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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신비 탐험여행 [뉴질랜드 북섬]
- 7일차 - 1월 16일 토요일 -
퀸즈타운 공항으로 이동 중 1800년대의 개척시대 옐로우광산 마을에 들렸다.
당시의 거리와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미국의 서부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일확천금 노다지를 꿈꾸던 광산촌이다. 우체국, 레스토랑, 가게, 카페, 녹슨 마차,
마방 등 통나무 목조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강아지 한
마리 없이 거리는 한산하다.
뉴질랜드 남섬의 퀸즈타운을 9시 3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북섬의 오클랜드에
11시 25분에 도착했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로 전체 인구의 1/4이 살고 있는 문화
경제 항공로의 중심지다.
안철수와 모습이 닮은 새로운 가이드와 미팅 후 곧바로 2시간 30분을 달려
와이토모로 이동했다.
북섬도 어디를 가나 양떼와 젖소 목장이 나타났다. 광활한 초지에 방목해서
기르니 목장 주인은 자기 소유의 양이 몇 마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젖 짜는 시간이 되면 알아서 일렬로 줄을 서서 찾아가는 신통방통한 모습과
비가 와도 비를 맞으며 무리지어 있는 모습도 남섬과 같은 풍경이다.
살림집은 멀리 나무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데 도로 가에는 빨간 우체통과
보라색, 흰색의 문주란 비슷한 꽃이 띄엄띄엄 탐스럽게 피어있다.
공원 호텔 정원 관광지에 많이 피어있는 이 꽃 이름이 궁금했다.
나는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미다.
호텔 프론트, 식당, 정원, 농장, 박물관의 안내소 가이드등 20여명에게 짧은
영어로 “ What is flower name?” 하고 가는 곳마다 물어보았다.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고 가로로 젓는다.
이들에겐 그냥 피어있는 꽃으로 먹고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름 모르는 꽃은 그냥 이모화라고 말하면 된다.
숙제로 남겨두고 귀국하여 ‘원예종묘도감‘에서 찾았다.
“아가판서스” 무식한 녀석들! 팻말이라도 써서 붙여놓을 일이지 ......
세계 8대 불가사의한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을 보기위해 오늘 하루를 달려온 것이다.
와이토모 동굴은 약 3천만 년 전에 형성된 석회동굴이다.
석회동굴에 들어가 종유석 석순을 보며 넓은 광장을 지나니 불빛이 점점 어두워진다.
지하 동굴 안으로 들어갈수록 깜박이는 작은 불빛이 수없이 나타난다.
동굴 속 강물을 따라 배를 타고 반딧불을 탐험했다.
한밤중 우주의 별무리를 옮겨놓은 듯 크고 작은 반딧불이 영롱하게 비치며 도도히
흐르는 은하수가 동굴 천장에 반짝인다.
작은 벌레를 유인하기 위해 뒤꽁무니에서 형광 빛을 발광하는데 위를 한참
쳐다보니 목이 뻗뻗해지고 동공이 확장된다.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할 만큼 적막감이 흐른다.
반딧불의 향연이 펼쳐지는 동굴 안은 감동과 황홀, 무아의 경지로 빠져들게 하였다.
내가 살고 있는 지리산에도 한여름에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반딧불이
깜박거리며 날아다니고, 어릴 적 고향의 도랑에는 비가 온 날 저녁이면 풀섶과
호박넝쿨에 흔히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은 반딧불은 본 일이 없다.
평생 다시 겪어보지 못할 체험이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든다고 하니 오늘 이후로 동굴
문을 막든지 입장료를 10배 이상 인상했으면 좋겠다.
3천만 년의 동굴 속에서 속세의 밖으로 나오니 때 묻지 않은 어둠 속의 미물들의
세계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다음 여행지는 유황온천의 도시 로토루아로 3시간 걸리는 거리다.
저녁 식사는 양고기 찌개에 김치가 나오는 한식이라 소주 한 잔 곁들이니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SUDIMA HOTEL에 투숙 후 한 방에 모여 호주여행 사진을 TV에 연결하여
1시간 동안 감상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8일차 - (1월 17일 일요일)
아그로돔 농장 관광 및 팜투어 날이다.
실내 공연장에서 양을 소개하고 양털 깎기 쇼와 젖소 젖짜기 체험 코너다.
한국, 일본, 중국 관광객이 많이 눈에 뜨인다. 깃발 아래 유치원 애들처럼 한
줄로 서서 졸졸 따라다니는 건 일본인, 인해전술로 왁자지껄 떠들며 떼 지어
다니는 중국인, 자유분방하고 그 중 몇 명은 앞서가거나 자리 이탈하는 사람
들은 한국인으로 국민성이 잘 나타났다.
나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면 자리이탈이 많은 편이다.
어디를 가나 잘 생기고 옷을 잘 차려입고 양산 쓰고 다니는 사람도 물론
한국인으로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특선된 양을 한 마리씩 무대에 올려놓고 소개하는데 양의 종류가 수백
종이나 된다고 한다.
양털 깎기는 순식간에 깎아내어 벌거숭이가 된다.
숙련되지 않고 서툰 사람은 양의 몸에 상처를 입혀 피가 나기도 한단다.
양털 깎을 때는 이웃사람들이 함께 모여 털을 깎고 깎은 털의 무게를 달아
임금을 나눈다고 했다.
우리 일행인 성교감 샘의 젖소 젖 짜기는 각국 체험자 중 최고로 잘 짜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밖에 나와 양몰이 쇼를 보았다.
양몰이 개가 주인의 휘파람 소리와 채찍을 보면서 도망가는 양들을 몰아
우리에 가둔다. 열 사람 몫은 거뜬하게 해낼 듯 훈련을 잘 받았는지 영특한 놈이다.
열차를 타고 알파카 목장을 한 바퀴 돌았다.
해설해주는 가이드가 코미디 뺨치도록 웃긴다.
알파카는 남미에서 수입해와 번식시켜 양모와 알파카 털과 가죽이 이 나라의
주요 수출품이 되었다.
키위농장에서 꿀과 와인을 먹었다.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3가지 의미가 있다.
세계 60여개국으로 수출하는 먹는 키위,
뉴질랜드 사람을 뜻하는 키위(양키, 조센징, 왜놈 등은 비하하는 말이지만 )는
좋은 의미란다.그리고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새 키위다.
키위는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는 슬픈 새로 이 나라 동전 1 달러에 키위새가
새겨져 있다. 멸종 위기의 보호새로 날지 못하는 새이기 때문에 천적에게 잡아
먹혔다는 설, 알이 커서 키위가 알을 낳을 때 많이 죽기 때문이라는 설,
뉴질랜드 이주민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고양이가 키위를 잡아먹었다고
하는데 무엇이 정설인지 모르겠다.
잠시 후 스카이라인 곤돌라에 탑승하여 정상의 레스토랑에 들려 뷔페식 점심을
먹고 시내와 호수 전경을 구경하고 내려왔다.
폴리네시안의 노천온천에 몸을 담근다.
유황온천으로 각종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하는데 솟아나온 온천수를 그대로
사용하는지 몰라도 부유물이 많이 떠다니고 수온도 미적지근하여 오래 담그고
싶지 않다. 터키에서 경험한 파묵카레의 펑펑 쏟아지던 뜨거운 야외온천수가 그립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식사 후 마오리 원주민의 전통공연을 감상했다.
마오리전사의 용감하고 강렬한 춤사위가 인상적이다.
추장인 듯한 여자는 너무 뚱뚱하여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피곤하여 자꾸만 눈이 감겼다.
- 9일차 - 1월 18일(월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려 우산을 준비하고 차에 올랐다.
로토루아의 레드우드 삼림욕장으로 가서 삼림욕 및 산책을 했다.
직경 1~2m, 높이 50~100m의 레드우드 숲길 트레킹은 우리 팀만의 세상이다.
현지인 서너 명만 보이고 인적이 없으니 이야기를 나누며 삼림욕을 제대로 했다.
미국의 레드우드는 큰 나무에 구멍을 크게 뚫어 차가 지나다닐 정도로 굵다고 하며
소나무처럼 붉은 빛을 띠는데 전라도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같이 쭉쭉 뻗어 하늘을 가렸다.
나무고사리인 Silver Form은 뉴질랜드의 상징으로 잎의 앞쪽은 짙은 녹색,
뒤쪽은 은색으로 마오리 말로는 ‘풍가’라고 하며 10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배수와 통풍이 잘 되어 마오리족의 집을 짓는 재료로 많이 쓰였다.
KORO는 초봄에 새롭게 피어나는 고사리 잎으로 마오리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새 생명, 성장, 활력, 원기, 평화 등을 상징한다. 코로는 뉴질랜드의 상징마크다.
뉴질랜드 항공의 몸체에는 고사리 잎이, 꼬리날개에는 코로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멧돼지가 먹이사슬의 우두머리고 해충과 개미 뱀이 없는 청정 숲이라
알맞은 기온과 함께 사람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나라다.
테프이아 지열지대 마오리 민속마을에 들어갔다.
10m까지 치솟는 간헐천, 진흙열탕, 유황성분의 수증기가 살아 숨 쉬듯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한 바퀴 돌아 나와 이 나라 천연기념물인 키위새를 관람했다.
컴컴한 어둠 속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다.
원주민 전통가옥과 공예품을 관람하고 테프이야의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빵으로 배를 채웠다.
열흘 동안 스테이크를 많이 먹어 2.5kg 몸무게가 늘었다.
테프이아에서 오클랜드로 이동했다.
부유층의 아름다운 저택이 즐비한 타마키를 드라이브하고 오클랜드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인 미션베이 언덕에서 쉬면서 숨을 고른다.
돌아오는 양쪽 바다에는 부와 여유로운 삶의 상징인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퇴근시간과 맞물려 러시아워로 차가 서행했다.
시내 한국식당에서 돼지고기 두부찌개와 김치로 밥을 먹으니 맛있는 성찬이었다.
공항근처 SUDIMA HOTEL에서 오늘 여정을 마무리 했다.
- 10일차 - [1월 19일 화요일]
3시에 잠이 깨어 가방정리를 했다.
6시 모닝콜을 7시로 착각하여 프론트로 나왔다가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7시에 공항으로 이동하여 우동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가이드와 헤어지고 체크인 한 다음 공항 면세점에서 마지막 남은 뉴질랜드
잔돈을 다 사용했다. 외손녀에게 양 인형 2개, 손자들에게 줄 뉴질랜드 상징
문양이 박힌 모자 4개를 샀다.
9시 55분에 오클랜드를 이륙한 비행기는 17시 50분에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짐을 찾고 일행과 작별인사를 했다.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모두에게 고맙다.
그리고 특히 건강하게 잘 따라다닌 나의 영원한 동반자 배로사님 고맙습니다.
사위와 딸이 마중 나왔다.
밖에 나오니 영하 10도의 매서운 날씨다.
너무 추워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고 싶다.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내 나라, 내 집이 가장 편안하고 좋다.
* 긴 졸필 기행문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위에 몸 건강하십시요. 꾸우뻑!!!
첫댓글 기행문 잘 보고 .
즐거운 여행이지 ...
가족여행이 우리들에겐 보약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