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개 공군 비행장 가운데 10개 비행장 주변의 고도 제한이 풀린다.규제가 완화되는 곳은 서울공항(성남비행장)?대구?수원?광주?사천?중원?예천?강릉?오산?청주비행장 주변 지역이다.
이들 비행장 주변에서 고층 건물 신축과 재건축이 가능해져 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숨통이 트이게 되자 벌써부터 인근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성남, 수원 등 고도제한 완화 수혜 지역의 중개업소에는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은 매물회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 슬며시 호가를 올리며 매수세력의 입장을 지켜보자는 매도자도 있었다.
전국 15개 비행장 중 성남시 서울기지 주변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구와 중원구는 28개 재개발?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기존 45m에서 영장산 높이인 193m(지표 기준 165m)로 완화돼 지역에 따라 55층 높이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주민들은 “국방부의 조치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 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성남시 일대=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입지 때문에 과거부터 신도시 후보지 등으로 거론되며 관심을 끌었던 서울공항 일대는 건축물 고도제한이 현행 45m에서 193m로 완화되면 성남 구시가지 일대를 중심으로 이론상 60층 이상 초고층 건물 건립이 가능해진다.
10년 넘게 고도제한 완화를 요구해온 성남 구시가지 재건축 사업들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남한산성 인근 영장산을 기준으로 동쪽 지역에 한해 고도제한이 풀려 성남시 내에서도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가장 큰 수혜 지역은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신흥2ㆍ3동, 태평4동 등이며 수진1동, 태평1동 등 공항 인접지역은 별다른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성남시는 신흥주공?신흥2구역?산성구역?단대구역 등은 15~40층, 중동 재건축 아파트인 삼창?삼남 아파트와 태평2?4구역 등은 15~3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수정구 태평동?수진동?신흥동?산성동 등 재개발ㆍ재건축 밀집지역의 층고 제한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역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해당 지역 용적률도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고도완화 자체는 용적률과 큰 상관이 없지만 층고를 고려한 적합한 단지설계를 고려했을 때 용적률이 기존 190% 안팎에서 최고 250% 안팎까지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게 주변 중개업자들의 예상이다.
고등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시가지 탄천 쪽 아파트들이 평균 10~12층에 용적률이 200%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40~50% 안팎 용적률이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태평동 등 구시가지 단독주택지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구시가지 일대 아파트 시세는 3.3㎡당 1300만~1400만원 안팎이다. 주변 중개업자들은 완화된 고도제한 기준에 따라 아파트를 건축할 경우 분양가가 3.3㎡당 최소 1700만~20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어서 갑자기 집값이나 지분값이 폭등하지는 않겠지만 상승세를 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수원 비행장 인근 지역도 기지 서쪽에 자리 잡은 성황산(140m)을 기준으로 고도제한이 완화돼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가 수혜 지역이 된다.
특히 비행장과 가까워 고도제한 완화 혜택이 제한된 수원시 권선구 일대보다는 인근 화성시가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 송산동 남서울컨트리클럽 일대는 고도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지역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성남 수원 오산 등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 비행장 인근 고도제한은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라며 “용적률과 층고가 높아지면 개발사업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고 재건축ㆍ재개발 수익성도 높아져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이미 공급과잉 상태로 고도제한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