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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181호 (14/12/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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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歲밑) · 하이든 고별(告別)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일컫는 말이 `세밑(歲밑)`입니다.
한 해가 거의 다 가서 얼마 남지 않은 때, 곧 한 해가 저물어갈 무렵을 말합니다.
`세밑`의 '세(歲)'는 한자로 해를 뜻하며, '밑'은 순우리말입니다
세모(歲暮)라고도 하는데,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일본식 한자라 하여 `세밑(歲밑)`으로 순화해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때를 일컫는 말은 `세밑(歲밑)` 외에도 모세(暮歲)·설밑·세만(歲晩)·세말(歲末)·세저(歲底)·세종(歲終)·연말(年末) 세밑(歲-)·연종(年終) 등이 모두 `세밑`과 같은 뜻이라합니다.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세밑`인 음력 섣달 그믐이 되면 고관들이 왕에게 문안(問安)을 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세찬(歲饌)과 차례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당에 절을 하고 어른에게도 절을 하는 묵은세배를 하며, 집안 곳곳에 불을 밝히고 잠을 자지 않는 수세(守歲:해지킴)를 하였습니다.
가까운 이웃에게 세찬을 보내며 여러 가지 놀이와 의례를 행하고, 고사(告祀) 같은 제의(祭儀)를 행하기도 하면서 한 해의 끝을 뜻있게 마무리하였습니다.
그 해 남에게 진 모든 빚을 청산하였고, 만약 빚을 다 받지 못하였을 경우라도 음력 정월 보름까지는 빚 독촉을 하지 않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해가 시작되면 그 해 끝을 알리는 `세밑`이 옵니다.
김태봉(서원대)교수는 `늙어야 보이는 것들` 에서
《하루에 저녁이 있고, 한 해에 세모(歲暮)가 있듯이, 인생에도 만년(晩年)이 있기 마련이다.
젊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들은 늙지 않을 것이고, 지금 늙은 사람들은 본래부터 늙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얕은 성취나 재주에 기고만장하기도 하고, 돈벌이나 출세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된다.
나이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도, 인생의 가치에 대한 견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젊은 사람이 보기에, 의기소침하고 기운 없고 쓸쓸할 것만 같은 인생의 만년(晩年)도 그 나이가 되어서 보면, 분명히 다르게 보이게 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취향도 관심사도 달라진다.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남은 인생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인생 만년을 맞이한 사람들이 취할 삶의 자세일 것이다.
젊을 때처럼 욕심을 부리는 것은 부질없는 노추(老醜)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한 해(歲)가 저문다(暮)는 세모의 ‘暮’는 원래 없을 막(莫)자랍니다. 그런데 ‘莫’ 아래에 해(日)를 덧붙여 ‘暮(저물모)’를 만들어서,
지는 ‘해’를 보내며 새 ‘해’를 기다린다는 두 개의 태양을 마음에 담는 때가 `세밑(歲밑)`이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20일, 금년 한사모 `송년의 밤`이 2014년 12월 23일(화). 오후 5시, 프레지덴트 호텔, 31층,`모차르트 홀` 에서 있음을 알리면서, 《`송년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 만, 한 해 동안 쌓여진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풀거나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깊이 다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년 `송년의 밤`이 올 해 생긴, 좋은 일, 나쁜 일, 상처 받은 일, 기쁜 일, 슬픈 일, 화내고 짜증낸 일이거나 좋은 기억, 나쁜 기억, 좋은 경험, 나쁜 경험이든 모든것을 훌훌 털어버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운함도 털어버리고 미운마음, 싫어하는 마음도 풀어 털어버리고 새로운 새 해를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단 털어버렸던 좋은 일, 기쁜 일, 좋은 기억, 좋은 경험은 하나하나 다듬어 다시 가슴에 새기는 자리도 되었으면 합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세모(歲暮)의 모(暮)와 막(莫)의 속뜻처럼 <새로운 나>를 찾는 시간이, <흘러간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금년 `송년의 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정균 사무국장님이 4일(목) 오늘 아침(8시)현재, 회원님 47명이 `송년의 밤` 참가신청을 해왔다고 알려왔습니다. 저에게 신청하신 `장기자랑`은 현재 여덟팀입니다.
`송년의 밤` 신청 등 마감은 10일(수)까지 입니다.
지금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곡은 `교향곡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 제4악장(Barenboim지휘)입니다.
하이든은 유머와 센스로 미소 짓게 하는 음악들을 남긴 작곡가입니다.
생전에 무려 108여 개의 교향곡과 80여 개의 실내악곡, 네개의 오라토리오와 34개의 가극 등을 작곡했습니다.
하이든의 음악을 아는 사람들은 많은 교향곡과 음악을 남겼다는 것보다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 친근하고 인간적인 유머와 센스가 있는 음악가로 더 좋아합니다.
특히 음악회에 와서 졸고 있는 귀족들을 골려주기 위해 작곡했다는 `놀람 교향곡`은 유명합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작품이 바로 `교향곡 45번 고별(Farewell)입니다.
`교향곡 45번 고별(Farewell)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하이든 새대의 음악가들은 대개 귀족들의 후원으로 생활하거나, 아예 귀족들의 집에 속한 전속 음악가로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고별>을 작곡할 당시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성에서 전속악단을 이끄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성은 외따로 자리잡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숲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이든을 비롯한 악단 모두가 가족과 떨어져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1년이 넘도록 후작이 휴가를 줄 생각을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연히 악단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단원들의 원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악단의 책임자인 하이든은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하는 해야 하는 쪽으로 몰렸습니다.
그러나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는 후작에게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할까 고민하던 하이든은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얘기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마침내 디데이, 아무것도 모르고 앉아있는 후작 앞에서 웬지 모르게 쓸쓸한 슬픔의 선율로 음악을 시작한 단원들은 하이든의 지시에 따라 하나씩 퇴장하며 연주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마침내 클라이맥스, 무대 위에 켜 있던 촛불을 하나씩 끄며 퇴장한 단원들의 뒤를 이어 마지막 촛불을 제1바이얼린이 끄며 퇴장하자,
지휘를 하던 하이든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악보를 접고 돌아 나갔습니다.
잠시 눈치가 없었을 뿐, 머리가 아주 나쁘지는 않았던 후작은 이내 이들의 반항(?)을 알아채고 껄껄 웃으며 흔쾌히 휴가를 내주었습니다.》
음악칼럼니스트이며 음악평론가인 `최영옥`은
《교향곡 <고별>은 그래서 들을 때마다 센스있게, 그러면서도 밉지 않게 작별을 고한 하이든의 기지가 떠올라 유쾌해지는 작품이다.
물론 어떤 작별이 슬픔없이 유머로만 가능하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할 수만 있다면 미소 지으며 상쾌하게 작별을 고하고 또 가뿐히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우는 법,
그것 또한 살아가는 또 하나의 참신한 모양새 아닐까?
모쪼록 우리 일상의 소통은 이렇듯 유쾌하고 원활하게 교류되길 바란다면 지나치게 거창한 걸까.....,》 라고 평함이 마음을 울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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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에 얽힌 이야기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연주 동영상 두편에서 연주자들이 다 퇴장하고 지휘자 혼자 지휘하는 장면과 연주자가 다 퇴장하기도 전에 지휘자가 먼저 퇴장하는 장면이 정말 유머러스했습니다.좋은 음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歲暮와 歲밑에 관한 이야기도 잘 읽었습니다. 김소자 올림
늘 멋진 클래곡과 때에 따라 알맞은 곡을 선정하여 소개해 주시는 회장님의 정성에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내년에도 더욱도 멋지고 아름다운 곡을 선정하여 소개해 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 그래서 한사모가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