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도시
I. 마녀의 탄생
II.
박해 받는 필멸 자
III.
천적
주의: 소설
중 등장인물, 지명 등은 모두 가상이며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구입니다.
I. 마녀의 탄생
1994년 8월 중순의 어느 날
경상남도 한 시골 구멍가게에 두 사내가 앉아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허름한 가게 앞엔 평상이
놓여있고 다 낡은 양은 밥상에 막걸리 몇 통과 갓 구운 오징어가 놓여있었다.
사내들은 무슨 이야긴지
진지하게 계속 이야길 나누며 술을 연신 마시고 있었다.
“행님요! 마 퍼뜩 일어나입시더! 퍼뜩 챙기가 여 뜹시다 마~”
맞은편에 앉은 사내보다
상대적으로 주름이 적은 50대 사내가 보채듯 형님이라는 사내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꿀꺽꿀꺽! 탁!]
“임마 또 와이라노? 처논 덫이 얼만데 지금 그길 다 챙기가 언제 간다꼬 이 난리고!”
60대 사내는 단숨에 막걸리 한잔을 비우고는 상에 세게 내려놓고선 앞에
앉아 칭얼대는 50대 사내에게 언성을 높여 말했다.
50대 사내는 뭐 마려운 표정으로 형님이라 불리는 사내를 보며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
“행님요! 아까츠메 낮잠을 안잣습니꺼!”
“자째 근데 낮잠이 와?"
60대 사내는 술안주인 오징어를 입으로 뜯다말고 궁금한 표정으로 50대 사내의 이야길 듣기 시작했다. 50대 사내는 그 틈을 노려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마 디비지가 낮잠을
자는데 꿈을 꾼깁니더! 꿈에 죽은 어무이가 나타나가 ‘해가지면 여는 위험하다.’꼬 그러면서 무서운 표정으로 퍼뜩 여를 떠나라 카데에!”
진지한 표정으로 듣던 60대
사내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이어가는 50대 사내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임아 임아 또 병 도졌구마는
니! 지난번에도 뭐 산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꼬 지랄발광을 해가 서울아들 겁먹으가 내빼삔거 기억 안나나?”
50대 사내는 억울하단 표정으로 형님이란 사내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행님요! 그때 거 산에 그 뭐꼬 그거...죽은 사람 발견 안됐습니꺼!”
헝님이란 사내는 콧방귀를
뀌며 입을 실룩거렸다.
“아이고 박수무당 여
하나 낳구마는 아나! 내 운세나 봐도가 임아야!”
“행님요! 그라지 말고 퍼뜩 가입시더!”
“시끄릅다! 문딩아!”
두 사내의 대화는 점점
목소리가 커져갔고 구멍가게 전체가 들썩거렸다.
그러자 가게 안 쪽방의
유리문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주인으로보이는 여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앞머리엔 분홍색 롤을 감고 껌을 씹으며 양미간이 찌그러진 상태로
고개를 내민 여 주인이 거친 입심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도통 시끄릅아가 뉴스를
볼 수가 없다카이! 느그 꿈에 엄마가 나왔는데 나보고 우짜라꼬 여서 떠드는기가! 술도 얼마 마시지도 않음서!”
형님이란 사내는 유리문
열리는 소리와 여 주인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어깨를 들썩이며 놀랬다.
“아이고 깜짝이야! 아 떨어질 뻔 했구머는!”
껌을 씹으며 두 사내를
한심한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던 여 주인이 말을 이어갔다.
“꼴을 보니끼니 마~ 어디서 굴러먹던 꾼들 같은데 여는 처음이라?”
거침없는 여 주인의 말에 형님이란 자가 입을 열어 응수한다.
“저저저 말하는 거 보라꼬
저래가 여 아들은 안되는기라~”
여 주인의 눈썹이 치켜
올라가며 문지방을 붙잡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니 지금 뭐라켔노? 니가 내 서방이가? 뭐꼬!”
50대 사내가 이때를 틈타 형님이란 사내의 팔을 잡아당겼다.
“행님행님 퍼뜩 가입시더
고마 여 시끄럽게 해봐야 하나 도움 안됩니다!”
형님이란 사내는 50대 사내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려 손에 힘을 주며 눈은 구멍가게 여 주인에게 고정이 돼있었다.
“임아야 놔봐라 오늘
저거 버릇을 고치놀끼다!”
“하이고~ 웃기고 있네! 느그 저 ‘귀산’에서 뭐 잡을라꼬 그라는 거 다 안다~”
“자가 뭐라카노?”
여 주인의 핵심을 찌르는
말에 두 밀렵꾼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서로가 부인하고 나섰다.
“행님요 아무래도 돈거
같십니더 퍼뜩 가입시더~”
형님이란 사내는 여 주인의
말에 약간 이상함을 느꼈는지 슬리퍼를 신는 여 주인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니 지금 뭔 산이라
했노?”
“뭐? 뭔 산? 귀산? 거또
모르고 아들 잡으로 왔나부제?”
50대 사내는 형님이란 사내의 팔을 끌며 가게를 나가려다 둘의 대화를
듣고는 형님이란 사내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첫댓글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급박한 상황설정이 나중에 무슨 사건이 일어날것 같네요 ㅎ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