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15년 8월 2일 일요일
*** 목적지; 몽촌토성 ( 몽천토성역 - 성내천 - 마천역- 마천시장 )
*** 참석자; 이시관, 이형재, 유재윤, 이재호, 이혜연, 이귀숙( 객원)
어제 두물머리에 이어 이런 삼복더위에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건 분명히 중노동임에도
거리낌 없이 모인 무리가 있었으니...
오전 10시 만나기로 했는데 버스와 지하철이 잘 연결되어 이귀숙씨와 함께 오전 9시 15분에 몽촌토성역에 도착했다.
그래도 늦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비가 오락가락 해서 한 명은 빠지고 6명이 모이기로 했다.
모두들 정한 시간 전에 모여서 몽촌토성 그러니까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으로 들어선다.
마음에 평화가 있기를...
얼마 전 두발로 앱을 확인하다가 '토성산성 여울길'이라는 걸 발견했다.
부담없이 걷기 좋겠다 싶어서 8월 트레킹 일정에 정했는데 이재호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서 여름에는 힘들단다.
오늘은 간간이 비가 뿌리고 흐린 날씨여서 도리어 다행이네.
지도를 확인하고 '토성산성 여울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몽촌토성을 따라 걷는 길이어도 길이 모두 산성 위를 걷게 설계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사실 올림픽 공원이 몽촌토성이고, 여러 번 와 보았음에도 답사 차원에서 차분하게 걷는 것은 처음이다.
몽촌토성은 백제의 성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발굴이 덜 된 모양이다.
아직 밝혀내어야 할 것이 많다는 말이겠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보니 삼국을 신라가 통일함으로써 그 후 백제 역사에 대해서는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잠시 호숫가로 내려선다.
문화재로 지정된 城 코 앞에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것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호수에 비친 아파트는 그런 생각을 잊게 만든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속에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배낭까지 지고 걷는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지만 우리는 아랑곳없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가며 백제 문화와 몽촌토성, 그리고 풍납토성 이야기를 한다.
이곳은 성이라기보다 공원 이미지가 강하다.
곳곳에 조각작품이 세워져 있고 잔디밭도 잘 가꾸어져 찾는 사람들 마음을 싱그럽게 해 준다.
꽤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걷다 보니 해충과 두더지 퇴치를 위해 친환경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반가운 일이다.
천적을 이용해 농사 짓는 방법이 각광을 받는 것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그런 활동이 아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공원 안에는 한성백제박물관, 소마미술관 등이 있고 스포츠 관련 시설물은 많다.
소마미술관에서는 현재 멕시코의 국민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강렬한 자화상으로 알려진 그녀는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과 교통사고가 인생의 대형사고라고 했다던가.
그림과 영화를 통해서 본 그녀의 삶이 참으로 진하게 다가온다.
여러 가지 열매 채소로 만든 터널을 지나며 주렁주렁 매달린 여주와 수세미, 호박, 박등을 관찰하는 맛도 쏠쏠하다.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구나 감탄을 하면서.
1시간 남짓 걸었다 싶자 이자문님께서 커피 한 잔을 제안하신다.
원두커피를 갈아 내리고,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만들고,
커피에 맥주에 와인까지 마시고...
물론 과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고.
비가 와도 우리는 할 건 다 한다.
웃고 떠들다가 그래도 갈 길을 위해서 몸을 일으켠다.
멀리 발굴현장이 보인다.
백제 토성이 제대로 발굴이 되고 국민들이 우리 역사를 바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길을 따라 걷는다.
체조경기장도 지나고 실내체육관도 지난다.
그러다가 다시 성내천으로 내려서기 전에 정자에 앉는다.
실잠자리 모형으로 보이는 것들이 물에서 반짝인다.
특별할 것 없는데도 자연스런 풍경이 멋스럽다.
이어지는 건 성내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개천변도 잘 정비가 되어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 보인다.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사람들을 부를 것이고 여름이면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공간을 제공해 가족들이 찾겠지.
간혹 냄새가 나는 것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다리 아래서 쉬기도 하고, 잉어의 힘찬 몸놀림을 보면서 감탄도 하고...
노루오줌과 비슷한 부처꽃,
바위 주변에 많은 돌단풍,
쑥부쟁이보다 큰 벌개미취,
강아지풀이 형님이라 부를 스크령,
코스모스와 비슷하지만 색깔이 다른 금계국...
아는 풀꽃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며 걷는 길이다.
마천동으로 들어서서는 시내 길을 걸어야 한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그래도 목표 지점인 마천역까지는 가야겠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여러 번 돌고 길을 물어가며 마천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55분.
오늘 트레킹은 이렇게 끝났다.
이제부터는 늦은 점심 겸 뒤풀이를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아예 마천시장으로 가기로 했다.
시장은 생각보다 꽤 크다.
마천시장에서 푸짐한 족발을 앞에 두고 앉았다.
지평막걸리가 옆에서 대기하고 있고.
따르고, 마시고, 웃고, 이야기하고...
유사장님께서 뒤풀이를 맡아 주셨고, 이재호 사장님께서 경주 이씨 항렬을 따지시더니 귀숙씨가 '할매'뻘 된다시며 족발을 셋 포장시키셨다.
먹은 것도 많고 남은 음식 싼 것까지 정말 모든게 넉넉한 시간이군.
귀숙씨가 포항 내려가는 차에 동승하는 걸 배웅한 후 이재호 사장님은 버스를 타러 남은 사람은 잠실 롯데 백화점에 가시는 이자문님 택시에 함께 타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한다.
기온보다 수시로 내리는 비 때문에 더 후텁지근하게 느껴진 날이었다.
첫댓글 재미난 트레킹 잘 읽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재미는 없고 열기만 푹푹 올라오는데요. ㅋㅋ
수고하셨습니다
더운 날 안내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는 무척 더웠지요.
진짜 더웠습니다.
이틀간의 중노동으로 초주검이 됐지요.
비 오고 꿉꿉한 날씨에 트레킹하기에는 좋지 않은 날씨였을 것 같은데.... 재미있게 다니신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날씨가 돠와주지는 않았지만 푸르름을 실컷 감상한 날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