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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획 목요 오지팀 게획과는 달리 '지장산 제1주차장 → 지장계곡 → 칫숲 → 3코스 → 동마내미고개 → 화인봉 → 지장산 → 잘루매기고개 → 관인봉 → 지장계곡 → 제1주차장 원점회귀'의14km, 7시간 코스를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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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봉[地藏峰]의 유래
지장봉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와 포천군 관인면 중리를 경계로 하여 해발 877.2m 선상에 있는 보개산이다. 보개산(寶蓋山)은 원래 영주산(靈珠山)인데, 조선 초기 흥림사(심원사)의 무학대사가 주지하면서 보개산이라고 개칭하여 지장봉 북쪽 고대산과 남쪽 가치봉을 기준선으로 삼아 동쪽을 외보개(금학산 947.3m), 서쪽을 내보개라고 부른다. 처음 지장봉의 이름은 환희봉(歡喜峰)인데, 한국 불교의 지장신앙인 본산지로 널리 알려진 후 한말에 이르러 지장봉으로 각인되었다. - 연천 정상석
지난 4월 28일 지장산마을을 들머리로 환 종주하려던 포천 지장산행[산행기]이 시간에 쫓겨 동마내미재에서 칫숲으로 하산한 이후 나머지 구간을 관인봉과 연계해 달리는 산행 계획을 세우고 몇 번 실행 날짜까지 잡았었다. 하지만, 비 또는 불볕더위, 그 외 여러 이유로 계속 연기하다가, 와중에 모친의 무릎 수술로 간병해야 해, 산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최종 9월 30일로 연기했다. 그러다, 몇가지 사유로 7월 4일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의 지장산행을 무시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동참하는 것도 괜찮은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산행을 주시했다. 초반에는 10명이 넘는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장마철 비 소식에 취소자가 속출하더니, 산행 일주일 전에는 빈자리가 14자리로 성원을 채우지 못해 거의 취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와중에 7월 3일 가기로 한 동해 쉰움산~배틀바위 산행은 취소자가 18명을 넘어 성원 미달로, 9월 25일로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해 선택의 여지없이 지장산행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지만, 모친의 퇴원 날짜와 장마가 걸림돌이었다. 다행히 모친의 수술 경과가 좋아 지장산행 하루 전인 수요일 퇴원 날짜가 잡히고, 목요일은 흐리기는 하나 비 소식이 사라져 목요일 지장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목요일 비가 안 내린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고 난 뒤 하나둘 다시 신청하기 시작하더니, 내가 신청한 수요일 오전에는 빈자리가 열에 불과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 신청자가 들어와 수요일 취침 직전 확인할 때는 내 옆자리 포함 다섯만 비는 호황이었다. 어쨌든 하루 전 기상청 산행 당일 지장봉 예보에 의하면 종일 흐리나 비 소식은 없고, 기온은 23~25℃, 바람은 3~4m/s로 산행에는 괜찮은 날씨라, 평소와 같은 준비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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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7시 10분 출발하는 버스라, 5시 알람을 맞춰 기상해 볼일을 보며, 밤사이 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자는 사이 신청자가 더 늘어, 5시 35분 현재 내 옆자리 포함 셋만 비었다. 날씨는 전날 예보와 달라진 건 없고, 초미세먼지는 '보통', 미세먼지는 '좋음'이라, 날씨만 흐리지 않다면 조망을 기대할 만하였을 듯했다.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5시 50분경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연서시장으로 향하며, 혹시 해서 신청 현황을 다시 확인하니, 그사이 한 명이 더 신청해, 내 옆자리 포함 두 자리만 비었다. 말인즉 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는 옆자리가 비었다고 좋아할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어쨌든 연서시장에 들러 김밥을 사, 주머니에 넣고, 연신내역으로 내려가, 6시 11분 열차를 타고 양재역으로 향했다. 그 열차 내에서 불안한 심정으로 신청 현황을 다시 확인하고 실망의 한숨을 쉬었다. 신청자가 한 명 더 늘어, 내 옆자리도 빈자리가 아니다. 해서 최종 가장 나쁜 자리인 28인승 27번 자리만 비었다.
6시 54분 양재역에 도착해, 12번 출구로 나가, 국립외교원 앞으로 걸어가며 주변을 둘러보니, 길 건너에도 등산객이 모여 있는 게 동호회 산악회도 오늘 출발하는 듯했다. 목요일 평일이지만, 정말 산에 미친 산꾼이라면 연차라도 내서 갈만한 산은 많다! 7시 2분 외교원 건너편에 도착해 배낭을 내려놓은 후 거기서 버스에서 사용할 물건이 든 보조 가방을 꺼냈다. 그리고 건너편 등산객의 면면을 살펴봤다. 그런데, 없다! 인솔 대장도, 친숙한 많은 산꾼이 비 때문에 취소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티거나, 다시 신청한 산꾼이 안 보여, 사당에서 타고 오는 거로 생각하며, 버스가 오는 방향을 주시하고 있는데, 예정보다 이른 7시 5분 포천 지장산행 버스가 도착했다. 당연히 옆자리가 찼으니, 배낭은 짐칸에 넣고, 보조 가방만 들고 버스에 타, 친숙한 산꾼과 인사를 나누며 거의 제일 끝자리고 가며 승객의 면면을 살펴보니, 초면도 꽤 된다. 그리고 내 자리에 도착해 오랜만에 같이 산행하게 된 친한 산꾼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다들 말을 잘 듣는 승객이라, 출발 시간 전 탑승이 끝나, 예정보다 이른 7시 8분경 외교원 앞을 떠나, 버스는 복정역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웠는데, 양재에서 보지 못한 승객이 거기서 다 탔다. 그리고 바로 출발한 버스는 8시 30분경 국도변 휴게소에 도착해, 아침 식사 시간을 보냈다. 물론 대여섯의 승객이 아침을 먹는 동안, 술꾼 셋은 김치를 안주로 막걸리 세 병을 비웠다. 하산주가 아니라, 등산주를 마시는 것도 오랜만이다. 식사가 끝나고 다시 출발한 버스는 예정보다 13분 빠른 9시 17분 지장산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물론 휴식이 끝나고 여기로 오는 동안, 인솔 대장의 코스 및 주의 사항에 관한 설명이 있었으나, 4월 28일 중도 탈출했던 코스라 지장산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어, 딴짓하고 있었으나, 삼형제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들머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아니라, 구 임도를 따라가라는 설명은 분명히 들었다. 당시 알바를 했던 구간[산행기]이라 역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산행에선 삼형제봉은 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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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등산 앱의 트랙을 기록으로 바꾼 후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둘러맨 후, 두 등산 앱으로 들머리의 고도를 확인했다. 물론 지난 4월 산행 때 확인했으나,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인간이 아니다. 어쨌든 131m~269m로 두 배 차이가 넘는다. 갑자기 두 배로 튄 이유가 뭘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좀 당황해, 당시 자료를 확인했다. 113m다! 그럼, 113m~131m다. 이번 산행 최고봉인 지장봉의 높이가 806m니, 고도차는 675m~693m로 꽤 높다. 다만, 실제 들머리랄 수 있는 칫숲 입구의 높이에 따라, 올려야 할 높이가 많이 낮아질 거다. 해서 쉽게 지장봉에 오르고자 하는 등산객 또는 인증꾼은 임도를 따라, 잘루매기재까지 오른 후 거기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한다. 말하자면 이번 목요 오지팀 코스를 반대로 하는 거다. 결과적인 얘기로 잘루매기재의 높이가 591m~615m라, 정상까지 올려야 할 고도는 191m~215m에 불과하다.
주차장과 정상의 고도차를 확인하는 동안 빠른 일행은 벌써 임도를 따라, 저만큼 올라가고 있었으나, 그들이 가는 코스와 내가 가는 코스가 다르다, 다만, 이번 산행 가장 난 코스인 삼형제봉이 내가 가는 코스에는 빠져 있지만, 대신 관인봉 코스가 포함되어 있어 서둘러 그들의 뒤를 따라 칫숲 입구를 향해 갔다. 앞에 보이는 관인봉과 계곡 건너로 보이는 보가산성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며 올라, 9시 52분 지장계곡을 가로지르는 이름을 가진 여덟 개의 다리 중 일곱 번째인 향로천 7교에 도착했다. 목요 오지팀 들머리가 이 다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있어, 중요한 마일스톤이다. 역시 다리를 지나, 50여 미터 올라가자, 들머리 입구에서 인증을 남기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보인다. 저기서 구 임도를 따라,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삼형제봉 아래다. 물론 삼형제봉을 우회하는 등산로도 있다.
9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삼형제봉 아래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거기서 등산지팡이를 펴고 있는 인솔 대장, 친숙한 일행과 산행 후 계곡에서 만나기로 하고, 난 임도를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9시 57분 절터에 도착해, 몸통은 있으나, 머리가 사라진 돌부처의 몸에 누군가 그래도 머리 비슷한 돌을 올려놓은 부처에게 신고했다. 물론 지난 산행 때 다 기록으로 남긴 유적이나, 그래도 다시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이 거기에 뭐가 있는지 물어, 절터니 가보라고 일러주고, 주변의 야생화를 기록으로 남기며 계속 위로 가, 10시 1분 이름을 가진 마지막 다리인 향로천 8교에 도착했다. 여기서 5분 정도 올라가면 칫숲 입구다. 그런데, 비록 오래돼서 낡기는 했으나, 다른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으나, 지장산 등산로 안내도에는 나오는 3코스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없어, 지난 산행 때 기억을 더듬어 입구를 찾으며 가, 10시 6분경 칫숲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전, 반대편 숲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고, 칫숲으로 가려는데, 잘루매기재에서 상상도 못 한 MTB 한 대가 내려와, 그 모습을 구경한 후, 기록을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칫숲으로 들어갔다. 무너져 내리는 급경사를 올라, 숲속의 어느 정도 완만한 경사에 도착해, 뒤로 돌아 임도로 고개를 향해 올라가는 일행의 모습을 잠깐 지켜본 후 올려야 할 높이가 궁금해 두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통신이 안 되는 지역이라, 온라인으로 동작하는 앱에는 이미지가 안 뜨지만, 고도와 시간, 거리 등은 나와, 고도는 확인할 수 있다. 346m~369m, 과거 기억에 의하면 주 능선의 주요 고개인 동마내미재의 높이가 500m가 조금 넘었으니, 200m도 안 되는 고도차다. 고로 동마내미재에서 정상까지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고도차를 확인한 후 급경사 너덜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이미 지난 4월 내려왔던 구간이라, 그 경사도나, 길 상태는 알고 있어, 급경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올라가며 당시 등산로 옆에 꽂았던, 지겟작대기를 찾아봤지만, 생명체가 쓰러트린 건지, 비바람이 쓰러트렸는지, 서 있는 마른나무는 없다! 혹시 바닥에 쓰러지지 않았을지 바닥도 유심히 살피며 갔으나 역시 없다. 사람이 들고 가지 않았으면, 폭우에 쓸려 내려간 거다. 10시 18분 정상 2km 이정표를 통과하고, 2분가량 더 올라간 후 남은 거리가 궁금해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고개까지 절반 정도 왔다. 고로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동마내미재다. 그렇다고 무리하지는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올라, 10시 30분경 하늘이 보이는 위치까지 올랐다. 능선이 멀지 않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0시 37분경 고개에 도착했다. 역시 예상대로 15분 정도 걸렸다.
'반바지'가 만들어 나무 기둥에 매단 동마내미재 명패에 의하면, 고개의 높이가 575m로, 임도 고개인 잘루매기재의 591m보다 낮다! 그리고 고개의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1.4km다! 이정표를 기준으로 왼쪽은 지난 4월 통과한 보개지맥이고, 오른쪽은 보개지맥 중 미지의 영역이다! 그런데, 통신 가능 지역에 도착해 등산 앱으로 확인한 고개의 높이는 반바지가 얘기한 것보다, 훨씬 낮은 500m~524m에 불과했다. 말인즉 반바지가 아는 것보다 50m 이상 더 낮다! 그만큼 정상까지 올려야 할 높이는 높아지는 거고! 사실 지난 4월 산행 때 남은 거리는 별것이 아닌데, 올려야 할 높이에 겁을 먹고, 칫숲으로 하산한 것도 있어, 이번에도 약간 겁을 먹고 10시 35분 고개를 떠나, 화인봉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고개에서 바로 올라가는 언덕(?), 봉우리가 생각보다 낮아, 어렵지 않게 올라설 수 있었다. 이후 등산로는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동마내미재를 떠난 지 15분가량이 지나, 화인봉까지 남은 거리가 궁금해 다시 두 등산 앱을 확인했다. 화인봉까지 반에서 약간 모자라는 지점이다. 고로 15분가량 더 가면 화인봉인다. 그런데, 트랙을 기록하지 않는 산경표는 모르겠지만, 기록 중인 산길샘은 GPS가 제멋대로라,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혹자는 군부대의 방해 전파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알 수 없다! 어쨌든 위치를 확인한 지점에서 조금 올라가자, 앞에 암봉이 가로막고 있어, 당연히 화인봉이라 생각하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런데, 암봉답게 오르는 길 또한 암릉과 암벽이라, 네발로 기어올라야 했다. 와중 앞에 있는 나무 기둥을 움켜쥐었는데, 보이지 않는 뒷면에서 무언가 물컹한 게 잡혀, 깜짝 놀라, 재빨리 손을 놓고, 손바닥을 살펴봤다. 별 이상은 없다. 느낌상 뱀이라기에는 짧은 게 민달팽이를 움켜쥔 듯했다. 그때 몇 년 전, 암릉을 기어오르다가 뱀을 움켜쥘 뻔했던, 대구 팔공산행이 떠올랐다[산행기].
해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암봉은 보이는 부분만 잡고 오르기로 하고, 눈으로 확인한 부분만 잡고 올라, 정상에 도착할 즈음 고개를 위로 올리자, 놀라서 숲으로 도피하는 살무사다. 만약 확인하지 않고, 손을 뻗었으면 그놈을 잡지 않았을까? 어쨌든 평소 산신에게 깍듯하게 한 덕분에 살무사와 얼굴 붉히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화인봉이라 생각하고 올라온 암봉이 화인봉은 아니나, 전망대로는 최고의 위치다. 다만, 비구름 속이라는 게 문제일 뿐! 그럼에도 일단 보이는 걸 기록으로 남겼다. 진행 방향은 화인봉이 막고 있어, 보이는 게 없고, 반대 방향으로는 지나온 보개지맥과 삼형제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비구름 속으로 보여 사진에 담았다. 와중에 오른쪽은 관인봉, 화인봉 뒤로 보이는 게 누구는 지장산, 누구는 지장봉이라 부르는 봉우리다! 어쨌든 화인봉까지 남은 거리가 궁금해 다시 앱을 확인했다. 아까 확인할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시간을 확인하니, 고작 4분 지났을 뿐이다. 민달팽이와 살무사에 놀라 제정신이 아니다!
전망 암봉을 떠나, 정상 방향으로 3분가량 가자, 정상 1.0km 이정표다. 화인봉에 관한 정보는 없다. 이정표를 지나 5분가량 가자, 119에서 설치한 이정표다. 그 이정표에 따르면 화인봉까지 남은 거리는 03.km, 즉 300m 남았다. 그 이정표에서 다시 1분 정도 가자, 이번 산행에서 처음 보는 의자가 있는 쉼터다. 지난 4월 사기막재에서 향로봉과 삼형제봉을 거쳐 동마내미재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많이 본 모습이다. 이런 걸 보면 과거에는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이었는데, ASF(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동으로 세금을 들여 사유지에, 멧돼지가 아니라 등산객을 막는 철책을 설치한 이후 오지로 변한 게 지장산이다. 어쨌든 야생화를 사진에 담기도 하며 화인봉을 향해, 11시 14분경 앞으로 가로막는 봉우리가 화인봉이라 생각돼,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사 19분 화인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연천군에서 설치한 정상석과 '지장봉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고, 포천시에서는 이정표와 지장산 등산 안내도를 세웠다.
애초 목요 오지팀 계획인 삼형제봉 쪽에서 지장봉을 향해, 오르는 구간에서는 삼형제봉이 아니라, 동마내미재에서 시작한 내가 가장 빠르고, 반대쪽인 잘루매기재에서 시작한 등산객은 아직 도착할 시간이 아니라, 화인봉에 가정 먼저 도착했다. 말인즉 나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얘기라, 삼각대를 꺼내, 바닥에 설치하고 인증을 남겼다. 이후 화인봉을 떠나며 보니, 오른쪽 비구름 속에 관인봉 능선이다. 예정대로 하면 오늘 달리 구간이라,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현재 시각 11시 25분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오이를 꺼내 그중 한 쪽을 먹으며, 이번 산행 최고봉인 지장봉으로 향했다. 그런데, 화인봉이 눈에 잘 보이지는 않으나 암봉이라, 고개로 내려가는 방향 또한 암릉이자 암벽이다. 내려가는 길은 디귿형의 철봉을 암벽에 박아 계단을 만들고, 철 밧줄과 동아줄을 잡고 오르내릴 수 있게 했다. 그런데, 간밤에 내렸고, 지금도 간간이 내리는 이슬비에 젖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그 구간을 최대한 조심해 내려가자, 석대암 사거리로, 연천과 포천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 그런데, 두 이정표의 정상까지 거리가 다르다. 연천은 0.7km, 포천은 0.5km다! 뭐 하는 짓인지?! 어쨌든 뒤로 돌아 내려온 암벽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으로 향해, 11시 34분 정상까지 0.4km 거리의 이정표를 통과했다. 이정표의 목적은 암봉울 우회하라고 만든 거로, 일단 이정표의 지시에 따랐으나, 암봉 반대편에 도착해 암봉을 보니, 그냥 넘어도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암봉 반대편에도 역시 이정표가 있는데, 연천과 포천에서 따로 세웠다. 물론 정상까지의 남은 거리는 다르다. 그리고 반대쪽은, 포천은 중리저수지, 연천은 석대암으로, 가리키는 지명도 다르다. 그 이정표를 떠나, 정상으로 향하는데 반대편에서 마라토너 차림의 등산객이 달리듯 내려와, 길을 비켜줬다. 그리고 나를 지나쳐 가더니, 갑자기 산악회 이름을 대며 맞는지 묻는다. 해서 그렇다고 하자, '빠르십니다!' 하더니 갈 길을 달려간다.
나도 다시 길을 재촉해 정상으로 향하는데, 이번에는 친숙한, 산꾼으로 참여한 여성 인솔 대장이 칫숲 길의 상태가 어떤지 묻는다. 해서 급경사 너덜이라 쉽지 않다고 알려줬다. 그 여성 대장과 헤어져 정상으로 향하다가, 11시 41분경 남은 거리가 궁금해 앱을 확인했다. 등고선으로 보면, 올려야 할 고도는 50~60m 정도, 남은 거리는 200m가량 되는 듯했다. 해서 정상이 멀지 않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일정 정도 가자, 울창한 숲 사이로 봉우리가 보인다. 지장봉이다! 그런데, 정상 직전 작은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고 있고, 등산로는 그걸 우회한다. 그리고 그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자, 지장봉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 전경을 볼 수 없다. 그때 조금 전 우회한 암봉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그게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라는 생각이 들어, 그곳으로 돌아갔다. 예상이 맞았다. 정상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다. 거기서 파노라마로 지장봉의 전경을, 그리고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화인봉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전면에 보이는 암벽을 맨손으로 기어 올라갈 수는 없어, 등산로는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있다. 그 길을 따라, 우회하는데, 암벽에 붙은 건물의 잔해가 있다. 암자는 아닌 듯하고, 군사용 초소? 그것도 아닌 것 같아, 내부를 들여다봤다. 드럼통을 쓰레기통으로 쓴 흔적이 있는 걸 보면, 군사용이 맞는 듯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정상을 우회하는데, 그 거리가 너무 멀어, 언제쯤 정상으로 치고 올라갈지 알아보기 위해 앱을 확인했다. 그런데, 두 앱 다, 정상을 지나친 거로 나온다. 그건 좀 전에 정상 아래를 지났다는 얘기다. 그럼,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는 지점이 멀지 않다는 얘기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갔다. 그런데, 그 길이 심상치 않다. 작은 산사태로 길이 무너졌고, 와중에 비까지 내려 진흙탕이라 미끄럽기까지 하다. 물론 그에 대비해 밧줄이 설치되어 있으나, 그걸 잡고 올라가는 게 더 위험해 보여, 네발로 기어 올랐다. 그렇게 올라, 11시 55분 올해 두 번의 시도 끝에 지장산, 지장봉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잘루매기재에서 시작한 우리 일행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내가 올라오는 걸 보자, 화인봉 방향의 길 상태를 물어, 아는 대로 답해 주고, 과거 헬기장이었던 거로 보이는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에는 포천에서 세운 '地藏山 877.2m' 이정표와 연천에서 세운 '연천의 최고봉 지장봉(地藏峰)' 이정표가 서 있다. 그리고 또 연천에서 세운 원시인 조형물인 미랑이가 서 있다. 그 반대편에는 표범부대 장병들이 헬기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을 쌓아 만든 돌탑(?), 돌무더기다. 물론 연천에서 세운 이정표는 고대산과 석대암을 가리키고 있고, 포천에서 세운 이정표는 중리저수지와 잘루매기재를 가리키고 있다. 어쨌든 오늘 목적은 고대산이 아니라, 관인봉이니 1.4km 거리의 잘루매기재로 내려가면 된다. 그렇다고 정상에 갈림길이 있는 건 아니라, 하산길 어딘가 고대산과 잘루매기재 갈림길이 있겠지만! 여기도 화인봉과 같이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긴 후 비구름 속의 화인봉과 삼형제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11시 59분 정상을 떠나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현재 시각 12시 정각, 점심시간이자, 선택의 시간이다. 주당 멤버이자 선두 멤버 중 한 명의 산꾼이 버너와 코펠, 삼겹살, 이슬이, 맥주, 라면 등을 준비해 이미 올랐던 지장산행을 포기하고 지장계곡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관인봉으로 향하면, 능선을 따라 들머리까지 이어져 지장계곡에 들를 방법이 없다. 말인즉 관인봉이나 계곡 하산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오늘은 지장봉에 오른 거로 만족하기로 했다. 관인봉은 다음 기회에 별도의 산행으로 진행하고. 그렇게 결론짓고, 배낭에서 연서시장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잘루메기재를 향해 내려갔다. 비구름 속에 보이는 능선으로 봐선 아주 작은 기복도 없이 내리 내려갈 거 같은 하산길이다. 12시 5분 '등산로 없음' 이정표를 지나, 12시 7분 고대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보개지맥 고대산은 좌회전, 관인봉은 우회전이다. 당연히 우회전해 내려가며, 아래로 보이는 계곡과 나뭇가지 사이의 화인봉을 기록으로 남겼다.
12시 23분 잘루매기재 0.6km 이정표를 지나 내려가는데, 무언가 뛰어 숲속으로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니, 오랜만에 보는 작은 두꺼비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담았다. 이후 길을 재촉해, 12시 34분 고개 0.3km 이정표를 지나, 5분 정도 내려가니, 울창한 숲 사이로 계곡이 보여, 그 순간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내려가, 12시 41분 임도에 도착했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여기서 관인봉 들머리를 찾아,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오늘은 하산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다음으로 미루기는 했으나, 다음을 위해 들머리는 확인해 두는 게 좋을 거 같아,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에 등산로를 찾아봤으나, 없다. 해서 오른쪽 숲을 주시하며 임도를 따라, 10여 미터 올라가자, 들머리가 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산악회 리본도 보인다! 일단 들머리는 확인했고,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591m~615m, 관인봉의 높이가 717m니, 고도차는 102m~126m에 불과하다. 말인즉 주차장에서 임도로 잘루매기재까지 올라오면 관인봉은 ‘거저’라는 얘기다. 그다음 암릉은 또 다른 문제지만!
올라야 할 봉우리에 다 올랐고, 다음을 위해 확인할 것도 다 확인했으니, 이제는 지장계곡을 뒤져 산꾼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통신 불통 지역이라, 문명의 이기는 무용지물이라는 거다. 해서 계곡 방향을 주시하며, 임도(?) 정확히는 군사 도로를 따라,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주차장을 향해 내려갔다. 물론 주변의 야생화와 산딸기를 사진에 담거나 따 먹기도 하며! 와중에 계곡 옆 숲에 가린 넓은 개활지가 보여, 그곳으로 가서 보니,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중 하나다. 그런데, 지금은 등산로 안내도에도 없는 길이라, 이정표도 부서져 파편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확실히 지장봉은 과거에는 많은 등산객이 찾았던 인기 산임이 틀림없다!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임도로 돌아와 아래로 내려가며 보니, 계곡 사이로 보이는 세 바위가 삼형제암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사진을 찍었다. 아래 세 바위는 삼형제암, 뒤의 세 봉우리는 삼형제봉, 말인즉 삼형제암과 삼형제봉이 별개라는 거다. 이름을 정확히 구분하지는 못했으나, 지난 4월 산행 때, 암과 봉에 다 올랐으니, 미련은 없다.
계곡을 주시하며 내려가, 개인적으로 들머리였던 칫숲이 멀지 않은 곳, 왼쪽 계곡에서 열심히 요리 중인 산꾼을 발견해,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하산주와 관련된 몇 마디 얘기를 나눈 후, 등산화와 양말, 윗도리를 다 벗고, 계곡으로 들어가, 지장산에서 흘린 땀을 지장계곡으로 돌려줬다. 이후 칫숲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임도로 나가 아래로 내려가자, 이정표다. 말인즉 칫숲 갈림길에도 이정표가 있다. 난 그 이정표 전에 칫숲에서 나오고, 올라가 이정표가 없는 거로 착각했던 거다. 어쨋든 이정표 조금 아래를 기준으로 원을 그리는 화인봉, 지장봉 산행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다시 계곡으로 돌아와 다른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칫숲으로 하산한 여성 인솔 대장이 그대로 하산하는 거 같아, 그를 찾아 아래로 1km 가까이 내려가니, 그도 실수를 알아채고 반대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와 함께 다시 계곡을 향해 위로 가자, 이번에는 잘루매기재에서 이번 산행의 선두 그룹이 내려오고 있다. 응? 벌써? 해서 그들도 잡아, 같이 계곡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씻는 동안, 삼겹살은 내가 구웠다.
초면이든 아니든 지나가는, 사양하는 일행을 제외하고 다 불러들여, 넓게 자리를 잡고 앉아, 삼겹살, 부침개 등을 안주로 이슬이, 맥주 등을 나눠 마시며, 이번 산행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선두가 이렇게 일찍 내려올 수 있었던 건, 인솔 대장이 구 임도로 가라고 신신당부했음에도, 임도를 찾지 못해, 삼형제봉을 우회하는 등산로로 올라간 덕분이었다는 걸 알았다. 지난 4월 산행 때 구 임도에서 알바를 했기 때문에 그 상황이 눈으로 본 것처럼 이해가 됐다. 결과적으로 삼형제봉에 오른 산꾼은 인솔 대장 포함 세 명에 불과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넘게 하산주를 마신 후 마지막으로 남은 모든 재료를 때려 넣고, 라면을 끓여 입가심하고, 다른 일행이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주당이자 선두 그룹 넷이 남아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 후 3시 35분경 계곡을 떠났다. 주차장까지 거리는 4km가량,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45분! 다들 걸음이 빠른 산꾼들이라, 마감 1분 전인 4시 19분에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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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마감 시각인 16시 20분 정각에 버스에 탈 수 있어, 술 마시느라 늦었다는 오명은 피할 수 있었다. 다들 마감에 맞춰 도착했으나, 물에 들어갔던 그 복장 그대로 내려온 산꾼도 있어, 옷 갈아입는 시간 5분을 추가했다. 그리고 4시 25분경 지장산마을을 떠난 버스는 4시 31분 '지장산막국수'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본 후 식당으로 들어가 주당 넷이 한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 각자 취향에 맞는 막국수와 감자전, 그리고 이슬이 두 병과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먼저 막국수보다 일찍 나온 맥주와 이슬이로 소맥을 만들어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그리고 감자전과 막국수를 안주로 하산주를 마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나, 대략 이슬이 일곱 병 정도를 마신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2차, 계곡 하산주를 피한 등산객은 1차를 5시 10분까지 하고 서울을 향해 출발해, 7시 13분 양재역에 도착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인솔 대장을 포함 주당들이 한 잔 더 하자는 바람에, 이번에는 내가 과히 좋아하지 않는 치맥이 아니라, 족발을 먹기로 하고, 양재동 부근을 뒤져 한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이후, 족발을 안주로 이슬이 여덟 병과 맥주 두 병을 마시고, 9시 30분경 식당에서 나왔다. 그리고 양재역으로 가, 역 입구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열차를 타고 집을 향했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보니, 연신내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지축역이다. 그나마 대화까지 가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하며, 다시 연신내역으로 돌아가, 6호선으로 갈아타고 집으로 향해, 11시 10분경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과는 달리 '지장산 제1주차장 → 지장계곡 → 칫숲 → 3코스 → 동마내미고개 → 화인봉 → 지장산/지장봉 → 잘루매기고개→ 지장계곡 → 제1주차장' 원점회귀의 18.67km(산길샘)를 7시간 2분 동안 달렸다. 이동 5시간 15분, 휴식 1시간 47분! 휴식 시간의 대부분은 지장계곡에서 하산주 마신 시간이다.
비록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비구름 속을 달려, 보이는 게 거의 없고,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한 날씨의 산행이었다.
처음에는 관인봉까지 달릴 생각이었으나, 지장계곡에서 기다리는 삼겹살과 이슬이, 라면 생각이 간절해 관인봉 능선은 다음에 별도의 산행으로 다녀오기로 하고, 들머리만 확인하고 내려왔다.
오랜만에 빡센 산행 후 주당 멤버의 철저한 준비에 감탄하며 지장계곡에서 하산주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