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의 정치력 부재도 뼈아프다. 무엇보다 탄핵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뒤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성표를 12표밖에 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친한계 의원 20여 명 가운데 한 대표 뜻에 따른 의원이 절반도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의 사퇴조차 막지 못해 지도부 붕괴를 초래한 것도 한 대표의 한계로 지적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나왔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 204표(범야권 192표 포함)밖에 안 나오면서 한 대표의 입장이 더 군색해진 면이 있다”며 “지금의 혼란은 한 대표의 정치력 부재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지도부는 (탄핵 찬성 여론이) 밀려오면 막다 쓰려져서 밟고 지나가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달려오니까 미리 양쪽으로 문 열어주며 어서 가십시오 할 필욘 없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그건 (한 대표와 관련해) 단순히 아쉬운 부분이 아니라 엄청 중요한 부분"이라며 "전 1년간 한동훈 대표 옆에서 충분히 설득했다. 대표 되시고 나서도 그 전제 하에서 여러 말씀을 드렸고 (탄핵안 표결 전날인) 금요일 저녁까지도 제가 생각하는 모든 걸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이 어려울 때 지켜왔던 그분들의 마음을 헤어리는 조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것(탄핵소추안)까지는 막아내든지, 대통령이 그렇게 담화를 했더라도 대통령이 생각하는 자진사퇴 시점은 언제인지 협의하고, 더 좋은 방법은 뭔지 논의하는 그런 과정을 쌓아가는 것이 힘들 때 당을 지켜왔던 분들의 마음도 살피면서 가는 정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