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절지차(不節之嗟)
절제하지 못해 슬퍼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절제하지 않아 탄식하니 누구를 허물하겠는가? 모두 자신의 잘못이다는 말이다.
不 : 아닐 부(一/3)
節 : 마디 절(竹/9)
之 : 의조사 지(丿/3)
嗟 : 탄식할 차(口/10)
건강할 때에 잘하라
六三, 不節若, 則嗟若, 无咎.
육삼은 절제하지 않으면 곧 슬퍼할 것이니 누구를 탓할 수 없다.
象曰; 不節之嗟, 又誰咎也.
상에 말하기를, "절제하지 못해 슬퍼함이니 또 누구를 탓하겠는가?"
명나라 사람 장황(章潢)은 사람의 형체와 기운의 성쇠에 대해서 태아와 첫돌, 그리고 64세가 될 때까지의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태아)
먼저 태아일 때를 보면,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받아 임신된 후에는, 오행이 차례로 상극하면서 5장 6부가 생기며, 기경팔맥이 자라는 등 이목구비와 사지가 갖춰지게 된다.
태아가 7개월이 되면 혼이 생겨서 왼손을 움직일 수가 있고, 8개월이 되면 백이 생겨서 오른손을 움직일 수가 있게 된다. 9개월이 되면 몸을 세 번 뒤집고, 10개월을 채우게 되면 태어날 수 있게 된다. 10개월을 넘겨 태어나면 귀한 자식이 되고, 10개월을 못 채우면 빈천하고 덕이 모자라는 사람이 된다"고 하였다.
(첫돌)
탄생한 뒤부터 1년이 될 때까지 열 번의 환골탈태 과정을 겪게 된다. 즉 32일을 주기로 몸에 열과 땀이 나고 맥이 고르지 못한 증상이 있게 되는데, 이를 '변증(變蒸)'이라고 한다. 이 변증은 갓난아기를 아프고 고통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변증을 이겨내면 골수가 튼튼해지고 지혜롭게 된다.
32일이 지나면 첫 번째 변증이 일어나 신장에 기운이 생기고, 64일이 지나면 두 번째 변증이 일어나 방광에 기운이 생긴다. 96일이 지나면 심장에 기운이 생기고, 128일이 지나면 소장에 기운이 생기며, 160일이 지나면 간에 기운이 생기고, 192일이 지나면 담에 기운이 생긴다. 124일이 지나면 폐에 기운이 생기고, 256일이 지나면 대장에 기운이 생긴다. 288일이 지나면 비장에 기운이 생기고, 320일이 지나면 위에 기운이 생긴다.
이렇게 열 번의 변증이 끝나면 돌을 맞게 된다. 그래서 이가 생겨나고 머리카락이 자라며 그전과는 다르게 지혜가 부쩍 자란다.
(8번의 신장변화)
신장은 8세를 주기로 성장하고 쇠퇴한다. 따라서 "8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실해지면서 모발에 윤기가 나며 영구치로 갈게 된다. 16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성대해지고 정미로워져서 기운이 차고 넘치며 음양의 조화를 이루므로 자식을 낳을 수 있게 된다.
24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균일해지고 안정되어서 힘줄과 뼈가 강하고 굳세진다. 그래서 이가 모두 나게 되어 사랑니가 생긴다. 32세가 되면 힘줄과 골격이 튀어나오고 살과 근육이 최고로 튼튼해진다. 40세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쇠해져서 머리카락이 떨어지고 이가 약해진다.
48세가 되면 몸의 위에 있는 양기가 쇠해지고 고갈된다. 그래서 얼굴이 까칠해지고 머리카락이 반백이 된다. 56세가 되면 간의 기운이 쇠해져서 힘줄이 약해지고 정기가 줄어들고 신장이 쇠해지며 몸의 형체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8×8=64세가 되면 이가 빠지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5장이 모두 쇠해지고, 힘줄과 뼈가 맥을 못추게 된다. 그러므로 머리카락이 모두 희어지고 몸은 무거우며 걷는 것이 똑바로 안 되고 자식을 못낳게 된다."
이렇게 설명하고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40세가 넘으면 저절로 쇠퇴해지기 시작하는데, 욕심과 방종으로 쇠퇴의 길을 더 재촉한다고 한탄하였다.
하늘과 땅의 기운을 어렵게 받아 임신되고, 5장 6부와 근골을 만드는 태아라는 힘든 과정과 10번의 변증 시험을 이겨내고 사람이 되었는데,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욕심껏 방종하다가 병들어 죽는다고 한탄한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있을 때 절제하지 않으면 망하게 되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병들고 한탄하지 말고 병이 안 나게 수양하며, 가난하게 된 뒤에 한탄하지 말고 절약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주역(周易) 60. 수택절(水澤節)
節(마디 절)
節은 인생/역사의 마디를 의미한다. 변화의 마디를 성인지도로 알맞게 넘어가는 지혜를 말한다. 자기 절제에서 부터 사회가 잘 굴러가기 위한 문물제도의 규제, 사시사철의 절기 등에 관한 이야기다.
節, 亨. 苦節不可貞.
절괘는 형통하다. 고통스러운 절제는 바를 수 없다.
(해설)
절제는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외부의 의한 강압에 의한 절제보다는 사시사철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처럼 때에 맞게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彖曰; 節, 亨. 剛柔分而剛得中. 苦節不可, 貞. 其道窮也. 說以行險. 當位以節, 中正以通. 天地節而四時成. 節以制度, 不傷財不害民.
단에 이르기를, '절괘는 형통하다' 함은 강과 유가 나뉘어 강이 중을 얻었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절제는 바를 수 없다' 함은 그 도가 막힘이다. 기쁨으로써 험한데 행한다. 자리가 마땅함으로 절제하고 바르게 중도를 행함으로 통한다. 천지의 절도로 사시가 이루어진다. 절도로써 법도를 제정하니 재물을 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해설)
끊어야 하는 것은 제 때에 맞게 끊어 줘야 다음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시기를 놓쳐서 외부 강압에 의해 억지로 관두게 되면 고통스럽다. 기쁘게 행한다는 것은 자발적으로 알아서 행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을의 숙살지기가 있어야 다음 봄의 새로운 성장이 있는 것이다. 절도가 없으면 순서를 잃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도 법도를 제정해서 서로 계속해서 어울려 살아갈 수가 있다.
象曰; 澤上有水, 節. 君子以制數度, 議德行.
상에 이르기를, 연못에 물이 있는 것이 절이다. 군자는 이로써 법도를 헤아려 알맞게 하고 덕행을 의논한다.
(해설)
형식이 있은 다음에 내용이 있는 것이다. 국가가 있고 개인이 있는 것이다. 군자는 제도를 정비하고 그 다음 그것의 절적향상에 대해 의논한다.
初六, 不出戶庭, 无咎.
초육은, 방문 밖 뜰에 나가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
象曰; 不出戶庭, 知通塞也.
상에 이르기를, "방문 밖 뜰에 나가지 않는다" 함은 통하고 막힌 것을 아는 것이다.
(해설)
戶는 집 안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문을 가리킨다. 집안의 뜰에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세속적인곳으로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혹은 안 될일은 미리 시도하지 않고 절제해 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九二, 不出門庭, 凶.
구이는, 대문 밖 뜰에 나가지 않으니 흉하다.
象曰; 不出門庭, 失時極也.
상에 이르기를, "대문 밖 뜰에 나가지 않는다" 함은 때를 잃음이 지극한 것이다.
(해설)
대문밖에 나가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인데 너무 절제만 하고 방구석에만 있었구나.
六三, 不節若, 則嗟若, 无咎.
육삼은, 절제하지 않으면 즉 탄식하니 허물할 곳이 없다.
象曰; 不節之嗟, 又誰咎也.
상에 이르기를, "절제하지 않음의 탄식"이라 하니 또 누구에게 허물하리요?
(해설)
대체로 3효는 과중하여 허물많고 욕심 많은 자리이다. 참고 절제하지 않고 오버해서 후회하는 것이다. 이불킥이다.
六四, 安節, 亨.
육사는, 편안히 절제하니 형통하다.
象曰; 安節之亨, 承上道也.
상에 이르기를, "편안히 절제하는 것의 형통함이라" 함은 위의 도를 이음이다.
(해설)
六四는 정위하고 九五와 친비하고 九一과도 응하고 있다. 또한 음의 자리에서 음효가 있으니 편안하게 절제하는 모습이다.
육사는 부중하나 정위하고 구오와 친비한 고귀한 자리이다. 또한 초구와 호응하여 아래로 흐르는 물의 덕을 이루니 지위를 합당하게 감당하는 자리이다. 구오(성인지도)에 의지하여 절제하니 그 모양이 형통한 것이다.
九五, 甘節, 吉. 往有尙.
구오는, 달게 절제하니 길하다. 나아가면 숭상함이 있다.
象曰; 甘節之吉, 居位中也.
상에 이르기를, "달게 절제하는 것의 길함"은 자리가 중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성인지도를 깨달아 즐겁게 절제하는 자이니 숭상함을 얻는 것이다.
(해설)
단음식은 먹기 편하고 목구멍에 잘 넘어간다. 즉 절제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고통스럽지 않은 모습이다. 苦와 반대되는 상황이다. 正位하고 중정을 얻은 자리이니 하려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上六, 苦節, 貞凶, 悔亡.
상육은, 고통스러운 절제니 고집하면 흉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象曰; 苦節貞凶, 其道窮也.
상에 이르기를, "고통스러운 절제니 고집하면 흉하다" 함은 그 도가 막힌 것이다.
(해설)
참다가 폭발해 버리는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과도하게 절제하면 병이 생기는 것과 같다. 끝까지 너무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주역(周易) 60. 수택절(水澤節)
절은 마디의 뜻이 있으며 괘의 구성이 못 위에 물이 있어 물이 넘치는 象이다. 못의 용납함은 한계가 있다. 용기 이상은 소용이 없다. 가득차면 용납하지 못하니 넘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상이다. 限節이 있는 것이다.
인간사의 모든 조절이 이 節에 해당된다. 음식에는 甘節이 있고 苦節이 있다. 인간의 행위를 조절하는 것은 節文(文質彬彬, 빈빈은 절반의 뜻 半半이 아니고 균형의 의미, 質은 바탕이고 文은 그 바탕을 표현하는 것, 節文은 그 표현이 절도에 맞는 것, 이 節文이 바로 禮이다)이 된다. 반대로 못에 물이 빠진 것은 澤水困으로 困難이다.
時節에는 4계, 8절, 24기, 72후가 있다. 季節, 節氣 節候 등
맹자, 孟子曰 仁之實 事親是也 義之實 從兄是也
智之實 知斯二者 弗去是也
지의 실제는 이 두 가지를 알아서 버리지 않는 것이고
禮之實 節文斯二者是也
예의 실제는 이 두 가지를 절문하는 것이다.
水澤節
[傳]
節, 序卦, 渙者, 離也; 物不可以終離, 故受之以節.
절은 서괘에 환은 이산됨이니, 물이 끝내 이산될 수 없으므로 절로 받았다 하였다.
物旣離散則當節止之, 節所以次渙也.
물이 이미 이산되면 마땅히 절제하여 멈춰야 하니, 절이 이 때문에 환의 다음이 된 것이다.
爲卦, 澤上有水, 澤之容, 有限.
괘 됨이 못 위에 물이 있으니, 못의 용납함은 한계가 있다.
澤上置水, 滿則不容, 爲有節之象. 故爲節.
못 위에 물을 둠에 가득차면 용납하지 못하니, 절이 있는 상이다. 그러므로 절이라 한 것이다.
節, 亨, 苦節, 不可貞.
절(군형)은 형통하니 괴로운 절(끝까지 억지로 조절하는 것)은 굳게(끝까지) 지킬 수 없다.
[傳]
事旣有節則能致亨通. 故節有亨義.
일이 이미 절제가 있으면 형통함을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절에 형통하는 뜻이 있는 것이다.
節貴適中, 過則苦矣,
節至於苦, 豈能常也.
절제함은 적중함을 귀하게 여기니, 지나치면 괴로우니 절제함이 괴로움에 이르면 어찌 항상 할 수 있겠는가?
不可固守以爲常, 不可貞也.
굳게 지켜 항상 할 수 없으니, 이는 정고할 수 없는 것이다.
[本義]
節有限而止也.
절은 한계를 두고 멈추는 것이다.
爲卦下兌上坎, 澤上有水, 其容有限.
괘의 구성이 아래는 태이고 위는 감이니, 못 위에 물이 있어 그 용납함이 한계가 있다.
故爲節, 節固自有亨道矣.
이 때문에 절이라 하였으니, 절은 진실로 스스로 형통할 도가 있다.
又其體陰陽各半而二五皆陽, 故其占得亨.
또 체가 음효와 양효가 각각 반씩이고 二효와 五효가 모두 양이기 때문에 그 점이 형통할 수 있는 것이다.
然至於太甚則苦矣, 故又戒以不可守以爲貞也.
그러나 너무 심함에 이르면 괴로우므로 또 지켜서 올바른 도리로 해서는(끝까지 지켜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 것이다.
彖曰; 節, 亨. 剛柔分而剛得中;
절이 형통한 까닭은 강유가 (3개씩) 반씩 나뉘고 강이 중을 얻었기 때문이고,
[本義] 以卦體 釋卦辭
苦節不可貞, 其道窮也.
고절부가정은 그 도가 궁극하기 때문이다.
[傳]
節, 至於極而苦則不可堅固常守, 其道已窮極也.
절이 극에 이르러 괴로우면 견고히 항상 시킬 수 없으니, 그 도가 너무 궁극한 것이다.
[本義]
又以理言.
또 이치로써 말하였다.
理는 事物當然之理로 理는 事之理, 物之理를 말함
說以行險, 當位以節, 中正以通.
기뻐하는 마음으로 험함에 행하고 (구오가) 지위(마땅한 자리)를 담당하여 (스스로) 절제하고 중정으로써 통한다.
리더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되어야 한다. 스스로 절제하고 中正으로 행하는 자세 當位以節, 이것의 절괘의 키가 된다.
[本義]
又以卦德卦體言之. 當位中正, 指五, 又坎爲通.
또 괘덕과 괘체로 말하였다. 당위중정은 五를 가리키며 또 감은 통함의 의미가 된다.
坎은 感으로, 通의 뜻이 있음, 感通, 느낌은 사물과의 만남인데, 느낌이 오는 것이 感이고, 느낌이 가는 것이 應이다. 感應, 坎水는 중앙의 양이 아래위로 통하는 象이다.
감통, 감응은 주역에서 만남의 媒介이다. 처음에 乾 坤이 나오고 다음에 屯卦가 되는데, 서로 감응하여 屯이 땅속에서 올라와 하늘과 만나는 象이다. 이것이 地天泰의 正月괘이다. 一陽之日(復 11월), 二陽之日(臨 12월), 三陽之日(泰 1월)이 된 것이다. 이 三陽의 날에 생명체가 하늘과 만난다. 感應하여 感通하는 것이다.
天地節而四時成, 節以制度, 不傷財不害民.
천지가 조절되어 사시가 완전하게 이루어지니, 제도로써 절제하여(節로써 법도를 제정하여) 재물을 상하지(낭비하지) 않으며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成은 일부분이 아닌 사시 전체가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함, 일부분의 이룸은 遂이다.
불상재
논어, 제나라 景公이 정사에 대해 물으니, 공자 왈, 政在節用, 정사는 재물(用)을 절약하는데 있다.
節用而愛人,
재물을 절약해서 백성을 사랑한다.
[本義]
極言節道.
절제하는 도를 극언하였다.
象曰; 澤上有水, 節, 君子以, 制數度, 議德行.
못 위에 물이 있음이 절이니, 군자가 보고서 禮數(신분에 알맞은 예의)와 법도를 제정하며 덕행을 의논한다(절도에 맞게 中節 하려고 헤아린다).
사단(四端)은 中節(조절되어 있는 것)이고 칠정(七情)은 조절이 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初九, 不出戶庭, 无咎.
초구는, 호정(안마당, 방문 밖의 정원)을 나가지 아니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분의 : 호정을 나지지 아니함이니, 허물이 없다.
[傳]
戶庭, 戶外之庭; 門庭, 門內之庭.
호정은 호 밖의 뜰이고, 문정은 문 안의 뜰이다.
初以陽在下, 上復有應, 非能節者也, 又當節之初.
초가 양으로서 아래에 있고 위에 다시 응이 있으니, 절제할 수 있는 자가 아니며 또 절의 초기를 당하였다.
故戒之謹守, 至於不出戶庭則无咎也.
그러므로 삼가 지켜서 호정을 나가지 아니함에 이르면 허물이 없다고 경계한 것이다.
初能固守, 終或渝之,
不謹於初, 安能有卒.
처음에는 굳게 지킬 수 있으나 끝에는 혹 변할 수 있으니, 초기에 삼가지 아니하면 어찌 졸이 있겠는가?
故於節之初, 爲戒甚嚴也.
그러므로 절의 초기에 경계함이 심히 엄한 것이다.
[本義]
戶庭, 戶外之庭也.
호정은 호 밖의 뜰이다.
陽剛得正, 居節之初, 未可以行, 能節而止者也.
양강이 정을 얻고 절의 초기에 거하여 아직 행할 수 없으니, 절제하여 그칠 수 있는 자이다.
故其象占如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不出戶庭, 知通塞也.
상에 이르기를, 호정을 나가지 않으나, 통함과 막힘을 안다.
九二, 不出門庭, 凶.
구이는, 문정(바깥마당)을 (나가야 하는 경우에도) 나가지 않으니 흉하다. (대문이 있고 또 문을 지나야 집이 있는 구조)
때를 놓치는 것을 주역에서는 중요시 함, 주역은 時의 철학, 변화의 철학.
[傳]
二雖剛中之質, 然處陰居說而承柔, 處陰, 不正也; 居說, 失剛也; 承柔, 近邪也.
二가 비록 강중의 자질이나 음에 처하고 기뻐함에 거했고 유로 받들고 있으니, 음에 처함은 바르지 못함이고 기뻐함에 거함은 강함을 잃은 것이고 유를 받듦은 邪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
節之道, 當以剛中正, 二失其剛中之德, 與九五剛中正, 異矣.
절제하는 도는 마땅히 강중정을 써야 하는데 二가 강중의 덕을 잃었으니, 구오의 강중정과는 다르다.
不出門庭, 不之於外也, 謂不從於五也.
문정을 나가지 아니 한다는 것은 밖에 나가지 아니 하는 것이니, 五를 따르지 아니함을 이른다.
二五非陰陽正應, 故不相從.
二爻와 五爻는 음양의 정응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따르지 아니하는 것이다.
若以剛中之道相合則可以成節之功, 唯其失德失時, 是以凶也, 不合於五, 乃不正之節也.
만약 강중의 도로 서로 합한다면 절의 공을 이룰 수 있는데 오직 덕을 잃고 때를 잃었기 때문에 흉한 것이니, 五에게 합하지 아니함은 곧 바르지 못한 절제이다.
以剛中正爲節, 如懲忿窒慾, 損過抑有餘, 是也;
강중정으로 절제함은 분함을 징계하고 욕심을 막으며 과함을 덜고 유여함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고,
不正之節 如嗇節於用, 懦節於行 是也.
바르지 못한 절제는 인색한 자가 씀을 절약하고 나약한 자가 행실을 절제하는 것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本義]
門庭, 門內之庭也.
문정은 문 안의 뜰이다.
九二當可行之時而失剛不正, 上无應與, 知節而不知通.
구이가 나아가야 할 때를 당하여 강을 잃고 바르지 못하며, 위에 응여가 없어서 절제할 줄만 알고 변통할 줄을 모른다.
故其象占如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不出門庭凶, 失時極也.
상에 이르기를, 불출문정흉은 때를 잃음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六三, 不節若, 則嗟若, 无咎.
육삼은, 절제하지 못하여 한탄함이니, 허물할 데가 없다(无所歸咎). 若은 어조사.
[本義]
陰柔而不中正, 以當節時, 非能節者. 故其象占如此.
음유로서 중정하지 못하면서 절의 때를 당하였으니, 절제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不節之嗟, 又誰咎也.
상에 이르기를, 절제하지 못한 한탄을 또 누구를 허물하겠는가?
[本義]
此无咎, 與諸爻異, 言无所歸咎也.
여기의 무구는 (다른 괘의) 여러 효와 다르니, 허물을 돌릴 곳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六四, 安節, 亨.
육사는, 편안히 (자연스럽게) 행하는 절제이니, 형통하다.
논어, 仁者 安仁 知者 利仁
인에 편안하고(저절로 자연스럽고) 편안하지는 앉지만 이롭다고 여김.
예를 들어 이타적인 행위가 편안한 자는 仁者이고, 좀 괴롭지만 피차가 이롭다고 여기는 자는 知者이다.
[本義]
柔順得正, 上承九五, 自然有節者也. 故其象占如此.
유순하면서 정을 얻고 위로 구오를 받드니, 자연스럽게(저절로) 절제가 있는 자이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安節之亨, 承上道也.
상에 이르기를, 안절의 형통함은 위의 도를 받들기 때문이다.
九五, 甘節. 吉, 往有尙.
구오는, 감미로운 절제이다. 길할 것이니 나아가면 가상한(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본의 : 감에 가상한 일이 있을 것이다.
[傳]
九五, 剛中正, 居尊位, 爲節之主, 所謂當位以節, 中正以通者也.
九五는 강중정으로 존위에 거하여 절의 주체 되었으니, 이른바 지위를 당당하여 절제하고 중정하여 통한다는 것이다.
在己則安行, 天下則說從, 節之甘美者也, 其吉可知.
자신에 있어서는 편안히 행하고 천하는 기뻐하여 따르니, 절제함의 달고 아름다운 것이니, 그 길함을 알 수 있다.
以此而行, 其功大矣, 故往則有可嘉尙也.
이러한 방법으로 행하면 그 공이 크므로 가면 가상할 만한 일이 있는 것이다.
[本義]
所謂當位以節, 中正以通者也. 故其象占如此.
이른바 지위를 담당하여 절제하고 중정하여 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象曰; 甘節之吉, 居位中也.
상에 이르기를, 감미로운 절제의 길함은 처한 자리가 중이기 때문이다.
上六, 苦節, 貞凶, 悔亡.
상육은, 괴로운 절제이니, 곧은 도리를 지켜도 흉하나 뉘우침이 없어질 것이다.
전 : 곧은 도리를 지키면 흉하고, 뉘우쳐 고치면 흉함이 없어질 것이다.
[傳]
上六, 居節之極, 節之苦者也, 居險之極, 亦爲苦義.
上六은 절의 극에 거하였으니, 절제함이 괴로운 자이며, 험의 극에 거하였으니 또한 괴로운 뜻이 된다.
固守則凶, 悔則凶亡; 悔, 損過從中之謂也.
굳게 지키면 흉하고 뉘우치면 흉함이 없어질 것이니, 悔는 과함을 덜어 中을 따름을 이른다.
節之悔亡, 與他卦之悔亡, 辭同而義異也.
절괘의 悔亡은 다른 괘의 悔亡과 말은 같으나 뜻은 다르다.
[本義]
居節之極, 故爲苦節, 旣處過極, 故雖得正而不免於凶.
절의 극에 거하였으므로 고절이 되고, 이미 과극에 처하였으므로 비록 정을 얻어도 흉함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然禮奢寧儉, 故雖有悔而終得亡之也.
그러나 예는 사치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하여야 하므로 비록 뉘우침이 있으나 끝내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논어)
禮與其奢也, 寧儉
喪與其易也, 寧戚.
사치하기 보다는 차라리 검소함이 낫고, 절차를 잘 지켜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슬퍼함이 낫다.
象曰; 苦節貞凶, 其道窮也.
상에 이르기를, 고절정흉은 그 도가 곤궁하기 때문이다.
(終)
節은 절제 절약으로 욕망이나 물자를 절하는 것이므로 긍정적이며 인간 사회의 가장 중요한 미덕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것을 끝까지 행하면 苦節이 된다. 사람의 무한한 욕망을 끝까지 절제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상육에서 苦節貞凶을 傳에서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뉘우쳐 고쳐야 한다고 하였고 本意는 뉘우침이 없을 것이다 고 해석을 했는데, 다른 괘의 悔亡과는 뜻이 다르다.
(예기)
禮不逾節.
예는 절제를 벗어나지 아니한다.
(논어 학이 12)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화를 알아서 화만 하고, 예로써 그것을 조절하지 아니하면 또한 실행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등은 절제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 분명하다. 절제는 다름 아닌 자아억제능력 자기통제능력으로 타율적으로 조정될 일이 아닌 것이다.
(주역용어해설)
길(吉) 흉(凶)
길(吉)은 길(吉), 대길(大吉), 원길(元吉), 종길(終吉) 등등으로 주역에 상당히 많이 등장하며 '좋다'는 의미이다.
흉(凶)은 흉(凶), 유흉(有凶), 종흉(終凶), 흉사(凶事) 등등으로 역시 주역에 상당히 많이 등장하며 '나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좋다는 늬앙스를 가진 것은 허물이 없다는 무구(无咎), 후회가 없다는 무회(无悔), 형통하다는 형(亨), 이롭다는 이(利), 명예롭다는 예(譽)와 같이 여러가지 다른 표현들이 있다.
흉(凶)도 마찬가지이다. 뉘우침이 있다는 회(悔), 어렵다는 린(吝), 위태롭다는 려(厲), 허물이 있다는 구(咎) 등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보통은 좋고 나쁘고의 정도의 차이로 해석하여, 길흉은 아주 좋거나 나쁘고, 나머지는 그 보다 아래 단계라고 해석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만 바라보기에는 해석이 난해해지는 부분들이 많이 생긴다. 예컨대, 대과(大過)괘의 상육(꼭대기 효)효의 효사는 '過涉滅頂 凶 无咎(과섭멸정 흉 무구)'이다. "흉한데, 허물은 없다"고 한다.
정교하게 좋고 나쁘다는 여러 표현들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내 생각에 따라서 그 기준을 나누어 해석을 시도했다.
첫째, 길흉(吉凶)은 외면적인 시각에서의 판단이며 내부적으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허물(咎)은 내면적인 시각에서의 판단이며 외부적으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대재벌이 되는 것은 길(吉)한 것이지만, 오히려 내심은 불편하고 그 위치에 서고 싶지 않으면 길(吉)하여도 허물이 있는 것(有咎)이고, 흥선대원군이 세도가의 바지가랭이를 기어다니는 것은 흉(凶)하지만, 그 내심은 자기를 보존하기 위해 멋지게 속이고 있는 것이니, 오히려 쾌재를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경우라면 흉(凶)하지만 허물이 없을(无咎) 수도 있는 것이다.
둘째, 후회(悔)는 원하던 결과를 염두해 둔 내면적 판단이다. 회(悔)는 결과가 좋으면 바뀔 수 있는 내면의 마음이다. 예컨대, 술잔과 물잔이 있었는데, 마음은 술을 먹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이 물잔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으니 허물(咎)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술잔에는 독이 들어 있어서 술을 먹은 사람은 죽고, 물은 먹은 자신은 살았으니 회(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셋째, 명예(譽)는 길흉과 같은 외면적인 시선이지만, 길(吉)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도 있는 성취임에 비하여, 예(譽)는 사람들로 부터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벌이 되는 것은 길(吉)한 것으로서 존경을 받을 수도 부러움을 받을 수도 있는 이중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능력에 따른 당연한 성취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외면적으로 판단되는 사람이 그만한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 곧 명예(譽)이다.
넷째, 형(亨)은 계속적으로 상승되어 가는 좋음을 말하며, 리(利)는 그 양의 대소에 관계없이 얻는 것이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어렵다는 린(吝)은 실패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며, 위태롭다는 려(厲)는 고생스럽고 힘들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것을 기본으로 하여 해석을 시도했다. 그러나 100%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으며, 그럴 수도 없을 것이다. 현재의 주역은 1인이 논리를 가지고 통일되게 기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역의 괘효사는 오랜시간을 통하여 수정, 첨가, 삭제가 되어 전해져 온 것이기에 그 과정을 거치면서 혼용되기도 했고, 다른 뜻으로 사용하기도 했을 것 같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節(마디 절)은 ❶형성문자로 莭(절)의 본자(本字), 节(절)은 간자(簡字), 㔾(절)은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卽(즉; 먹을 것을 많이 담은 그릇 앞에 사람이 무릎 꿇고 있음, 절)과 대나무(竹)의 마디를 나타내는 글자를 합(合)하여 마디를 뜻한다.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는 사람이 무릎꿇고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대나무 패를 둘로 나누어 약속의 증거로 한 것을 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이라 하여, 竹(죽)과 병부절(卩=㔾)部를 합(合)한 자형(字形)은 약속에 쓰는 대나무 패를 뜻하는 셈이지만, 자형(字形)을 갖추기 위하여 병부절(卩=㔾)部에서 나중에 생긴 글자인 卽(즉)을 빌어 節(절)이라 쓴다. 대나무 패는 대나무의 한 마디를 잘라 만들므로 대나무의 마디도 節(절)이라 하고 나중에 마디나 물건의 매듭에도 썼다. ❷상형문자로 節자는 '마디'나 '관절', '예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節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卽자는 식기를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곧'이나 '즉시'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節자를 보면 단순히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㔾(병부 절)자이다. 㔾자는 금문에서부터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형태가 되어 대나무의 마디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節(절)은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명절(名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절기(節氣)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절기의 뜻을 뚜렷이 하여 주는 말 (3)여러 단락(段落)이 모여 하나의 문장(文章), 시가(詩歌), 음곡을 서술(敍述)한 경우에, 그 단락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식물의 마디 ②동물의 관절(關節) ③예절(禮節) ④절개(節槪),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⑤철, 절기(節氣) ⑥기념일(記念日), 축제일(祝祭日), 명절(名節) ⑦항목(項目), 사항(事項), 조항 ⑧단락(段落) ⑨박자(拍子) ⑩풍류(風流) 가락 ⑪절도(節度), 알맞은 정도 ⑫절약(節約)하다 ⑬절제(節制)하다 ⑭높고 험하다 ⑮우뚝하다 ⑯요약하다 ⑰초록(抄錄)하다(뽑아서 적다) ⑱제한(制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디 촌(寸)이다. 용례로는 절약하고 검소하게 함을 절검(節儉), 알맞게 조절함을 절제(節制), 절의와 신념 등을 지키어 굽히지 않는 충실한 태도를 절개(節槪), 일의 순서나 방법을 절차(節次), 한 해 동안을 24로 가른 철을 절기(節氣), 아끼어 씀을 절약(節約), 물을 절약함을 절수(節水), 전기를 아끼어 씀을 절전(節電), 일이나 행동 등을 똑똑 끊어 맺는 마디를 절도(節度), 굳은 마음과 변하지 않는 절개를 정절(貞節), 꼭 알맞은 시절을 당절(當節), 사물을 정도에 맞추어서 잘 고르게 함을 조절(調節), 절개를 지킴을 수절(守節), 절개를 지키지 아니함을 실절(失節), 좋은 명절이나 좋은 철을 가절(佳節), 뼈와 뼈를 결합하는 부분을 관절(關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흠절(欠節),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절검지심(節儉之心),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절상생지(節上生枝), 나라의 재물을 아껴 쓰는 것이 곧 백성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절용애인(節用愛人),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뜻으로 일이 복잡해 그 귀결을 알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절상생지(節上生枝),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절검지심(節儉之心), 청렴과 절개와 의리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는 말을 절의염퇴(節義廉退),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아담한 풍치나 높은 절개라는 뜻으로 매화를 이르는 말을 아치고절(雅致高節), 어떠한 난관이나 어려움에 처해도 결코 굽히지 않는 높은 절개를 일컫는 말을 상풍고절(霜風高節),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비유한 말을 개원절류(開源節流), 오행의 목기가 성하는 때로 곧 봄철을 달리 이르는 말을 목왕지절(木旺之節), 오행에서 화기가 왕성한 절기라는 뜻으로 여름을 이르는 말을 화왕지절(火旺之節),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뜻으로 처녀가 시집 가기에 좋은 꽃다운 시절을 이르는 말을 도요시절(桃夭時節)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嗟(탄식할 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差(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嗟(차)는 ①탄식하다(歎息--) ②감탄하다(感歎--) ③탄식(歎息) ④감탄(感歎) ⑤창졸(倉卒)간에, 갑작스럽게,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탄식하고 한탄함을 차탄(嗟歎), 마음에 느끼는 바가 있어 칭찬함을 차칭(嗟稱), 슬프다의 뜻으로 슬퍼서 탄식할 때에 쓰는 말을 차호(嗟乎), 슬픈 일을 당하여 몹시 놀람을 차악(嗟愕), 애달아서 아깝게 여김을 차석(嗟惜), 탄식하고 두려워 함을 차구(嗟懼), 슬프게 탄식함을 상차(傷嗟), 혀를 차며 애석히 여김을 돌차(咄嗟), 슬피 탄식함을 애차(哀嗟), 원망하고 탄식함이나 원통한 탄식을 원차(怨嗟), 애석하게 여겨 탄식함을 자차(咨嗟), 꾸짖는 것을 질차(叱嗟), 눈 깜짝할 사이를 일컫는 말을 돌차간(咄嗟間), 사람을 업신여겨 푸대접하는 음식을 일컫는 말을 차래지식(嗟來之食), 느시 깃의 탄식이라는 뜻으로 백성이 난리나 부역으로 부모를 봉양할 수 없음을 탄식함을 일컫는 말을 보우지차(鴇羽之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