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직장생활을 축약한 사자성어
모두가 먹고 살 걱정(口腹之累:구복지루)으로 시작한 한 해였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살림살이는 여전히 빠듯하다.
어떤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승진, 최대 실적에 따른 보너스 수 백% 잔치를 벌였다고 하지만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고 잘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놀라운 능력을 가진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 뭔가 수를 내야만 할 처지이다.
집값이 뛰고 주가가 날아간다고 하지만 먼 나라 애기다.
그저 좋은 상사 만난 걸 다행으로 여기며, 스크린골프나 당구로 스트레스를 풀었던게 김과장, 이대리들이다.
그들의 올 한 해 직장생활을 사자성어로 정리한다
*日職集愛可高拾多(일직집애가고십다)
`하루의 업무는 애정을 모아야 능률을 높일수 있고 얻음이 많다`
상당수 직장인들은 올 한 해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에 알토란 같이 묻어뒀던 펀드가
반토막나는 아픔까지 견뎌야 했다. 다행이 하반기들어 이런 고통은 어느 정도 가셨지만
직장인에게 올 한 해는 `집에가고싶다` 그자체였다.
옆자리 동료는 한마디한다
*溢職加書 母何始愷(일직가서 모하시개)
`일거리가 넘치고 서류까지 더해지니 어찌 아이들 엄마가 좋아하겠는가`
말 그대로 일찍 집에가면 뭐하누...
*上命下福(상명하복)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직장인에게 가장 큰 복은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다.
올해처럼 자리가 불안한 시기엔 더욱 그랬다
상사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뜻의 상명하복의 服자를 福자로 바꾼 것이다
*夜讀重病(야독중병)
직장인은 연초에 거하게 계획을 세운다.
밤이나 주말에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거나 실력을 연마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에서도 이런 태도를 권장한다.
직장에서 일주일에 한, 두번 일찍 퇴근해서 학원이나 대학원등 자기 연마에 열중한다.
그러나 인원감축이다, 야근이다 하는 직원들의 눈총은 피할수 없어 가슴앓이를 하고 위경련등 병이 찾아온다.
해서 `晝耕夜讀이夜讀重病 인셈`이라고 탄식한다.
*隔岸觀火(격안관화)
`강건너 불구경`
회사원 김모과장은 올 해 초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알토란같이 모은 돈을 작년 초 펀드에 넣었는데 글로벌 경제위기로 반토막이 나고 만 것.
아내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큰소리쳤지만 어떻게 보충할지 걱정이 태산같았다.
다행히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김과자은 원금의 80%까지 회복하자 펀드를 냉큼 해지해 버렸다
그런데 웬걸.. 코스피지수는 지난 9월 1700선까지 치솟았다 가슴을 쳐봤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였다
그나마 조금 있는 내 주식은 안오르고..
주위에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솔솔 재미보는 아그들 보면 울화통이 터지고 홧병이 생긴다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우리 김과장들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부동산이 아무리 들먹여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러다 또 막차 타고...
*先孔後事(선공후사)
불황을 견디기 위해 직장인들이 새로 찾은 올해의 놀이감은 단연 당구와 스크린골프였다.
이로 인해 직장인 사이에서`선공후사`란 말이 유행했다
`먼저 공을 친뒤 일은 나중에 한다`는 의미였다
골프의 홀과 당구의포켓을 의미하는 `구멍 孔`을 사용한 우스개 말이다
2만원 안팎이면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덕에 골프 손맛을 알게된 우리의 김과장 이대리들이다
삼겹살.소주였던 1차 코스가 `빼갈을 곁들인 18홀`이라는 짬뽕코스로 변하기도 했다
추억의 당구도 `불황형스포츠`로 부활했다
발동이 걸린 스크린과 당구로 날밤을 세우다 몇사람은 대판 부부싸움까지...
**한 해를 보내면서 가슴에 와 닿은 한국경제에 실린 글 씁슬히 미소지으며 옮겨봅니다^^*
첫댓글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는 진짜 진짜 복 많이 받으시고 대박나시길.....^^*
멋지개 마무리 잘하삼.....
일직집애 가고십다,,,멋진 글이네,,,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