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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청제명(兼聽齊明)
많은 의견을 고루 듣고 매사를 밝게 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兼 : 겸할 겸(八/8)
聽 : 들을 청(耳/16)
齊 : 가지런할 제(齊/0)
明 : 밝을 명(日/4)
출전 : 순자(荀子) 第12 군도편(君道篇)
군주가 지켜야 할 지극한 길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至道大形, 隆禮至法則國有常, 尚賢使能則民知方.
지극한 도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군주가 예를 융성하게 하고 법을 높이면 나라는 변함없이 안정을 유지하고, 어진이를 숭상하고 유능한 등용하면 백성들은 자신들이 갈 방향을 알게 된다.
纂論公察則民不疑, 賞克罰偷則民不怠, 兼聽齊明則天下歸之.
공론을 모아 공정하게 살피면 백성이 의심하지 않고, 신상필벌하면 백성들이 나태하지 않으며, 백성을 말을 널리 듣고 분명하게 살피면 천하가 귀의한다.
然後明分職, 序事業, 材技官能, 莫不治理, 則公道達而私門塞矣, 公義明而私事息矣.
그러한 연후에 명분과 직책을 분명히 하고 사업을 순서 있게 하며 재능과 기술자를 능력에 맞게 등용하여 잘 다스리면 공적인 도리가 통하고 사적인 문이 막히게 되니 공공의 의리가 밝아져서 사적인 일이 종식된다.
■ 겸청제명(兼聽齊明)
편청생간(偏聽生奸)
겸청제명(兼聽齊明)
편향적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릇된 생각이 돋고, 여러 의견을 고루 듣는다면 매사에 공명해진다.
이 말은 전국시대 성악설(性惡說)로 유명했던 순자(荀子)의 문집 중, 군도편(君道篇)에 나오는 말이다.
일부의 사람들은 순자를,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역행하는 그 주장 하나만을 가지고 외고집을 부렸던 사람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순자가 맹자와 학설상으로 논쟁을 펼 수 있었던 것은 그 나름의 깊고 넓은 학문 연구의 경지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자의 전집과 기타 서지(書誌)를 살펴보면 당대 학자 중에서 출중한 학술 영역을 개척하고 있었던 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국시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순자의 학설에 심취하여 순자 연구에 노력하는 후학도 많다는 것은 그의 학문적 경지를 편향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귀띔해주는 실증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학문은 맹인모상(盲人摸象)하는 방식으로 코끼리 더듬는 듯이 오류를 범하는 시각장애인의 판단을 흉내 내서는 안 될 것이다. 판단의 착오는 모든 사상(事象)을 그르치기 쉽기 때문이다.
오늘날처럼 대중매체가 발달하여 날마다 자고 나면 온갖 세상사가 생생히 유전(流轉)하는 정보로 넘쳐나면서 시청자 및 독자들이 올바르게 소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할 때일수록 넘쳐나는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계반경(視界半徑)과 이해심도(理解深度)와 청문고도(聽聞高度)를 전제로 하여 판단의 적확도(的確度)를 보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판단의 기능을 전담하고 있는 사법부의 경우일수록 그 판단의 척도가 공명하지 못하면 사회적 정의는 뿌리내리기 어렵다. 상식적인 법언(法諺)에서도 기판력(旣判力)은 함부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했다. 왜냐하면 기판력은 이미 새로운 사회적 사실과 사상(事象)으로 형성된 역사로 축적되어 그 바탕 위에서 이미 또 새로운 역사의 길을 열면서 지내왔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기판력을 함부로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의 생명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람의 지혜는 짧지만 세상일의 기미(機微)는 무궁무진하다" 하여 인지유단(人智有短)이나 사기무궁(事機無窮)이라 했다.
어떤 경우에도 공간적 구조물은 개축과 보수작업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기판력은 이미 지나간 시간과 다름없다. 지나간 시간을 다시 조소(彫塑)한다는 것은 권력적 폭력수단 이외엔 없다. 그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정도가 아닌 것을 가지고 사회적 공명(共鳴)을 유도하려 든다면 그것은 백일몽이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자들의 환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백일몽을 편신적(偏信的)인 신(神)의 계시(啓示)인 양 여기거나, 환각을 창신적(創新的)인 발상으로 착각한다면 그것은 논어에서 이야기하는 십목소시(十目所視)이며 십수소지(十手所指)의 눈총과 지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곧 국민여론인 것이다.
정다산은 그의 목민심서에서 말하기를, '천인소시 천인소지하면 무병이사(千人所視 千人所指 無病而死)'라고 했다. 좀 심한 표현이지만 "많은 사람이 눈총을 보내고 지탄을 퍼 부우면 그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아도 죽게 된다"는 뜻이다.
논리적으로 일리 있는 이야기다. 눈총은 총(銃)이요, 지탄은 탄(彈)이다. 따라서 이는 총탄과 같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총탄을 겨누면 누구나 겁에 질려 죽는다는 뜻일 것이다. 국민적인 인심의 소향(所向)은 이처럼 엄정하다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인 것이다.
중국의 대역사 서적인 자치통감(資治通鑑)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 분량이 무려 294권에 달한다. 송나라 시대의 사마광(司馬光)이 주편했다. 사마광은 마지막 편에서 모든 왕조의 패망의 공통된 이유는 겸청(兼聽)하지 못하고 편청(偏聽)했던 6가지의 탓이라 지적하면서 그것을 육난(六難)이라 했다.
육난(六難)이란 스스로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일을 스스로 등한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첫째 천언(踐言), 둘째 방기(防欺), 셋쩨 거사(去邪), 넷째 임현(任賢), 다섯째 득인심(得人心), 여섯째 지천도(知天道)다.
스스로 한 약속을 실천하지 못하고, 스스로 마음을 속이며, 스스로 품는 간사한 뜻을 버리지 못하고, 어진 인물을 등용하지 못하며, 인심의 소재를 터득하지 못하고, 불가역의 천도(天道)를 따르지 않았다는 잘못을 범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현신(賢臣)은 민심을 다스리고, 능신(能臣)은 민생을 다스린다 했다. 그러나 겸청을 하지 못하고 편청에 기울다 보니 현신과 능신을 영입 못하고 아울러 육난(六難)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라와 왕조는 폐망하고 만 것이다. 편청생간(偏聽生奸)이라는 병인(病因)이 이처럼 무서운 독소라는 것을 사마광은 경고하였다.
한비자(韓非子)
第五篇 주도(主道)
(군주의 길)
'노자'와 흡사한 운문으로 이뤄져 있으며, 무위의 치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담고 있다. '노자'에 대한 독후감인 편장과 더불어 노자와 법가를 혼합한 황로파의 사상
군주의 道에 대해 논한 것. 한비자가 老子의 道의 개념을 빌려 와 어떤 식으로 제왕학에 응용했는지 보여준다. 군주에게 得道의 경지라 할 만한 자기 통제력을 요구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韓非子 第05篇 主道 ①
자기 속을 보여서는 안 된다
道者, 萬物之始, 是非之紀也.
도는 만물의 근원이며 시비와 선악의 기준이다.
是以明君守始以知萬物之源, 治紀以知善敗之端.
그리하여 총명한 임금은 도를 지켜 만물의 근원을 터득하게 되며, 기준을 갖추어 성공과 실패, 공로와 과실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故虛靜以待令, 令名自命也, 令事自定也.
그리하여 군주는 허심탄회하게 신하를 대하고, 신하 스스로 명분을 표하게 하며 그 책임을 지게하고, 일이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것을 기다린다.
虛則知實之情, 靜則知動者正.
허심탄회하면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고, 상대의 움직임이 바르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有言者自為名, 有事者自為形.
말하고자 하는 자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일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도 자연스럽게 하게 한다.
形名參同, 君乃無事焉, 歸之其情.
이 표현과 결과를 비교하여 언행이 일치하도록 하면 군주는 가만히 있어도 신하는 자연스럽게 그 실정을 털어놓는 법이다.
故曰: 君無見其所欲, 君見其所欲, 臣自將雕琢. 君無見其意, 君見其意, 臣將自表異.
그러므로 이런 말이 있다. "군주는 자기 욕망을 알려서는 안 된다. 그것을 알려주면 신하는 그것에 맞추어 겉치레에만 힘쓰게 된다. 군주는 자기 의사를 말해서는 안 된다. 군주가 자기의사를 표현하면 신하는 그것에 따라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만을 보이려 하기 때문이다."
故曰: 去好去惡, 臣乃見素, 去舊去智, 臣乃自備.
그러므로 "군주가 자기 감정을 말하지 않으면 신하는 그 소질을 전부 보여주게 되고, 또 군주가 지혜와 기교를 버리고 대하면 신하는 군주의 의향을 몰라 스스로 경계하게 된다."
故有智而不以慮, 使萬物知其處;
이상과 같기 때문에 군주는 지(知)가 있더라도 그것을 쓰지 않고 모든 신하에게 자기의 직분을 자각시키며,
有行而不以賢, 觀臣下之所因;
군주는 비록 현명하더라도 그것으로 일을 해내려고 하지 않으며 과시하지 않고 신하의 동향을 관찰하며,
有勇而不以怒, 使群臣盡其武.
군주는 용기가 있더라도 그것을 발휘하지 않고 신하들로 하여금 용감성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是故去智而有明, 去賢而有功, 去勇而有強.
그러므로 군주가 자기 지(知)를 버리면 오히려 신하의 심정을 관찰하는 명(明)을 얻을 수 있으며, 자기의 현(賢)을 버리면 신하는 각자 노력하게 되므로 오히려 효과가 있고, 또 군주가 자기 용기를 버리면 신하는 저마다 용기를 발휘하므로 오히려 국가가 강대해지는 것이다.
群臣守職, 百官有常, 因能而使之. 是謂習常.
신하들은 자기 직분을 지키며, 백관은 법에 따르게 되고, 능력에 따라 일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상도(常道)라 한다
故曰: 寂乎其無位而處, 漻乎莫得其所.
옛말에 "군주는 조용히 없는 것처럼 있어야 하며, 파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明君無為於上, 群臣竦懼乎下.
총명한 임금이 위에 있어 하는 일이 없으면 신하들은 군주의 의향을 알 수 없으며, 더구나 자기편은 간파되고 있으므로 불안하여 견딜 수가 없다.
明君之道, 使智者盡其慮.
군주의 도는 신하 중의 지자(知者)에게는 그 지혜를 짜내도록 해야 한다.
而君因以斷事, 故君不窮於智.
그것을 근거로 일을 결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주의 지혜는 막히는 법이 없다.
賢者敕其材, 君因而任之, 故君不窮於能; 有功則君有其賢, 有過則臣任其罪.
또, 신하 가운데 현명한 자에게는 재능을 발휘시키고, 그것으로써 임용하므로, 군주의 능력은 무한하게 되고, 효과가 있으면 군주가 현명했기 때문이라고 일컫게 되고, 과실이 있으면 신하가 그 책임을 지게 된다.
故君不窮於名.
그러므로 군주의 명예는 영원히 상하지 않게 된다.
是故不賢而為賢者師, 不智而為智者正.
따라서 군주는 그러한 술책을 사용하면 현명하지 못해도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무지하더라도 지신(知臣)의 모범이 될 수 있다.
臣有其勞, 君有其成功. 此之謂賢主之經也.
수고하는 것은 신하이고, 성공을 독점하는 것은 군주인 것이다. 이것이 현군의 상법이라는 것이다.
韓非子 第05篇 主道 ②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라
道在不可見, 用在不可知.
도의 본바탕은 무(無)이기 때문에 볼 수가 없고, 도의 작용은 미묘하여 알 수가 없는 것이다.
虛靜無事, 以闇見疵.
이 도를 터득한 군주는 허심(虛心), 정관(靜觀), 무위(無爲)하면서도 어둠 속에서 밝은 곳을 바라보듯 신하의 결점을 간파한다.
見而不見, 聞而不聞, 知而不知, 知其言以往, 勿變勿更, 以參合閱焉.
그러나 보고도 보지 않은 척하고, 듣고도 듣지 않은 척하며, 알고도 모르는 척하여 신하의 발언의 의향을 알면, 끝내 가슴속에 간직했다가 실질적인 결과와 합치하는가를 밝혀야 한다.
官有一人, 勿令通言, 則萬物皆盡.
한 사람에게 하나의 일을 시키고, 서로 통하지 못하도록 하면, 일체를 모조리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函掩其跡, 匿其端, 下不能原.
군주가 자기 행적을 숨기고 있으면 신하는 군주의 마음 속을 살필 수가 없다. (흔적을 가리고 실마리를 숨겨서 아랫사람이 근원하게 하면 안된다)
去其智, 絕其能, 下不能意.
군주가 그 지능을 버리면 신하는 군주의 마음 속을 알아 내지 못한다. (지혜를 제거하고 능력을 끊고, 아랫사람이 뜻하지 않게 해야 한다)
保吾所以往而稽同之, 謹執其柄而固握之.
더욱이 군주는 자기 방침을 견지하여 신하의 언행을 대조하고, 신중히 상벌을 행하며, 움켜잡고 놓지 않고, (내가 가는 것을 보호하여 상고하여 같게 하며, 삼가 자루를 잡아서 굳게 쥐어야 한다)
絕其能望, 破其意, 毋使人欲之.
신하의 야망을 끊으며, 그 의도를 깨뜨려 신하로 하여금 권력을 바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바람을 끊고 뜻을 깨며, 사람으로 하여금 하고자 하게 하면)
不謹其閉, 不固其門, 虎乃將存.
문단속을 엄중히 하지 않으면 호랑이가 침입할 것이다. (삼가 닫지 않게 하며, 문을 견고하게 하지 않게 하면 호랑이도 보존할 수 있습니다)
不慎其事, 不掩其情, 賊乃將生.
바깥일을 삼가지 않고, 안을 숨기지 않으면 도둑이 들 것이다. (일을 삼가지 않고 정황을 막을 수 없으면 장차 도적이 생긴다)
弒其主, 代其所, 人莫不與, 故謂之虎.
신하를 호랑이라 함은 군주를 죽이고 대신 그 지위에 오르게 되고,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이에 복종하게 되기 때문이다. (군주의 탄생을 시해하며, 지위를 대신하며 사람을 두려워 하게 하므로 이에 호랑이라 말한 것이다)
處其主之側, 為姦臣, 聞其主之忒, 故謂之賊.
또 신하를 도둑이라 함은 군주 곁에 있으면서 군주의 과실을 살피기 때문이다. (군주의 측면에 처함을 간신이라 하니 군주가 사특함을 들으므로 이를 도적이라 하는 것이다)
散其黨, 收其餘, 閉其門, 奪其輔, 國乃無虎.
그러므로 군주는 간신도당을 해산시키고, 그 잔당을 잡아 근절시킨다면 나라에는 호랑이 같은 신하가 없어질 것이다. (간신의 도당을 해산시키고, 간신을 편들지 않은 나머지를 수습하며, 간신이 침범할 문을 닫고, 그들의 보필을 빼앗으면 나라에는 호랑이 같은 신하가 없어질 것이다)
大不可量, 深不可測, 同合刑名, 審驗法式, 擅為者誅, 國乃無賊.
군주는 수시로 신하의 언행을 대조하며, 법규와 절차를 소상히 조사하고 그에 위배하는 자를 엄벌하면 나라에는 도둑이 없어질 것이다. (군주의 의중이 커서 헤아리지 못하고, 깊어서 측량하지 못하면, 형벌과 명예를 합해주며, 살펴 법식을 징험하며 그에 위배하는 자를 엄벌하면, 나라에는 도둑이 없어질 것이다)
韓非子 第05篇 主道 ③
신하에게 권력을 주어서는 안 된다
是故人主有五壅:
군주에게는 다섯 가지 둘러싸여 막히는 재앙이 있다.
臣閉其主曰壅.
첫째 막음은 신하가 군주의 눈과 귀를 막아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臣制財利曰壅.
둘째 막음은 신하가 국가 재정을 지배하는 것이다.
臣擅行令曰壅.
셋째 막음은 신하가 방자하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臣得行義曰壅.
넷째 막음은 신하가 멋대로 이것이 도의라 하여 행하는 것이다.
臣得樹人曰壅.
다섯째 막음은 신하가 자기 세력을 기르는 것이다.
臣閉其主, 則主失位;
신하가 군주의 눈과 귀를 막으면 군주는 장님이 될 것이며,
臣制財利, 則主失德;
신하가 재정을 지배하면 군주는 은덕을 베풀지 못하게 될 것이며,
臣擅行令, 則主失制;
신하가 방자하게 명령하면 군주는 통치권을 잃게 될 것이며,
臣得行義, 則主失明;
신하가 멋대로 도의를 행하면 군주는 명분이 서지 못하게 될 것이며,
臣得樹人, 則主失黨.
신하가 자기 도당을 기르면 군주는 자기 세력을 잃게 될 것이다.
此人主之所以獨擅也, 非人臣之所以得操也.
그러므로 이상의 일들은 군주가 독단으로 전행해야 할 것이지, 신하가 참견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韓非子 第05篇 主道 ④
상벌은 명확해야 한다
人主之道, 靜退以為寶.
군주의 도는 조용히 대기하는 상태를 존중한다.
不自操事而知拙與巧, 不自計慮而知福與咎.
군주는 스스로 국사를 행하지 말고 신하에게 시켜 그들의 공교함과 졸렬함을 살피고, 자신은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말고 신하를 부리되 그 결과의 이해를 분별해야 한다.
是以不言而善應, 不約而善增.
그렇게 함으로써 신하는 스스로 제 의견을 진술하고 스스로 일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言已應則執其契, 事已增則操其符.
신하가 진언을 하거든 그대로 시키되 그 성과가 진언과 동일하면 상을 주고, 그 성과가 진언과 다를 경우에는 벌한다. (말이 이미 반응하면 약속을 잘 잡을 수 없고 일이 이미 더해져서 부절처럼 잡을 수 있다)
符契之所合, 賞罰之所生也.
부절과 약속이 합치하니 상과 벌이 태어나게 된다.
故群臣陳其言, 君以其言授其事, 事以責其功.
그래서 여러 신하가 말을 내며, 군주는 말로 일을 받고 일로 공로를 책임지게 한다.
功當其事, 事當其言則賞.
공이 일에 해당하고, 일이 말과 합당하면 상을 준다.
功不當其事, 事不當其言則誅.
공이 일에 해당하지 않고, 일이 말에 합당하지 않으면 벌을 준다.
明君之道, 臣不陳言而不當.
요컨대 총명한 임금의 도는 신하가 진언한 이상의 그에 부합되는 성과를 올리지 않고는 못 견디게 하는 것이다. (신하가 진언을 못하게 함은 부당하다)
是故明君之行賞也, 曖乎如時雨, 百姓利其澤.
그러므로 총명한 임금이 상을 주는 모습은 차분하고 가뭄에 단비 같은 것으로 백관을 어루만지듯 하는 것이다.
其行罰也, 畏乎如雷霆. 神聖不能解也.
이와는 달리 벌을 주는 모습은 벼락처럼 무섭다. 어떤 성인일지라도 그 노여움을 풀게 할 수는 없다.
故明君無偷賞, 無赦罰.
그러므로 총명한 임금은 상주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벌주는 것을 늦추지 않는다.
賞偷則功臣墮其業, 赦罰則姦臣易為非.
상주는 것을 소홀히 하면 공신들은 보람이 없으므로 공무를 태만히 하고, 벌주는 것을 늦추면 간신들은 그것을 기화로 부정을 한다.
是故誠有功則雖疏賤必賞, 誠有過則雖近愛必誅.
따라서 공적이 뚜렷하면 아무리 탐탁지 않고 미천한 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상을 주어야 하고, 과실이 뚜렷하면 근친이나 총애하는 신하라 할지라도 반드시 벌주어야 한다.
近愛必誅, 則疏賤者不怠, 而近愛者不驕也.
근친과 총애하는 자도 죄가 있으면 반드시 벌하면 소원한 자들은 열심히 일할 것이고 측근자는 오만해질 수 없을 것이다.
순자(荀子)
제12 군도편(君道篇)
(군주의 도)
이름은 순황(荀況). 자는 순경(荀卿). 공맹사상(孔孟思想)을 가다듬고 체계화 했으며, 사상적인 엄격성을 통해 이해하기 쉽고 응집력 있는 유학 사상의 방향을 제시했다. 유학 사상이 2,000년 이상 전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유교철학을 위해 공헌한 순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후대의 유학자들이 인간의 본성을 근본적으로 악하다고 보는 그의 염세주의적 관점만을 부각시킴으로써, 그가 이룩한 많은 지적인 업적이 흐려 졌다. 12세기 초 성리학의 출현과 함께 그의 사상은 냉대를 받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그의 본명은 순황이지만 보통 순자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자'(子)라는 글자를 철학자들의 이름에 존칭으로 붙였다. 그의 생애와 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조나라 출생이라는 것, 몇 년 동안 동쪽에 있는 제(齊)나라의 직하(稷下) 학파에 있었다는 것, 그후 중상모략을 받아 남쪽의 주(周)나라로 옮겼고, BC 255년 그 나라의 지방 수령을 지내다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곧 죽었다는 것 등이 알려진 사실의 전부이다.
유가철학의 발전에서 순자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그의 주요 저작인 '순자'의 역사적인 영향력에서 볼수 있다. 전체 32장인 '순자'는 대부분 그 자신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데, 후대에 수정되거나 위조되지 않아서 원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순자'는 중국 철학 발전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논어, 도덕경, 맹자, 장자 등과 같은 초기 철학 서적들은 일화, 경구(警句)로 채워진 서술양식을 가지고 있어서 당시의 복잡한 철학적 논의를 더이상 설득력있게 전달해 주지 못했다.
이와는 달리 순자는 유가 철학자 가운데 최초로 스승의 말과 대화를 기록한 제자들의 글뿐만 아니라 자기가 직접 쓴 체계적인 논문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표현했다. 또한 총론적인 설명, 연속적인 논증, 세부적인 상술, 명료성에 중점을 두는 엄격한 서술 형태를 취했다.
순자의 가장 유명한 말은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선한 것은 수양에 의한 것일 뿐이다"이다. 이른바 '성악설'이다. 그의 사상은 본질적으로 수양철학이다. 만일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둔다면 이기적이고 무질서하며, 반사회적이고 본능적 충동들로 가득찰 것이라고 주장 한다. 사회는 개인이 도덕의식을 가진 인간이 될 때까지 점차적으로 이끌고 도야시켜 사회에 교화시키려고 노력한다.
[1] 다스리는 사람은 있어도 다스리는 법은 없다
有亂君, 無亂國; 有治人, 無治法.
나라를 어지럽히는 군주는 있어도 어지러운 나라는 없으며, 다스리는 사람은 있어도 나라를 다스리는 확정된 법은 없는 것이다.
羿之法非亡也, 而羿不世中; 禹之法猶存, 而夏不世王.
활을 잘 쏘았던 예(羿)의 활쏘는 법이 없어진 것이 아닌데도 예(羿)와 같이 명중시키는 사람은 대를 잇지 못하고, 잘 다스린 우(禹)이금의 법이 오히려 존재하는 데도 하(夏)나라는 대대로 왕조를 잇지 못하였다.
故法不能獨立, 類不能自行, 得其人則存, 失其人則亡.
그러므로 법은 능히 홀로 서지 못하고, 관례는 능히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 사람을 얻으면 존속하고, 그 사람을 잃으면 없어지는 것이다.
法者, 治之端也; 君子者, 法之原也.
법이라고 하는 것은 다스리는 단서이고, 군자라는 인물은 법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故有君子, 則法雖省, 足以遍矣; 無君子, 則法雖具, 失先後之施, 不能應事之變, 足以亂矣.
그러므로 군자가 있으면 법이 비록 간략할지라도 족히 두루 미칠 수가 있게 되고, 군자가 없다고 하면 법이 비록 갖추어 졌다고 할지라도 먼저하고 뒤에 하는 순서를 잃게 되어, 능히 일에 따른 변화에 대처할 수가 없게 되어, 족히 어지러워 지는 것이다.
不知法之義, 正法之數者, 雖博臨事必亂.
법의 정의를 알지 못하면서 법의 조목을 바로잡는 자는 비록 박식하다고 할지라도 일에 임하게 되면 반드시 혼란해 진다.
故明主急得其人, 而闇主急得其埶.
그러므로 밝은 군주는 급하게 그 사람을 얻으려 하고, 어두운 군주는 급하게 그 권세를 얻으려고 한다.
急得其人, 則身佚而國治; 功大而名美, 上可以王, 下可以霸.
급하게 그 사람을 얻으면 자신은 편안하고 나라는 다스려지며, 공로는 크고 이름은 아름다워지며, 위로는 왕자(王者)가 될 수 있고, 아래로는 패자(覇者)가 될 수가 있다.
不急得其人, 而急得其埶, 身勞而國亂, 功廢而名辱, 社稷必危.
그 사람을 얻는 일을 급하게 하지 않고, 급하게 그 권세만을 얻게 되면, 자신은 수고롭고 나라는 어지러워 지며, 공로는 없게 되고 이름은 욕되며, 사직은 반드시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
故君人者, 勞於索之, 而休於使之.
그러므로 군주는 사람을 구하는 데, 이를 찾는데 수고하고, 사람을 부릴 때에는 휴식을 하는 것이다.
書曰; 惟文王敬忌, 一人以擇. 此之謂也.
서경(書經) 주서(周書) 강고(康誥)에 이르기를, "오직 문왕은 공경하고 두려워 하여, 한 사람을 선택하였다"고 했는데, 이것은 급하게 사람을 얻는 것을 이른 말이다.
[2] 근원이 맑으면 흐르는 것도 맑다
合符節, 別契券者, 所以爲信也.
부절(符節)을 합하고, 계약서를 분별하는 일은, 신용을 삼기 위한 것이다.
上好權謀, 則臣下百吏誕詐之人乘是而後欺.
그런데 군주가 권모술수를 좋아하면, 신하나 모든 관리나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은 이런 틈을 타서 뒤에 사기를 친다.
探籌, 投鉤者, 所以爲公也.
산가지를 뽑고, 그림쇠를 던지는 일은, 공평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上好曲私, 則臣下百吏乘是而後偏.
그런데 군주가간사하고 왜곡된 것을 좋아하면, 신하나 모든 관리들이 이것을 계기로 뒤에는 편벽된 일을 하게 된다.
衡石稱縣者, 所以爲平也.
저울로 무게를 다는 일은, 공평한 것을 삼기 위한 것이다.
上好覆傾, 則臣下百吏乘是而後險.
그런데 군주가 기울이고 뒤엎기를 좋아하면, 신하나 모든 관리들이 이에 편승하여 뒤에는 위험한 일을 하게 된다.
斗斛敦概者, 所以爲嘖也.
말이나 되나 평미레라는 것은, 이를 가지런히 하기 위한 것이다.
上好貪利, 則臣下百吏乘是而後, 豐取刻與, 以無度取於民.
그런데 군주가 이익 탐하기를 좋아하면, 신하나 모든 관리들이 이것을 계기로 삼아 뒤에는, 넉넉하게 취하고 각박하게 주어, 백성에게 취하는 데에 법도가 없게 되는 것이다.
故械數者, 治之流也, 非治之原也, 君子者, 治之原也.
그러므로 기계나 술수라는 것은, 다스림의 흐름일 뿐이지, 다스림의 근원이 아닌 것이며, 군자가 다스림의 근원인 것이다.
官人守數, 君子養原, 原清則流清, 原濁則流濁.
군자는 술수를 지키고, 근원을 기르는 것이니, 근원이 맑으면 흐름도 맑고, 근원이 탁하면 흐름도 탁해진다.
故上好禮義, 尙賢使能, 無貪利之心, 則下亦將綦辭讓, 致忠信, 而謹於臣子矣.
그러므로 군주가 예의를 좋아하며, 어진 이를 숭상하고 능력있는 이를 부리며, 이익을 탐하는 마음이 없으면, 백성들도 또한 장차 사양하는 마음을 가져서, 충성과 믿음으로 이르고, 신하에게 조심하게 되는 것이다.
如是則雖在小民, 不待合符節, 別契券而信, 不待探籌投, 鉤而公, 不待衝石稱縣而平, 不待斗斛敦概而嘖.
이와 같이 하게되면 비록 약소한 백성이라 할지라도, 부절을 합하고, 계약서를 분별하는 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믿게 되며, 산가지를 뽑고 그림쇠를 던지는 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공정해 지게 되며, 저울로 무게를 다는 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공평해 지게 되며, 말이나 되나 평미레를 기다리지 않아도 가지런해 지게 된다.
故賞不用而民勸, 罰不用而民服, 有司不勞而事治, 政令不煩而俗美, 百姓莫敢不順上之法, 象之志, 而勸上之事, 而安樂之矣.
그러므로 상을 주지 않아도 백성들은 노력하게 되고, 형벌을 사용하지 않아도 백성들이 굴복하게 되며, 일을 맡은 관리가 수고하지 않아도 일이 다스려 지게 되고, 정령이 번거롭지 않아도 풍속이 아름다워 지게 되며, 백성들이 군주의 법을 따르지 않음이 없게 되고, 군주의 마음을 본받아, 군주의 일을 권장하기에, 편안해 지게 되는 것이다.
故藉歛忘費, 事業忘勞, 寇難忘死, 城郭不待飾而固, 兵刃不待陵而勁, 敵國不待服而詘, 四海之民不待令而一.
그러므로 세금을 거두어도 그 내는 세금을 잊고, 사업에는 수고로움을 잊고, 도둑의 난에는 죽음을 잊고, 성곽은 보수하지 않아도 견고해 지게 되고, 군대는 훈련하지 않아도 굳세어 지게 되고, 적국은 항복을 기대하지 않아도 굴복하게 되고, 온 천하의 백성들은 명령을 기다리지 않아도 하나로 뭉치게 된다.
夫是之至平.
무릇 이것을 '지극히 공평하다'고 이르는 것이다.
詩曰; 王猶允塞, 徐方既來. 此之謂也.
시경(詩經) 대아(大雅) 상무편(常武篇)에 말하기를, "왕의 길은 진실로 굳세어서, 서(徐)나라가 항복하였네"라고 했는데, 이것은 ‘군자의 진실’을 두고 이른 말이다.
[3] 이러한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한다
請問, 爲人君.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군주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 라고 하니,
曰; 以禮分施, 均遍而不偏.
대답하여 말했다. "예로써 나누어 베풀고, 고루 두루 미쳐서 편벽되지 않은 것이다."
請問, 爲人臣.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신하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以禮侍君, 忠順而不懈.
대답하여 말했다. "예로써 군주를 섬기고, 충성으로써 따르며 게으르지 않은 것이다."
請問, 爲人父.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아비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寬惠而有禮.
대답하여 말했다. "너그럽고 은혜로우며 예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請問, 爲人子.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자식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敬愛致文.
대답하여 말했다. "공경하고 사랑하며 공손함을 다하는 것이다."
請問, 爲人兄.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형이 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慈愛而見友.
대답하여 말했다. "자애하고 사랑하며 우애를 보이는 것이다."
請問, 爲人弟.
청하여 묻기를, "사람의 아우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敬詘而不苟.
대답하여 말했다. "공경하고 기뻐하며 거역하지 않는 것이다."
請問, 爲人夫.
청하여 묻기를, "남의 지아비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致功而不流, 致臨而有辨.
대답하여 말했다. "공로를 이루어도 흐르지 않고, 군림함에 이르면 분별이 있게 하는 것이다."
請問, 爲人妻.
청하여 묻기를, "남의 아내된 자의 도리는 무엇입니까?"
曰; 夫有禮則柔從聽侍, 無禮則恐懼而自竦也.
대답하여 말했다. "지아비에게 예가 있으면 부드럽게 따르고 듣고 모시며, 지아비가 예가 없으면 두려워하고 스스로 위축하는 것이다."
此道也, 偏立而亂, 俱立而治, 其足以稽矣.
이상의 도(道)는, 편벽되게 서 있으면 어지러워 지고, 함께 서 있으면 다스려 지는 것으로, 그것들을 족히 헤아려 볼 것이다.
請問, 兼能之奈何.
청하여 묻기를, "위의 전체를 겸하여 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曰; 審之禮也.
대답하여 말했다. "예를 깨닫는 것이다.
古者先王審禮以方皇周浹於天下, 動無不當也.
옛날의 앞서간 왕들은 예를 깨닫고 거대한 천하에 두루 보급하여 활동하면 당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故君恭而不難, 敬而不鞏, 貧窮而不約, 富貴而不驕, 並遇變態而不窮, 審之禮也.
그러므로 군자는 공손하지만 어렵게 여기지 않고, 공경하지만 얽매이지 않으며, 가난하고 곤궁해도 괴로워 하지 않으며, 부하고 귀해도 교만하지 않으며, 함께 만나 태도를 변화시켜도 곤궁하지 않은 것은,
예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故君子之於禮, 敬而安之;
그러므로 군자는 예에 있어서는 공경하여 편안하고,
其於事也, 徑而不失;
그의 일에 있어서는 신속하게 하더라도 실패하는 일이 없고,
其於人也, 寡怨寬裕而無阿,
그 사람에 있어서는 원망이 적고 너그러우며 아첨이 없으며,
爲身也, 謹修飾而不危;
그 자신을 위해서는 삼가 자신을 닦고 수식해도 위태하지 않으며,
其應變故也, 齊給便捷而不惑;
변화하는 것에 대처하는 데는 가지런하게 하고 넉넉하며 민첩하게 하여 의혹을 사지 않고,
其於天地萬物也, 不務說其所以然, 而致善用其材;
그 천지의 만물에 있어서는 본래 그러한 것을 설명하는 데 힘쓰지 않아도 그 재료를 잘 쓰는 데에 이르고,
其於百官之事伎藝之人也, 不與之爭能, 而致用其功;
그 모든 관리의 일이나 기예를 가진 사람에 있어서는 함께 능력을 다투지 않고도 그 공로를 잘 이용함에 이르며,
其待上也, 忠順而不懈;
그 군주를 대접함에는 충성으로 따르고 게으르지 않으며,
其使下也, 均遍而不偏;
그 아랫사람을 부리는 데에는 두루 고르게 하여 편벽됨이 없고,
其交遊也, 緣類而有義;
그 벗들과 교유함에는 의리에 따라서 부류가 있고,
其居鄉里也, 容而不亂.
그 향리에 살 때에는 포용하되 어지럽지 않은 것이다.
是故窮則必有名, 達則必有功, 仁厚兼覆天下不閔, 明達用天地,
그러므로 궁하면 반드시 이름이 있고, 영달하면 반드시 공로가 있으며, 인이 두터워 함께 천하를 덮어도 고민하지 않으며, 밝게 통달하여 하늘과 땅에 사용하며,
理萬變而不疑, 血氣和平, 志意廣大, 行義塞於天地之間, 仁智之極也.
이치가 만 번을 변화하여도 엉키지 않아서, 혈기가 화평하고, 의지가 광대하여, 의를 행하는 것이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서, 인(仁)과 지혜(智慧)가 지극한 것이다.
夫是之謂聖人, 審之禮也.
이러한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이르며, 이것이 예를 깨달은 것이다.
[4] 나라를 위하는 도리가 무엇입니까?
請問, 爲國.
청하여 묻기를, "나라를 위하는 도리가 무엇입니까?"라고 하니,
曰; 聞修身, 未嘗聞爲國也.
대답하여 말했다. "자신을 닦는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일찍이 나라를 위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君者儀也, 民者景也, 儀正而景正.
군주란 백성들의 의표인데, 백성에게 의표가 바르면, 백성인 그림자도 바른 것이다.
君者槃也, 民者水也, 槃圓而水圓;
군주란 대야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서, 대야가 둥글면 그 안의 백성인 물 또한 원형을 이루고,
君者盂也, 盂方而水方.
군주란 사발과 같아서, 군주인 사발이 모가 나면 그 안의 백성인 물도 모가 나는 것이다.
君射則臣決.
군주가 활을 쏘면 신하는 활깎지를 끼게 된다.
楚莊王好細腰, 故朝有餓人.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가는 허리를 좋아했으므로, 조정에 굶어 죽는 사람이 있었다.
故曰; 聞修身, 未嘗聞爲國也.
그러므로 말하기를, '자신을 닦는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일찍이 나라를 위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한 것이다."
[5] 군주는 백성의 근원이다
君者民之原也.
군주는 백성의 근원이다.
原清則流清, 原濁則流濁.
근원이 맑으면 흐르는 물도 맑고, 근원이 탁하면 흐르는 물도 탁하다.
故有社稷者而不能愛民, 不能利民, 而求民之親愛己, 不可得也.
그러므로 국가를 둔 자가 백성을 사랑하지 않고, 백성에게 이익을 주지 않으면, 백성들이 자신을 친하게 여기고 사랑하기를 바란다 해도,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民不親不愛, 而求爲己用, 爲己死, 不可得也.
백성이 친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데, 자신을 위하여 그들을 사용하고, 자신을 위하여 죽음을 요구한다면, 가히 얻지 못할 것이다.
民不爲己用, 不爲己死, 而求兵之勁, 城之固, 不可得也.
백성들이 자기를 위해 쓰이지 않고, 자기를 위하여 죽지도 않는데, 군대가 굳세고, 성곽이 견고하기를 구하려고 한다면, 가히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兵不勁, 城不固, 而求敵之不至, 不可得也.
군대가 굳세지 못하고, 성곽이 견고하지 못한데, 적군이 이르지 않기를 구한다면, 가히 얻지를 못할 것이다.
敵至而求無危削, 不滅亡, 不可得也.
적군이 이르더라도 위험하거나 땅을 빼앗기는 일이 없고, 멸망하지 않기를 구한다면 가히 얻지를 못할 것이다.
危削滅亡之情, 擧積此矣, 而求安樂, 是狂生者也.
위험하고 땅을 빼앗기고 멸망하는 실정이, 모두 이렇게 쌓이는데 편안함을 구한다고 한다면 이것을 '미치광이'라고 하는 것이다.
狂生者, 不胥時而落.
미치광이는 아무때나 즐거운 것이다.
故人主欲彊固安樂, 則莫若反之民;
그러므로 군주가 견고하고 편안하고 즐기기를 바란다면, 백성에게 돌이켜 보는 것만한 일이 없고,
欲附下一民, 則莫若反之政;
백성을 하나로 하고자 한다면, 정치에 돌이켜보는 것만한 일이 없으며,
欲脩政美俗, 則莫若求其人.
정사를 닦고 나라를 아름답게 하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사람을 구하는 것만한 일이 없는 것이다.
彼或蓄積而得之者不世絕, 彼其人者, 生乎今之世, 而乎古之道.
저 학문을 쌓은 자를 얻는 일은 어느 시대에서도 단절되지 않았고, 저 그러한 사람이란, 지금의 세상에 태어나서 옛날의 도(道)에 뜻을 두고 있는 것이다.
以天下之王公莫好之也, 然而是子獨好之;
천하의 왕이나 제후들이 좋아하지 않아도 그러나 이에 홀로 좋아하고,
以天下之民莫爲之也, 然而是子獨爲之, 好之者貧;
천하의 백성들이 하고자 하지 않아도, 그러나 이에 홀로 시행하여 좋아하는 자는 가난하며,
爲之者窮, 然而是子猶將爲之也, 不爲少頃輟焉.
하고자 하는 자는 빈궁한데도, 그러나 이 사람들이 홀로 장차 시행하여, 잠시라도 그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然獨明於先王之所以得之, 所以失之, 知國之安危臧否, 若別白黑.
효연(曉然)히 홀로 선왕들이 천하를 얻고, 천하를 잃은 일을 밝히고, 국가의 편안함과 위태함과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흑과 백을 가리듯이 확연히 아는 것이다.
是其人也, 大用之, 則天下爲一, 諸侯爲臣;
이러한 그 사람을 크게 등용하게 되면 천하가 하나가 되고, 제후를 신하로 삼을 수 있으며,
小用之, 則威行鄰敵,
낮은 지위에 등용하더라도 위엄이 이웃의 적대국에 행해지며,
縱不能用, 使無去其域, 則國終身無故.
비록 등용하지 않더라도 그 나라를 버리고 떠나지 않는다면, 국가는 몸이 마칠 때까지 아무런 재앙이 없을 것이다.
故君人者, 愛民而安, 好士而榮, 兩者無一焉而亡.
그러므로 군주는 백성을 사랑하면 편안하고, 선비를 좋아하게 되면 번영을 하게 되며, 두 가지 중에서 하나도 없게 되면 망하게 되는 것이다.
詩曰; 介人維藩, 大師爲垣. 此之謂也.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편(板篇)에 말하기를, "큰 덕을 가진 이는 나라의 울타리이고, 많은 무리는 나라의 담장이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덕있는 한 사람을 이르는 것이다.
[6] 도(道)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道者何也.
도(道)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曰君之所道也.
대답하기를 군주의 도를 이르는 것이다.
君者何也.
군주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曰能群也.
대답하기를 군중에게 능한 것을 이르는 것이다.
能群也者何也.
군중에게 능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曰善生, 養人者也, 善班治人者也, 善顯設人者也, 善藩飾人者也.
말하건대, 사람의 생명을 기르는 것을 잘하는 자이며, 사람을 골고루 다스리기를 잘하는 자이며, 사람을 크게 나타내기를 잘하는 자이며, 사람을 성대하게 꾸미기를 잘하는 자이다.
善生養人者人親之, 善班治人者人安之, 善顯設人者人樂之, 善藩飾人者人榮之.
사람의 생명 기르기를 잘하는 자는 사람들이 친밀하게 여기고, 사람들을 골고루 잘 다스리는 자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여기고, 사람들을 크게 나타내기를 잘하는 자는 사람들이 즐거워 하고, 사람들을 잘 꾸미는 자는 사람들이 영화롭게 여긴다.
四統者俱, 而天下歸之, 夫是之謂能群.
4가지를 거느려서 갖추면 천하가 돌아오게 되는데, 대저 이것을 '군중에게 능하다'고 이르는 것이다.
不能生養人者, 人不親也;
사람의 생명을 기르는데 능하지 못한 자는 사람들이 친하지 아니하고,
不能班治者, 人不安也;
사람들을 고르게 다스리는데 능하지 못한 자는 사람들이 편안해 하지 아니하고,
不能顯設人者, 人不樂也;
사람들을 크게 나타내는 데 능하지 못한 자는 사람들이 즐거워 하지 아니하고,
不能藩飾人者, 人不榮也.
사람들을 성대하게 꾸미는데 능하지 못한 자는 사람들이 영화롭게 여기지 아니한다.
四統者亡, 而天下去之, 夫是之謂匹夫.
이 4가지를 거느려 갖춤이 없는 자는 천하가 떠나게 되는데, 대저 이것을 ‘필부’라고 이르는 것이다.
故曰; 道存則國存, 道亡則國亡.
그러므로 말하기를, "도가 존재하면 국가가 존재하고, 도가 없으면 국가가 망한다"고 하는 것이다.
省工賈, 農夫, 禁盜賊, 除姦邪, 是所以生養之也.
장인(匠人)이나 상인을 살피고, 농부가 많게 하고, 도적은 금하고, 간사한 것을 없애는 이것이 생을 기르는 것이다.
天子三公, 諸侯一相, 大夫擅官, 士保職, 莫不法度而公, 是所以班治之也.
천자가 삼공을 두고, 제후가 한 재상을 두고, 대부가 모든 일을 총괄하고, 선비(士)가 직책을 보호하고, 법도가 공정하지 않음이 없는 이것을 고르게 다스리는 것이라고 한다.
論德而定次, 量能而授官, 皆使人其事, 而各得其所宜.
덕을 논하여 차례를 정하고, 능력을 헤아려 관직을 주고, 모두 다 그 사람이 그 일을 맡게 해서, 각각의 그 마땅함을 얻게 하는 것이다.
上賢使之爲三公, 次賢使之爲諸侯, 下賢使之爲士大夫, 是所以顯設之也.
가장 어진 이를 삼공으로 부리고, 그 다음 어진 이를 제후로 삼고, 그 아래로 어진 이를 사대부로 삼는데, 이것이 사람을 크게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修冠弁衣裳, 黼黻文章, 琱琢刻鏤, 皆有等差, 是所以藩飾也.
관변(冠弁)이나 의상(衣裳)이나, 보불(黼黻)이나 문장(文章)이나, 조각이나 아로새긴 것을 닦아서 모두 다 차등있게 하는데, 이것을 '성대하게 꾸미는 것이라'고 한다.
故由天子至於庶人也, 莫不騁其能, 得其志, 安樂其事, 是所同也.
그러므로 천자에서 서인(庶人)에 이르기 까지, 그 능력있는 이를 맞이하고, 그 뜻을 얻지 못함이 없고, 그 일에 안락하지 않음이 없는데 이것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한다.
衣煖而食充, 居安而游樂, 事時制明而用足, 是又所同也.
의복이 따뜻하고 음식이 넉넉하고, 편안히 살고 음악을 즐기며, 사업을 때에 맞게 하고 제도를 밝혀서 사용함이 풍족한 것, 이것이 또한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若夫重色而成文章, 重而成珍備, 是所衍也.
만일 색을 거듭하여 문장을 이루고, 맛을 거듭하여 고량진미를 갖추는, 이것이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聖王財衍, 以明辨異, 上以飾賢良而明貴賤, 下以飾長幼而明親疏, 上在王公之朝, 下在百姓之家.
성왕(聖王)의 다스리는 기술은 신분이 다름을 분별하여, 위로는 어진 이를 잘 꾸며서 귀하고 천한 것을 밝히고, 아래로는 어른과 어린이의 차등을 꾸며서 친하고 먼 사이를 밝혀, 위로는 천자나 공후의 조정에도 있고, 아래로는 백성의 집안에도 있게 한다.
天下曉然皆知其所以爲異也, 將明分達, 治而保萬世也.
천하가 효연(曉然)히 모두 그 그른 것을 알아서 다르게 하며, 장차 분수를 밝히고 다스림에 통달하여, 만세를 보존하는 것이다.
故天子諸侯無靡費之用, 士大夫無流淫之行, 百吏官人無怠慢之事, 衆庶百姓無姦怪之俗, 無盜賊之罪, 其能以稱義遍矣.
그러므로 천자나 제후가 쓸데없는 비용을 쓰지 않고, 사대부가 음란으로 흐르는 행동이 없게 하고, 모든 관리나 말단 관리들이 직무에 태만한 일이 없고, 모든 백성들이 간사하고 괴이한 풍속을 없게 하며, 도둑의 죄를 짓는 일이 없게 하는데 그 능력이 의로움에 알맞아 두루 한다고 하는 것이다.
故曰; 治衍及百姓, 亂則不足及王公. 此之謂也.
그러므로 말하기를, "다스려 지면 풍요로운 것이 백성에게 미치고, 어지러워 지면 부족한 것이 왕이나 제후에게까지 미친다"라고 한, 이것은 '4가지를 잘 통솔하는데 있다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7] 지극한 도(道)는 크게 나타난다
至道大形, 隆禮至法, 則國有常;
지극한 도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예를 융성하게 하고 법을 지극하게 하면 국가에는 항상 떳땃함이 있으며,
尙賢使能, 則民知方;
어진 이를 숭상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부리면 백성들은 자신이 갈 방향을 알게 되며,
纂論公察, 則民不疑;
여러 사람과 함께 의논하고 공정하게 살피면 백성들이 의심하지 않으며,
賞克罰偷, 則民不怠;
노력하는 사람은 상을 주고 남의 것을 탐내는 사람은 벌을 주면 백성들은 게으르지 않으며,
兼聽齊明, 則天下歸之.
정사를 두루 듣고 밝게 처리하기를 고르게 하면 천하는 자연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然後明分職, 序事業, 材技官能, 莫不治理, 則公道達而私門塞矣, 公義明而私事息矣.
그런 연후에 직분을 명확하게 나누고 사업을 순서있게 하며, 재능과 기술로 관리들의 능력을 측정하여 다스리지 않음이 없으면, 공공의 도(道)가 발달하게 되고 사사로운 문은 막히게 되어 공적인 의리가 밝아지고 사사로운 일들이 종식되는 것이다.
如是, 則德厚者進而佞說者止, 貪利者退而廉節者起.
이와 같이 하게 되면, 덕이 두터운 자는 진출하고 아첨이나 하는 자는 중지되며, 이익을 탐하는 자는 퇴진하고 청렴한 사람들이 기용되게 된다.
書曰; 先時者殺無赦, 不逮時者殺無赦.
서경(書經) 하서(夏書) 윤정편(胤征篇)에 말하기를, "때에 앞서가는 자도 죽여서 용서하지 말 것이며, 때에 미치지 못하는 자도 죽여서 용서하지 말 것이다"라 하였다.
人習其事而固, 人之百事, 如耳目鼻口之不可以相借官也.
사람은 일을 계속하게 되면 굳어 지게 되는데, 사람들의 모든 일은 귀와 목과 코와 각기의 기능을 서로 대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故職分而民不慢, 次定而序不亂, 兼聽齊明而百姓不留.
그러므로 직업이 나누어지면 백성들은 게으르지 않게 되고, 차서(次序)가 정해지게 되면 질서가 문란하지 않게 되고, 골고루 정사를 듣고밝게 처리하면 모든 일이 중단되지 않는 것이다.
如是, 則臣下百吏至於庶人, 莫不修己而後敢安止, 誠能而後敢受職, 百姓易俗, 小人變心, 姦怪之屬莫不反.
이와 같이 하게 된다면, 신하나 모든 관리나 일반 백성에 이르기 까지, 자신을 닦은 뒤에 안정되게 되고, 능력을 다한 후에 직책을 받게 되어, 백성들은 풍속을 바꾸고, 소인들은 마음을 고쳐서, 간사하고 괴이한 무리들이 도리어 정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夫是之謂, 政教之極.
대저 이것을 일러, '정치와 교육의 지극함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故天子不視而見, 不聽而聰, 不慮而知, 不動而功, 塊然坐而天下從之如一體, 如四胑之從心. 夫是之謂大形.
그러므로 천자는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총명하게 되고, 생각하지 않아도 알게 되고, 움직이지 않아도 공로가 있기 때문에, 무심코 홀로 앉아 있어도 천하가 따라서 한 몸같이 되어, 팔과 다리가 마음을 따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대저 이러한 것을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詩曰; 溫溫恭人, 維德之基. 此之謂也.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편(抑篇)에 말하기를, "온순하고 공손한 사람은 오직 덕의 터전이라네"라고 한 것은, 이것을 '크게 나타남'을 이르는 것이다.
[8] 밝은 군주의 도리
爲人主者, 莫不欲彊而惡弱, 欲安而惡危, 欲榮而惡辱, 是禹桀之所同也.
군주된 자는 강력해지고자 하고, 약함을 싫어하며, 안정되고자 하고 위험을 싫어하며, 번영하고자 하고 치욕을 싫어하지 않는 자가 없는데, 이런 마음은 우(禹)임금이나 걸(桀)이나 모두 같은 것이다.
要此三欲, 辟此三惡, 果何道而便.
이상의 세 가지 욕심은 갖추고, 세 가지 싫어하는 것은 피하려면 과연 어떤 도로써 해야 편안하겠는가?
曰在慎取相, 道莫徑是矣.
말하건대 신중하게 재상을 취하는 데 있고, 이보다 빠른 다른 길은 없는 것이다.
故知而不仁, 不可; 仁而不知, 不可.
그러므로 지혜롭지만 불인(不仁)한 사람도 쓸모가 없고, 인(仁)하지만 지혜롭지 못한 사람도 쓸모가 없다.
旣知且仁, 是人主之寶也, 王霸之佐也.
이미 지혜롭고 또한 인(仁)한 사람, 이러한 사람이 군주의 보배이며, 왕자(王者)와 패자(覇者)를 보좌할 사람이다.
不急得, 不知; 得而不用, 不仁.
급하게 얻으려 하지 않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고, 얻어도 등용하지 않는 것은 인(仁)하지 못한 것이다.
無其人而幸有, 其功, 愚莫大焉.
그러한 사람이 없는데도 요행히 그 공로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음이 이보다 큰 것은 없는 것이다.
今人主有大患.
지금의 군주는 큰 우환을 가지고 있다.
使賢者爲之, 則與不肖者規之;
어진 이를 부리려 하면서 어질지 못한 사람과 더불어 상의하며,
使知者慮之, 則與愚者論之;
지혜로운 자를 부리려고 생각하면서 어리석은 자와 함께 의논하며,
使脩士行之, 則與汙邪人疑之.
수사(脩士)를 부려서 행동하게 하고는 더럽고 사특한 사람과 함께 의심을 한다.
雖欲成功, 得乎哉.
비록 성공하고자 하나 얻을 수가 있겠는가?
譬之, 是猶立直木, 而恐其景之枉也, 惑莫大焉.
비유하건대, 이곳에 곧은 나무가 서있는데, 그 그림자가 굽을까 두려워 하는 것과 같아서 의혹만 커지게 되는 것이다.
語曰; 好女之色, 惡者之孽也; 公正之士, 衆人之痤也; 脩道之人, 汙邪之賊.
속담에 말하기를, "미녀의 아름다움은 추악한 여자에게는 해악이 되는 것이고, 공정한 선비는 많은 사람에게는 종기와도 같고, 도를 닦는 사람은 더럽고 사특한 사람에게는 도적이다"라고 하였다.
今使汙邪之人, 論其怨賊, 而求其無偏, 得乎哉.
지금 더럽고 사특한 사람에게, 그들이 원망하는 도적들을 논하라고 하면서 편벽되지 않음을 구한다고 한다면 얻을 수가 있겠는가?
譬之, 是猶立直木, 而恐其景之枉也, 亂莫大焉. 故古之人爲之不然.
비유하건대, 이곳에 곧은 나무가 서있는데, 그 그림자가 굽을까 두려워 하는 것과 같아서, 어지러움만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 사람들은 그러하지 않았다.
其取人有道, 其用人有法.
그 사람을 취하는 데에도 도(道)가 있었고, 그 사람을 등용하는 데에도 방법이 있었다.
取人之道, 參之以禮;
사람을 취하는 도(道)는 예로써 가지런히 하고,
用人之法, 禁之以等.
사람을 등용하는 법도는 차등을 두어서 금지하였다.
行義動靜, 度之以禮;
의를 따르는 행동은, 법도에 맞게 예를 따라서 행하고,
知慮取舍, 稽之以成
지혜나 사고를 선택하고 버리는 것은, 일의 성취로써 헤아렸으며,
日月積久, 校之以功.
해와 달이 오래도록 쌓이게 하여 그것을 공로로써 교정하였다.
故卑不得以臨尊, 輕不得以縣重, 愚不得以謀知, 是以萬而不過也.
그러므로 낮은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임하지 못하고, 가벼운 직책이 중후한 직책을 논평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자가 지혜있는 일을 꾀하지 못하였는데, 이로써 모든 일에 지나침이 없었던 것이다.
故校之以禮, 而觀其能安敬也;
그러므로 예로써 교정하여, 그가 능히 편안하고 공경하는가를 관찰하였고,
與之擧措遷移, 而觀其能應變也;
행동거지를 함께 하여서, 그 사람이 변화에 대응하는가를 관찰하였으며,
與之安燕, 而觀其能無流慆也;
연회에 같이 참석하여, 그 사람이 능히 음란에 흐르고 방탕한가를 관찰하였으며,
接之以聲色權利忿怒患險, 而觀其能無守也.
음악이나 여색이나 이익이나 분노나 근심이나 험란함을 접하게 하여, 그 사람이 능히 지조를 지키는지 못지키는지를 관찰하였다.
彼誠有之者, 與誠無之者, 若白黑然, 可詘邪哉.
저 진실로 가진 자와, 진실로 갖지 못한 자가, 백과 흑의 구별과 같아서 가히 속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故伯樂不可欺以馬, 而君子不可欺以人, 此明王之道也.
그러므로 백락(伯樂) 앞에서는 말을 속이지 못하고, 군자 앞에서는 사람을 속이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이 밝은 군주의 도리인 것이다.
[9] 문왕(文王)의 도(道)는 과감하였다
人主欲得善射, 射遠中微者, 縣貴爵重賞以招致之, 內不可以阿子弟, 外不可以隱遠人, 能中是者取之, 是豈不必得之之道也哉.
군주가 활을 잘 쏘아 활을 멀리 쏘아서 미세한 것까지 적중할 수 있는 사람을 얻고자 한다면, 귀한 벼슬과 후한 상을 내걸고 초빙해야 하는데, 안으로 자제들에게 의지해도 안 되고, 밖으로 멀리 있는 사람을 숨겨서도 안 되며, 능력이 있어서 잘 맞추는 자를 취하면 되는 것이니, 이것이 어찌 반드시 얻을 수 있는 도가 아니겠는가?
雖聖人不能易也.
이것은 비록 성인(聖人)일지라도 능히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欲得善馭, 及速致遠者, 一日而千里, 縣貴爵重賞以招致之, 內不可以阿子弟, 外不可以隱遠人, 能致是者取之, 是豈不必得之之道也哉.
수레의 운전을 잘하여 빨리 먼 곳까지 이르고,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자를 얻고자 한다면, 귀한 벼슬과 후한 상을 내걸고 초빙해야 하는데, 안으로 자제들에게 의지해도 안 되고, 밖으로 멀리 있는 사람을 숨겨서도 안 되며, 능력이 있어서 잘 맞추는 자를 취하면 되는 것이니, 이것이 어찌 반드시 얻을 수 있는 도가 아니겠는가?
雖聖人不能易也.
이것은 비록 성인(聖人)일지라도 능히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欲治國馭民, 調壹上下, 將內以固城, 外以拒難, 治則制人.
국가를 다스리고 백성을 이끌며, 위와 아래를 하나로 통일하고, 장차 안으로는 성곽을 견고하게 하고, 밖으로는 어려움을 막아서, 다스려 지게 된다면 사람들을 제재할 수 있는 것이다.
人不能制也, 亂則危辱滅亡, 可立而待也.
사람들을 능히 제재하지 못한다면, 어지러워 져서 위태하고 치욕을 당하며 멸망하는 것을 가히 서서 기다리게 될 것이다.
然而求卿相輔佐, 則獨不若是其公也, 案唯便嬖親比己者之用也, 豈不過甚矣哉.
그러나 경(卿)이나 재상의 보좌를 구하면서, 홀로 이와 같은 공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 오직 편벽되고 총애하고 친근한 사람만 등용한다면 어찌 매우 지나친 것이 아니겠는가?
故有社稷者, 莫不欲彊, 俄則弱矣;
그러므로 국가를 둔 사람은 강력해 지고자 하지 않음이 없으나 잠깐 사이에 약하게 되고,
莫不欲安, 俄則危矣;
편안하고자 하지 않음이 없으나, 잠깐 사이에 위태해 지게 되며,
莫不欲存, 俄則亡矣.
보존하고자 하지 않음이 없으나, 잠깐 사이에 멸망하고 마는 것이다.
古有萬國, 今有十數焉, 是無他故, 莫不失之是也.
옛부터 만 개의 나라가 있었으나, 지금은 수십 개의 나라가 있을 뿐인데, 이런 데에는 다른 까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도를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故明主有私人以金石珠玉, 無私人以官職事業, 是何也.
그러므로 명석한 군주는 사람에게 금석주옥(金石珠玉)은 사사롭게 주었으나, 관직이나 사업은 사사롭게 주지 않았는데 이것은 무슨 연유인가?
曰本利於所私也.
말하건대, 본래 사사로운 곳에 이로움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彼不能而主使之, 則是主闇也;
저들이 능력이 없는데 군주가 부리면 이는 군주가 어두운 것이요,
臣不能而誣能, 則是臣詐也.
신하가 능력이 없는데 능력이 있다고 속이면 이는 신하가 속이는 것이다.
主闇於上, 臣詐於下, 滅亡無日, 俱害之道也.
군주가 위에서 어둡고, 신하가 아래에서 속이면, 멸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며, 함께 해치는 도(道)일 뿐이다.
夫文王非無貴戚也, 非無子弟也, 無便嬖也.
대저 주(周)나라 문왕(文王)은 귀한 친척이 없었던 것도 아니요, 아들이나 동생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요, 총애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倜然乃擧太公於州人而用之, 豈私之也哉.
그런데도 번쩍들듯이 척연(倜然)히 한낱 고을 사람인 태공(太公)을 등용하여 재상을 삼았는데 이것이 어찌 사사로움이겠는가!
以爲親邪.
태공이 친척이었던 것일까?
則周姬姓也.
주(周)나라는 희씨(姬氏)성의 나라이다.
而彼姜姓也, 以爲故邪.
저 태공은 강씨(姜氏)성인데, 무슨 상관 관계가 되었겠는가?
則未嘗相識也.
이들은 일찍부터 알지 못하던 사이였던 것이다.
以爲好麗邪.
태공의 용모가 아름다워서 였을까?
則夫人行年, 七十有二, 齒然而齒墮矣.
대저 사람의 나이가 72세이면, 이가 빠져서 볼이 움푹 파인다.
然而用之者, 夫文王欲立貴道, 欲白貴名, 以惠天下, 而不可以也, 非于是子莫足以擧之, 故擧是子而用之.
그런데도 그를 등용한 이유는, 대저 문왕이 귀한 도를 세우고, 귀한 이름을 밝혀, 천하에 은혜를 베풀고자 하였는데, 가히 홀로 할 수가 없었으며, 태공이 아니면 족히 등용할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러므로 그를 등용하여 재상을 삼았던 것이다.
於是乎貴道果立, 貴名果白, 兼制天下, 立七十一國姬姓獨居五十三人, 周之子孫, 苟非狂惑者, 莫不爲天下顯諸侯, 如是者能愛人也.
이에 고귀한 도를 과감하게 세우고, 귀한 이름을 과감하게 밝혀서, 천하를 통일하여 제어하여서, 71개 나라를 세우면서 희씨 성의 나라 53개국을 세우고, 주(周) 왕실의 자손들이 진실로 광혹(狂惑)한 자가 아니면, 천하를 위하여 제후로써 이름을 내지 않은 자가 없었으니, 이와같은 것을 능히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다.
故擧天下之大道, 立天下之大功, 然後隱其所憐所愛, 其下猶足以爲天下之顯諸侯.
그러므로 천하의 대도(大道)를 들어서, 천하의 큰 공을 세우고, 그러한 연후에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과 가련하게 여긴 사람들을 보살펴 주었으며, 그 아래로는 족히 천하의 이름난 제후들이 되게 하였다.
故曰; 唯明主為能愛其所愛, 闇主則必危其愛. 此之謂也.
그러므로 말하기를, "오직 밝은 군주라야 능히 그 사랑할 바를 사랑하고, 어두운 군주는 반드시 그가 사랑하는 바를 위태롭게 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문왕의 경우를 이르는 것이다.
[10] 마을 앞에서 떠드는 이야기는 듣지 못한다
牆之外, 目不見也; 里之前, 耳不聞也.
담장의 밖은 사람이 눈으로 보지 못하고, 마을 앞에서 떠드는 이야기는 귀로 듣지 못한다.
而人主之守司, 遠者天下, 近者境內, 不可不略知也.
군주가 맡아서 지켜야 하는 곳은, 멀리는 천하에서, 가깝게는 극경의 안으로, 가히 대략이라도 알지 못하면 안 된다.
天下之變, 境內之事, 有弛易齵差者矣, 而人主無由知之, 則是拘脅蔽塞之端也.
천하의 변화와, 국경 안의 일들은 느슨하게 플어지기 쉽고 서로 들쭉날쭉 맞지 않음이 있는데도, 그런데도 군주가 이러한 것을 알지 못한다면, 이것은 가슴을 얽매고 눈과 귀를 가리는 단서가 되는 것이다.
耳目之明, 如是其狹也, 人主之守司, 如是其廣也.
눈과 귀가 밝은 한도는 이와 같이 협소한데도, 군주가 맡아서 지켜야 하는 곳은 이와 같이 넓은 것이다.
其中不可以不知也, 如是其危也.
그 가운데에서도 알지 못하면 안 되는 것이 이와 같이 위태한 것이다.
然則, 人主將何以知之.
그렇다고 한다면 군주는 장차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인가?
曰便嬖左右者, 人主之所以窺遠收衆之門戶牖嚮也, 不可不早具也.
말하건대, 총애하는 좌우의 신하는 군주 대신 먼 곳을 엿보게 하고 모든 여론을 거두어 들이는 문과 창문같은 존재이니, 가히 일찍 갖추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故人主必將有便嬖左右足信者, 然後可;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반드시 좌우의 총애하는 신하로 신용할 만한 신하가 있은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고,
其知惠足使規物, 其端誠足使定物, 然後可; 夫是之謂國具.
그의 지혜가 족히 사물을 헤아리고, 그의 진실한 성실성은 족히 사물을 단정할 수 있은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니, 대저 이것을 '국가가 갖추어 졌다'고 이르는 것이다.
人主不能不有遊觀安燕之時, 則不得不有疾病物故之變焉.
군주는 능히 유람하고 연회를 즐기는 때가 있지 않음이 없고, 질병이나 사물의 변고가 있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如是國者, 事物之至也, 如泉原, 一物不應, 亂之端也.
이와 같은 국가는 사물의 지극함이 샘물이 솟는듯 하는데, 하나의 사물이라도 제대로 응하지 못하면 이것은 어지러움의 단서가 된다.
故曰; 人主不可以獨也.
그러므로 말하기를, "군주는 가히 홀로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卿相輔佐, 人主之基杖也, 不可不早具也.
경(卿)이나 재상들이 보좌하는 일은, 군주에게는 신을 매는 끈이나 지팡이와 같은 것으로, 일찍부터 갖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故人主必將有卿相輔佐足任者, 然後可.
그러므로 군주가 반드시 경이나 재상을 두게 되는데 만족하게 보좌할 사람을 임명한, 그러한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다.
德音足以填撫百姓, 其知慮足以應待萬變, 然後可.
그의 덕음(德音)이 족히 백성들을 진정시키고 위무하며, 그의 지혜와 사고가 족히 모든 일에 자유자재로 응대할 수 있는, 그러한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다.
夫是之謂國具.
이것을 '국가가 갖추어 졌다'고 이르는 것이다.
四鄰諸侯之相與, 不可以不相接也.
사방의 제후국들과 서로 함께하며, 서로 접촉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然而不必相親也.
그런데 그 접촉이 반드시 서로 친밀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故人主必將有, 足使喻志決疑於遠者, 然後可.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반드시 장차, 먼 나라와도 뜻을 흔쾌히 하고 의심을 결단할 수 있는 자가 있은, 그러한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다.
其辯說足以解煩, 其知慮足以決疑, 其齊斷足以距難,
그의 변설은 족히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그의 지혜와 사고는 족히 의심을 결단할 수 있고, 그의 일관된 판단은 족히 어려움을 막을 수 있으며,
不還秩, 不反君, 然而應薄扞患, 足以持社稷, 然後可.
사사로운 것으로 돌아가지 않고, 군주를 배반하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핍박에 응대하고 우환을 막아서, 족히 국가를 지키는 그러한 연후에야 가능한 것이다.
夫是之謂國具.
대저 이것을 '국가가 갖추어 졌다'고 이르는 것이다.
故人主無便嬖右, 足信者, 謂之闇;
그러므로 군주가 총애하는 좌우의 측근에, 족히 신뢰할 만한 자가 없는 것을, '어둡다'고 이르며,
無卿相輔佐足任使者, 謂之獨;
경(卿)이나 재상이 되어 보좌하도록 임명할 만한 자가 없는 것은 '고독하다'고 이르며,
所使於四鄰諸侯者非其人, 謂之孤;
사방의 제후에게 사신을 보내는데
그 마땅한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보내는 것을, '외롭다'라고 이르는데,
孤獨而晻, 謂之危.
외롭고 고독하여 어두운 것을 '위태하다'고 이르는 것이다.
國雖若存, 古之人曰亡矣.
이런 국가는 비록 존재하는 것 같을지라도, 옛날의 사람들은 말하기를 '망했다'라고 하였다.
詩曰; 濟濟多士, 文以寧. 此之謂也.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편(文王篇)에 말하기를, "많은 어진 선비 있으니, 문왕(文王)은 편안하시리"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인재가 많은 것을 이르는 말이다.
[11] 재목에 따라서 인재를 등용한다
材人, 愿愨拘錄, 計數纖嗇, 而無敢遺喪, 是官人使吏之材也.
사람의 재능이 정중하고 성실하고 몸을 조심하며, 수를 계산하는 데 섬세하고, 빈틈이 없어 감히 버리거나 실수하는 일이 없는 이러한 관리는 지방의 벼슬아치로 부린다.
脩飭端正, 尊法敬分, 而無傾側之心;
몸을 닦고 꾸밈이 단정하며, 법을 존중하고 분수를 공경하여,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마음이 없으며,
守職脩業, 不敢損益, 可傳世也;
직책을 지키고 사업을 닦으며, 감히 덜거나 더하는 일 없이 가히 대대로 전하며,
而不使侵奪, 是士大夫官師之材也.
가히 직책을 침범하지 않는 이러한 사람은 사(士)나 대부나 관리의 스승이 될 재목이다.
知隆禮義之爲尊君也;
예의를 숭상하여 군주를 높일 줄 알고,
知好士之爲美名也;
선비를 좋아하여 이름을 아름답게 할 줄 알고,
知愛民之爲安國也;
백성을 사랑하여 국라를 편안하게 할 줄 알고,
知有常法之爲一俗也;
일정한 법을 두어서 풍속을 전일하게 할 줄 알고,
知尙賢使, 能之爲長功也;
어진 이를 높이고 능력있는 사람을 부려서 공로를 키울 줄 알고,
知務本禁末爲多材也;
근본은 힘쓰고 말단은 금지시켜 많이 쓰게 할 줄 알며,
知無與下爭小利, 之爲便於事也;
아래와 더불어 조그마한 이익을 다투는 일이 없고, 일을 편리하게 할 줄 알며,
知明制度, 權物稱用, 之爲不泥也;
제도를 밝히고, 사물을 저울질하고 용도를 알맞게 하여 거리낌이 없게 할 줄도 아는,
是卿相輔佐之材也, 未及君道也.
이러한 사람은 경(卿)이나 재상이 되어 군주를 보좌할 재목이나 군주의 도(道)에는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다.
能論官此三材者而無失其次, 是謂人主之道.
능히 관리로 부릴 이 세 종류의 인재인 재목을 논하여 그 차례를 잃음이 없는, 이것을 일러 '군주의 도(道)'라고 이르는 것이다.
若是則身佚而國治, 功大而名美, 上可以王, 下可以霸, 是人主之要守也.
이와 같이 하면 자신은 편안하고 국가는 다스려지면, 공로는 성대하고 이름은 아름다워 지며, 위로는 가히 왕자(王者)가 되고, 그보다 못하면 패자(覇者)도 되는데, 이것이 군주가 중요하게 지킬 수 있는 요체이다.
人不能論此三, 材者, 不知道此道, 安值將卑埶出勞.
군주가 이상의 세 가지로 인재를 논하지 못한다면, 인재라는 것을 이러한 도로 말미암을 줄도 알지 못할 것이며, 곧바로 권세를 낮추고 수고로윰만이 있을 뿐이다.
併耳目之樂, 而親自貫日而治詳, 一日而曲辨之.
귀와 눈의 즐거움을 물리치고, 몸소 스스로 날마다 자질구레한 사무를 자세히 처리하며, 날마다 왜곡된 것을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다.
慮與臣下爭小察而綦偏能.
신하와 함께 누가 자세하게 살폈는가를 다투느라 지극히 능력이 치우칠 것이다.
自古及今, 未有如此而不亂也.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하고도 어지럽지 아니한 군주는 있지 않았다.
是所謂視乎不可見, 聽乎不可聞, 爲乎不可成. 此之謂也.
이것은 이른 바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보고, 듣지 않아야 할 것을 들으며, 이루지 못할 것을 한다"라는 것으로 이것은 '이러한 임금'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 兼(겸할 겸)은 ❶회의문자로 禾(화; 벼), 秝(력; 많은 벼)와 又(우; 손)으로 이루어졌다. 많은 벼를 손에 쥐다, 한번에 갖다, 겸하는 일 등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兼자는 '겸하다'나 '아우르다', '포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兼자는 두 개의 禾(벼 화)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兼자는 손에 여러 개의 벼를 움켜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한 번에 여러 일을 겸하고 있다 하여 '겸하다'나 '아우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兼자는 모양을 달리한 兼자가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兼(겸)은 (1)두 명사(名詞) 사이에 쓰이어, 그 명사(名詞)들이 표시하는 내용이 서로 아우름을 뜻함 (2)두 가지 이상의 행위(行爲)나 동작(動作)을 아울러 함을 뜻함 (3)겸괘(謙卦) 등의 뜻으로 ①겸(兼)하다, 아우르다 ②둘러싸다 ③포용(包容)하다, 겸용(兼用)하다 ④얻다 ⑤쌓다, 포개다, 겹치다 ⑥배가 되게 하다 ⑦나란히 하다 ⑧배향(配享)하다 ⑨다하다, 진(津)하다 ⑩같다 ⑪합(合)치다 ⑫아울러, 함께 ⑬마찬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우를 병(倂)이다. 용례로는 자기가 맡은 본디의 근무 이외에 다른 근무를 겸함을 겸근(兼勤), 본무 이외의 다른 직무를 겸함을 겸무(兼務), 둘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어 소유함을 겸병(兼倂), 여러 가지가 겸하여 갖추어져 있음을 겸비(兼備), 둘 이상의 대상을 아울러 섬김을 겸사(兼事), 겸하여 닦음 또는 겸하여 수행함을 겸수(兼修), 두 적과 싸워서 두 적을 죄다 이김을 겸승(兼勝), 두 가지 이상의 직무를 겸함을 겸임(兼任), 여러 가지를 다 갖추어 완전함을 겸전(兼全), 두 가지 이상을 겸하여 얻음을 겸득(兼得), 마주 앉아서 서로 마주 보며 식사하는 일을 겸상(兼床),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감화시켜서 착하게 함을 겸선(兼善), 자타나 친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모든 세상 사람을 똑같이 사랑함을 겸애(兼愛), 도량이 넓음을 겸용(兼容), 여러 가지 일을 다 겸하여 맡아 봄을 겸장(兼掌), 한데 아울러서 겸함을 병겸(竝兼), 그전 직무를 그대로 겸함을 잉겸(仍兼), 전례에 따라 관직을 겸함을 예겸(例兼), 한 번에 이일 저일을 겸하여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겸사겸사(兼事兼事), 한꺼번에 일을 겸하여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겸지겸지(兼之兼之), 혼자서 몇 사람을 당해 낼 만한 힘을 일컫는 말을 겸인지력(兼人之力), 혼자서 능히 몇 사람을 당해 낼 만한 용기를 이르는 말을 겸인지용(兼人之勇), 몇 가지를 겸한 위에 또 더욱 겸함을 이르는 말을 겸지우겸(兼之又兼),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을 겸청즉명(兼聽則明) 등에 쓰인다.
▶️ 聽(들을 청)은 ❶형성문자로 聴(청)의 본자(本字), 听(청)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呈(정, 청)의 생략형과 나머지 글자 덕(세우다)으로 이루어졌다. 소리가 잘 들리도록 귀를 기울여 듣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聽자는 '듣다'나 '받아들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聽자는 耳(귀 이)자와 壬(천간 임)자, 悳(덕 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耳자에 두 개의 口(입 구)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口자는 생략되었고 대신 눈과 심장을 그린 悳자와 壬자가 더해지면서 '보고(直) 듣고(耳) 느끼는(心) 사람(壬)'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단순히 '듣는다'라는 뜻에서 '듣고 용서하고 살핀다'까지 모두 표현하려다 보니 이렇게 다양한 글자들이 결합한 것이다. 그래서 聽(청)은 ①듣다 ②들어 주다 ③판결하다 ④결정하다 ⑤다스리다 ⑥받아 들이다, 허락하다 ⑦용서하다 ⑧살피다, 밝히다 ⑨기다리다 ⑩따르다, 순종하다 ⑪엿보다, 염탐하다 ⑫맡기다 ⑬마을 ⑭관청(官廳) ⑮염탐꾼, 간첩(間諜) ⑯이목(耳目)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리를 듣는 감각을 청각(聽覺), 방송이나 진술 따위를 자세히 들음을 청취(聽取), 강연이나 설교 등을 듣는 군중을 청중(聽衆), 퍼져 돌아다니는 소문 또는 설교나 연설 따위를 들음을 청문(聽聞), 강의를 들음을 청강(聽講), 귀로 소리를 듣는 힘을 청력(聽力), 명령을 들음을 청령(聽令), 송사를 자세히 듣고 심리함을 청리(聽理), 듣고 봄을 청시(聽視), 소리가 귀에 들리는 범위를 청야(聽野), 이르는 대로 잘 들어 좇음을 청종(聽從), 죄의 고백을 들음을 청죄(聽罪), 몰래 엿들음을 도청(盜聽), 눈으로 봄과 귀로 들음을 시청(視聽), 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듣는 것을 경청(敬聽),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을 경청(傾聽), 듣기 기관의 장애로 듣는 힘이 낮아지거나 없어진 상태를 난청(難聽), 듣지 아니함이나 청하는 것을 들어 주지 아니함을 불청(不聽), 참여하여 들음을 참청(參聽), 소문을 들음 또는 그 소문을 풍청(風聽), 공손한 태도로 조심성 있게 들음을 근청(謹聽), 아무리 귀를 기울이고 들어도 들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청이불문(聽而不聞), 듣고도 못 들은 체함을 이르는 말을 청약불문(聽若不聞),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을 이르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거문고 소리가 하도 묘하여 물고기마저 떠올라와 듣는다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남을 칭찬하여 이르는 말을 유어출청(遊魚出聽),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뜻으로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시목청(耳視目聽),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겸청즉명(兼聽則明),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남을 꾸짖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내시반청(內視反聽), 여러 사람을 거쳐 전해 오는 말을 들음을 이르는 말을 전지전청(傳之傳聽) 등에 쓰인다.
▶️ 齊(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옷자락 자, 자를 전)는 ❶상형문자로 斉(제)의 본자(本字), 䶒(재)와 동자(同字)이고, 齐(제)는 간자(簡字), 亝(제)는 고자(古字)이다. 곡물의 이삭이 가지런히 돋은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齊자는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齊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와 刀(칼 도)자와 같은 다양한 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의 齊자는 매우 단순했었다. 齊자의 갑골문을 보면 곡식의 이삭이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 가지런히 자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글자의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갑골문에서는 곡식을 가지런히 그려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가지런함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齊(제)는 중국 춘추시대에 산둥성(山東省) 일대에 있던 나라의 뜻으로 가지런할 제의 경우 ①가지런하다(제) ②단정하다(제) ③질서 정연하다(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제) ④재빠르다, 민첩하다(제) ⑤오르다(제) ⑥같다, 동등하다(제) ⑦좋다, 순탄하다(제) ⑧다스리다(제) ⑨경계하다(제) ⑩지혜롭다(제) ⑪분별하다(제) ⑫이루다, 성취하다(제) ⑬섞다, 배합하다(제) ⑭약제(藥劑)(제) ⑮배꼽(제) ⑯한계(限界)(제) ⑰삼가는 모양(제) ⑱제나라(제) ⑲가운데(제) ⑳일제히, 다 같이(제) 그리고 재계할 재의 경우 ⓐ재계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재) ⓑ공손하다(재) ⓒ엄숙하다(재)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재) 그리고 옷자락 자의 경우 ㉠옷자락(자)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자) ㉢제사에 쓰이는 곡식(자) ㉣꿰매다(자) ㉤예리하다(자) 그리고 자를 전의 경우 ㊀자르다(전) ㊁깎다(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집안을 바로 다스리는 일을 제가(齊家),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소리를 질러 부름을 제창(齊唱),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일제히 함을 제거(齊擧),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모두 바침을 제납(齊納), 반열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함을 제반(齊班),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분개함을 제분(齊憤),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정성을 바침을 제성(齊誠),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호소함을 제유(齊籲), 큰 일을 의논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앉음을 제좌(齊坐), 여럿이 일제히 떨쳐 일어남을 제진(齊振), 여럿이 한 자리에 모임을 제회(齊會), 한결같이 가지런함을 제균(齊均), 금전이나 물건 등을 균등하게 나누어 줌을 제급(齊給), 일제히 길을 떠남을 제발(齊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일제히 소리를 지름을 제성(齊聲), 마음을 한 가지로 함을 제심(齊心), 가지런히 열을 지음을 제열(齊列), 남편과 한 몸이라는 뜻으로 아내를 이르는 말을 제체(齊體), 음식을 눈썹 있는데까지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 깊이 경애함을 일컫는 말을 제미(齊眉),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거안제미(擧案齊眉), 자기의 몸을 닦고 집안 일을 잘 다스림을 이르는 말을 수신제가(修身齊家),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제나라를 공격하나 이름만 있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 체하면서 사실은 다른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벌제위명(伐齊爲名), 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으로 갖가지 학문이나 예술이 함께 성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백화제방(百花齊放),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이르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중국의 제나라 동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그 말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뜻으로 의를 분별하지 못하는 시골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제동야인(齊東野人),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봉제비(兩鳳齊飛),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긴다는 뜻으로 양쪽 사이에서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지도 못하여 난감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사제사초(事齊事楚), 월나라와 제나라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 데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녀제희(越女齊姬) 등에 쓰인다.
▶️ 明(밝을 명)은 ❶회의문자로 날 일(日; 해)部와 月(월; 달)의 합해져서 밝다는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明자는 '밝다'나 '나타나다', '명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明자는 日(날 일)자와 月(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낮을 밝히는 태양(日)과 밤을 밝히는 달(月)을 함께 그린 것이니 글자생성의 의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밝은 빛이 있는 곳에서는 사물의 실체가 잘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明자는 '밝다'라는 뜻 외에도 '명료하게 드러나다'나 '하얗다', '똑똑하다'와 같은 뜻까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明(명)은 (1)번뇌(煩惱)의 어둠을 없앤다는 뜻에서 지혜 (2)진언(眞言)의 딴 이름 (3)사물의 이치를 판별하는 지력(智力)으로 이치가 분명하여 의심할 것이 없는 것 (4)성(姓)의 하나 (5)중국 원(元)나라에 뒤이어 세워진 왕조(王朝)로 태조(太祖)는 주원장(朱元璋) 등의 뜻으로 ①밝다 ②밝히다 ③날새다 ④나타나다, 명료하게 드러나다 ⑤똑똑하다 ⑥깨끗하다, 결백하다 ⑦희다, 하얗다 ⑧질서가 서다 ⑨갖추어지다 ⑩높이다, 숭상하다, 존중하다 ⑪맹세하다 ⑫밝게, 환하게, 확실하게 ⑬이승, 현세(現世) ⑭나라의 이름 ⑮왕조(王朝)의 이름 ⑯낮, 주간(晝間) ⑰빛, 광채(光彩) ⑱밝은 곳, 양지(陽地) ⑲밝고 환한 모양 ⑳성(盛)한 모양 ㉑밝음 ㉒새벽 ㉓해, 달, 별 ㉔신령(神靈) ㉕시력(視力) ㉖밖, 겉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밝을 금(昑), 밝을 돈(旽), 밝을 방(昉), 밝을 오(旿), 밝을 소(昭), 밝을 앙(昻), 밝을 성(晟), 밝을 준(晙), 밝을 호(晧), 밝을 석(晳), 밝을 탁(晫), 밝을 장(暲), 밝을 료(瞭),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꺼질 멸(滅), 어두울 혼(昏), 어두울 암(暗)이다. 용례로는 명백하고 확실함을 명확(明確), 밝고 맑고 낙천적인 성미 또는 모습을 명랑(明朗), 분명히 드러내 보이거나 가리킴을 명시(明示), 분명하고 자세한 내용을 명세(明細), 밝고 말끔함을 명쾌(明快), 밝음과 어두움을 명암(明暗), 명백하게 되어 있는 문구 또는 조문을 명문(明文), 밝은 달을 명월(明月), 분명하고 똑똑함을 명석(明晳), 세태나 사리에 밝음을 명철(明哲), 똑똑히 밝히어 적음을 명기(明記), 일정한 내용을 상대편이 잘 알 수 있도록 풀어 밝힘 또는 그 말을 설명(說明), 자세히 캐고 따져 사실을 밝힘을 규명(糾明), 사실이나 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내서 밝힘을 천명(闡明), 날씨가 맑고 밝음을 청명(淸明), 흐리지 않고 속까지 환히 트여 밝음을 투명(透明), 틀림없이 또는 확실하게를 분명(分明), 마음이 어질고 영리하여 사리에 밝음을 현명(賢明), 어떤 잘못에 대하여 구실을 그 까닭을 밝힘을 변명(辨明), 의심나는 곳을 잘 설명하여 분명히 함을 해명(解明),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는 말을 명약관화(明若觀火),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이 전혀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명경지수(明鏡止水), 새를 잡는 데 구슬을 쓴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주탄작(明珠彈雀), 아주 명백함이나 아주 똑똑하게 나타나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말을 명명백백(明明白白), 맑은 눈동자와 흰 이라는 말을 명모호치(明眸皓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