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바닷속 고래까지 해먹으려 드는가?
- 포항 『고래잡이 추진』과 서울 『제돌이 귀환』 -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MB 정권이 지난 4일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서 한국측 대표인 농식품부 원양협력관을 수석대표로 참가시켜 『연구용』으로 고래잡이를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고래가 잡아먹는 어획자원의 양을 조사하고 그 결과, 상업용 포경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외견상의 목적이지만 사실상 고래잡이를 정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호주 수상, 미국 국무부 등 전세계에서 한국 정부의 무도한 처사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단체의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면 왜 MB 정권은 농식품부를 시켜서 1986년부터 금지해온 고래잡이를 다시 추진하려 하는 것일까?
2. 고래고기를 주로 파는 식당은 한국에서 포항 구룡포 나머지는 전국에 소수가 있다.
포항 울산 등은 고래고기 식당이 50~60 군데씩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86년 고래 포경을 금지한 후 현재 나오는 모든 고래고기는 포획이라 부르는 고기잡이 그물에 우연히 걸려 죽은 고래이다.
이 고래는 작은 것은 1000만원에서 큰 것은 수천만 원 혹은 억대까지 가며 어민들에 바다의 로또로 불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포획으로 잡힌 고래는 5000여 마리쯤 되는데 사실상 이중 상당수가 불법포획으로 추정된다.
2011년 포획되거나 좌초되어 고래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고래는 362마리이고 불법 포획된 개체는 26마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중 판매 가격이 비싼 밍크고래 등은 77마리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격이 밍크고래의 20%에 불과한 돌고래 종류들이다. 따라서 최근 폭증하는 고래고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포항, 울산 등에서는 고래잡이 허용을 추진하는 민원압력이 대단했다.
고기는 불포화 지방산, 오메가 3, DHA, 젤라틴 등의 성분이 풍부하고 성인병에 좋으며 12가지 맛이 난다고 최근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
또 고래고기는 kg당 17만원 한 접시에 10만원 안팎으로 아무나 맛볼 수 있는 가격수준이 아닌 재력 있는 미식가용이다.
3. 현재 고래고기 시장 중 제일 큰 곳은 포항에 있는 죽도시장이다.
최근 고래축제, 고래 박물관 등을 열어 고래를 상업화 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려는 포항, 울산 등에서는 고래잡이 추진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고래잡이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의 분위기를 아는 농식품부가 독자적으로 이를 추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MB의 고향이 포항이고 그는 퇴임 후 자신의 방어벽이 될 고향민심에 의지하고자 가기 전에 인심 쓸 것을 다 쓰고자 할 것이다.
(가뜩이나 MB에 대한 고향민심도 끼리끼리 해먹는 다고 좋지 않다)
동네에서 까지 버림 받으면 정말 갈 곳이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 고향 동네주민이 나서 낙향이라도 해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세계 고래 개체수가 지난 100여 년간의 포획으로 개체수가 매우 감소하고 있어 전세계가 국제포경위원회를 만들어 고래잡이를 규제하고 환경단체 등이 나서 보호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마당에, 농식품부가 아무 생각 없이 갑자기 고래잡이를 추진할 리는 없다.
고래잡이를 추진할 경우 그나마 포획개체로 그러저럭 꾸려가는 100여 개 고래고기 가게를 위해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짊어진 대가와 이미지 추락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고래는 국제사회에서 자연ㆍ동물보호의 상징이다.
4.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욕을 먹고 질적(?)으로 비하 받는 많은 이유 중에 중요한 부분이 고래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잔인한 정책이다.
일본은 일본국민이 좋아하는 고래고기를 위해 과학연구용이라며 IWC에 가난한 바다도 없는 내륙국가를 뒷돈 주고 가입시켜, 일본에 유리한 표결을 얻어내어 왔고 무단으로 원양에서 연구용(?) 명분의 고래잡이를 지속시도 해왔다.
이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국제환경 자연보호 단체와 일본 정부와의 충돌은 계속되어 왔으며 고래잡이 조업을 방해한 Sea shepherd 등 환경단체 관계자를 구속시킨 바도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일본의 남극해, 북태평양 등에서의 포경은 자주 중단되어 왔다.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일본의 『타이지』라는 작은 해안 마을에서 야생 돌고래를 매년 수천~2만 마리씩, 작은 만으로 몰아 넣은 뒤 일부 소수는 생체로 잡아 수족관에 팔고 나머지는 몽둥이로 때려잡아 도살한다.
매년 2만 마리를 창으로 찌르고 몽둥이로 때려잡는 그 현상은 바다가 핏빛이 되는 지옥도이다.
일본은 일부 산채로 잡은 돌고래를 마리당 이천만 원에 수족관에 팔고 나머지 돌고래 고기는 특산품으로 팔며 학교급식까지 납품한다.
『릭 오베리』라는 TV 스타급 돌고래 조련사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그가 키우던 돌고래가 갇힌 고통을 못이겨 스스로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각성해 그 뒤 자신의 수족관 돌고래와 기타 수족관 돌고래를 무단 방생하였다.
그는 이 일로 감옥을 여러 차례 갔다 온바 있으며 돌고래 보호운동가가 되었다. 그는 경찰의 보호아래 진행되는 일본의 이 돌고래 살육현장에 잠입해 이 다큐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는 어지간한 뱃심이 아니고는 그 잔인성에 도저히 끝까지 볼 수가 없다.
(이 영화 소개 사이트 댓글에 보면 한국인 천수백 명이 일본의 잔인함을 규탄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얼마 전에 개봉한 『빅 미러클』이라는 실화영화도 있다. 한 미국 알래스카 마을에서 빙벽에 갇힌 회색고래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온 마을 주민과 미국정부 그리고 당시 (1988년) 냉전 중이던 소련까지 참여해 끝내 구해내는 스토리이다.
5. 국제사회의 한 국가의 환경, 동물보호 정책에 대한 척도에는 고래문제를 대하는 정책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던 『제돌이』라는 돌고래가 불법 포획된 것이 확인되어 방생을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항간에 논란이 된 바 있다.
십억 원 가량의 돈을 들여 자연복귀 훈련을 한 뒤 풀어주는 문제나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 중단이 작위적이지 않냐는 비판이 있었다.
주로 보수 진영에서 이런 비판을 했는데 이는 서울시장 박원순의 인기 위주 정책을 견제할 목적이 컸지만 서울시의 입장 또한 위선적이다.
기왕에 불법포획이 확인되어 방생한다면 남아있는 돌고래 출처 또한 외국에서 사왔든 혹은 동물원에서 왔든지 애초에 포획되어 끌려온 것이 틀림없기에 아예 모두 방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굳이 포획이 확인된 제돌이만 방생한다니 보수단체, 언론의 반발에 논리적으로 궁색한 처지가 되었다.
문제는 당시 방생 후 자연 복귀하여 무사히 제돌이가 살아남을지 걱정하여 마지 않았던 반대론자들이 이번의 고래잡이 추진에 대해 왜 침묵하는가 이다.
동물원에 있는 돌고래의 방생 후 생존여부까지 알뜰이 걱정하던 사람들이 바닷속에서 잘 사는 고래를 먹고자 일부러 잡겠다는데 이에는 침묵하고 있는가?
마찬가지로 당시 돌고래 제돌이를 걱정하던 진보단체를 모두 나서 무작위 고래 살상을 적극 반대하고 나서야 그들의 논리가 합리적이 된다.
6. 나는 개고기를 둘러싼 찬반논란이나 유기동물 처리 문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담론에 깊은 혐오를 느낀다.
곧 다가올 복날에 애써 개고기를 먹고자 늘어선 줄 이면에 공포에 질린 곧 죽을 동료개가 떨면서 보는 앞에서, 칼로 개를 때려잡고 창자를 꺼내는 잔인함이 서울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다(TV에 보도되었다)
애써 개고기 식용을 한국의 고유문화이고 식생활 전통이며 식용개와 애완견이 따로 있다고 강변하거나 이 문제에 외세 간섭이니 『민족 자존심』 운운하는 진보적 인물들도 혐오한다.
개를 한번 키워 봐라. 그 속에도 자살하는 돌고래와 마찬가지로 영혼이 있음을 느낀다.
애완 동물이 유기되면 잡아와 2~3주 보호한 뒤 안락사 시키는데 연 백억도 넘는 예산이 집행된다고 한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고귀한 이유는 영혼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는 동물도 자기들만의 영혼과 생각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보다 약한 생명체라고 해서 공장에서 제조품 만들 듯, 엽기적인 지옥 같은 환경에서 속성으로 키워 잡아먹는데 대해, 당연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둔감하게 반응하는 사회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선진국 진입 초기에 『동물에 대한 보호권』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모든 지구상의 나라에서 기본이다.
돈만 많고 개고기, 고래고기 먹고 개기름 번지리리 하게 산다고 선진국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 조차도 최근 삭스핀(상어지느러미) 요리를 금지시키는데 나서고 있다.
한 생명으로 태어난 생각이 있는 동물을 단지 보신보양, 미용을 위해 아무 죄책감 없이 먹어서는 안 된다. 동물 같은 약한 생명체에 대한 잔인함은 결국 인간 사회의 약자에 대한 사회적 폭력으로도 이어지게 되어있다.
인디언 조차도 먹기 위해 동물을 잡을 때 그 영혼을 위해 기도했고 가족이름을 동물이름으로 붙였다. 원래 우리조상의 토테미즘과 샤머니즘 풍습 또한 자연 동물과의 하나됨에서 왔다(곰의 자식 아닌가?)
하물며 육식으로 가축을 먹을 때 조차도 최소한의 생명체에 대한 인식은 있어야 한다.
대통령 고향 동네 『고래고기 식당가』 경기 진작을 위해 굳이 바다에 있는 멸종위기 고래까지 새삼 잡아야겠다는 것은 막장의 극치다.
농식품부가 국제포경위원회까지 가서 명색이 『원양협력관』이라는 인물이 뻔뻔히 연구용 포경허용 운운하는 대목에서 뻔번함의 극치를 느낀다. 그도 장관이든 누구든 위에서 시켰다.
국민들은 반드시 이 자를 추궁해 어떻게 이런 발상이 나왔는지 족쳐야 한다.
누가 시켜서 그랬는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배후를 켜야 한다.
이제 지상의 것 다 해먹고 모자라 바다 고래까지 해먹는 『당신』이 갈 곳은 『지상에서 영원으로』 밖에 없다.
장담컨대 절대 고래잡이 재추진 안되게 되어있다. 국제사회 개망신 당하고 원양협력관이 뒤집어 쓰고 결국 집에 간다. 장담한다. 여야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라. 동물복지도 소중히 여기는 나라에서 보편적 복지도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