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비자 사기조직 일망타진·1,000명 추방 실적
▶ 3년간 치밀한 함정수사 ‘돈만 내면 신분 유지’ 소문 내자 브로커 몰려
학생비자(F-1) 사기 단속을 위해 수년간 ‘위장학교’를 운영해 1,000여명의 가짜유학생을 색출해 내고, 21명의 비자사기 브로커를 일망타진한 이민당국의 기상천외한 ‘함정수사’가 화제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유학생 전담기구인 ‘SEVP’의 공식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외국인들에게 I-20를 발급해 주고, 학교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절차까지 마친 학교가 이민 당국이 운영 중인 ‘가짜 대학교’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학생비자를 소지한 ‘가짜 유학생’ 1,000여명을 적발해 내고, 버지니아, 버몬트 등 4개 주에서 활동하던 비자사기 브로커 21명을 한꺼번에 체포해 이민 당국의 비자사기 수사에서 전례가 없이 큰 성과를 낸 이번 단속작전은 3년 전 뉴저지주 크랜포드시에서 은밀히 시작됐다.
3년 전인 지난 2013년 9월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 수사대(HSI) 소속 특별수사관들이 크랜포드시의 한 사무실에 ‘깊고 넓은’ 함정을 파기 시작했다.
‘뉴저지 노던 대학교’(UNNJ)라는 가짜 학교를 설립한 것이다. 연간 수업료 1만2,620달러를 받는다며 광고를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해 7개의 학사학위 과정과 9개의 대학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는 교수는 물론 단 1칸의 교실도 없었다.
학교 직원으로 위장하며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HSI 소속 특별수사관들이 있었을 뿐이었다(지난 3년간 운영됐던 이 가짜 대학교의 페이스북과 인터넷 홈페이지는 비자 브로커 21명 체포작전이 종결된 지난 5일 오후 모두 폐쇄됐다).
직업학교 인증기관 ‘ACCSC’의 협조로 학교 인증을 받았고, SEVP로부터는 I-20 발급학교 인가도 받았다. 서류상으로 학생비자를 가진 외국인들에게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학교였다.
수업을 듣지 않아도 돈만 내면 손쉽게 유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소위 ‘페이투스테이’(Pay-to-Stay) 학교란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체류신분 유지를 원하는 외국인들과 학생들을 소개하겠다는 브로커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함정에 걸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 직원으로 위장한 특별수사관들은 꼼꼼히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출석 요구도 없고, 교실도 없고, 교수도 없는 학교에 돈만 내고 ‘학생비자’를 유지하기 위한 등록한 외국인 학생비자 소지자들은 처음부터 학생비자 규정을 어기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고 감출 수도 없었다.
함정에 꼼짝 없이 걸려든 것이었다. 중국계와 인도계가 많았던 이들은 정상적인 학교를 다니다 이 학교로 전학한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 불법 취업상태였다.
이 가짜 학교에 자발적으로 가짜 학생들을 모집해 주고 학생 1인당 2,000달러씩의 커미션을 이 학교로부터 받아 챙겼던 21명의 브로커들은 지난 3년간 부인할 수 없는 비자사기 증거들을 특별수사관들에게 제출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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