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불교기초강의]
<109>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 차이는 무엇인가?
++++++++++++++++++++++++++
Q
인도불교의 전통적인 명상법으로
사마타(삼매)와
위빠사나 수행법이 있다고 알고 있다.
이 수행법들은 어떤 것이며,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
사마타는 ‘표상’을 대상으로
감정 평온과 고요함 집중 계발
위빠사나는 존재 실상인 법을
통찰해 지혜 계발하는 수행법
A
부처님이 어린 왕자였던 어느 해 봄,
논밭에 씨앗을 처음 뿌리는 파종축제에
부왕과 함께 참석해 행사를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싯다르타는
흥겨운 축제보다는
따가운 햇볕 아래서
고되게 쟁기질을 하고 있는 농부와
힘겨워하는 여윈 소,
뒤집히는 흙 속에서 노출되어
발버둥 치는 벌레와
그것들을 먹이로 삼는
새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는 자연 속에도
약육강식의 세계가 존재함을 목격합니다.
충격을 받은 그는 사람들을 벗어나
남몰래 한적한 숲으로 가서
잠부나무 아래에 앉아 깊은 사색에 잠깁니다.
나중에 부왕이
어린 싯다르타가 사라진 것을 알아채고
그를 찾아 나섰다가
숲속 잠부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역사적 사건을 불교에서는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정관(靜觀)’
이라고 부릅니다.
어린 싯다르타는
그 잠부나무 아래에서
뭇 생명들이 당하는 고통을
자신의 슬픔인 양 느꼈으며,
무한한 자애심으로
뭇 생명들을 두려움 없는
행복의 길로 이끄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였던 것입니다.
싯다르타 태자는 이 이후로
점점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결국 중생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위대한 출가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6년 동안의
처절한 고행과 깊은 사색 등으로
긴 깨달음을 향한 길을 걷게 됩니다만,
마지막으로 선택한 수행은
어릴 적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고요한 관찰(정관)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싯다르타는
부다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깊은 정관 속에
드디어 깨달음을 성취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깊은 사색은
농부가 파종축제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깨달음의 씨앗을 심는
역사적 대사건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수행은
인도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인
사마타(samatha, 靜止)와
위빠사나(Vipassanā, 觀)라는
두 명상법으로 전해 내려왔습니다.
이 둘을 합치면
잠부나무 아래에서의 정관법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선수행도 거슬러 올라가면
이들 수행이 뿌리가 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마타는 선정 및 삼매 등을
포괄하는 수행법으로
표상(nimitta)을 대상으로
감정의 평온이나 고요함을
집중적으로 계발합니다.
참선도
마음을 ‘적정’에 머물게 한다는 점에서
사마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위빠사나는
무상·고·무아와 같이 존재의 실상인
법(dhamma)을 통찰해 지혜를 계발합니다.
그래서 사마타 수행은
정서적 번뇌를 그치게(止) 하는 데 탁월하고,
위빠사나 수행은
삼법인을 여실지견(觀)하는 데 탁월합니다.
이런 불교 수행법은
인도의 타종교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특히 위빠사나는
불교가 계·정·혜 삼학(三學)으로 정리되자
남방불교의 주류 전통수행으로 전해오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조명받는 수행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교신문3678호/2021년8월10일자]
이정우
/군법사ㆍ육군 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