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속에 흐르는 저승의 강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사람은 죽어서 저승으로 가게 되는데
타나토스라는 저승사자가 죽은이의 영혼을 인도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에레보스(Erebus)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암흑 세계를 뜻하는데,
본디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어둠의 신을 말하며, 어둠’ 또는 ‘암흑’을 뜻한다.
하데스가 자신이 관장하는 저승을 두 부분으로 나누고는 죽은 자들이 잠시 지나가는 곳은 에레보스, 티탄 등을 감금한 무한 지옥은 타르타로스라 불렀다고 한다. 이 곳(에레보스)에는 5개의 강이 있다고 한다.
아케론(Acheron)
첫번째 강은 비통의 강 또는 슬픔의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아케론이다.
이 강에는 고대 그리스어로 '기쁨'이라는 뜻의 카론이라는 늙은 뱃사공이 있다.
이 뱃사공은 바닥이 없는 소가죽 배로 혼령들을 강 건너 쪽, 즉 피안으로 실어다 준다.
그런데 이 소가죽 배를 얻어 타려면 적어도 엽전 한 닢이라도 내지 않으면 절대로 이 강을 건널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입에다 꼭 1오보로스짜리 동전을 물려 주는 관습이 있었다. 여기서 영혼이 슬픔을 버리고 간다고도 한다.
코퀴토스(Cocytos,Cocytus)
두 번째 강은 비탄의 강 또는 통곡의 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코키토스(코퀴토스)이다. 깊고 검은 시름의 강이라고도 하며, 특별한 이야기는 그리 전해져 오고 있지 않다.
플레게톤(Phlegethon)
세 번째 강은 불의 강, 불길의 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플레게톤이다. 용솟음치는 불길의 폭포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곳이며, 이전의 강에서 느꼈던 비통과 시름을 불로 정화해 깨끗한 영혼을 얻는 곳이기도 하다.
스틱스(Styx)
네 번째 강은 '혐오스럽다'는 뜻도 있는 증오의 강인 스틱스(스튁스)이다. 저승을 일곱 바퀴 돌아 흐르는 강이며, 원래는 이 강의 여신의 이름이다. 스틱스 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대양(大洋)신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로, 티탄 신족(神族)의 팔라스와의 사이에 젤로스(경쟁), 니케(승리), 크라토스(위력), 비아(폭력)를 낳았다. 또 제우스와의 사이에 저승의 여왕 페르포에스를 낳았고, 페이라스와의 사이에서는 괴물 에키드나를 낳았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티탄신족과 싸움을 벌인 때, 그녀는 다른 신들에 앞서 자식들과 함께 제우스편에 붙어 티탄신족과 싸웠다. 그 대가로 그녀의 위세가 등등해져 죽은 자는 모두 스틱스를 건너야만 저승에 이를 수 있었고, 신들에 대한 권위도 대단하였다.
즉 신들의 모든 맹세는 스틱스를 두고 이루어졌으며, 맹세를 할 때 제우스는 이리스에게 지하세계의 한 바위 틈에서 흘러 나오는 스틱스 강물을 올림포스로 떠오게 했다.
스틱스는 이런 방법으로 신들의 맹세를 지켜보았다. 맹세를 어긴 데 대한 벌은 엄했다.
어느 신이든 스틱스를 걸고 한 맹세를 지키지 않으면 일 년 동안 숨을 쉬지 않아야 하고, 식음 전폐와 교제 금지는 물론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마실 수 없는 벌을 감수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그 후 9년 동안 신들의 향연에 참가가 금지되었다. 십 년째가 되어야만 신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회복할 수 있었다.
레테(Lethe)
마지막 강은 망각의 강으로 유명한 레테이다. 스틱스처럼 원래는 신의 이름으로, 분쟁과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딸이라고 한다.
영어의 'lethal(치명적인)'과 'lethargic(혼수상태의)'은 사촌형제간처럼 보이는 단어인데, 이 두 단어는 그리스 어인 'lethe(망각의 강)'에서 유래한 말이다.
'lethal(치명적인)'과 'lethargic(혼수상태의)'은 사촌형제간처럼 보이는 단어인데, 이 두 단어는 그리스 어인 'lethe(망각의 강)'에서 유래한 말이다. 다른 인가의 힘과 고뇌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인들은 '레테lethe'라는 말에 두 가지 신화적인 의인화를 행했다.
하나는 에리스(불화의 여신)의 자식인데, 어원의 뜻에 충실하게도 완전히 잊혀져 버렸다.
다른 하나는 황천의 강 또는 망각의 근원인데, 이 뜻은 계속 기억되고 있다.
그리스 인들에 의하면, 이 '레테lethe'는 저승의 다섯 강들 가운데 하나인데, 다른 네 강으로부터 따로 떨어져 있다고 한다. 스틱스를 건너고 나면, 죽은 망령은 지상에서의 기억을 모조리 지워 버리도록 레테의 물을 마시도록 강요당한다.
환생을 주장하는 철학자들은 죽음의 영혼이 고결한 생활을 다시 한 번 시도하기 위해서 눈물의 골짜기(현세)로 되돌아오기 전에 역시 이 강물을 마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lethargy(무기력한)'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의 의학 용어인데, 견딜 수 없는 졸음이나 장기적인 수면을 가져다 주는 질병을 뜻하는 말로, 'lethargia'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중세 영국인들은 그런 병을 위해 이 말을 라틴 어를 통해서 빌려 왔지만 동시에 '마비', '무관심', '나태'라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로마 인들은 그리스 신화의 요점을, '완벽한 망각은 죽음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lethum(죽음)'과 'lethalis(치명적인)'라는 말을 새로 만들어 냈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lethal'이라는 말은 후자에서 나온 것이며, 1583년격에 처음으로 'lethal sin', 즉, '용서받을 수 없는 죄(대죄)'라는 문구로 쓰여졌다. 이 말은 17세기 초에 이르러 문화적인 의미로 '치명적'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스틱스를 건너고 나면, 죽은 망령은 지상에서의 기억을 모조리 지워 버리도록 레테의 물을 마시도록 강요당한다. 죽은 자는 이 강물을 마시고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잊는다고 하며, 영혼이 새로운 육체 속에 들어가 다시 태어날 때 이 강물을 마시고 이승의 기억을 모두 잊는다고도 한다. 이승의 일, 전생의 번뇌는 까맣게 잊고 저승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곳이다.
여기서 한 가지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 스튁스와 레테는 그 순서가 불분명하다. 어떤 글에는 레테가 4번째이고, 스튁스가 5번째로 나온다.
망각의 강을 건너면 벌판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낙원의 들판인 엘뤼시온(Elusion)이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무한 지옥인 타르타로스(Tartaros)가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든 혼령은 저승 사람으로서의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밀턴은 자신의 저서 '실락원'에서 각 강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무서운 스튁스, 죽음 같은 증오의 물결.
검고 깊은 비애의 강, 참혹한 아케론.
회한의 흐름에서 들리는 통곡.
그래서 그 이름은 코퀴토스.
용솟음치는 불길의 폭포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무시무시한 플레게톤.
여기에서 멀리 떨어져 조용히 흐르는 망각의 강 레테가 물의 미로를 더듬는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전생의 삶과 존재, 희로애락을 모두 잊는다.
※에리다누스(Eridanus)
신화에 의하면 에리다누스는 황천과 지상 사이에 가로놓인 죽음의 강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 강과 관련된 이야기가 두 가지 나오는데 모두 아폴로의 아들들과 관련된 이야기다. 그 중 한 이야기에는 아폴로신의 아들인 파에톤이 아폴로의 마차로 하늘을 달리다가 실수하여 떨어져 죽은 강(제우스의 벼락을 맞음)이 에리다누스강이라고 되어 있다. 또 다른 이야기에는 아폴로신의 아들 오르페우스가 황천으로 아내 에우리디케를 구하러 갈 때 건넜던 강으로 나와 있다.
옛 사람들이 이 강을 황천과 지상을 연결하는 죽음의 강으로 본 것은 이 별자리의 끝부분이 지평선 아래에 접해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에레보스의 5대 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에리다누스 또한 제 6의 강으로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뱃사공.
카론(Charon)은 그리스어로 ‘기쁨’이라는 뜻이다.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닉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여러 개의 강을 건너 저승에 이른다고 믿었다. 즉 ‘비통의 강’ 아케론과 ‘시름의 강’ 코키토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넌 뒤 극락의 벌판 엘리시온을 지나고 ’증오의 강’ 스틱스를 거쳐 하데스의 궁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카론은 바닥이 없는 쇠가죽 배에 죽은 자들을 태워 아케론강에서 스틱스강까지 건네주었는데, 장례를 치르고 통행료를 내는 사람들만 저승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대 그리스에서는 죽은 자들을 매장할 때 입에 1오보로스짜리 동전을 물려 주는 관습이 있었다. 예술작품에서는 긴 수염을 늘어뜨린 초라한 모습이지만 고집이 세고 성미가 까다로운 노인으로 묘사된다.
카론의 임무는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것이었으나, 산 사람들도 그의 배를 타고 저승으로 가기도 하였다. 헤라클레스가 에우리스테우스의 명령을 받아 저승의 문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갔을 때, 카론은 그를 배에 태워 강을 건네주었다가 하데스에 의해 1년 동안 쇠사슬에 묶이는 벌을 받았다.
또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하여 저승으로 간 오르페우스도 하프 연주로 카론을 감동시켜 저승의 강을 건넜으며, 저승에 가서 ‘아름다움’이 담긴 상자를 가져오라는 비너스의 명을 받은 프시케도 2오보로스의 돈과 굳은 빵 2개로 카론을 매수하여 저승의 강을 건넜다고 한다.
한편 천체에서 명왕성은 저승의 지배자 하데스의 행성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단 하나만 알려져 있는 명왕성의 위성에 카론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