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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어푸푸푸- 피곤해."
새벽 1시에 가까운 시각이 되서야 횟집 아르바이트를 모두 마쳤다.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12시까지는 어림도 없었다. 무거운 눈꺼풀에
힘을 잔-뜩 주고 걸어 봐도 눈이 감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잘못보면 술 취한 사람처럼 보이는 월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도무지 방법이 생각이 안나던 리하는 가까운 벤치에 월희를 앉혔다.
이 상태로 계속 걷다 보면 어디서 픽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벤치에
앉자 마자 월희는 몸을 기우뚱하며 눈꺼풀을 내렸다.
"……한달 동안 이래야 된다고? 미쳐."
리하는 세상 모르고 잠이 들어 버린 월희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잠이 많은 월희가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리하는 벤치에 아예 누워버린 월희에게 자신의 재킷을 벗어 덮어주고는
남은 자리에 앉아 담배를 꺼냈다.
"후……."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흩어지며, 곧 사라졌다. 30분이 다 되어 가도록
곤히 자고 있는 월희를 깨우지 않고 담배만 피던 리하가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 툭툭 털었다. 아무래도 담배가 다 떨어진 듯 싶다.
담배곽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툭- 던지듯 버려놓고 월희를 힘들게 등에 업었다.
"왜 이렇게 가벼워?"
인상을 찌푸리며 말이다. 또래 아이들보다 훨배 가벼운 월희를 가뿐히 등에 업고
월희의 집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집앞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어쩌지."
집 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얘를 깨워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나하고 발을 동동 굴리다가 결국은 리하가
한 손을 뻗어 초인종을 눌렀다. 어, 다들 자는 건가. 더 난감하게 됬다.
등을 굽혀 월희를 잡고 있던 손을 살짝 푼 뒤 월희의 작은 가방을 뒤척였다.
항상 열쇠는 들고 다니는 것 같으니까. 얼마 뒤적이지 않아 작은 방울이 달린
두개의 열쇠가 리하의 손에 잡혔다. 대문에 맞는 열쇠를 대문 열쇠 구멍에 끼워 넣자,
철컹- 소리를 내며 웅장한 대문이 열렸고 남은 작은 열쇠로는 현관문을 열었다.
고요~
월희의 방은 2층인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리하는 신발을 벗고 월희의 신발도
벗기기 위해 월희의 발로 손을 가져대는데….
"꺄악!! 도둑!!!!"
중년 쯤 되어 보이는 여자의 높은 목소리가 울렸다. 여자가 불을 킨건지 곧 거실이
환하게 드러났다. 갑자기 환해짐을 느낀건지 월희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 내, 내려줘!"
월희는 놀란 표정이 다 드러난 여자를 보고 더 놀라며 리하의 등에서 폴짝 뛰어
내려왔다. 다들 깊이 잠이 든건지, 다행이 아무도 나오진 않았다. 월희의 모습에
중년의 여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월희와 리하를 번갈아 바라봤다.
"이젠 남자를 집까지 들이니? 이래서 안된다는거야, 네가."
"……서리하, 너 얼른 가봐. 늦었다."
"아, 어. 전화해."
"……."
희미하게 고개만 끄덕이고 현관문을 나가는 리하의 뒷모습을 보다가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월희를 째려보고 있는 여자는 월희를 볼때마다
이런 저런 트집을 잡으며 핀잔을 줬던, 학교에서 월희의 볼을 때렸던 그 여자였다.
"죄송해요.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늦어서…"
"우리 월희를 찾아와!!!! 넌 월희가 아니잖아, 내 딸을 돌려 달라고!!!"
구장창-!! 쨍그랑, 탁-!
가만히 있던 여자가 근처에 있던 물건들을 모두 팔으로 쓸어 내렸다.
무덤덤하던 월희의 표정에 슬픔이 나타나더니, 월희는 두 손을 들어 귀를 막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물건이 부서지고 깨지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사람들이 하나 둘 거실로 나왔다. 제일 늦게 나온 건 회장님이라는 남자였는데,
상황을 보고는 뒷목을 잡으셨다.
"내 딸을 돌려줘!!!!!!!!!!!"
"제발…, 제…발……."
"넌 살인자야, 너 때문에!!!!! 너만 없었으면!!!! 니 까짓게가 감히!"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언…니, 내가 다 미안해…"
그 깡쎄고, 성질 더럽던 월희는 어디로 증발했는지, 지금의 월희는 엉망이 된
거실에 주저앉아서 미안하다는 말만 연신 내뱉고 있었고, 여자는 여자대로
반쯤 미쳐서 물건을 월희 쪽으로 집어 던지고 있었다.
"아아아악!!!! 내 딸, 내 딸!!!!!! 넌! 넌!!!"
"여보, 그만해요."
뒷목을 잡고 충격을 받으신 남자가 가슴을 진정시키며 여자에게 다가왔다.
이젠 아예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 하는 여자가 남자를 보더니 그의 가슴팍을
두 손을 때리며 오열했다.
"당신 탓이야! 당신이 저런 애만 안 데려 왔었다면! 그랬었다면 우리는!!!"
"저 애도 많이 아프잖소. 이제 그만 월희를 보내줍시다."
"어떻게 보내요! 어떻게 그 애를 보내요! 아무 죄도 없이 죽어버린 내 딸을!!"
"이제부터 당신 딸은 저 아이가 될거요. 그러니까 인정해 줍시다, 여보."
"쟨 내 딸이 아니야!!! 가짜야! 악마라고!!! 우리 가족을 아프게 만든 악마!!!"
"하아…, 하……- 악…마라고……."
"죽어버려!!!!!!!!!!!! 너같은건! 사람을 죽게 만든 너같은 건 죽어버려!!!!!!!!!!"
'쟨 내 딸이 아니야!!! 가짜야! 악마라고!!! 우리 가족을 아프게 만든 악마!!!'
'죽어버려!!!!!!!!!!!! 너같은건! 사람을 죽게 만든 너같은 건 죽어버려!!!!!!!!!!'
잔혹한 말들을 툭툭 던지고 흰 눈자가 보이는 가 싶더니, 여자는 남자의 품 속으로
쓰러져 버렸다. 이 커다란 집에 사는 메이드나 가정부들은 놀라며 입을 가렸고,
월희는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 거리며 숨을 거칠게 뱉었다.
"넌 얼른 방으로 올라가거라."
남자의 낮은 목소리에 월희가 비틀거리며 어느 여자의 부축을 받고 2층으로 올라갔다.
방까지 데려다 주려는 여자에게 떨리는 음성으로 '괜찮아요.'라고 말한 뒤 혼자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월희를 걱정하다가 계단을 내려가려던 여자는 쨍그랑!!! 하고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월희의 방문앞에 귀를 바짝 가져다 댔다. 하지만 쨍그랑 하는 소리는
한 번 밖에 들리지 않았고, 그 소리가 들린 이 후로는 조용했다. 불안함을 느낀
여자가 문을 쿵쿵쿵 하고 두드리며 '아가씨!!!'하고 소리쳤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가씨! 월희아가씨!!"
문고리를 돌려보지만 문 역시 잠겨져 있었다. 여자는 후다닥 내려가서 거실 서랍에서
열쇠를 찾았다. 열쇠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고, 10분이라는 시간을 낭비 하고 나서야
열쇠를 가지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방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꺄아아아악!!!!!!!"
* * *
"수술 준비해!!!!!"
서울의 큰 병원의 4층 수술실에 불이 들어왔다.
그 앞에는 이랑과 윤우, 리하가 초조하게 서 있었고 월희의 집에 있던 남자와
월희를 부축해주던 여자가 있었다. 사건은 이렇게 되었다.
월희가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방에 있던 도자기 하나를 부셔서 날카로운 부분으로
오른손손목을 깊게 그어버린 것이다.
"저 바보 같은 기지배가…"
"저, 저기 회장님…."
"뭔가."
"월희 아가씨의 침대에 메모가 남겨져 있었는데요…. To.리하 라고…"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종이를 건내는 여자.
리하는 여자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온 걸 알고 잽싸게 여자의 손에서
여자가 들고 있던 종이를 채갔다.
[To.리하.
난 행복해 질 수가 없어.]
짧은 메모였다. 그 쪽지에 이랑은 끝끝내 눈물을 떨어뜨렸고, 리하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 짧게 한숨을 뱉으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아무말 없이 가만히
고개를 떨구고 울던 이랑이 갑자기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소리쳤다.
"그여자!!!!!! 데려와요. 지금 이리 데려오란 말이예요!!!!!!!"
"……집사람도 링겔을 맞고 있다.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느냐."
"…하……, 아저씨.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
"너무 아프잖아요…, 지금까지 많이 아팠잖아요 월희는……."
"……."
"이젠 그만 하면 안된데요? 인생까지 버린 아이잖아요!!!!!"
이랑이 아무리 소리쳐도 남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묵묵히 외침을 들었다.
리하는 그런 이랑을 보고는 윤우의 팔을 잡아 끌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겠으니
얘기 해 보라고 했다. 허나 윤우는 고개를 저으며 월희에게 들으라고 말할 뿐 이였다.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기만 몇 시간. 3시간도 넘게 시간이 지나자 마침내 수술실의
문이 열리며 이동식 침대에 월희가 눕혀 나왔다. 오른손 손목에는 하얀색 붕대가
감겨 있었고, 두 눈은 꼭- 감겨 있었다.
"어떻게 됬어요?! 네?!!"
이랑이 녹색 마스크를 벗으며 한 숨을 쉬는 의사에게 달려가 물었다.
의사는 한 동안 말이 없다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훔쳐내며 말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워낙 깊게 그어서 흉터까지 없앨 수는 없겠습니다."
"살수는 있는거죠?"
"물론입니다."
"하아, 감사합니다…. 진짜 고맙습니다……."
이랑이 겨우 입에 미소를 그리며 의사에게 말했고, 의사도 싱긋 웃으며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말한 뒤 간호사에게 차트를 넘겨 주고 뒤돌아 서서 모습을 감췄다.
월희는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그녀가 깨어난 건 수술이 끝난 후 5일 뒤였다.
"하 월희, 나 보여?!! 이 미친 기지배야!!!"
"ㅇ……"
목이 메이는 것도 아닌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병실에 있던 윤우와 이랑, 리하는 물론 월희까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랐다.
무슨 짓을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왜그래…, 너."
"……."
월희가 고개를 저었다. 곧 윤우가 의사선생님을 모셔 왔고, 의사선생님은
쇼크나 충격으로 일시적인 언어장애가 온 거라고 말했다.
"일단 목 상태를 보기 위해서 며칠 간 더 입원 해야 겠네요."
"……."
의사선생님이 나가고 한동안은 침묵이였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깬건 리하였다. 아이들과 반대쪽에 있는 창문만 빤히 주시하며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는 월희에게 한 말이였다.
"이젠 제발 좀 말해 주지."
"야, 월희한테 지금 그런 걸 왜…"
월희는 서랍 위에 있는 이랑의 핸드폰을 들고 문자메세지작성칸에 무언가를 적었다.
[이랑이랑 윤우 너네가 알고 있는 거 다 말해.
내 과거. 전부 다.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
악이런막장스토리.
아마도 다음 편 부터는 번외편이 나갈 것 같아요.
몇몇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하지유의 정체도 밝혀질거고,
서지유와 월희의 관계도......으흐흐흐+_+
요즘따라 컴퓨터가 말을 안들어요.오래되서그런가...
흑흑 소설 쓰는데 어려움이 쪼까있네요T^T
From.*여우별
첫댓글 악왜그랬어월희야뉴늉
슬프네요
아,하지유의정체..??훗궁금해요!!!
ㅋㅋㅋㅋ과거궁금하당 ㅋㅋ담편기대되용ㅋㅋ
월희의 과거가 드디어 밝혀지는군요... 월희가 너무 아파하는것 같아 너무 슬퍼요.ㅠㅠ
허러러러럴.....ㅠ0ㅠ...........월희야왜그래......빨리소유한테따지던그모습을보여달란말야!!!!!!! 어서!!! 흐규흐규ㅠ0ㅠ 설마지유가원래월희엿다는스토리는아니겟지.......응?
ㅅ
와....이제나오는군요 ㅜㅜ!!!궁금해요궁금해요~월희의과거 ㅜㅜ...리하도분명놀라겠죠 정말나빠요그엄마라는사람 ....완전엄마도아니네요~막장스토리!!!기대기대하고잇어용
월희의 과거가 드디어 밝혀지거군요 ... 월희가 너무 힘들고아파하는것같아요 ㅠ ㅠ 그래서 슬퍼요 ㅠ 월희가 행복해졌음좋겟어요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아재밋어요ㅠㅠ아까부터기다리다지쳐서 잠깐꺼두고왓는데올려져잇네요ㅠㅠㅎㅎ다음편빨리요 ㅠㅠ
이제월희과거가밝혀지는군요ㅠㅠ빨리담편기대할꼐요~~ㅋㅋㅋ
월희가 너무 불쌍한거 같아요ㅠㅠㅠㅠㅠ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너무 궁금해요!!ㅋㅋ
우와왁~~~일편부터다보고왔어요>_<너무 재밌는것같아요!!!!ㅋㅋ 근데 저도 업뎃쪽지보내주시면 안될까요????
아악~과거진짜궁금해여!!ㅠ3ㅠ월희과거가 어땠길래 저여자가 그러는걸까여ㅠㅠㅠ불썅해야ㅕ여담편두 빨리 올려주쎼여ㅠㅠ궁금해죽갰따죵말
월희너무불쌍하다 ..ㅜㅜ과거진짜궁금!
아궁금해 다음스토리 빨리올려주세요 ㅋㅋ
헿...이제과거드디어시작이군@담편기댕
월희어떡해ㅠㅠ 빨리 다음편 나왓우며 좋겟어요!
월희어뜨게...그딴년이엄마임??ㅋㅋ개년이내완전
월희완전불쌍해ㅠㅠ아놔그아줌마왜그러냐ㅠㅠ다음편도기대요!!
월희 어떡해요ㅠㅜ불쌍해죽겠어요ㅜ
빨리 월희의 과거를 알려주세요.ㅠㅠㅠㅠ 어뜩게.ㅠㅠㅠ
월희야월희야ㅠ.ㅠ
담편기대요~~~ㅜ^ㅜ
담편기대요 ㅜ 에효ㅜ쪽지주세요 ㅜ 월희여ㅑㅜ ㅎ그흑흑
월희 넘 불쌍해요~
그 아줌마 나쁘다-.- 월희의 과거를 빨리 알려주세용 ㅜㅜ !!
아줌마 시러..ㅠㅠㅠ월희의당찬성격이좋은데 ㅠㅠ
월이 너무 불쌍해요,,ㅠㅠ
ㅠㅠ~월이가 넘 안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