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슴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우리 아들놈 때문에 흘린 눈물이 참 많았더랬습니다. 놀이터에서 온갖 비난을 다 받고
5살짜리 꼬맹이 손을 붙들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흘린 눈물부터, 작년 학교담임 선생님의
가슴 뜯는 비난까지 아들 때문에 펑펑 쏟은 눈물은 참 많았습니다.
아들놈의 YQMT를 마치고 선생님으로부터 '활동적인 행동에 비해 자존감이 참으로 낮다' 라는
말씀과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은 아들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O.K.하고 사랑으로 내버려두라는
말씀을 듣고 집에 돌아오는 길부터 제 가슴 속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막막하거나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아들에 대한 비난이 슬퍼서가 아니라 그 비난으로부터 아들을 방어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분노와
슬픔으로 예전에 눈물을 흘렸었다면 어제는 깊은 수렁속에서 헤어나갈 한 줄기 빛을 발견한 그런
안도감에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우리 아들이 11살밖에 안되었다는 것이요.
위선적이었던 제 모습을 돌이켜 봅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불안은 그 근원이 있으며 그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분명 부모의 안정되지 못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기였을 때 충분히 주지 못했던 것을 지금부터라도 메워나가야 하겠지요.
어제 저녁 그리도 목매하는 MP3를 아무런 조건없이 사주마고 했습니다. 아이는 금새 무릎을
파고드는 예쁜 강아지가 됩니다.
아침에도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학교갈 준비를 합니다. 가방속에 집어 넣은 만화책 두 권이 좀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만화책 가져 가도 돼?"하고 묻고 "괜찮다"는 말에 두말않고 밥을 챙겨
주었습니다. 말만 괜찮은 것이 아니라 정말 대수롭지 않게 느껴집니다.
아이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
제 엄마가 몇달동안 두번의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을 허용하는 척은 했지만 맘 속으로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걸 눈빛으로, 마음으로 알아채고 있었습니다.
하도록 해 주면서도 제 눈초리는 여전히 불신과 경멸, 조바심을 띠고 있었을 것입니다.
바보가 아닌 아이는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제 내린 마음속의 눈물이 우리 아이를 보는 시선에 가로막힌 굳은 장막을 걷어 주었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QMT를 하고 나고 보니 부모교육 과정을 밟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의 이 과정도 참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16시간 동안 아이에게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이미 QMT를 배웠던 엄마로서는 복습하는 시간처럼 아이의 QMT를 지켜보게 됩니다.
저로서는 앞선 두번의 PET와 QMT보다도 아이의 교육이 더욱 실감나고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이와 저의 관계가 명확히 보이니 아이의 입장에서 관계를 살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겠지요.
난 왜이리도 운이 좋을까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당신의 글을 읽으니 또 눈물이 나네..오늘 영화도보고 즐겁게 놀았는데 그들 엄마들과 말이 잘 통하지않는 답답함을 느껴서 그런지 힘이들고 지치네..그려..우리 잘 해보자. 그만 울고 이제 웃어야지..우리 강아지들 오늘밤엔 잘 자네~~ 정말 운이 좋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