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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을 [나라] 하는가를 물으면 누구나 [自己自身]이라고들 만한다.
물론 그것이 내가 아닌 것은 아니다. [참 나(眞我)]가 있는다.
[참 나]는 육신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
여러분이 꿈꿀 때 꿈 속에서도 산과 물과 친구와 온갖 사물들이 갖추어져 있지 않던가?
그러면 꿈 속에서는 불이 차고 얼음이 뜨겁고 설탕은 짜고 소금은 단던가?
어떤 이는 그러한 감각은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 꿈 속에서는 부당한 일들을 당하고도 꿈이니까 얼마든지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대항을 하는가?
꿈이라도 그때에는 꿈이라는 생각조차 없이 의당 대항한다.
그러면 꿈 속에서는 어느 것이 [나]인고?
그때에도 자신을 가리켜[나]라고 할 것인가? 내가 아니라고 할 것인가?
이렇게 물으면 역시 [나]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꿈 속의[나]와 지금의 [나]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물론 둘다[나]다.
그러면 내가 두 개가 될 수 있겠는가? 두 개의 나는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참나]이겠는가? 지금 말하는 이것이 [참나]이다.
그러면 꿈 속에서도 쓰다,달다,좋다,나쁘다 느끼는 그[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화상이다.
꿈속의 나를 화상이라 말한다면 지금의 자신은 실상인가?
실상이다.
꿈에서도 틀림없는 [나]요 지금도 틀림없는[나]인데 남이 꿈을꾸어 준 것이라면나는 그런 꿈이 없다고 부정하면 간단하나
나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어찌하여 환상이라고 규정을 짓겟는가?
그것은 엄연히 내 마음의 작용이다.
몸은 일시적인 가짜[나]요 마음은 영원한 진짜[나]인 것이다.
출처 : 석사자
십우도1
소를 찾아 나서다(심우 尋牛)
종내불실하용추심(從來不失, 何用追尋)
유배각이성소재향진이수실(由背覺以成疎, 在向塵而遂失)
가산점원기로아차(家山漸遠岐路俄差)
득실치연시비봉기(得失熾然是非鋒起)
애초에 잃지 않았는데 어찌 찾을 필요 있겠는가.
깨침을 등진 결과 멀어져서 세간을 향하다가 길을 잃었다.
고향집에서 점차 멀어져 갈림길에서 어긋난다.
얻고 잃음의 불이 타오르니, 옳고 그름의 분별력도 어지럽게 일어나네.
◀The Search for the Bull▶
The bull never has been lost. What need is there to search?
Only because of separation from my true nature, I fail to find him.
In the confusion of the senses I lose even his tracks. Far from home, I see many crossroads,
but which way is the right one I know not. Greed and fear, good and bad, entangle me.
게 송
망망발초거추심(茫茫撥草去追尋) 수활산요로갱심(水 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
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고 소 찾아 나서니,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힘 빠지고 피로해 소 찾을 길은 없는데,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
Comment
In the pasture of this world, I endlessly push aside the tall grasses in search of the bull
Following unnamed rivers, lost upon the interpenetrating paths of distant mountains
My strength failing and my vitality exhausted, I cannot find the bull
I only hear the locusts chirring through the forest at night.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지관구구향외심(只管區區向外尋) 부지각저이니심(不知脚底已泥深)
기회방초사양리(幾回芳草斜陽裏) 일곡신풍공자음(一曲新豊空自吟)
오로지 급하게 밖을 향해 찾으나,
발 밑 진흙 수렁이 이미 깊은 줄도 모르네.
몇 번인가, 방초 우거진 석양 속에서,
풍년가를 부질없이 불러 봤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본무종적시수심(本無從跡是誰尋) 오입연라심처심(誤入烟蘿深處深)
수파비두동귀객(手把鼻頭同歸客) 수변임하자침음(水邊林下自沈吟)
본래 자취도 없는데 누가 찾는고,
우거진 등 넝쿨 깊은 곳에 잘못 들어왔구나.
손으로 코 잡고 함께 돌아가는 나그네가,
물가 나무 아래서 스스로 침음한다.
한자풀이
岐: 산이름 기, 갈림길 기 俄잠시 아, 갑자기 아
熾: 성할 치, 사를 치 撥: 다스릴 발, 덜 발, 휠 발
활: 넓을 활, 멀 활, 거칠 활
楓: 단풍나무 풍
蟬: 매미 선, 이을 선
吟: 읊을 음, 끙끙거릴 음
管(竹, 8): 관 관, 붓대 관, 피리 관
泥(水, , 5): 진흙 니, 진창 니, 흐릴 니
芳(艸, , 4): 향내날 방, 향내 방, 꽃다물 방
斜(斗, 7): 비낄 사, 기울 사
裏(衣, 7): 안 리, 속 리
豊(豆, 6, 의 속자): 잔대 풍, 풍년들 풍, 우거질 풍
蘿(艸, , 19): 쑥 라, 여라(이끼종류)라
(九山선사 강설)
1. 심우:
높은산과 깊은 물, 그리고 우거진 숲--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나갈 곳은 여전히 불분명하구나 !
좌절감을 떨치려고, 매미울음소리를 듣는다
이 그림은 처음으로 참선을 하는 이의 심경을 묘사하고 있다. 그는 소를 찾아 고삐를 꿰어 잡아오기 위해 집을 처음 나선 사람으로 비유되고 있다. 도를 닦는다고 하는 사람은 보통 누구나 여기 묘사된 어려운 단계를 지나야 한다.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찾는 즐거움은 무었인가 ? 잘 먹고, 잘 입고, 부유하고, 명성과 가족을 갖고, 그리고 편안히 잠자는 일이다. 이 모두는 기본적, 육체적 관심사이다. 그러나, 소위 도를 닦는다는 일은 이러한 관심사와는 배치되는 일이다. 세속에서 사는 일은 강물결을 따라 흐르는 것과 같다. 그러나 도를 닦는 일은 물결의 흐름에 거슬러 헤엄쳐 나가는 일과 같다. 무시 이래로부터 육체는 안락함에 익숙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수행자는 참선을 통하여 도를 닦기로 결정했다.
이 일은 처음엔 어떠한가 ? 소위 은산철벽에 부딪은 듯 할 것이다. 즉, 당신은 '높은산과 깊은 물, 그리고 우거진 숲--' 을 만났다. 이러한 한 가운데서,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나아갈 곳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러한 때에, 당신은 '공부가 실제로 조금이라도 나아가고 있는가' 하고 궁금해 하기 쉽다. 참선의 진전을 위하여 당신은 여러가지의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완전히 방향을 잃고 있음을 느낀다.
한동안 이렇게 노력하고 애쓰다가 어떤 이들은 마침내 지쳐서 모두 포기하고자 한다. 그들은 수행을 했으나, 조금도 진전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이단계에서 결코 포기해서는 않된다. 어떤 이들은 '좌절감을 떨치려고' 다른 수행법에 의지해 보기도 한다. 그들은 불상에 절을 하거나, 염불을 하거나, 또는 어떤 경전을 외우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이런 방법들로 그들의 좌절감은 다소 경감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은 단지 '매미울음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글자 그대로 밖에 나가 매미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 좌절감을 없애기 위해서 명상 수행 밖의 다른 모든 활동에 종사함을 말한다.
2. 소의 자취를 발견하다(견적 見跡)
원 문
의경해의(依經解義) 열교지종(閱敎知 )
명중기위일금(明衆器爲一金) 체만물위자기(體萬物爲自己)
정사불변(正邪不辨) 진위계분(眞僞계分)
미입사문(未入斯門) 권위견적(權爲見跡)
경전에 의거해 뜻을 헤아리고 가르침을 배워서 그 자취를 안다.
그릇들이 다 한가지로 금임을 밝혀내고 우주만물이 곧 자기라는 사실을 체득한다.
바름과 삿됨을 가려내지 못한다면, 어찌 참됨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으리오.
아직 입문하진 않았으나 임시 방편으로 '자취를 본다'고 한다.
◀Discovering the Footprints▶
Understanding the teaching, I see the footprints of the bull.
Then I learn that, just as many utensils are made from one metal,
so too are myriad entities made of the fabric of self.
Unless I discriminate, how will I perceive the true from the untrue?
Not yet having entered the gate, nevertheless I have discerned the path.
게 송
수변림하적편다(水 林下跡偏多) 물가 나무 아래 발자국 어지럽게 많으니,
방초리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 방초를 헤치고서 그대는 보는가 못보는가?
종시심산갱심처(縱是深山更深處) 가령 깊은 산 깊은 곳에 있다 해도
요천비공즘장타(遼天鼻孔 藏他) 하늘 향한 등창코를 어찌 숨기랴!
◀Comment▶
Along the riverbank under the trees, I discover footprints!
Even under the fragrant grass I see his prints.
Deep in remote mountains they are found.
These traces no more can be hidden than one's nose, looking heavenward.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고목암전차로다(枯木巖前差路多) 고목나무 바위 앞에 엇갈린 길도 많다.
초과리곤각비마(草 裏 覺非?) 풀더미에 발이 걸리니 잘못인 줄 알았느냐?
각근약야수타거(脚 若也隨他去) 발자취를 따라서 줄 곧 따라만 간다면,
미면당두차과타(未免當頭蹉過他) 정작 마주칠 땐 그냥 지나치리라.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견우인소멱우다(見牛人少覓牛多) 소를 보는 사람은 적고 소를 찾는 이는 많다.
산북산남견야마(山北山南見也?) 산의 북쪽과 남쪽을 보는가 마는가?
명암일조거래로(明暗一條去來路) 밝고 어두운 한 줄기로 오가는 길,
개중인취별무타(箇中認取別無他) 그 속에서 느껴야지 따로 있지 않다네.
한자풀이
閱(門, 7)읽을 열, 모을 열, 거느릴 열
奚(大, 7)종 해, 어찌 해, 어느곳 혜
權(木, 18)저울 권, 저울질할 권, 권세 권
遼( , , 12)멀 료, 강이름 료, 땅이름 료
孔(子, 1)구멍 공, 벗 공, 깊을 공
?(心, 5)어찌 즘
巖(山, 20)바위 암, 언덕 암, 가파를 암
?(穴, 8)구멍 과
?(車, 8)빠를 곤
?(足, 6)발뒤꿈치 근, 뒤따를 근
蹉(足, 10)넘어질 차, 지날 차
箇(竹, 8)낱 개, 이 개, 어조사 개
(九山선사 강설)
가시덤불에 걸림: 희미하게 중얼거리는 듯한 시냇물 소리.
그러나 여기저기 발자국이 있다 --- 이제 바른 길에 들어선 것일까 ?
소의 코를 꿰어 묶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의 힘에 의지하지 말라 !
수행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하여 혼자서 여러가지로 노력하는 것이 당신의 기본적인 과제는 아니다. 마음을 닦고자 한다면, 참선을 해야한다. 그러나 당신이 노력을 해도, 참선은 진전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당신은 그러한 수행을 할 필요를 상기해야 한다. 그러므로써 당신은 수행으로부터 멀어지는 당신의 흐트러진 생각을 점검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가시덤불에 걸려'고난속을 헤메는 동안에, 당신은 '희미하게 중얼거리는 듯한 시냇물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때때로 수행에 방해가 되는 어떤 외부적인 장애물의 개입을 뜻한다. '희미하게 중얼거리는 듯한 시냇물 소리'는 마장의 출현을 의미한다. 그것은 당신 주위의 사람들, 당신의 가족, 또는 어떤 나쁜 친구들이 당신에게 참선은 소용없으니 참선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함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부처님, 조사들, 그리고 다른 지혜있는 영적인 지도자들의 말을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한다. 이렇게 하므로써, 수행중의 어려움을 견디는 결단력이 당신의 마음 속에서 자라날 것입니다.
진전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당신이 스스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달리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것입니다. 당신 스스로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데 남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소의 코를 꿰어 묶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의 힘에 의지하기 말라 !'
또한, 여기서 당신은 '여기저기 발자국이 있다' 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할 수도 있읍니다. 이로써 당신은 확실히 '이제 바른 길에 들어선 것'이라고 믿을 수도 있읍니다. 당신의 할 일은 이제 이 발자국들을 따르는 것입니다. 당신은 온전히 당신 자신의 노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발자국들을 따라가는 것은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러한 산 밑에서 천년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서 있기만 한다면, 결코 소용 없을 것입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그는 홀로 정상까지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물론 빨리 걷는 사람은 느리 걷는 사람보다 먼저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나아가든, 혼자의 힘으로 가야 합니다.
3. 소를 보다(견우 見牛)
원 문
종성득입(從聲得入) 견처봉원(見處逢源)
육근문(六根門) 동용중(動用中)
착착무차(着着無差) 두두현로(頭頭顯露)
수중염미(水中鹽味) 색리교청(色裏膠靑)
소리를 쫓아 들어가니 보는 곳마다 근원과 마주친다.
여섯 기관의 문마다 한치도 어긋남이 없네.
움직이는 작용 속에 낱낱이 바탕을 드러냈다.
잡상미모( 上眉毛) 비시타물(非是他物)
물 속의 소금 맛이요, 물감 속의 아교인데,
눈섭을 치켜뜨고 바라봐도, 별다른 물건이 아니로다.
◀Perceiving the Bull▶
When one hears the voice, one can sense its source.
As soon as the six senses merge, the gate is entered.
Wherever one enters one sees the head of the bull!
This unity is like salt in water, like color in dyestuff.
The slightest thing is not apart from self.
게 송
황앵지상일성성(黃鶯 枝上一聲聲) 알난풍화안유청(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森森頭角畵難成)
노란 꾀꼬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하고 바람은 서늘한데 언덕의 버들은 푸르기만 하다.
더 이상 빠져나아 갈 곳이 다시 없나니,
위풍당당한 쇠뿔은 그리기가 어려워라.
◀Comment▶
I hear the song of the nightingale.
The sun is warm, the wind is mild,
willows are green along the shore,
Here no bull can hide!
What artist can draw that massive head, those majestic horns?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식득형용인득성(識得形容認得聲) 대숭종차묘단청(戴崇從此妙丹靑)
철두철미혼상사(徹頭徹尾渾相似) 자세간래미십성(子細看來未十成)
소의 모습을 알아 보고 그 소리도 알아듣나니, 화가 대숭이 이로부터 멋진 그 림을 그렸다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온통 비슷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온전치는 못하구나!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맥면상봉견이정(驀面相逢見而呈) 차우비맥역비청(此牛非白亦非靑)
점두자허미미소(點頭自許微微笑) 일단풍광화불성(一段風光畵不成)
갑자기 마주치면서 얼굴을 드러내니, 이 소가 희지도 않고 푸르지도 않구나!
스스로 머리 끄덕여 긍정하면서 빙그레 웃으니, 한 줄기 풍광은 그려도 그림이 되지 않는다.
한자풀이
鹽(鹵, 13)소금 염, 절일 염
膠(肉, , 11)아교 교, 굳을 교, 붙을 교
貶(貝, 5)덜 폄, 떨어뜨릴 폄
鶯(鳥, 14)꾀꼬리 앵
戴(戈, 13)일(머리위에 임)대, 받들 대
嵩(山, 10)숭산 숭, 높을 숭
丹( , 3)주사 단, 붉을 단
渾(水, , 9)흐릴 혼, 섞일 혼, 클 혼, 둥글 혼
驀(馬, 11)넘을 맥, 곧장 맥
(九山선사 강설)
봄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가지 사이에서, 꾀꼬리가 노래를 하고 있다.
어찌 참새가 자기 짝에게 소리치는 그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겠는가 ?
숲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달빛이 나의 집이 아닌가 ?
어려움을 참아가며 소의 자국을 쫓아가면, 당신은 마침내 그 꼬리를 이따끔 흘긋 보게된다. 이리하여 당신은 처음으로 소의 모습을 보았다.
우리말로 보면, 꾀꼬리의 노래는 "이쁘게, 이쁘게, 머리 빗고 놀러오렴."하고 말하는 듯하다. 그 詩 귀절은 내가 말하는 이런 종류의 연가이다. 그러나 꾀꼬리처럼 노래를 할 수 없으면서 "어찌 참새가 자기 짝에게 소리치는 그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겠는가 ? " 또는 어찌 참새따위가 자기 짝을 찾아 나무사이를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보내는 황금빛 꾀꼬리의 멋진 시간을 알기나 하겠는가 ?
한동안 수행후, 어떤 이는 점차 진전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숲 속에서 멀리 있는 달을 물끄러미 보다가 희미하게 빛나는 그 빛을 주목하는 것과 같다. 그러한 빛은 희미하게 깜박거리는 반딧불의 발광과 같다. 인내속에 참선을 하다보면, 마치 반딧불빛이 명멸하듯이 가끔 약간의 통찰력이 잠시 생기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숲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달빛이 나의 집이 아닌가 ?"라는 마지막 줄이 의미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당신이 결코 전에 보거나 듣지 못하던 것이다. 이러한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신은 이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아마도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순간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당신은 이제까지 화두를 계속 잡드리 하면서 가시덤불 숲을 지나 큰 난관을 지나왔다. 이제 이 가운데서, 희미한 달빛이 숲속에서 빛나기 시작한다. 당신은 계속 나아갈 용기를 얻었지만, 목표는 아직 불확실하고 모호한 때이다.
4. 소를 얻다(득우 得牛)
원 문
구매교외(久埋郊外) 금일봉거(今日逢渠)
유경승이난추(由境勝以難追)
연방총이불기(戀芳叢而不己)
완심상용(頑心尙勇) 야성유존(野性猶存)
욕득순화(欲得純和) 필가편달(必加鞭?)
오랫동안 야외에 숨어 있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그댈 만났네.
뛰어난 경치 때문에 쫓아가기 어려운데,
싱그러운 수풀 속을 끊임없이 그리워 하네.
고집 센 마음은 여전히 날뛰니, 야성이 아직도 남아 있구나!
온순하게 하고 싶으면, : 반드시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
◀Catching the Bull▶
He dwelt in the forest a long time, but I caught him today!
Infatuation for scenery interferes with his direction.
Longing for sweeter grass, he wanders away.
His mind still is stubborn and unbridled.
If I wish him to submit, I must raise my whip.
게 송
갈진정신획득거(竭盡精神獲得渠) 심강력장졸난제(心强力壯卒難除)
유시재도고원상(有時裳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又入煙雲深處居)
온 정신을 다하여 이 놈을 잡았으나, 힘 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고원 위에 올랐다가도, 어느 땐 구름 깊은 곳에 들어가 머무누나.
◀Comment▶
I seize him with a terrific struggle. His great will and power are inexhaustible.
He charges to the high plateau far above the cloud-mists,
Or in an impenetrable ravine he stands.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뢰파승두막방거(牢把繩頭莫放渠) 서서맥비견장거(徐徐驀鼻牽將去)
기다모병미증제(幾多毛病未曾除) 차요회두식구거(且要廻頭識舊居)
고삐를 꽉 잡고 그 놈을 놓지 말라. 숱한 나쁜 버릇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으니,
천천히 코뚜레를 꿰어 끌고 가더라도, 또 머리를 돌려 예 있던 곳을 알고자 하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방초연천착득거(芳草連天捉得渠) 비두승삭미전제(鼻頭繩索未全除)
분명조견귀가로(分明照見歸家路) 녹수청산잠기거(綠水靑山暫寄居)
방초의 하늘 닿은 데서 이 놈을 붙잡았지만 코 꿴 고삐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구나!
고향길을 분명히 비추어 보니, 푸른 물 푸른 산에 잠시 머물렀을 따름이네!
한자풀이
埋(土, 7)묻을 매, 묻힐 매, 감출 매
郊(邑, , 6)성밖 교, 시골 교, 제사지낼 교
渠(水, , 9)도랑 거, 클 거, 우두머리 거
叢(又, 16)모일 총, 모을 총, 떨기 총, 숲 총
頑(頁, 4)완고할 완, 탐할 완
鞭(革, 9)채찍 편, 채찍질할 편
달?(革, 13)칠 달, 오랑캐이름 달
竭(立, 9)다할 갈, 들 갈, 엉길 갈
獲(犬, , 14)얻을 획, 맞힐 획
牢(牛, 3)우리 뢰, 옥 뢰, 곳간 뢰(本音은 로)
승?(薩, 13)노 승, 먹줄 승, 바로잡을 승, 이을 승
徐( , 7)천천할 서, 천천히 서
舊(臼, 12)예 구, 옛날 구, 친구 구, 오랠 구, 낡을 구
索(薩, 4)노 삭, 꼴 살, 다할 삭, 찾을 색
暫(日, 11)잠깐 잠, 별안간 잠
寄( , 8)맡길 기, 부칠 기, 의뢰할 기
牽(牛, 7)끌 견, 이끌 견, 노끈 견, 거리낄 견
(九山선사 강설)
어렵게 나아가 ; 소의 코를 꿰었다.
그러나 성질이 사나와 다루기가 어렵다.
여기저기 끌리면서 구름 덮인 숲 속을 헤멘다.
"어렵게 나아가" 라는 말은 당신이 생사 결단코 육체적 어려움을 견디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바로 이러한 때에 "소의 코를 꿰었다." 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코는 꿰어졌지만, 그"성질이 사나와 다루기가 어렵다." 당신이 무엇을 하거나, 그 소는 항상 재빨리 도망쳐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때로는 순풍에 돛 단듯이 공부가 잘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싫어하는 나귀를 끌고 냇물로 들어가 물을 먹이려는 것처럼 어렵기도 하다. 나귀를 끌고 아무리 물에 가까이 가도, 나귀는 계속 피하고 도망가려 한다. "성질이 사나와" 소를 즉시 길들이기는 정말 어렵다.
"여기저기 끌리면서 구름 덮인 숲 속을 헤멘다." 이런 곳에서는 달은 단지 이따금씩 빛날 뿐이다. 간신히 소를 잡아 잠시 가까이 끌어 두면, 갑자기 그 소는 방향을 바꾸어 끌고 달아난다. 다시 그 소를 끌고 오려 하지만, 또 다시 딴 곳으로 끌고 가고만다. 이렇게 계속되어 간다. 구름 덮인 숲 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구름은 짙고 숲은 우거지다. 소를 잡아 끌고 가려고 하면서, 당신은 계속 이리저리 헤메고 있다.
이 어려운 때는 정확히 어떤 것인가 ? 이것은 참선의 상태가 한때는 화두가 되다가 한때는 혼침과 망상에 빠지는 단계를 말한다. 이 때는 이 세 요소가 서로 경쟁하는 듯 보인다 : 때로는 무기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망상에 빠지기로 하며, 또 어떤 때는 화두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때는 당신이 그 소와 실제로 힘을 겨루고 있으므로 정말 힘든 시기이다.
5. 소를 기르다(목우 牧牛)
* 원문
전사재기(前思裳起) 후념상수(後念相隨)
유각고이성진(由覺故以成眞) 재미고이위망(在迷故而爲妄)
불유경유(不由境有) 유자심생(唯自心生)
비삭노견(鼻索牢牽) 불용의의(不容擬議)
앞 생각이 조금이라도 일어나면, 뒷 생각도 뒤따르나니,
깨달음을 인해 진실을 이루기도 하며, 미혹으로 인해 거짓이 되기도 한다.
대상 사물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오직 스스로 마음이 일어났을 뿐이요,
코를 꿴 고삐를 당길 뿐이니, 사량분별은 용납치 않는다.
◀Taming the Bull▶
When one thought arises, another thought follows.
When the first thought springs from enlightenment,
all subsequent thoughts are true.
Through delusion, one makes everything untrue.
Delusion is not caused by objectivity; it is the result of subjectivity.
Hold the nose-ring tight and do not allow even a doubt.
게 송
편삭시시불리신(鞭索時時不理身) 채찍과 고삐를 늘 몸에서 떼지 말라.
공이종보입애진(恐伊縱步入埃塵) 두렵도다, 멋대로 걸어서 티끌 세계에 들어갈까봐.
상장목득순화야(相將牧得純和也) 잘 길들여서 온순하게 되면,
기쇄무구자축인( 鎖無拘自逐人) 고삐를 잡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을 따를 것이다.
◀Comment▶
The whip and rope are necessary,
Else he might stray off down some dusty road.
Being well trained, he becomes naturally gentle.
Then, unfettered, he obeys his master.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감분산림기차신(甘分山林寄此身) 산림이 제 분수라 여겨 즐거이 몸을 맡기고,
유시역도마제진(有時亦蹈馬蹄塵) 어떤 때는 티끌날리는 거리로 들어간다.
부증범착인묘가(不曾犯着人苗稼) 일찍이 남의 논밭에 침범한 적은 없나니,
래왕공로배상인(來往空勞背上人) 가고 옴에 소 탄 사람은 쓸데없이 수고롭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목래순숙자통신(牧來純熟自通身) 완숙하게 길들여져 절로 몸에 밴다면,
유재진중불염진(雖在塵中不染塵) 티끌 속에 있더라도 물들지 않으리라.
롱래각득차타력(弄來却得蹉 力) 타고 놀다 오히려 좌절을 겪은 덕택에,
림하상봉소살인(林下相逢笑殺人) 숲 아래서 마주치자 자지러지게 웃어대네.
한자풀이
迷( , , 6)미혹할 미, 망서릴 미, 희미할 미
埃(土, 7) 티끌 애
기?( , 19, 羈와 同字)굴레 기, 맬 기
銷(金, 7)녹을 소, 사라질 소
蹈(足, 10)밟을 도, 슬퍼할 도
蹄(足, 9)굽 제, 발 제, 찰 제, 밟을 제
苗(艸, , 5)모 묘, 곡식 묘, 백성 묘, 사냥 묘
稼(禾, 10)심을 가, 농사 가, 곡식 가
弄( , 4)희롱할 롱, 놀 롱, 업신여길 롱, 곡조 롱
却(邑. , 7)물러날 각, 물리칠 각, 뒤집을 각
타?(足, 5)헛디딜 타, 때놓칠 타
(九山선사 강설)
가파르고 위험한 길로 떨어질까 두려워,
고삐와 채찍으로 소들 단단히 잡고, 두 다리의 힘으로 굳게 땅을 딛는다.
일단 이 긴박한 순간을 넘기면, 소는 당신을 따라온다.
이 단계에서 당신은 소를 바로 다루는 법을 배운다. "가파르고 위험한 길로 떨어질까 두려워"라는 말은 당신이 어떤 단계에 도달하여 수행중에 진전이 없다고 다시 회의를 갖는 때를 말한다. 노력과 인내에도 불구하고 공부가 빨리 잘 되어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더 당신은 하던 참선을 그만두고 경전을 공부하거나 진언을 외우고자하는 유혹을 받는다. 부유한 사찰의 주지가 되거나 이쁜 여인과 결혼하여 세속에서 살림살이를 하고자 하는 생각도 할지 모른다.
당신이 아무리 참선을 하고자 애를 써도, 바라는 것만큼 그리 수월하게 공부가 익지를 않는다. 곧 온갖 생각들이 당신의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당신은 회의한다 : 이렇게 공부를 한다면 정말 내가 도달할 수 있을까 ? 내가 무얼하고 있나 ? 이제 마장이 당신의 마음에 들어왔다. 소가 "가파르고 위험한 길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당신은 잘 알게 되었다. 이는 참으로 깜짝 놀랄 일이다. 그래서 당신은 "고삐와 채찍으로 소를 단단히 잡고, 두 다리의 힘으로 굳게 땅을 딛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소가 풀어져 위험한 길로 떨어질지 모른다. 당신이 한 동안 큰 노력을 기울인다면, 당신은 "긴박한 순간"을 넘길 것이다. 그 후에 "소는 당신을 따라 올" 것이다. 그 이유는 당신이 그 어려운 고비를 일단 넘기면 그 소를 길들이는 것에 결국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은 세속에 돌아간다 하더라도 세속생활이 아무 이득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당신의 몸을 잘 입히고 잘 먹인다 하더라도, 아무리 몸을 안락하고 안전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한 순간에 한 줌의 재로 변할 것이다. 이전에는 그런 것들에 유혹을 받았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은 버리기로 결정한다. 모든 세속적인 지위, 부, 명성; 당신이 종단에서 수도원장이 되므로써 누릴 수 있는 위엄; 경전을 공부하여 법을 가르치므로써 얻을 수 있는 존경; 이 모든 것을 버리기로 결정한다. 이제 당신은 참선수행을 하므로써 자아를 실현하고 성불하기로 굳게 결심이 섰다.
일단 이러한 굳은 결심이 마음 속에 서면, 당신에게 진정한 화두가 자리잡는다. 이제 이렇게 소가 길이 들여졌으므로, 화두는 굳게 자리잡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가거나, 오거나 화두뿐이다. 긴박한 순간을 넘긴 후에는, 이제 소는 당신이 잡아끌 필요도 없이 순순히 따른다.
6. 소 타고 집에 돌아가다(기우귀가 騎牛歸家)
원 문
간과이파(刊戈已罷) 득실환공(得失還空)
창추자지촌가(唱椎子之村歌) 취아동지야곡(吹兒童之野曲)
신횡우상(身橫牛上) 목시운소(目視雲 )
호환불회(呼喚不回) 로룡부주(撈寵不住)
투쟁이 끝나서, 얻음도 잃음도 모두 비었구나!
나뭇꾼의 시골노래를 흥얼거리며, 시골 아이들의 풀피리를 불어 보노라.
태평한 모습으로 소 등에 누워, 눈은 아득한 허공을 바라본다.
불러도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끌어당겨도 더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Riding the Bull Home▶
This struggle is over; gain and loss are assimilated.
I sing the song of the village woodsman, and play the tunes of the children.
Astride the bull, I observe the clouds above.
Onward I go, no matter who may wish to call me back.
게 송
기우이리욕환가(騎牛이리欲還家) 소를 타고 유유히 집으로 돌아가노라니,
강적성성송만하(강笛聲聲送晩霞) 오랑캐 피리소리가 저녁 놀에 실려간다.
일박일가무한의(日拍一歌無限意)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지음하필고순아(知音何必鼓唇牙) 곡조 아는 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Comment▶
Mounting the bull, slowly I return homeward.
The voice of my flute intones through the evening.
Measuring with hand-beats the pulsating harmony, I direct the endless rhythm.
Whoever hears this melody will join me.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지점전파즉시가(指點前坡卽是家) 앞 언덕을 가리키니 바로 집이라,
선취동각출연하(旋吹桐角出煙霞) 이윽고 오동피리를 불며 석양 속에 나타난다.
홀연변작환향곡(忽然變作還鄕曲) 홀연히 음악은 환향곡으로 바뀌나니,
미필지음긍백아(未必知音肯伯牙) 곡을 아는 자는 백아 보다 낫다 하리라.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도기득득자귀가(倒騎得得自歸家) 거꾸로 소를 타고 집에 돌아가니,
약립사의대만하(蒻笠 衣帶晩霞) 삿갓과 도롱이도 저녁 놀에 물들었다.
보보청풍행처은(步步淸風行處穩) 걸음마다 맑은 바람에 가는 길이 편안하니,
불장촌초괘순아(不將寸草掛脣牙) 빈약한 촌초로선 입을 열지 못한다네
한자풀이
騎(馬, 8)말탈 기, 기마 기, 기병 기, 기사 기
戈(戈, 0)창 과
罷( , , 10)파할 파, 놓을 파, 물러갈 파
樵(木, 12)땔나무 초, 나무할 초, 나무군 초
吹(口, 4)불 취, 관악 취, 바람 취
撈(手, , 12)잡을(물속에 들어가서)로
籠(竹, 16)대그릇 롱, 새장 롱, 탈 것 롱, 쌀 롱
( , , 5)연할 이, 갈 이 ( , , 19)연할 리
羌(羊, 2)오랑캐 강, 아(탄식하는 소리)강
笛(竹, 5)피리 적
拍(手, , 5)칠 박, 박자 박, 어깨죽지 박
脣(肉, , 7)입술 순, 기(물건의 가장자리)순
牙(牙, 0)어금니 아, 깨물 아, 싹 아
披(手, , 5)헤칠 피, 열 피, 펼 피, 입을 피, 나눌 피
旋(方, 7)돌 선, 돌릴 선, 돌아올 선, 빠를 선
桐(木, 6)오동나무 동, 거문고 동
忽(心, 4)홀연 홀, 잊을 홀, 다할 홀
鄕(阜, , 10)마을 향, 시골향, 고향 향, 접때 향
伯(人, , 5)맏 백, 큰아버지 백, 백작 백, 남평 백
倒(人, , 8)넘어질 도, 거꾸로할 도, 거슬릴 도
(竹, 10)대이름 약, 대순 약
笠(竹, 5)삿갓 립 (竹, 10, 蓑와 同字)도롱이 사, 덮을 사
穩(禾, 14)안온할 온
掛(手, , 8)걸 괘
(九山선사 강설)
소의 등에 걸터 앉아, 그 고고한 사람은 행복하게 돌아온다.
그의 피리소리는 쪽빛 하늘과 어울린다: 그는 기쁨의 정원을 발견하였다.
그 누가 이 끝없는 즐거움을 알겠는가 ?
일단 그 긴박한 순간을 넘기고 공부가 다소 더 여유로워지면, 그 때는 소위 "疑端獨露(의단독로)"가 시작된다.
이제 당신은 앉을 때도 단지 화두가 앉아 있는 것이다. 당신이 온 종일 앉아 있어도, 앉아 있는 줄 모르며; 하루 종일 먹어도, 먹는 것을 모르며; 밤낮으로 잠만 잔다 해도, 잠잔 것을 모른다. 이런 것이 의단독로의 상태이다. 가도 화두가 가는 것이요; 먹을 때도 화두가 먹는 것이다. 화두는 더 이상 나타났다 사라졌다 함이 없다.
이런 경지의 사람이 앉아 있으면, 그는 마치 움직이지 않는 태산과 같다. 앉을 때엔, 단지 앉아 있을 뿐이다. 그의 태도는 정말 태산과 같다. 이렇게 소의 등에 걸터 앉아, "그 고고한 사람은 행복하게 돌아온다."
소를 타고 오면서 그는 피리를 분다. 당신은 이제 안개 지역이나 가시밭을 들어가더라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공부는 복잡한 시장 한 가운데에서도 할 수 있을 정도에 다다랐다.
"그의 피리소리는 쪽빛 하늘과 어울린다."는 말과 "그는 기쁨의 정원을 발견하였다."는 말은 무었을 의미하는가 ? 소에 걸터앉아 피리를 불면서, 이제 당신은 여유있게 소를 몰 수 있다. 소는 가만 놔두어도, 스스로 알아서 간다. 소가 길들여져 있으므로, 당신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않는다. 당신이 잠을 자건 돌아다니건, 서있건 누워있건, 아무도 당신이 얻은 내적인 평온함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 여섯번째 단계에서는 공부가 정말로 매사에 진전을 보이기 시작한다.
7. 소는 잊고 사람만 있다(망우존인 忘牛存人)
원 문
법무이법(法無二法) 법엔 두 법이 없나니,
우차위종(牛且爲宗) 임시 소에 의탁해 종으로 삼았노라.
유제토지이명(喩蹄兎之異名) 올가미와 토끼가 명칭이 다른 것 같고,
현전어지차별(顯筌魚之差別) 통발과 고기가 구별되는 것과 마찬가지일세.
여금출광(如金出鑛) 마치 금이 광석에서 나오고,
사월이운(似月離雲) 달이 구름을 벗어난 것 같으니,
일도한광(一道寒光) 한 줄기 차가운 빛은
위음겁외(威音劫外) 겁 밖의 위음이로다.
◀The Bull Transcended▶
All is one law, not two.
We only make the bull a temporary subject.
It is as the relation of rabbit and trap, of fish and net.
It is as gold and dross, or the moon emerging from a cloud.
One path of clear light travels on throughout endless time.
게 송
기우이득도가산(騎牛已得到家山) 소를 타고 이미 고향에 도착하였으니,
우야공혜인야한(牛也空兮人也閑) 소도 공하고 사람까지 한가롭네.
홍일삼간유작몽(紅日三竿猶作夢) 붉은 해는 높이 솟아도 여전히 꿈꾸는 것 같으니,
편승공돈초당간(鞭繩空頓草堂間) 채찍과 고삐는 띠집 사이에 부질없이 놓여 있네.
◀Comment▶
Astride the bull, I reach home.
I am serene. The bull too can rest.
The dawn has come. In blissful repose,
Within my thatched dwelling I have abandoned the whip and rope.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란내무우진출산(欄內無牛 出山) 산에서 끌고 온 소, 집안에는 없고,
연사우립역공한(烟 雨笠亦空閑) 삿갓과 도롱이도 쓸데 없다.
행가행락무구계(行歌行樂無拘繫) 즐겁게 노래하며 가는 길에 전혀 걸림 없으니,
영득일신천지간( 得一身天地間) 온 천지 사이에서 한 몸만이 자유롭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귀래하처불가산(歸來何處不家山) 돌아오니 어디 하나 고향 아니리,
물아상망진일한(物我相忘鎭日閑) 대상과 나 또한 모두 잊으니 종일 한가롭네.
수신통현봉정상(須信通玄峰頂上) 현지를 통한 봉우리 정상을 반드시 믿을지니,
개중혼불류인간(箇中渾不類人間) 그 속에선 온갖 것이 인간세 아니더라.
한자풀이
喩(口, 9)깨우쳐줄 유, 깨달을 유, 비유할 유
筌(竹, 6)통발 전
鑛(金, 15)쇳돌 광
寒( , 9)찰 한, 서늘할 한, 궁할 한(얼)
欄(木, 17)난간 란, 울간(울타리)란
진?(走, 5 의 俗字) 쫓을 진
영?(貝, 13)남을 영, 나머지 영, 넘을 영
鎭(金, 10)누를 진, 진정할 진, 진영 진, 고을 진
(九山선사 강설)
밝은 달과 시원한 바람: 참으로 멋진 집일세 !
소는 사라져버리고, 홀로 앉아있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졸고 있은들, 고삐와 채찍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
밝은 달이 떠오르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것은 정말 가장 좋은 집이다. 정말 멋진 집이 아닌가 !
이제 소는 사라졌다. 처음에 당신은 소를 잡는데 노력을 해야 했다. 그 다음 얼마 후에는 소는 스스로 당신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소는 혼자서 길을 따라 올바르게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졸고 있은들" ---- 이것은 당신이 등을 약간 굽힌 채 졸면서, 시간이 지나는지도 알지 못하고, 밤새도록 앉아 있은 후, 고개를 조용히 들어보니 여전히 밤인지 날이 밝은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여러 해 전에 해인사에서 경허스님이 계실 때 등을 약간 굽힌 채 항시 밤낮으로 조용히 졸기만 하곤 하셨다. 밑에서 지내던 강사는 이를 목격하고서 그에게 다음과 같은 쪽지를 보냈다: "존경하옵는 노장님, 항시 고개를 떨구고 졸기만 하시니, 조는 일외에는 잘하는 일이 없는 듯합니다." 이에 대하여 경허스님은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나는 이제 할 일을 마쳤으므로, 할 일은 잠자는 것뿐이요." 소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으므로, 더 이상 채찍질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이 단계에서는 당신이 졸기만 하더라도, 공부는 여전히 계속 나아갈 것이다.
경허스님은 덧붙이시기를: "높은 자리에 앉으니, 시비할 필요가 없다. 무념처에서 삼매에 든다." 이러한 사람은 그가 앉아있든 졸든 삼매에 들어있다. 그는 계속 말하였다: "무념속에 앉아, 고요히 여여하게 지낸다. 그러므로 자신의 자연스런 상태 위에서 나아간다. 그런데 당신은 왜 작은 바람을 일으켜 나를 방해하는가 ? 숲 속에서 조용히 자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왜 당신은 나를 바람에 날리는가 ?" 이 단계에서 당신은 전적으로 혼자서 나아가며 채찍이나 고삐가 필요없다.
8. 사람도 소도 다 잊다(인우구망 人牛俱忘)
원 문
범정탈락(凡情脫落) 범속한 생각을 탈락하고,
성의개공(聖意皆空) 거룩한 뜻도 다 비어 있다.
유불처불용오유(有佛處不用?遊) 부처가 있는 세계엔 놀 필요가 없고,
무불처급수주과(無佛處急須走過) 부처 없는 세계는 모름지기 급히 지나가야 한다.
양두불착(兩頭不着) 범속함과 거룩함 둘 다에 집착하지 않으니,
천안난규(千眼難竅) 관음보살의 천안이라도 엿보기 어려워라.
백조함화(百鳥啣華) 온갖 새들이 꽃을 물고와 공양하는 것은,
일장마라(一場 ?? ) 오히려 한바탕 부끄러운 장면일 뿐이네.
◀Both Bull and Self Transcended▶
Mediocrity is gone. Mind is clear of limitation.
I seek no state of enlightenment.
Neither do I remain where no enlightenment exists.
Since I linger in neither condition, eyes cannot see me.
If hundreds of birds strew my path with flowers,
such praise would be meaningless.
게 송
편삭인우진속공(鞭索人牛盡屬空)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는 다 비어 있나니,
벽천요활신난통(壁天遼闊信難通) 푸른 허공만이 가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도다.
홍로염상쟁용설(紅爐焰上爭容雪)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도차방능합조종(到此方能合祖宗) 이 경지에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라.
◀Comment▶
Whip, rope, person, and bull -- all merge in No-Thing.
This heaven is so vast no message can stain it.
How may a snowflake exist in a raging fire?
Here are the footprints of the patriarchs.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참괴중생계이공(?愧衆生界已空) 부끄럽구나! 중생계도 이미 비었으니,
개중소식약위통(箇中消息若爲通) 그 가운데 소식을 어찌 통할 것인가!
후무래자전무거(後無來者前無去) 뒤에 오는 자도 없고 앞에 가는 이도 없으니,
미심빙수계차종(未審憑誰繼此宗) 모르겠다! 누구에게 종지를 계승한다고 하는지를.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일추격쇄대허공(一鎚擊碎大虛空) 한번 크게 내려 큰 허공을 부숴버리다.
범성무종로불통(凡聖無縱路不通) 범부 성인의 자취는 없고 길도 통하지 않네.
명월당전풍삽삽(明月堂前風颯颯) 명월당 앞에 부는 바람은 쓸쓸한데,
백천무수부조종(百川無水不朝宗) 세상의 모든 강들은 바다로 흘러든다.
한자풀이
( , , 11)놀 오
窺(穴, 11)엿볼 규, 발걸음 규
啣(口, 8, 銜과 同字)재갈 함, 물 함, 품을 함
?( , 16) (人, , 19)간능할 라, 재치 라
屬(尸, 18)이을 촉, 맡길 촉, 따를 촉, 무리 속, 엮을 속
碧(石, 9)옥돌 벽, 푸를 벽
闊(門, 9)넓을 활, 멀 활, 성길 활
爐(火, 16)화로 로 (火, 10)
?(心, , 11, 慙과 同字)부끄러워할 참
愧(心, , 10)부끄러워할 괴
消(水, , 7)사라질 소, 사라지게할 소
審( , 12)살필 심, 깨달을 심, 자세히 심
憑(心, 12)기댈 빙, 의지할 빙, 클 빙, 증거 빙
繼(薩, 14)이을 계, 맬 계
鎚(金, 10)철추 추, 저울 추, 칠 추
颯(風, 5)바람소리 삽, 성할 삽
鎚(金, 10)철추 추, 저울 추, 칠 추
(九山선사 강설)
허공조차 무너졌는데, 어찌 장애가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
한 점의 눈 조각이 타오르는 화롯불 안에 있을 수 있겠는가 ?
당신은 즐거이 오고 간다: 어찌 당신은 항시 웃지 않을 수 있는가 ?
이제는 사람과 소 모두 잊혀졌다. 당신은 적멸 속에 앉아 있다. 이런 때에 "허공조차 무너진" 것이다. 현재의 우리 상태에서는, 모든 현상계는--우주를 포함하여-- 존재로서 경험된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는 허공이 무너진다. 이것은 궁극적인 깨달음의 순간이다. 자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허공조차 무너져야 한다.
"한 점의 눈 조각이 타오르는 화롯불 안에 있을 수 있겠는가 ?" 이런 가운데서는 불조도 더 이상 소용없다. 왜냐하면, 이 때는 부처도 한 방망이요 조사도 한 방망이 감이기 때문이다. 불조도 무용지물이라면, 성인과 범부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 누가 범부이며 누가 성인이겠는가 ? 한 점의 눈 조각도 여기서는 존재할 수 없다. 불조도 이제는 당신에게 소용이 없다.
"당신은 즐거이 오고 간다: 어찌 당신은 항시 웃지 않을 수 있는가 ?" 오는 것도 좋고 가는 것도 좋다. 드러누워도 좋고 엎드려 있어도 좋다. 당신은 원하는 대로 삼악도에 갈 수도 있다. 당신이 지옥에 있건, 아귀 가운데 있건, 축생에 속하건, 모두 좋을 뿐이다. 당신이 지옥에 있건, 천국에 있건, 불국토에 있건, 당신은 오직 웃을 뿐이다.
9. 근원으로 돌아가다(반본환원 近本還源)
원 문
본래청정불수일진(本來淸淨不受一塵) 본래 청정해서 한 티끌에도 물들지 않으면서,
관유상지영고(觀有相支榮枯) 모습 있는 만유의 영고성쇠를 본다.
처무위지응적(處無爲之凝寂) 함이 없는 고요한 경지에 머물러,
부동환화(不同幻化) 더 이상 환상과 동일시 하지 않으니,
기가수치(豈假修治) 어찌 수행과 계율에 의지하리오!
수록산청(水綠山靑) 물은 맑게 흐르고 산은 푸르른데,
좌관성패(坐觀成敗) 홀로 앉아 세상의 흥망 성쇠를 바라보노라.
◀Reaching the Source▶
From the beginning, truth is clear. Poised in silence,
I observe the forms of integration and disintegration.
One who is not attached to "form" need not be "reformed."
The water is emerald, the mountain is indigo,
and I see that which is creating and that which is destroying.
게 송
반본환원이비공(返本還源已費功) 근원으로 돌아가 돌이켜 보니 온갖 노력을 기울였구나!
쟁여직하약맹롱(爭如直下若盲聾)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것을,
암중불견암전물(庵中不見庵前物)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
수자망망화자홍(水自茫茫花自紅)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
◀Comment▶
Too many steps have been taken returning to the root and the source.
Better to have been blind and deaf from the beginning!
Dwelling in one's true abode, unconcerned with that without --
The river flows tranquilly on and the flowers are red.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영기불타유무공(靈機不墮有無功) 신령한 기틀은 유무의 공에 떨어지지 않아서,
견색문성기용롱(見色聞聲豈用聾) 빛깔도 보고 소리도 듣는데, 어찌 귀머거리이겠는가!
작야금오비입해(昨夜金烏飛入海) 어젯밤 금가마귀가 날아서 바다로 들어가니,
효천의구일륜홍(曉天依舊一輪紅) 새벽 하늘에 예와 같이 둥근 해가 떠 있도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용진기관비진공(用盡機關費盡功) 기관을 다 써서 모든 노력을 했어도,
성성저사불여롱(惺惺底事不如聾) 또랑또랑한 그 일은 귀머거리만 못하네.
초혜근단래시로(草鞋根斷來時路) 짚신 끈이 다 해진 채 돌아오는 길에는,
백조부제화란홍(白鳥不啼花亂紅) 새들이 울지 않는데 꽃들만 붉게 피었어라.
한자풀이
費(貝, 5)쓸 비, 소모할 비, 넓을 비
盲(目, 3)눈먼 맹, 장님 맹, 어두울 맹
聾(耳, 16)귀머거리 롱, 귀먹을 롱, 어두울 롱
庵( , 8)암자 암 昨(日, 5)어제 작
烏(火, 6)까마귀 오, 검을 오, 어찌 오
飛(飛, 0)날 비, 날릴 비, 높을 비
曉(日, 12)새벽 효, 밝을 효, 깨달을 효(티)
舊(臼, 12)예 구, 옛날 구, 친구 구, 늜은이 구
惺(心, , 9)깨달을 성, 조용할 성
底( , 5)밑 저, 바닥 저, 이를 저, 어조사 저
鞋(革, 6)신(신발)혜
啼(口, 9)울 제
(九山선사 강설)
나 자신의 보물을 다시 찾았다: 그 모든 노력들은 공연한 것이었다 !
차라리 눈 멀고 귀먹고 벙어리였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강산은 그대로 아닌가 ! 꽃들 사이의 새도 그러하구나.
마침내 당신은 완전히 잊고 있던 자신의 보물을 되찾았음을 깨닫는다. 조용히 생각해보면, 당신은 당신의 모든 수행을 위한 노력들이 실제는 불필요했었음을 인식한다. 이제는 당신이 입만 벙긋해도 이것은 설법이며, 걸어가도 이것은 법의 가르침이다. 그런 사람은 다만 이러하다. 거기엔 다른 아무것도 없다. 진리 아닌 것이 없다. 사실, 당신이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왜일까 ? 그것은 그 많은 소용없는 짓을 하면서 당신이 이리 저리 끌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강산은 그대로 아닌가 !" 이러한 것이 무정물의 설법이다.
10. 저자에 들어가 손을 드리우다(입전수수 入廛垂手)
원 문
시문독엄(柴門獨掩) : 싸리문을 닫고 홀로 고요하니,
천성부지(千聖不知) : 천명의 성인이라도 그 속을 알지 못하네.
매자기지풍광(埋自己之風光) : 자기의 풍광은 묻어 버리고,
부전현지도철(負前賢之途轍) : 옛 성현들이 간 길들도 등져버린다.
제표입시(提瓢入市) : 표주박을 들고 저자에 들어가며,
책장환가(策杖還家) : 지팡이 짚고 집으로 돌아간다.
주사어행(酒肆魚行) : 술집도 가고 고깃간도 들어가서,
화령성불(化令成佛) : 교화를 펼쳐 부처를 이루게 한다.
◀In the World▶
Inside my gate, a thousand sages do not know me.
The beauty of my garden is invisible.
Why should one search for the footprints of the patriarchs?
I go to the market place with my wine bottle and return home with my staff.
I visit the wineshop and the market,
and everyone I look upon becomes enlightened.
게 송
로흉선족입전래(露胸跣足入廛來) 맨 가슴 맨발로 저자에 들어오니,
말토도회소만시(抹土途灰笑滿 )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에 가득한 함박웃음.
불용신선진비결(不用神仙眞秘訣) 신선이 지닌 비법 따위를 쓰지 않아도,
직교고목방화개(直敎枯木放花開) 당장에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게 하누나!
◀Comment▶
Barefooted and naked of breast, I mingle with the people of the world.
My clothes are ragged and dust-laden,
and I am ever blissful. I use no magic to extend my life;
Now, before me, the dead trees become alive.
화답송, 석고희이(石鼓希夷)화상
자한친종이류래(者漢親從異類來) 이놈은 틀림없이 이류에서 왔구나.
분명마면여노시(分明馬面與 ) 말의 얼굴과 당나귀 뺨이 너무나 분명하다.
일휘철봉여풍질(一揮鐵棒如風疾) 질풍처럼 몽둥이를 한번 휘둘러서,
만호천문진격개(萬戶千門盡擊開) 이 세상의 모든 문들을 두들겨 여네.
화답송, 괴납대련(壞衲大璉)화상
수리금추벽면래(袖裏金木追劈面來) 소매 속의 금방망이가 정면에서 떨어지니,
호언한어소영시(胡言漢語笑靈 ) 오랑캐 말, 우리 말로도 웃음은 볼에 가득하네.
상봉약해불상식(相逢若解不相識) 서로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함을 이해한다면,
루각문정팔자개(樓閣門庭八字開) 미륵의 누각문도 활짝 열어지리라!
한자풀이
垂(土, 5)늘어질 수, 드리울 수, 변방 수
柴(木, 5)섶 시, 지킬 시, 막을 시
掩(手, , 8)가릴 엄, 숨길 엄, 닫을 엄
負(貝, 2)질 부, 입을 부, 업을 부, 등질 부, 짐 부
瓢(瓜, 11)바가지 표
策(竹, 6)대쪽 책, 책 책, 문서 책, 꼬챙이 책
肆(聿, 7)방자할 사, 펼 사, 늘어놓을 사
跣(足, 6)맨발 선, 맨발로다닐 선
抹(手, , 5)바를 말, 지울 말, 닦을 말
塗(土, 10)진흙 도, 길 도, 칠할 도
灰(火, 2)재 회, 재도될 회
?(頁, 9)뺨 시, 아가미 시 (頁, 7)턱 함, 끄덕일 암
驢(馬, 16)당나귀 려
揮(手, , 9)휘두를 휘, 뿌릴 휘, 지휘할 휘
棒(木, 8)몽둥이 봉, 칠 봉
疾( , 5)병 질, 괴로움 질, 미워할 질
袖(衣, , 5)소매 수, 소매에 넣을 수
槌(木, 10)망치 추, 망치 퇴, 칠 추, 칠 퇴
劈(刀, 13)뻐갤 벽, 천둥 벽
盈(皿, 4)찰 영, 남을 영
(九山선사 강설)
누더기에 주린배로 저자거리에 나선다.
먼지투성이가 되어서도, 왜 웃음은 멈추지 않는 것인가 ?
고목에서 꽃이 피니 벌 나비가 춤을 춘다.
유정물(중생)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당신은 자유로이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저자를 오가며 거리를 헤메면서 보살도를 닦는다. 당신은 보살행을 한다: 즉 누가 달라고 하면 당신은 입고 먹는 무엇이나 그에게 준다. 당신은 어찌해도 좋다. 형편이 좋으면 당신은 웃는다. 형편이 좋지 않으면, 당신은 여전히 웃는다. 당신은 웃음띠고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마치 바보처럼. 이 때는 고목에서 꽃이 핀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그는 모든 중생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