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우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출근길에 비가 오더군요. 정신이 없어서 그랬나.. 집앞 빵집에서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샀는데, 지하철 환승역에서 샌드위치를 또 사가지고... 오늘은 배터지게 점심 먹을듯 합니다. ㅜㅜ 내일도 출근이었다면 그냥 하나는 내일 먹을것인디...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사는지...
에 오늘은 간단하게 최근 학교 갔다가 친구와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나 끄적여봅니다. 최근에 배재고 사건도 있고 해서 관련 이야기를 좀 나눴었거든요. 요는 최근 남학생들, 특히 남자 대학생들에게 생겨버린 편견에 관해서입니다. 선입견이라고 해야겠죠. 무슨 선입견이냐...? 굉장히 안좋은 선입견인데, 남학생들 대부분이 왠지 일베, 펨코, 게임커뮤니티 문화를 공유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현대사 연구자고, 강의에서 학생들과 만납니다. 최근에는 안하고 있지만요. 대신 최근 강의를 하고 있는 동료 연구자들과 종종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요새 아이들.. 쉽지 않다... 인데, 단순히 빡세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종종 수업 중에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이 튀어나온다는거에요.
가령 이런 식입니다. 엊그제 만난 친구는 강의 마지막날 영화 1987을 보고 그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어떤 학생이 이거는 지나간 시대의 가치를 강요하는 영화고, 전 세대의 가치를 억지로 주입하려는 느낌이 든다라고 수업 시간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하네요. 친구는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에..? 했다고. 토론 수업이었는데, 마지막에 저렇게 이야기가 되서 아쉬었다는 평.
또 어떤 선생님은 지난 학기에 강의하다가, 박정희 정권 시기 민주주의 억압, 특히 노동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후에 질문 시간에 왜 이런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수업을 하냐고 학생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야기.
특히 현대사 수업을 할 때, 또는 여성사나 노동문제, 운동사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 이런 상황을 많이 마주하게 되는데,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교에서 강의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 항상 돌출되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이 튀어나와요. 근데, 그럴때마다 저나 다른 사람들이 묻는 첫 질문은 보통 이래요.
'남자애지?'
네...사실 이럼 백이면 백.. 남자에요. ㅜㅜ 여대생이 이러는 경우는 아직 저는 경험 못했기도 하고, 아직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선입견이 계속 강화가 돼요. 이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게.. 참.. 이런 편견을 가지면 안되는데...근데 진짜 아이러니한건, 현대사 동료 선생님들 중에는 그 중에서도 좀 더 빡센 선생님들도 자식들이 있을거 아니에요? 근데 아들을 가진 선생님이 계신데 이분 아들도 똑같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고서 아.... 집에서 그래서 자기도 이야기 함부로 못한다고 뭐만하면, 싸울거 같아서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이게.. 이런 일이 누적되다 보니까, 남학생들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버렸어요. 아니 물론 개중에는 그런 남자 커뮤니티 문화에서 자유로운 학생들도 있겠지만, 그런 애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또래 집단에서 생활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으로 할거는 다 할거고, 근데 어떤 커뮤니티든, 젊은 남자애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 비슷비슷하다 생각해서.. 일베가 좀 심하게 그쪽으로 가있을 뿐...ㅜㅜ..
그래서 학교에서 남학생들한테 이야기할 때는 저도 모르게 자기검열을 해야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 이 말을 해도 되나? 이 말을 하면 저 친구는 대체 뭐라고 생각할까..? 빨갱이라고 생각하려나..? 하고 말이죠. 저는 좀 빨갛기도 하니 사실 그런 말 들어도 별 상관은 없고, 그것때문에 말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이런 프로세스를 거친다는것 자체가 사실 좀 피곤한 일이죠. 물론, 제가 현재 교직에 있는건 아니어서 좀 더 자유로운건 있습니다만..ㅋㅋㅋ
암튼, 그렇습니다. 이게 사람을 대할때, 학생들 대할때, 선입견을 너무 심하게 갖게 되면 안되는데.. 남학생들에게 갖는 편견은 점점 더 강해져만 가는거 같아요. 이번 배재고 사건도 마찬가지고... 스벅 사태때 반응들도 마찬가지겠죠. 여학생들도 마찬가지라는 말은 할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마주할 때는 그렇게 큰 체감이 안돼요. 그걸 꼭 그 앞에서 티를 내는 친구들은 남학생들이어서리.... 기본적으로 여학생들은 그런 티를 내는 남학생들을 혐오하고 멀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티를 내는 친구들이 있다는게 놀라울 뿐....
근데 진짜 문제는 이거에요. 화요일에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그럼 이걸 어케 해야되는걸까? 라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ㅋㅋㅋㅋ 술자리에서 당연히 답이 나올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끝은 이랬던것 같아요.
"낸들 아누.. 이미 답이 없다... " , "그러게.. 답이 없네... 우리는 꼭 딸을 낳자...(?)"
이상...잡담 마치고 물러갑니다. 쓰다보니깐 내용도 별거 없는데 괜히 길어져버렸네요.
그럼 좋은 하루들 보내세요.
첫댓글 참 꼰대스러운 생각이지만 인생이 편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당ㅜ
어이가 없네요..지나간 시대의 가치를 강요하고 전 세대의 가치를 억지로 주입하려는 느낌이라고? 그럼 역사는 왜 배우냐? 독립투사들은 왜 존경받아야하나?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결국 지들의 잘못된 사상을 가리려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기본적인 반감이 있는것 같아요. 딱히 극우적인 시각을 갖고있다기보다는..
진짜 큰 문제네요? 배우고 들어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안되어 있네요. 저 어린나이에 저정도면 앞으로 긴 세월 어떻게 살아나가려고 할지. 더군다나 ai 시대인데..
이게 저도 동료들도 공부를 오래한거지 교육자로서 뭘배운거는 아니라서 저런 상황을 마주하면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이 생기네요
제 느낌에듀 96년생 정도 이후 남자 후배들 보면서 느끼는건데. 남학생들의 피해의식 여성 혹은 페미에 대한 반감. 그걸 감싸규 도는 민주당에대한 반감 근데. 그게 당당하게 표현할 건 아니라는건 아는지 조롱으로 가는거 같습니다. 그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으나 취업난, 양극화가 극심한 가운데 남성들이 낮아지는 자존감이 공격성으로 드러나는거 같네요.
무시받는 현실 암울한 미래를 만든 기성세대를 무조건적으로 악마화하는 생각들이 만연하네요
ㅜㅜ네 저도 그렇게 이해가 되는데..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남학생들도 이제 사회로 나가고 어른이 될텐데...
@[Card*하경우*] 긍까요. 조롱에 부끄럼이 없는 모양인데 가르쳐야죠 뭐.
보편적 상식, 특히 정의와 관련해서는 학교 교육에 어느정도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상황은 여러모로 여의치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가 너무 다각도에서 발생하다 보니 과연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란 의구심만 드네요.
대학교보다는 그 이전의 학교교육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도 어려워하는 판이니... ㅜㅜ
이미 확립되어버린 가치관은 바뀌지않을겁니다. 별수없어요. 걔네가 3040 될때쯤 10대 20대는 또 3040 혐오하고있겠죠.
네 가치관의 변화는 쉽지 않을거라....
기본적으로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이구요..
초등학교 교사 입장에서는 '자의식과잉'이라고 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초등학교때부터 혼나본적 없는 아이들이에요.
의견을 내면 아무리 헛소리라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교육방침이랄까 방향이 2010년도 후반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니말도 옳고 니말도 옳다' 세대라서
자기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잘 못해요.
자기반성이 없다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남탓도 참 많이 하긴 합니다.
윤리의식도 높고 결과물도 잘 내는게 요즘 20대 초반입니다만.. 부정적인 부분도 많군요..
그래서 쫌만 생각해도 이해될 문제도 자기 논리만 내세우면서 타인을 뭉개려고 하는데,
이게 높은 윤리의식이랑 붙어서 '내 생각이 정의다' 라는 태도가 강합니다.
이게 릴스의 선동적 혐오사상과 융합하면서
'혐오가 정의다' 라는 왜곡이 나오는 중이라 봅니다.
혐오가 정의에요.
20후반~30대는 혐오는 혐오라고 생각하면서 제살깎아먹기였는데,
20대 초반은 혐오가 공정이고 혐오가 정의라고 생각해요.
저는 최근까지 지금의 10대를 높이 평가했는데,
몇년새 혐오사상들의 물량공세에 잠식당한거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구리구리쫑쫑 수긍이 가네요. 어떤 상황인지 좀 더 알게 됐어요.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데다가, 이게 비난을 받으면, 조롱으로 대처하거나, 그들 표현으로는 '긁는다'고 하죠. 긁어서 상대방이 열받아하면 이겼다고 생각하는 그 심리가... 많이 깔려있는 것 같아요.
공감합니다....자의식과잉..그래서 틀린것을 지적하면 수긍보단 반발
자의식 과잉 vs 선민의식(이것도 자의식과잉으로 그들은 볼것 같네요)
조롱은 윗세대에서 먼저 했다고 생각할거구요.
어차피 여기 40-50도 현재60-70(그당시 기성세대)
에게 20대 부터 저항했자나요 같은이치죠 뭐
세대갈등이야 언제나 있었다고 하는데.. 뭔가 성별에 따라 또 갈리는것도 있는거 같네욤..ㅜ
요즘 남자아이들은 겪어보지 못했던 옛시절이 그리운가 봅니다.
엄마한테 꼼짝못하는 아버지보다 집에서 담배때리는 할아버지가 더 멋있긴 하지 ㅎㅎ
헉... 옛시절은 옛시절대로 정글이었는데 말이죠 ㅜㅜㅋㅋㅋ
글을 읽고 나니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나 봅니다.
예전에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좌든 우든) 전쟁이 일어났었던거 같습니다.
전쟁 막상 겪어보면 참혹하겠죠..
그러면 한동안 평화롭게 살다가, 또 먹고 살만하거너 양극화가 심해지면 또 전쟁 나고..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전쟁은 안일어나다보니, 인간 내면에 응축된 공격성이 우경화를 만들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물론 개인차가 있습니다)
1949년이라 가정해 보면, 미국에 트럼프 같은 대통령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1980년 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 시기에 배재고 같은 일도 없었겠죠.
정반합에 의해 어느 시점에는 정상화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만, 노력은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학을 담당하고 학생들과 소통하고 계시니 잘 부탁드려 봅니다.
(쓰고보니 이게 뭔 소린가 싶어서 댓글을 등록할까 말까 몇번 고민하다 등록은 합니다만, 왠지 오후에 댓글 삭제할거 같습니다 ㅎ;;)
아니에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만약 나중에 학교로 가게되면 더 부딪히게 될테니 이런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네요. 저보다는 일선에 계신 학교 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ㅜㅜ 뭔가 상황은 이해하겠는데 이게 막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막막한것도 큰 문제같습니더...
아들 쌍둥이인데 앞날이 걱정되는군요..
아니근데 쌍둥이아들아빠시면 일단 육아부터 고생이시겠어요ㅜ 화이팅입니다아버님!!
내가 하고 싶은데 뭐, 나는 절대 손해보면 안된다 마인드 큽니다. 배재고도 그래 내가 잘못했다치자 근데 내가 피해보는건 싫어 이거죠. 우리애가 상처받아요. 애아빠가 화났어요. 뭐 그런거죠 왜 그일이 생겼는지는 그들에게 중요치않죠. 그냥자기네가 조금이라도 피해가니까 그게 싫은거죠. 이기주의라고 봅니다
이기주의라고해야하나...뭔가 사회공동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약한것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