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산초나무 가시 하나
외약손 손가락에 박혔다
일주일간 함께 지냈다
손톱 밑 가시라더니
돋보기 쓰고도 보이지 않는
이 작은 가시 하나
받아줄 수 없어
괴로워하다니
엄살떨다니
결국 곪아터지다니
고드름
크레인 위 간판 전기선을 잇다
얼어버린 손 가랑이 사이에 넣고 비볐다
쇠토막같이 언 손으로
종일 난간 움켜쥐고 매달렸다
차마 놓을 수 없는
처마 밑 허공에서
삼십년 눈물 흘렸다
지상을 향한 찬 눈물
끝을 세우며
그믐달
할아버지
아버지는 죽어
이 땅 영영 잊은 줄 알았더니
시퍼렇게 날 선
조선낫 하나
새벽하늘 깊숙이 걸어둔 뜻
공사장 밤샘 작업에
배고파 돌아서다
졸린 눈 치뜨고 알았습니다
노을
산중은 노을이 없다
목숨을 구차하게 끌지 않는다
뚝,
서늘히 절명할 뿐
반성
나는
나보다 더 착하게 쓴 시가 더러 있다
시인이라면 부끄러운 일이다
산길에서
다시 또 봅은 왔는데
어떻게 앉아만 있냐
겨우내 녹슨 호미 걸어놓고
어찌 책만 보냐
저 앞산 진달래
산벚꽃 팡팡 터지는데
환장 없이 앉아만 있냐
매급시 가슴 울렁이는데
내게 진정하라니
그게 할 소리냐
김용만
전북 임실 출생
1987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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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의 시집<<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 권혁재
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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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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