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2차. 28. 겨울에도 피는 장미꽃
겨울에도 피는 장미꽃
남산 일본 신 궁터 아래 동굴터
그 굴 터에 장미꽃이 피어있는데
눈이 내리고 있는 겨울에 핀 장미꽃
얼마나 몸부림치고 있는지에 대한 그 모습
바람이 불어오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남풍
그곳에서는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징용자들
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소녀들의 눈망울 같은 모습
지금도 그 한이 서려 있는 듯이 장미꽃의 영혼같이
추운 겨울에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어
지나가는 나에게 하소연하는 그 미소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현기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징용 갔다 온 이들
그들의 눈물이 되어 남산을 슬프게 하는데
정치를 하는 이들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망각의 정치를 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걸어야 할 역사의 해결책은 보이지 않네!
오랜 잔존의 악행을 자행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남산 자락에 겨울에도 장을 청해야 하는 불행
나에게 보여주고 있는 장미꽃의 한 서린 몸
그렇게 몸부림치고 통곡하고 있는 너는
무엇 때문에 자존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렇게 슬픈 모습으로 나를 노려보나!
기다리면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끝내는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통곡하고 있는 한
기한이 지금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잊어버리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이들의 한
그것을 이겨내려는 너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는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려니
바람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구나
인간이란 태어나면 언젠가를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고 말 것을 알면서도
그러한 행위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
무엇이 치유할 것인가?
그것을 찾아내고 있는 이 순간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네!
비 오는 날에 무지개가 산들을 들고 일어나
도솔천 궁으로 오르고 있는 밤을 맞이하네!
남산에 살고 있다는 그것이야말로 나에게는
지나간 역사의 영혼을 찾아내는 연구가 필요
그것을 밝히라는 담장에 피어 꽃잎을 날리지 못하고 있는
장미꽃을 바라보고 슬퍼해야 하는 나의 운명같이
잔인한 정치적 현실을 망각하고 있는 역행자
그들이야말로 조상에게 죄인이라고 칭하자
그대들의 운명은 남산 신궁 터 자락에 피어있는
장미 꽃의 한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러한 막나니 짓은 하지 않을 것인데
그들에야말로 잔인한 죽임에 대한 죄를
자인하고 있는 범죄행위자네
2024년 12월9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