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는 악역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에서
충격적인 비쥬얼의 악역으로 등장한
윌렘 대포는
그 이후 To Live & Die In L.A.에서도
주인공 그리섬 반장을 죽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으로 나옵니다.
(영동시장 르미에르 극장에서 본 기억이네요)
레옹에서 등골이 서늘한 악당으로 등장한
게리 올드만 역시
에어포스 원, 일급살인, 제5원소에서
연달아 극악한 악역으로 시네필들의 뇌리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습니다.
(레옹 이전 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드라큘라, 불멸의 연인, 주홍글씨에서는 주연으로 열연했지만 이 영화들은 레옹 이후에 봤었고, JFK와 트루 로맨스에서는 나온 줄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견줄만한 캐랙터로 등장한
바로 이 남자.
다이 하드에서는
독일계 테러리스트 한스 그루버로,
로빈후드에서는
미친 존재감의 사이코 노팅엄 영주(?)로
악역의 정수를 보여준
알란 리크만이 기억납니다.
(영국 출신이라 그런지 동료 배우들은 앨런 릭맨이 아니라 알란 리크만이라고 발음하더군요)
그 후로는 자신만의 품격과 개성으로
많은 역을 소화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역이
오히려 그의 다른 필모를 가리는 것 같아서
뭔가 아쉽기도 합니다.
저는 알란 리크만의 영화 중
센스 앤 센서빌리티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전까지는 다이 하드와 로빈후드에서 본
사이코 변태 악당의 이미지만 가득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진정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묵묵히 일방적인 사랑과 헌신을 베푸는
고급스러운 영국 신사의 전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원작들은
오그라들어서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지만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의 그의 모습은
앞선 영화들에서의 모습과 비교해
너무 멋진 반전이어서
영화를 끝까지 참고 볼 동인이 되었습니다.
(엠마 톰슨과 휴 그랜트, 케이트 윈슬릿과 알란 리크만 커플이 뭔가 바뀐 것 같긴 합니다만
-> 훗날 러브 액츄어리에서 알란 리크만과 엠마 톰슨은 부부로, 단......)
더불어 이 영화가 이안의 첫 헐리웃 연출작이라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조금 더 멋진 역할로
오랜동안 우리 곁을 지켜줄 줄 알았던
알란 리크만이 떠난지도 10년이 되었네요.
그 해 겨울 유독 좋아했던 저의 영웅들이
너무 많이 떠났기 때문에
그 때의 기억이 더 생생합니다.
2015.12.18. 레미 킬미스터
2016.1.10. 지기 스타더스트
2016.1.14. 알란 리크만
2016.2.19. 움베르토 에코
그는 먼 여행을 떠났지만
지금도 특유의 고급스러운
영국식 악센트가 돋보이는
그의 동굴 보이스가 귓가에 생생합니다.
Rest In Peace.
첫댓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나중에 영화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 조연은 가끔 주연을 압도하기도 하죠. ㅎ
캬 에드워드 노튼을 빼놓았네요^^;
악역으로 시작해서 센스 앤 센서빌리티로 반전을 보여준 필모 흐름 정리가 정말 좋네요.
스네이프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다른 필모가 가려진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동굴 보이스는 정말 대체 불가였죠. R.I.P.
중년 이후에 접해서 그런지 많은 작품에서 본 건 아니지만 늘 매력을 느끼던 배우인데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나 참 안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