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제 나이 25. 다음주 오사카 간다고 얘기 했더니 친구들은 이렇게 물어봅니다.
또 나가? 거기 뭐 볼거 있다고?
네 당연히 그럴만도 합니다. 대학을 입학해 보낸 방학들 중 거의 대부분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혹은 여행을 떠나서 서울에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으니깐요.
하지만 배낭을 매고 여행을 가본 사람은 압니다. 왜 그렇게 떠나는지를요.
떠나기 직전의 설레이는 마음과 도착해서 느끼는 막막함과 익숙함 그리고 떠날때의 아쉬움을요.
2009년 여름, 제가 여행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그만큼 배낭 여행의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하며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일정
2009/7/20~2009/7/27
장소
시엠립 및 앙코르와트 근교, 프놈펜
일지
1일차 2009/7/20
친구 녀석이랑 3시쯤에 공항 리무진 6008번 앞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녀석은 제 고등학교 불X 친구입니다. 물론 집도 5분? 정도로 매우 가까웠구요.
정류소에 나가보니 저와 마찬가지로 첫 여행을 떠나는 친구 부모님께서 나와 계셨습니다. 절 매우 잘아는 친구 부모님께서 잘 다녀오라고 배웅해주시더군요.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6008번을 탔다. 도중에 김포공항을 들러 인천공항까지는 가는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 것 같았다.

육지가 끝나고 영종대교를 지나 드디어 공항에 도착하였다. 사실 출국은 처음이 아니었지만 진짜 내 의지를 갖고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때는 선생님들의 인솔하에 이리저리 가기만 하면 했는데 지금부터는 내가 모든 것을 해야만 했다.
마침내 공항에 들어왔다. 우선은 가장 먼저 체크인을 해서 보딩패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항공사 카운터를 찾았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는 대한항공이었기 때문에 그쪽 카운터로 가서 친구와 나란히 표를 받았다. 물론 나는 창문덕후였던 친구를 위해 미리 좌석을 지정해서 배려(?)하는 신사도(?)를 발휘하였다.
표를 받고 문제될만한 품목도 없어서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보안이 강화되었는지 신발도 벗어서 검색대 위에 올려야만 했다.
그런데 내 가방이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직원분이 액체류 있냐고 물어보길래 물 같은 것 모두 없다고 말했다. 근데 아차....
어머니가 입맛 안맞을거라고 500ml 물통에 고추장 반정도 채워주신것이 생각났다....
나가서 짐 붙일 수 있게 해드릴게요 라고 하셨고 어머니의 그 정성을 생각해서 버리면 안되는게 당연했지만......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 불효 자식을 용서하세요..
이왕이면 현지 음식에 적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위안 삼으며 첫 출국 도장을 여권에 찍고 면세구역안으로 들어왔다.
아... 뉴스 혹은 드라마에서 보던 그 곳에 내가 있구나... 믿겨지지가 않았다.
잠시 정신을 팔다가 혹시 있으면 사려고 했던 어머니 컴팩트를 사고 게이트 앞으로 갔다.

사실 큰 비행기를 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었지만 우리가 탈 비행기는 저 왼편의 737기였다.

시간이 많이 남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나는 먹지 않고 친구녀석만 짜장면을 시켰는데 맛만 봤는데 그 뒤로 인천공항에서 음식을 사먹는 일은 없었다..

마침내 비행기에 탑승했다. 갈때는 내가 창가에 올때는 그녀석이 창가에 안지고 쇼부 합의를 봤기 때문에 내가 먼저 앉게 되었다. 물론 그 자리가 엔진 바로 옆이라 소음은 무척 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일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창가에 앉는 사람만의 특권인 것 같다. 대만 지날때 찍은 사진이였는데 똑딱이 디카로도 이정도면 훌륭한 것 같다.

기대하던 기내식이 나왔다. 물론 국제선 비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내식인데 좀 부실했다. 난 아까 짜장면도 안 먹어서 배고픈데...
PTV나 AVOD도 없는 비행기에서 참 심심하게 시간을 때우다가 마침내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덜컹 거리면서 비행기가 착륙하고 승무원의 "앙코르와트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시 시엠립에 도착했습니다." 라는 방송이 나왔다.
마침내 비행기가 멈추고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했다.

나가는 순간 한국과는 다른 더 습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탑승교 하나 없는 자그마한 공항 모습에 당황했다...
계단을 내려와 아스팔트 위에 서보니 이제 외국에 왔다는 느낌이 실감났다.

간판도 제대로 없었지만 이럴때는 그냥 사람들이 가는대로 가면 될 것 같아서 무작정 따라갔다.
캄보디아는 도착비자를 공항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고 있었다. 공항에 들어가니 우선은 순서대로 여권과 25$를 내고 기다리다가 자기 이름이 불리면 끝에서 여권을 받는 형식으로 입국심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비자 접수시 직원들이 뇌물을 요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물론 나는 절대 줄 생각이 없었다.
내차례가 되자 내 여권과 25$를 냈는데 직원 뭐라고 하는데 내 청취가 안되는건지 아니면 그 직원 발음이 안좋은건지 이해를 못했지만 대충 2달러 짜리 있냐고 그러는 것 같았다. 그래도 끝까지 영어 못하는 척 당황한 표정 지으니깐 그냥 패스해버렸다. 물론 뒤에 있던 내친구도 나와 똑같이 방식으로 패스했다.
좀 괘씸하긴 했다. 이렇게 양성적으로 대놓고 뇌물을 요구할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공항을 나와보니 내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든 현지인 기사 1명이 있었다. 야밤이라 시내까지 현지 교통을 타기는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아 미리 숙소에 픽업을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한국서에 숙소를 고를때 여기를 선택한 것은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한인 게스트하우스였고 무료 픽업에 사장님과 숙소평이 좋았기 때문이다.
차를 타려고 난 당연히 조수석으로 갔는데 응? 기사가 앉아 있었다. 웃으며 뒤에 타라고 그래서 조금 민망했다. 그런데 이 나라 우측통행인데 우핸들 차량도 버젓히 돌아다닌다..
그렇게 어두운 길을 달려 시내로 들어왔다. 한국 같으면 자정부터 시작인데 여기는 불이 대부분 꺼져서 적막만이 감돌았다.
마침내 숙소에 도착하고 한국인 사장님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젊었다. 한 3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친절하면서도 어린애들 같던 우리들에게 잘 대해줬다.
우선은 숙박명부를 적고 간단한 사항같은 것들을 알려준다음 얼른 쉬라고 하셨다. 처음 5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보니 으외로 피곤했기에 2층에 있던 방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들어갔는데... 사진과는 조금 달랐다. 나야 문제는 없었지만 친구도 기대했던 과는 약간 달랐는지... 표정이.......;
처음에 플랜B에 염두해둔 숙소가 있었는데 약간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일부러 시내에 위치한 이 곳으로 예약했었던 것이였다. 그러나 너무 늦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일단은 숙소를 바꿀려면 내일 알아보는 것으로 결론을 짓고 씻은 다음 푹 자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일 아침부터 앙코르 유적 투어를 돌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좌충우돌 배낭 여행 첫 날이 저물었다.
첫댓글 와우...재미있어요 ^_^ 앙코르와트 기대 할게요^~^
4년이 다되가는 얘기를 쓰려니깐..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ㅎㅎ
시즌1은 캄보디아, 시즌2는 동남아 4개국+홍콩, 시즌3는 인도 이렇게 나가보려고 합니다.. 근데 필력이 딸려서 생각의 반도 써지질 않네요..
재밌군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넵
인천공항이 무지막지하게 큰거죠. 왠만한 나라들은 다 작아요. 동유럽 공항을 가보니깐 무싄 고속버스터미널인줄 알았죠. ㅋ.
홍콩공항이랑 베이징공항도 비슷하게 커요ㅎㅎ
따뜻한 나라가 좋더라
남쪽을 가면 여행다닐때 짐이 줄어서 좋드라구요
우리카페는 필력 대단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2편 기대해요
비루한 글입니다;
재밌네요 ㅋ
중딩 때 필리핀 가서 공항 밖을 나가는 순간부터 맨붕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다음편 기대 되네요. 먹거리문화에 관심이 많으니 자세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_+
먹거리 사진도 많습니다ㅎㅎ
여행의 백미는 역시 그곳의 먹거리죠. 기대가 됩니다.
재미잇을거 같네요 ㅋㅋㅋㅋ
즐감하고 갑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