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읍. 논산에서 전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던 호남권 초입의 조그만 마을이었다.
별다른 특징이 없었던 고장이었으나 호남으로 가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 지리적 요인 덕분에,
분단 이후 대규모의 사단과 더불어 육군훈련소가 이 곳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 때문에 조그맣던 농촌이 거대한 군사시설을 갖춘 군사도시로 탈바꿈했다.
지금도 '논산 육군훈련소'는 유명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연무 육군훈련소'가 맞는 표현이지만,
연무가 소속되어 있는 논산의 인지도가 훨씬 높기에 논산이라고 알려져왔고,
그에 따라 군사와는 아무런 상관 없던 '본(本)논산'까지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씌이게 되었다.
지금의 연무읍은 군사시설을 위한 고장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군입대를 하는 아들과 그를 떠나보내는 부모님이 이별의 눈물을 흘리는 곳,
2년이란 세월의 시작점을 찍는 곳으로서, 연무읍은 육군 장병들의 많은 추억거리를 간직하게 해주는 곳이다.
오죽하면 이 지역의 터미널이 '연무터미널'이라 불리울까.
인구 2만명의 조그만 읍인데도 고속터미널과 시외터미널이 각각 따로 있고,
서울-논산의 모든 고속버스가 연무대까지 운행할 정도다.
'군대'에 입소하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의 시작과 끝을 모두 선사해주는 터미널이다.

연무대터미널 앞에는 유명한 연무로터리가 있다.
읍내 중심지와는 한발짝 떨어져 있지만, 연무읍 내에선 가장 유명한 지역 중 하나다.
논산, 전주, 논산IC(호남고속도로), 강경방면의 도로가 교차하는 곳이기 때문에,
연무읍내에서 가장 차량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그 로터리를 양쪽에 끼고 고속터미널과 시외터미널이 각각 따로 나뉘어진다.
고속터미널은 여산, 전주방향의 읍내와 가까이 붙어있고,
시외터미널은 논산, 부여방향으로 약간 읍내와 떨어져 있어 고속터미널의 접근성이 더 좋다.
위의 사진은 고속터미널에서 읍내를 바라보고 찍은 것이다.

연무대 고속터미널의 규모는 오히려 논산의 그 것보다 더 커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센트럴시티-논산을 오가는 모든 버스가 이 곳 연무대까지 들어와 회차하기 때문.
천안논산이 뚫리기 전에는 반대방향(센트럴시티-연무대-논산)으로 운행하여
연무대터미널이 논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이기도 했었으나,
천안논산이 뚫린 지금은 정반대로 논산에서 전주로 들어가는 길목의 역할을 딱딱 해주고 있다.

논산보다 터미널 규모는 큰 편이지만, 내부는 논산보다 썰렁한 편이다.
사실 논산의 배후인구(7~8만)와 연무대의 배후인구(2만)을 비교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단순히 지역 주민만을 위한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평소 수요가 적다고 해서 크게 상관은 없다.
'연무대'라는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군인 수요를 흡수하려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이다.

비록 내부만 쳐다보면 흔하디 흔한 간이정류장 터미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입소날의 고속터미널은 건물이 터져나갈 것 같이 수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마지막 이별을 고하고 눈물로 헤어지는 드라마같은 상황이 매주마다 펼쳐지는 곳.
단순히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하나하나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단순히 헤어짐과 새로운 만늠을 위한 공간으로 잠시 거쳐가기만 하는 탓인지,
군인들을 위한 서비스는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군인 수요를 노리고 만든 터미널이라고 하기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다.
편안히 앉아 차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그 뒤로 책 자판기와 TV, 논산시 안내지도. 더위를 식혀주는 선풍기까지...
TV만 없더라면 완벽한 도서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들처럼 연무대 또한 서울 수요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노선은 전혀 뚫리지 않고 오직 서울행 버스만을 운행하고 있다.
이 곳의 모든 노선들이 논산을 거쳐가긴 하지만,
논산-연무대간 구간승차는 불가하고 오직 서울행 표만 끊을 수 있다.

평균 40~6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고속버스.
대부분의 차량이 우등고속으로 투입되고 있는데,
그러나 우등버스라고 차량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연식에 따라, 좌석배열에 따라 천차만별로 승차감이 달라진다.
31인석보다도 못한 차량이 있으며, 우등고속의 편안함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차량도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장병들이 아쉬운 이별과 두려운 만남을 고하는 고속터미널을 나와,
약 100m 거리를 두고 떨어진 아담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본다.
고속터미널도 만들어진 지 꽤 된듯한 풍경을 지녔는데,
시외버스터미널은 더욱더 오래된 듯한 느낌이다.
사실 터미널이라고 하기보다는 '간이정류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

정식 명칭도 '터미널'이 아닌 '정류장'.
말 그대로 논산에서 내려온 시외버스가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이다.
무척 오래된 간이정류장의 모습은 마치 70년대로 내려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장거리 이동만이 가능한 고속터미널과는 달리 시외버스는 단거리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입소날이 아니라 할 지라도 휴가 나온 군인들을 항상 접할 수 있다.

고속터미널처럼 시외터미널 또한 군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외터미널 대부분의 수요를 군인이 흡수하고 있기 때문.
무척 오래된 간이점포와 매표소는 세월의 흐름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규모 또한 매우 조그맣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어,
겉보기와는 달리 한적, 한산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곳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선은 단연코 대전행 시외버스다.
부여, 강경, 논산 등지에서 출발한 대전행 버스가 논산IC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는데,
논산IC로 들어가는 길목이라는 지리적 입지 덕분에,
서대전과 동대전 종류별로 수시로 들어왔다 나가곤 한다.
논산과 전주를 잇는 1번국도가 지나가는 덕에 전주행 버스가 경유하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논산-전주는 그리 자주 운행하지는 않고 있다.
아무쪼록, 호남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입지 덕분에 예로부터 혜택은 많이 입고 있다.

연무대 시외터미널의 또다른 이름 '동산정류소'.
동산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연무라는 이름을 버리고 동산이라고 이름을 붙여놓기는 했는데,
아직은 '연무대터미널' '연무터미널'이란 이름으로 통용되는지라 상당한 혼란을 주기도 한다.
대전, 전주방면 외에도 논산, 부여방면 노선까지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는데,
연무-대전간 노선이 원래 부여, 논산-대전간 노선들이 추가로 정차해주는 형식이기 때문에,
그 반대방면인 부여, 논산간 버스도 무척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연무-논산 시내버스가 무려 5분간격으로 다니고 부여-연무 유동인구도 굉장히 적기 때문에,
부여, 논산간 시외버스는 수요적 측면에선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

시간이 멈춰진 것 같은 훈훈한 풍경...
지방의 소외된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모습이지만,
연무대에서만큼은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느 국군 장병이 떠나는 시외버스를 아련히 쳐다본다.
수많은 추억들을 싣고 자유로이 떠나는 버스를 향해.
특정 집단에 갇혀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있어,
버스라는 존재는 억압과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동경의 산물이다.
수많은 추억들을 싣고 시작에서 끝으로 향하게 하는 버스.
누구에게나 새록새록 추억을 안기며 설레임을 주기 마련이지만,
연무대에서만큼은 더욱더 멋지고 더욱더 떨리는 설레임을 안길 것이다.
첫댓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뀐게 하나도 없네요. 전주방면 13:05 14:00 차는 유일하게 훈련소 앞까지 들어가는 버스입니다. 서대전터미널에서 출발해서 연무(동산)터미널을 거쳐 훈련소 종착으로 운행하며, 이 차량들은 훈련소에서 출발하여 연무(13:55 14:35)를 거쳐 서대전까지 운행을 하고 있죠. 훈련소까지 들어가는 유일한 노선버스임에도 불구하고 홍보부족 및 서대전터미널의 접근성 결여로 승객이 별로 없어보이더군요.
연무IC에서 가끔 승하차하시는분 계시던데 아직도 계시나요??
논산IC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연무IC는 천안논산고속도로 연무읍과 강경읍 경계지역에 있습니다. Maximum님이 올린 논산시외버스터미널의 요금표에 보면 T.G 1,100원이 있는데 여기를 말씀하신 곳 같습니다. 현재 논산IC에서 버스 정차합니다.^^
대전충남지역 터미널 요금표에 연무TG라고 적혀있어서 지역주민들은 연무TG로 부르는 듯 합니다.
10년도 더 넘었는데 친구 데려다 주는데 당시 연무대 전체에 신촌관광(?)이 꽉 찼던 기억이 나네요.. 앞에다 매직으로 서울, 인천,광주 등...
고속도로 IC를 개통된순서에 따라 이름을 짓다보니 초보자는 좀 헷갈려 할수가 있는것 같군요. 예를들어 논산IC는 논산시에서 제일가까운곳으로 알고계신분들이 많을것같고 연무IC 또한 그렇구요... IC명칭 변경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서논산IC=>논산IC ,연무IC=>강경IC ,논산IC=>연무IC로 변경을 하는것도 괜찮은 생갈일듯 합니다. 처음엔 약간의 혼란이 있을수가 있겠지만 홍보만 제대로 된다면 이또한 좋은 방법일듯 하네요...
연무는 현재 연무.강경IC로 불리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와,,,마지막 사진 보니 김제도 보이네요~혹시 예전에 연무에서 김제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나봐요..?
서울남부(용산)-(직행)-연무-전주-김제-부안 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버스랑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논산 육군훈련소,,, 한국전쟁때 제주도의 제1훈련소에 이어 '제2훈련소'로 개소되어 98년까지 이 명칭을 유지하다가(제1훈련소는 50년대에 폐쇄됨) 98년부터 육군 교육사령부 예하 '육군훈련소'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됩니다. 훈련소장은 2성장군인 소장이 맡고있으며 산하에 5~6개의 직할대와 7개의 교육연대가 편제되어 있죠. 많은 분들이 육군훈련소의 편제가 사단급 부대의 그것과 비슷하다하여 훈련소 자체를 하나의 사단급 부대로 알고계시는 경우가 많은데 훈련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부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6년만에 보는 사진인데 정말 훈훈하네요~ ^^;
논산...26연대 출신입니다. 처음에 들어가기전에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논산롯데리아가서 새우버거 한개인가?? 두개인가?? 먹고 입소대대로 들어갔었죠.. 지금이야.. 민간인이지만.. 입소할때의 기분하고 퇴소할때의 기분하고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죠^^;
현재 육군훈련소에서 군복무중입니다. ㅎㅎ 저곳... 휴가때 외박때 꼭꼭 들리는 곳이죠. 육군훈련소 앞에서 택시타면 기사들 3천원 부릅니다. (입소대대는 4천원) 서대전행이 비교적 자주 다니는데 대전도심(대전역, 은행동 부근)과는 거리가 있다보니 서대전보다 운행횟수가 적은 유성경유 동대전행이 인기가 높습니다. 교통편 환승면에서도 좋구요. 5분 차이로 서대전차랑 동대전차가 연무대정류장에 들어오면 서대전차는 쪽박, 동대전차는 대박 터뜨리고 갑니다 ㅎㅎ 지난 6월 외박때 13:45 동대전차 탔는데 이미 논산에서부터 입석 세워와서 연무대에선 5~6명 겨우 탔나...;;; 저도 출입문 바로 그 계단에 서서 왔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