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으로 향하는 발걸음 뉴질랜드 남섬 ***
- 제 4일차 - [1월 1`3일 수요일]
호주 시드니 공항을 출발하여 13시에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뉴질랜드는 다채로운 풍광으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남반부의 보석이다.
공항에 내리니 바람이 불고 제법 쌀쌀하다.
면적 27만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보다 넓고 인구는 450만으로 부산시보다 적다.
끝없는 대평원의 주인은 소와 양떼로 녹색의 생명이 느껴지는 땅이다.
가든호텔에 가방을 내려놓고 체크인한 다음 크라이스트처치 시내관광에 나섰다.
2011년 지진으로 5년이 지났는데도 곳곳에 건물이 부서진 채로 방치되어 있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에이번강은 우리나라 개울 수준인데 도도히 흐르는 서울의
한강을 바라본다면 놀라 자빠질 듯하다.
해발 100m도 안 되는 언덕에 올라가 시가지를 조망했다.
도시의 집들이 온통 숲속에 묻혀 건물보다 나무가 더 많았다.
헤글리공원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여름이라 꽃들이 만발했다.
장미, 수국, 다알리아, 플록스와 이름 모를 남반부의 꽃들이 아름드리 정원수
사이에 무리지어 피어있어 천천히 걷다보니 온갖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름 모를 나무는 이모수고 이름 모르는 꽃은 이모화란다.
에이번강에는 오리가족이 어미를 따라 올망졸망 헤엄치며 나들이를 가고 연인
한 쌍이 작은 배를 타고 강물을 따라 노를 젓는다.
행복한 미소를 날리며 숲속으로 사라졌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꽃을 꺾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에 물을 준다고 했다.
나도 이곳에서 꽃을 가꾸며 살고 싶다.
공원 안의 자연사박물관은 원주민과 이민자들이 사용하던 각종 생활용품과
삶의 자취가 진열되어 있어 뉴질랜드의 문화와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저녁 메뉴는 연어회를 곁들인 한식이다.
부드럽고 향이 좋은 연어회를 맘껏 먹고 싶지만 서너 점씩 집어먹으니
접시가 비었다.
- 제 5일차 - {1월 14일 목요일]
오늘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쪽으로 퀸즈타운까지 7시간을 강행군하는
대장정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보존된 캔터버리 대평원을 달린다.
청명한 날씨에 시야가 확 트여 150km나 떨어져 있는 마운틴쿡산이 계속
우리를 따라온다.
빙하와 만년설이 뒤덮인 마운틴쿡산은 높이 3151m로 세계 젊은이들의
트레킹코스로 유명하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산을 좋아하는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10여 년 전 캐나다의 로키산맥의 빙하지대를 여행했을 때 느꼈던 영상이
아직도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약 4시간을 달린다. 끝없이 펼쳐지는 풀밭에 소와 양떼만 보이니 지루하여
졸음이 쏟아진다. 능구렁이 같이 유들유들한 가이드가 계속 마이크를 잡고
씨부렁대지만 눈껍풀이 천근만근 내려앉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몇 시간을 달려도 사람 구경을 못하니 사람이 나타나면 반갑다. 방목하는
소들이 때가 되면 한 줄로 서서 우리로 들어간다.
젖 짜러가는 행렬인데 서열이 엄격하여 새치기 했다가는 뒷발에 채인다고 한다.
풀을 뜯다가도 불어터진 젖을 짜고 나면 시원하여 하루 한 번씩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한다.
양떼들이 땡볕에 떼를 지어 몰려다니니 미련한 건지 고집불통인지 알 수가 없다.
4시간을 달려가니 점심때가 되어 데카포호수에 도착했다.
호숫가 큰 돌무더기 사이로 예쁜 야생화가 피어있어 카메라에 담고 잔잔한
호수에서 땀을 닦았다.‘선한 목자의 교회’라는 이름의 작은 교회가 언덕
위에 있으며 이곳 마을의 식당에서 생선감자튀김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데카포 호수의 가게에서 홍선생의 제자를 만났다.
내가 교장 시절 가르친 학생이니 손녀딸을 재회한 듯 기뻤다.
대학생이 되어 이곳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니 기특하고 대견하다.
자랑스런 제자를 만나 더욱 값지고 보람 있는 여행이 되었다.
함께 여행을 하고 싶지만 회자정리라 우리 일정은 멈출 수가 없다.
부디 자랑스런 대한의 딸로서 꿈을 실현하여 금의환향하거라.
차는 퀸즈타운을 향해 또다시 달린다.
푸카키호수에서 정차하여 마운틴쿡산을 조망하고 출발하는데 우리나라
관광객을 태운 차가 펑크가 났다.
대체할 운송수단이 없어 함께 합승시켜 갔다.
종종 이런 일이 일어나면 내 일처럼 서로 도와준다고 한다.
아름다운 여왕의 도시 퀸즈타운에 들어서니 도로변 왼쪽으로 1862년
금광촌 보존지역인 애로우타운 마을을 지나 세계 최초의 번지점프 다리가
있는 곳에 멈춘다.
옛날 원주민의 성인식을 번지점프로 해서 담력을 길러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능청맞은 가이드가 야하게 웃겨서 모두 박장대소했다.
여자는 부레지어까지 벗고 뛰어내리며 남자는 홀랑 벗고 거시기를 재어 길어야
공짜로 번지점프를 할수 있다는데 나 같은 유통기한 지난 바바나(?)는
재나마나 불합격이다.
돈을 주고 뛰어내리라 해도 다리가 후둘후둘 떨려 못할 것 같다.
와카티프가든에 들려 체리를 한 상자 샀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퀸즈타운에 도착했다. 호수와 아름다운 산이 달력에
나오는 그림처럼 동화 속의 마을 같다.
호수의 수상스키 체험을 했다. 뉴질랜드 달러로 95불이며 40분간 호수
일주를 하는 투어다.
스키가 공중 부양을 했다가 덜컥 내려가고 쾌속으로 달려 호숫가의 나무와
바위에 부딪칠 것처럼 곡예를 하며 갑자기 회전을 하여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캡팈 캡틴”을 연달아 내지르니 더욱 신이 나서 묘기를 부렸다.
스릴 만점에 스트레스가 확 달아났다.
부드러운 양고기 바비큐 특식으로 저녁을 먹은 다음 석양의 산 그림자가
호수에 비치는 전망 좋은 호텔에 투숙했다.
피요르드국립공원의 신비
- 제 6일 - (1월 15일 금요일)
우산을 짐 가방에 두고 나왔는데 하루 종일 비가 왔다.
밀포드사운드의 피요르드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테아나루를 경유하여 호머터널, 거울호수를 지나면 밀포드사운드다.
능청스런 가이드가 어제 저녁에 비가 오길 밤새도록 빌었다고 하면서
우릴 약 올린다. 오늘 깜짝 놀랄 장관을 볼 수 있다며 가이드 덕이라고
자기 자랑에 도취되어 있다.
과연 도로 양편 깎아지른 산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끝없이 물줄기를 쏟아낸다.
비류직하 삼천척이요 천상에서 쏟아지는 천사의 날개옷 이다.
비가 많이 올수록 수많은 폭포가 생긴다는 신비스러움과 장엄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밀포드사운드는 약 1만 2천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라 한다.
유람선에 탐승하여 피요르드랜드 국립공원 관광에 나섰다.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진 피오르드 지형으로 수천 개의 환상적인 폭포수와
화려한 숲, 수면에서 곧장 1마일을 솟아오른 마이터봉의 웅대한 꼭대기까지
절경을 바라보니 신선이 사는 곳이 바로 여기로구나.
내가 바로 신선이 된 느낌이다.
굉음을 내며 물폭탄을 토해내는 폭포, 비단치마에 하얀 실오라기를 펼쳐
선녀가 춤을 추는 듯한 실폭포, 물보라와 구름 안개가 산허리를 오르내리는
해안 절경, 보웬폭포, 신밧드계곡, 선녀폭포, 코끼리산 등 모두 조물주의
조화로다.
지상에 있는 천국이며 최고의 걸작이다.
돌고래 한 마리가 우리 배를 에스코트 하며 헤엄치다 사라졌다.
갑자기 해가 떠서 무지개가 뜬다면 천국으로 가는 무대가 되어 바다에 첨벙
빠져들 것 같다.
비가 와서 변화무쌍하며 아름답고 감동적인 피요르드국립공원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던 길을 되돌아 나와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을 떠서 마시고 퀸즈타운의
MERCURE 호텔로 귀환했다.
첫댓글 여행이 그려진다.
뉴질랜드 ...
다음이 기대되니 ㅎㅎㅎ
다음 여행지는 뉴질랜드 북섬!
우리나라와 정 반대의 계절이라 우리 나이에는 여행하기 최고!!!
지금 빨리 여행사로 달려가 사모님과 함께 GO ~~~~~~~~~~
훌륭한 기행문 잘 읽고 있습니다. 김교장의 기행문을 읽다보니
교원 해외 연수단의 일원으로 2007년 8월 호주, 뉴질랜드를 여행했던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멋진 여행 축하드립니다~~
졸필 기행문 읽어주시어 고맙습니다.
여행도 다리 힘 있을 때 해야지요.
더 늙 전에 떠나야 후회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