 많은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곧 무능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중책이나 책임 있는 자리를 맡길 수도 없다. 반대로 실수가 적은 사람, 실수가 거의 없는 사람이라야 그런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라도 믿고 맡길 수 있다. 큰 일을 감당케 할 수도 있다. 실수와 실패는 다르다.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그르치거나 일이 뜻한 바대로 되지 못하고 달리 헛되이 됨을 이르는 말이다. 실수는 예방이 가능하지만 실패는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있다.
잦은 실수는 용인되기가 어렵다. 그러나 실패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실패는 그 성격에 따라 면죄부가 주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한다. 실패는 성공의 토대요, 터전이요, 디딤돌이 된다는 말이다. 노하우의 축적은 실패의 회수에 비례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실패 다음에는 희망이 있을 수 있다. 실패는 보는 관점에 따라 실패가 아닐 수도 있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에게 실패는 도전의 과정일 뿐이다. 본인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은 실패가 아닌 것이다.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과정일 수도 있다. 아래 두 가지 일화는 단적인 그런 보기가 될 것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2000번의 실패 끝에 전구를 발명하는 데 성공했다. 무수한 실패를 겪고 성공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을 적에 그때의 기분을 묻자 그는 "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전구가 빛을 내지 않은 2000가지 원리를 알아냈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놀랍고 긍정적인 발상인가. 긍정의 힘은 위대하다. 실패를 성공의 도약대로 간주함으로써 성공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실패 없는 성공이란 있을 수가 없다. 설령 어려움 없이 거둔 성공이 있다 할지라도 그런 성공은 오래 가지 못한다. 성공이라는 금자탑은 모래 위에 쌓은 사상누각이 아니다. 와신상담을 통해 칠전팔기한 값진 선물이요 땀의 대가이다.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자. 나이 예순셋의 할랜에게는 수년에 걸쳐 일구어 놓은 음식점과 여관이 딸린 주유소 사업이 있었다. 20만 달러를 현찰로 낼 테니 팔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그는 아직 들어앉을 생각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2년 뒤 주정부에서 그의 주유소를 우회해 지나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그 결과 1년도 채 못되어서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예순다섯의 나이에 무일푼에 수입이라고는 매월 나오는 사회보장수당이 고작인 처지가 된 것이다. 사업을 망하게 한 책임을 물어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한탄하며 술독에 빠질 수도 있었을 테지만 좌절하지도 않았다. 그는 희생양을 가장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었다. 그가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일이
'닭튀김' 요리였기에 닭을 튀기는 그의 노하우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란 점에 착안했다. 그는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낡은 자동차에
압력 밥솥을 싣고 그만의 요리법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세상으로 나갔다. 참으로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다. 호텔에서 잘 돈이 없어 차
안에서 자는 일도 자주 있었다.
찾아가는 음식점마다 문전박대를 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외면하고 손사래를 쳤다. 100번, 500번, 아니 1000번의 거절을 감수해야 했다.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1009번을 거절 당한 후에야 비로소 그의 꿈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 할랜 샌더스(1890 ~1980)의 전설적인 이야기다. 이것이 65-1009의 비밀이다. 몇 년 뒤 그는 전세계 수천 개의 점포망을 거느린 KFC의 모체가 된 식당을 개업했다. 그때 그가 나이와 잦은 사업 실패를 이유로 포기했다면 오늘날 전세계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두 번째 사례는 인테넷에서 인용한 내용이며 약간의 첨삭을 한 것입니다.>
2013. 03. 29. 인천 송도에서/草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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