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

[Umjunsik]

엄준식이 가디언 테일즈이라는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크루세이더즈 퀘스트에서였다.

신규 도트게임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카카오를 퍼블리셔로 한 갓겜.

레트로 감성으로 켰었다. 아직도 기억한다. 하늘에서 기사가 내려오는 그 장면을, 불을 던져 나무들을 태우던 그 장면을.

이름없던 가디언이 30렙짜리 샤피라를 젬 아깝다고 죽을 때마다 피 초기화시켜서 1시간 반만에 깼었을 때 그 감격스럽던 순간을 기억한다.

공주가 가디언을 위해 돌을 던지고 가던 순간을 기억한다.

챕터 1에서 인간을 싫어하던 엘프가 가디언의 도움으로 그 생각을 바꾸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부유령을 위해 처음으로 게임에서 스파이 작전을 했었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고블린 늑대가 너무 세서 도망치던 순간을 기억한다.

하얀 야수가 운동화를 구해주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라나를 가까스로 이기고 좋아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아오바가 책을 구해오라 했었을 때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몰라 1챕터를 네 시간동안 돌아다니다 결국 유튜브에 검색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부유성이 이륙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카리나 퀘스트를 몰라서 햇빛으로 가야하는지도 모른 채 스테이지를 넘어가며 왜 첫번째 별이 뜨지 않는가 고민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첫 유니크 캐릭터로 바리가 떠서, 그 흰색 상자가 내 눈앞에 나왔던 순간을 기억한다.

기분이 좋아서 레벨업도 잊고 그냥 넣고 돌렸다가 죽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첫 부유성 비디오를 구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챕터 2에서 거대한 머리통이 하늘 위로 날아가던 순간을 기억한다.

티탄 배신자가 개심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타이탄 장갑을 받고 폭탄을 던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자그마한, 빨간 머리띠를 띠고 하베스터에게 달려들었던 그 용사를 기억한다.

마리안을 기억한다.

이천칠백젬을 모아서 가챠를 돌렸는데 금색 세 개와 파란 색 일곱 개가 떴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두 번째 부유성 비디오를 먹던 순간을 기억한다.

실눈 아줌마가 왜 그렇게 많은지 곰곰히 고민하다 화들짝 놀랐던 순간을 기억한다.

마법학교의 라비와 파비의 희생을 기억한다.

소히의 시간여행을 기억한다.

로라의 고통을 기억한다.

마법우월주의 학생들을 혼내주던 순간을 기억한다.

돌덩어리 머리통에게 다섯번이나 혼쭐났었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엘파바의 그 기괴했던 초상화를 기억한다.

광기에 가득찼던 사막을 기억한다.

오아시스를 기억한다.

마빈이 그 이교도들을 고문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세상에 행복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던 순간을 기억한다.

선인장 피클을 기억한다. 폭탄 가옥을 기억한다.

셴 시를 기억한다.

사파의 두 제자를 기억한다.

페이와 메이가 돌을 가지고 다투던 순간을 기억한다.

비슈바크에게 머리통이 깨졌던 순간을 기억한다.

기르가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지 몰라 찾아다녔던 순간을 기억한다.

기사가 학교에 갔을 때를 기억한다.

카이를 기억한다.

초밥집에서 칼을 받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너드로 변신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소히의 퀴즈를 세 번에 걸쳐 푼 순간을 기억한다.

신문지를 전부 부쉈는데 그걸 기자들에게 던져야 해 나갔다 다시 들어온 순간을 기억한다. 

마리나 선장을 기억한다.

닻을 던지고 포격을 발사하던 선장을 기억한다.

첫 챌린지를 기억한다.

뚱보 잭을 기억한다.

웃는 얼굴님을 지키는데 이유가 없던 그 드워프를 기억한다.

드워프의 가죽 구두를 기억한다.

더럽게 강했던 드워프의 물량을 기억한다.

쉬버링에서 느꼈던 분노를 기억한다.

쉬버링에서 느꼈던 암울함을 기억한다.

쉬버링에서 보았던 행복한 눈사람을 기억한다.

쉬버링에서 보았던 캐나다 학생을 기억한다.

'쉬버링'을 기억한다.

던전 왕국을 기억한다.

할발롬을 기억한다.

유품을 줍고 다니던 에일리를 기억한다.

꽃에서 무한히 나오던 것들을 기억한다.

마틴 2세를 기억한다.

기사단장 에바가 각성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용의 발톱단을 기억한다.

응애공주가 잭을 만나던 순간을 기억한다.

매드 팬더단과 기사가 술을 마시던 순간을 기억한다.

괴식을 만들던 때를 기억한다.

아카유키를 기억한다.

코코가 쉬버링의 희망을 데리고 달려나가던 순간을 기억한다.

라 제국을 기억한다.

수용소를 기억한다.

수용소의 괴담에 얽힌 귀신을 기억한다.

할로윈 단편집을 기억한다.

루 더 레드가 나오던 순간을 기억한다.

옛날옛적에를 기억한다.

유진이 스턴트 배우였던 순간을 기억한다.

월드 10,11,12는 전부 기억한다. 하나도 잊지 않았다.

신본부는 잊는다. 굿즈도 잊는다.

하지만, 기만은 용서하지 않는다. 나는 콩스를 사람 대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콩스는 유저들을 기만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콩스는 거짓말에 급급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나는 절대로 잊지 않는다.

과거의 그 찬란했던 순간을, 그리고 지난 1개월간 보여준 그 추악한 순간을.

by 씹새벽감성

[타이밍]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한줄한줄 다 읽었습니다.

[민혁뽀]

오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