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부터 시작되는 가을의 마라톤 대회를 위하여 7월부터 본격적인 장거리 훈련을 할 예정이지만 최근 들어 장거리 훈련에 너무 소홀히 한 것 같아 모처럼 30키로 미터를 계획하고 토달로 향했다.
비온 뒤라서 날씨가 화창하고 확 트인 시계가 사물들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그만큼 날씨도 무더울 거라는 생각에 오늘의 달리기도 무척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어차피 여름철의 장거리 달리기가 더위와의 한판 힘 겨루기라는 생각에 더위를 이겨내는 훈련도 마라토너에게 필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자위하면서 마라톤의 열정에 힘을 불어넣어 본다.
거리가 멀어서 인지 1시 30분에 구리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출발했는데도 여의도에 도착하니 벌써 3시 30분이 다 되어 간다. 급한 동작으로 마라톤 복장으로 갈아입고 가벼운 마음으로 장거리 훈련의 여정을 시작했다.
깜상 김태완과 이재수님이 동행을 했다. 이재수님은 4키로 미터까지 그리고 깜상은 8키로 미터 지점까지 같이 달리고 그 뒤로 혼자서 힘겨운 달리기를 했다.
오늘은 처음부터 낮은 속도로... 달리기 편안한 속도로 시작하였다. 어차피 지구력 훈련이고 스피드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30키로 미터를 무난히 마치면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편안한 속도란 호흡소리를 내지 않고 상대와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그런 속도면 될 것이다.
그런데도 5키로 미터 통과기록이 22분 53초이다. 아마도 깜상과 이재수님이 함께 달린 영향이란 생각이 든다. 동작대교 못 미처
10키로 지점 근처에 있는 매점에 도착하니 45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더운 날씨에 후반을 생각하면 너무 빨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700원을 주고 물 한 병을 사서 다 마시고 다시 한강의 강변을 따라서 15키로 미터 지점을 향해 달려갔다. 성수대교를 지나면서부터는 옛날 구길 그대로이다. 그러니까 내가 마라톤을 시작한 99년부터 달렸던 길인데 작은 그 길이 한강의 강변을 따라 쭉 이어진 채로 늘 그대로 러너들을 맞이하고 있다.
달리다 보니 예전에 이 길을 달리던 나의 모습이 많이 생각이 났다. 서울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던 생각이 나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200년 초 지독하게 마라톤 열병을 앓았던 시기에 매주 반달에서 하프를 달리면서 느꼈던 추억들이 그림이 되어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때는 정말 무지하게 달리던 시기였다. 추운 겨울 폭설 속에서도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에서도 그리고 차가운 겨울비를 맞으면서도 한없이 원 없이 달리던 길이다.
13키로 미터를 지나가는데 어떤 여성러너가 힘차게 달려온다.
고글을 써서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는데, 먼저 인사를 건넨다.
허브 하은숙님이다. 언제나 그렇게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이제 1키로 미터만 더 가면 반환점이다. 아직까지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 갈증도 느껴지지 않고.... 그러나 문제는 반환해서 다시 동호대교까지 거의 10키로 미터가 넘는 거리를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달릴 생각을 하니 몸이 긴장을 한다.
여유 있게 반환 점 통과. 1시간 13분. 달려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달리니 마음이 한 결 가볍다. 강바람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것 같아 올 때 보다 덥지도 않은 것 같고.
여름철 달리기는 갈증과의 전쟁인 것 같다. 제 때 물을 마시지 않으면 바로 탈 수 증상이 나타나 더 이상의 달리기를 곤란하게 만든다. 대략 5키로 미터 마다 물을 마셔주어야 하는데, 동호대교에서 15키로 지점까지 왕복 10키로 미터 구간에 물을 마실 곳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으니 정말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매점을 1키로 미터를 남겨둔 지점부터는 달리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냥 걸어가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벌써 탈수증상이 생긴 것일까.
다행히 매점까지 걷지 않고 갈 수 있었고 거기서 생수 한 병과 초코파이 두 개를 사서 맛있게 먹고 그 것도 부족해 아스스 크림을 하나 사서 걸어가면서 먹었다. 맛있었다.
이제 다시 영양분이 채워졌는지 달리기가 할 만 했다. 한남대교를 지나고 반포대교를 지나고.... 이제 한강의 주로는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인들이 점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라토너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고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이 주로를 꽉 메우고 있다. 빨리 마라톤 전용코스가 만들어져야지 원..
다시 반포 매점에 들러 생수 한 병을 사서 마지막 급수를 하고
남아 있는 힘을 짜내어 달리기를 종용한다. 익숙한 길. 그러나
인라인 스케이터 들 때문에 힘들 달리기. 거기다가 여름철 장거리에서 마지막 몇 키로 미터를 남겨둔 시점에서의 달리기는
정말 힘이 든다.
5키로 지점에서 스니커즈가 카터에 물통을 싣고 걸어오면서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물을 마시고 가라고... 그러나 나는 고맙다는 말만하고 스쳐 달려간다.
한강의 주로는 마지막 2키로 미터가 특히 힘이 든다. 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코스는 약간 내리막이거나 아니면 경사도가 없는 평평한 길이어야 하는데 한강의 주로는 약간의 오르막길이기 때문이다. 그런 길이 무슨 오르막길이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장거리 달리기 시 마지막 지점에서는 힘이 소진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의 경사에도 주자가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2키로 미터는 호흡으로 달렸다. 오직 호흡에만 의지를 하면서 호흡의 리듬에 따라서....
멀리 골인점이 보인다. 런클 사람들이 보이고 런클 천막이 보이고... 순간 힘이 솟는다. 최선을 다해 달려가 골인을 한다.
2시간 39분. 스트레칭을 간단히 하고 미숫가루와 수박화채를 먹으니 피로가 회복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마에 발라 논 선 크림이 눈에 들어갔는지 눈이 아파서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앞으로는 선 크림을 바를 때도 이마에는 바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가 끝나고 인근 식당으로 가서 수제비와 막걸리. 그리고 시원한 호프로 달리기의 피로를 보상받는다. 거기에다 러너들끼리 달리면서 느꼈던 점들을 이야기하는 즐거움이란......
그 무엇과 견줄 수 있을까?
같은 코스에서 매번 운동을 하니까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오늘은 저녁 달리기를 위하여 오후 내내 틈을 내어 물을
마셨다. 그리고 간간이 스트레칭도 해주고.....
사능코스에 도착하니 산성님, 류형식님 김동훈님이 벌써 도착하여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다. 다리도 가볍고
몸의 상태도 좋다.
이 곳 코스에서 오늘 10키로 미터 최고기록을 갱신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을 하였다. 일단 첫 세트 목표는 10분이다. 올라갈 때 5분 20초. 내려올 때 4분 40초를 목표로 했는데, 올라갈 때 5분 26초. 내려올 때는 4분 40초다. 6초 초과를 했다.
그러나 2세트와 3세트는 10분 30초를 목표로 했는데, 2세트 10분 22초, 3세트 10분 30초다. 2세트가 목표기록보다 8초가 빠르게 달렸고 3세트 째는 목표한 기록 그대로 이다..
4세트 목표는 10분 20초인데 10분 13초를 기록했다.
토탈 41분 16초이다.
지난 최고기록보다 무려 42초가 빠르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엄청나게 기록이 단축되어 무척 기쁜 마음이다. 당분간 이 기록은 깨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꾸준히 훈련을 하여 조만 간에
이 기록도 넘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지난주에 연속하여 아침운동을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의 몸으로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이 들어 당분간 아침운동은 생략하고 저녁운동에만 총력을 다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역시 언덕코스를 계속해서 달리니 폐활량이 좋아지고 근력이 강해짐을 느낀다. 앞으로도 언덕코스에서 집중적으로 훈련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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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수요일(10km, 179km)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서 트레드 밀을
이용하여 달리기를 하려고 했는데, 손님이 와서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오늘은 오전에는 가랑비가 촉촉이 내렸는데, 오후 들어 맑게 개이면서 퇴근 무렵이 되니까 달리기하기에 좋은 날씨로 변해 있었다. 퇴근하자마자 곧장 사능의 달리기 코스로 가니 산성님과
류형식님이 먼저 도착하여 마라톤 복으로 갈아입고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며칠동안 달리지 않아서 인지 다리의 피로도 완전히 회복되었고
기분도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오늘도 열심히 달려서 기록체크를 한 번 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출발선을 힘차게 달려나갔다. 첫 세트를 10분 이내에 통과하여 내심 좋은 기록이 나올 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러나 2세트 째 언덕을 오르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이 느껴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장을 비우지 않음의 여파가 서서히 나타난다. 배속에서는 멈춰라 하고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결국 2세트를 마치고 곧바로 사능 기술센타로 달려가 숙제를 해결하고 나머지 두 세트를 열심히 달렸다. 10키로 미터 토탈 기록은 41분 47초. 지난주에 41분 58초로 달린 게 최고 기록 이였는데 오늘은 그 보다 11초가 빠르다. 그러나 기록을 단축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중간에 휴식을 취하고 달렸기 때문이다.
아무튼 올 가을까지 이 코스에서 40분 이내에 달리는 게 목표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장거리 달리기와 더위, 이것은 아마도 서로 천적관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더위 속에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인가는 더위 속에서 장거리를 달려보지 않은 사람들은 실감하지를 못하리라.
물론 달리기도 상황에 따라서, 특히 몸의 적응 도에 따라서 고통을 감소시킬 수가 있다. 더위도 그렇다. 더위 속에서 처음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가 가장 견디기 어렵고 차츰 적응이 되면 나름대로 고통을 견디는 내성도 강해지고 또 더운 날에는 어떻게 달려야 하며 흘러내리는 땀의 처치나 그리고 갈증에 대한 대처 방법도 나름대로 터득할 수가 있다.
아무래도 더운 날씨에는 급수나 급식을 자주 해주며 달리기를 하는 것이 좋다. 대략 5키로 미터 정도 달리고 급수와 급식을 해 주면 달리는데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떨쳐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적당한 거리에 원하는 대로 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순한 코스보다는 5키로 미터 정도를 반복해서 달리는 반환코스를 이용해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을의 대회를 위하여 오늘 처음으로 집 주변코스( 월산리-산성마을-송촌리-입석리-대성리-구암리-답내리-월산리)를 돌아오는 길을 달렸는데, 처음이라서 그런지 무척 힘이 들었다. 또 기온이 많이 올라가 있는 9시에 출발을 하여 거의 11시가 다 되어 달리기를 마쳤는데, 온몸의 옷들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달리기는 힘들다. 물론 힘들지 않고 즐거울 때도 있다. 그러나 힘들 때가 더 많다. 아니, 열 번 중에 아홉 번은 힘이 든다. 나의 경우는 그렇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천천히 달리면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그러나 신기한 것은 힘들게 달려야만 달리기의 맛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말 달릴 때는 빨리 이 달리기를 끝내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려서 목표거리를 채우고 또 대회에서는 골인 점을 통과할 때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은 건.... 뭐랄까?....
뭐 그런 게 있다. 달리기를 끝마쳐 본 사람만이 느끼는 것.
그 것을 러너들은 달리기만이 주는 쾌감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달리기의 희열이라고 한다.
오늘도 사능의 언덕코스 10키로 미터를 달리면서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조금 천천히 달릴 수 도 있겠지만,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가 달릴 수 있는 체력만큼 최선을 다해 달렸다. 언덕을 오를 때도 그랬고, 언덕을 내려올 때도 그렇고...
온몸에 땀이 주르르 흐르고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을 친다.
그 사이로 나를 발견한다. 살아있는 나를 발견하고 깨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달리기를 한다. 달릴 때 고통보다도 달리고 나서의 그 쾌감이 그리워서... 그렇게 보면 달리기는 고통을 즐기는 것이다. 아니, 고통 뒤에 오는 그 격정의 희열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까.
아무튼 달리기는 참으로 매력적인 것이다.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 그리고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달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침에 마을코스 4키로 미터를 달리고 퇴근 후 사능코스 10키로
미터를 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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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수요일(10km, 120km)
아침에 운동을 쉬었더니 어제 저녁에 나타났던 통증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이라 생각된다. 부상은 언제라도
입을 수 있기에 항상 조심을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오면 바로 휴식을 취하면서 통증이
회복되도록 치유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오늘 퇴근하고서 사능 코스에서 운동을 하는데, 산성님과
함께 근무하는 형식님이 무릎의 통증을 호소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데다가 신발도 쿠션이 적절하지 않은
걸 신고서 내리막길을 빠르게 달렸는데, 부상을 입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달리기의 기초는 언덕달리기이다. 내리막 달리기가 아니고
오르막 언덕을 달리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초보러너들이
오르막은 천천히 달리고 내리막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빠르게 달린다. 이것은 부상을 자초하는 것이다.
참으로 경계를 해야 될 사항이다.
빨리 달리는 것은 언덕 오르기로 충분히 달리기에 필요한 근육
을 단련한 후에 시도해도 늦지가 않다. 언덕달리기는 달리기의
초보나 고수나 할 것 없이 달리기를 하는 러너라면 누구라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훈련을 해야 한다.
언덕달리기 만큼 달리기의 실력을 빨리 향상시키는 훈련도
없으니까.....
사능코스에서 산성님과 함께 10키로 미터를 달렸다.
어제 보다 더 늦은 속도로 달리니 그다지 힘은 들지 않았다.
세트당 평균 10분 35초 정도 소요된 것 같다.(2.5키로 미터)
아침에 일어나니 5시 50분이다.
거실에 나와서 눈을 비비고 하품을 하고 뜸을 좀 드리다 보니
10여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주섬주섬 운동복을 챙겨 입고
집밖으로 나가서 시간을 보니 벌써 6시 15분이다.
6시 40분까지 운동을 마쳐야 하기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25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도 급한 마음에 빠른 속도로
달리기로 하고 스타트를 하였다. 첫 바퀴---7분 26초.
두 번째 바퀴---7분 25초.
거의 대회페이스 정도의 빠르기로 달렸다.
오늘은 지난번과는 다르게 언덕 아래로 내려가서 출발을
하였다. 언덕을 올라가는 것을 시작점으로 잡으니 오히려
몸이 더 빨리 달리기에 적응이 되는 것 같았다. 앞으로
달리기를 할 때 항상 언덕을 먼저 올라가는 코스를 택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녁에 퇴근하고서 사능 코스로 갔다. 늘 먼저 와서 운동을
하던 산성님과 건산님이 보이지 않는다. 늘 화요일은 연장
근무를 하기 때문에 늦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허전
한 마음이 든다. 혼자서 대충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을 하였다.
3세트만 달리기로 하고 열심히 달린다.
달리는 도중 산성님과 건산님이 와서 함께 달리기를 했다.
이 코스 3세트 최고기록이 30분 13초인데, 아무래도 그 기록을
넘으려면 만반의 준비를 하여 경쟁자와 함께 달려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혼자서도 7월이 가기 전까지는 이 기록을
넘어서야 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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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월요일(6km.97km)
비로 인하여 토요일과 일요일은 달리기를 하지 못하고
오늘 아침에 나의 전용코스인 월산 코스에서 달리기를 했다.
매번 달리기를 할 때마다 적어도 10키로 미터 혹은 40분 이상
달려야겠다는 계획을 했지만 출근 시간 때문에 목표한 거리나
시간을 채울 수가 없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3바퀴, 6키로 미터
를 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에 평상시 보다 더 빠르게 달려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효과를
얻으려고 했다. 역시 빠르게 달리니까 너무너무 힘이 든다.
특히 마지막 바퀴에서 100여 미터를 남겨 논 지점부터는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힘들게 언덕을 올라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아침 운동이 과했는지 출근하는데도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졌으며
그 여파는 대략 10시까지 지속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오후가
되니까 컨디션이 회복되었으며, 퇴근하고서 사능 코스에서 10키로
미터 정도 달리고 오려고 했는데, 비가 그친 뒤라서 노면이 진흙으로
돼 있어서 달리는데 무척 불편할 것 같아 그냥 돌아왔다.
내일은 비만 오지 않는다면 아침과 저녁에 달리기를 해야겠다.
천마산 아래에 살다가 이곳 월산리로 이사를 온지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7년 전 그러니까 96년 초여름 내가 천마산 아래
묵현리로 이사를 올 때만 해도 천마산 아래 쉼터 휴게소 뒤 마을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우선 천마산으로 오르는 조그만 길옆으로 줄지어 서있는 단풍나무가 너무 아름다웠고 사람도 집도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더욱이 왕래하는 차량이 많지가 않아 그야말로 청정한 공기를 자랑하기에 충분한 동네였다.
이사온 지 몇 년간은 그런 상태를 유지하다가 마석의 외곽도로가
내가 살던 동네를 경유하여 수동 쪽으로 확 포장되면서 마을은
옛 모습을 잃게 되고, 사람도 많아지고 자동차도 많아지고...
시끄러운 곳을 좋아하지 않은 나에겐 달갑지 않은 일임에 분
명했다.
때때로 멀리 강원도 동해나 또는 충청도 서산이나 아니면 서귀포
같은 데로 이사를 가고 싶은 생각을 여러 번 했으나 솔직히 마라톤 때문에 생각을 접었다고 말한다면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충분히 나의 방랑벽에 의하여 실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아내는 나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함, 그리고 생계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했다.) 마라톤에 중독증세를 보인 나에게 있어서 마라톤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거기 가서도 마라톤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는 소리다. 대회참가를 많이 하지 않고
조깅이나 하면서 대충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년에도 20여 회 가까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나로서는 대회의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개최되는 현실을
감안 할 때 선뜻 수도권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청평이나 가평으로 이사를 가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우연찮게도 청평이나 가평보다도 더 좋은 이곳 월산리(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곳에 사는 것을 만족해 함)로
이사를 온 것이다.
이곳의 장점이라면 거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경관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멀리 시골학교와 그 뒤에 자리잡고 서 있는 산이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다.
또 집 뒤에 바로 조그만 동산이 있는데 그 동산의 소나무와 잣나무가 집의 어느 공간에서도 보인다는 것이다. 저녁에는 뒤 동산에서 불어오는 숲의 향기가 기분을 맑게 해주고 아침에는 숲 속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에 맑은 정신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기분도 이곳만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이며 상쾌함이다..
그러나 그 보다도 더 좋은 것은 역시 달리기 코스이다.
집에서 시작하여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작은 길이 있는데 정확하게 2키로 미터이다. 집 옆으로 나 있는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답게 꾸며 논 전원주택을 지나가게 되며, 그 뒤로 펼쳐지는
길들은 농작물이 파릇파릇 자란 시골길을 지나가게 된다.
숲길을 지나서 한참 달려가다 보면 경춘 낚시터가 나오고
무심한 표정으로 낚시를 즐기는 태공들을 넌지시 보면서
달려가면 바로 앞에 펼쳐지는 것은 춘천으로 가는 철길이다.
그 철길과 나란히 하여 달리다가 다시 모퉁이를 지나가면 또
다시 월산 낚시터가 나온다. 낚시터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면서 풍광을 감상하노라면 바로 앞에 급하지 않은 경사길이
살짝이 몸을 낮춰주면서 나보다 신나게 달려가라 한다.
호흡소리가 빨라지면서 이마에서 땀방울도 흐르고 그렇게 달리는동안 몸은 더 가벼워지고 마지막 50여 미터를 앞두고는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복근에 힘을 주고 힘차게 달려 올라간다.
이렇게 언덕의 정상에 오르면 나의 전용 달리기 코스를 한 바퀴 달린 셈인데, 달리는 동안 간혹 한 두 사람을 만나는 것 외에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볼 수 없다는 것도 이곳 달리기 코스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 뭐 이런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동물들이라든가 또는 미물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고...
또 식물들에 대해서도 그 생명력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하늘을 한번 처다 보며 거대한 우주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고 우주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금 나는 :John Denver의 Perhaps Love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음악 역시 내가 달리기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다.
이제 글은 그만 쓰고 듣던 음악이나 조용히 감상해야겠다.
같이 들으면 좋으련만 음악을 올리는 실력이 없어서리....
나는 달리기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줄곧 거리위주의 달리기를 하였다. 항상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은 몇 키로 미터를 달려야지 하고 시계의 버튼을 누르고 되도록 빠른 시간에 임의로 정한 거리를 달리려고 했다.
그래서 항상 빠르게 달렸고 달리는 도중에 너무 힘들어 빨리 목표한 거리를 달려 달리기를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목표한 거리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았고, 때때로 목표한 거리를 채우지 못하고 달리기를 중단하는 때도 적지 않았다.
물론 빨리 달리는 연습도 필요하다. 그러나 매번 달릴 때마다 빠르게 달리는 것은 달리기 실력을 배양하는데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강함과 약함을, 즉
훈련과 휴식을 병행해야만 최고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빠르게 달리는 연습은 일주일에 2회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천천히 달릴 때는 거리 위주보다는 시간위주로 달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달리기 전에 몇 키로 미터를 목표로 하여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몇 십 분이나 몇 시간을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달린다면 빨리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겠고 아울러 즐겁게 달리면서 훈련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오늘부터 시간위주의 달리기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동네 달리기 코스를 달리면서 35분을 목표로 달렸다. 역시 시간 위주로 바꾸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에 대한 열정은 대체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하고서부터 3년
동안 지속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처음 달리기에 입문하고서
6개월 정도 되면 달리기에 심취가 되고, 대부분 이기간 정도면
하프코스를 몇 번 완주를 하게 된다.
나의 경우 첫 10키로 미터 대회에 나간 뒤 3개월 동안 10키로
대회만 참가를 했다. 그러다가 연습으로 첫 하프를 달리고 나서
10키로 미터와 하프의 차이를 체감하게 되었다. 그날 계단을 잘
내려오지 못할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렸으며 그날의 고통스런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런 후 5-6회의 하프대회에 참가를 한 뒤 풀 코스 마라톤을
달릴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풀 코스는 자신감
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이야 확실하게 안 사실이지만, 하프코스를 아무리 많이
완주해도 풀 코스 마라톤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보다는 30키로 미터 이상의 거리를 한 두 번 천천히 연습 삼아
달리는 게 풀 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일단 풀 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면 다시 한번 도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러너들이 첫 풀 코스는 너무 힘들게 완주를 하고
또 레이스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너무 후회스럽고 실망스러운 과정
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도전하게 되고, 또 연습을
하고 기록을 체크하고, 또 더 좋은 기록을 위해 훈련을 하고....
이러한 과정들이 전개되는 시간이 대략 3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물론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3년이 아닌 수년간 끌고 가는 러너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3년을 전후하여 일단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최고조에서 다소 하향 곡선을 그린 다는 것이다.
내가 경계하는 것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식는 것이다.
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끌고 가기 위해선 나름대로
달리기를 해야 되는 이유와 당위성을 분명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도 마라톤을 한지 벌써 3년이 넘어 근 4년이 다 되어간다.
최근에 나 자신을 보면 예전같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충만하지 않
다는 것을 느낀다. 연습에서도 그렇고 대회의 레이스에서도 그렇고...
이런 시점에서 잘못하면 마라톤이라는 취미를 던져버리고 예전에
즐기던 취미생활로 회귀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어제 글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내가 마라톤을 해야하는
그리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건강이다.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하여 마라톤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중간에 그만 둘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고 다른 어떤 취미생활로 대체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건강을 위해서 달린다고 하지만 마라톤의 묘미와 그 속에
깃 들어 있는 마라톤의 희열을 느끼기 위하여 기록에 대한 도전과
또 같은 수준의 러너들과의 경쟁도 포함이 되어 있다.
아무튼 마라톤이라는 최고로 멋진 운동과 인연을 맺는 것도 중요
하지만 또 마라톤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인연을 끈을 꽉 붙
잡는 것도 더더욱 중요 하는 생각이 든다.
마라톤을 한지 3년이 지났습니까?
이제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예전과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마라톤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해 보는 것이 어떨런지요
100키로 미터를 달리려고 한 것은 가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려면 아무래도 많은 양의 연습과 훈련을 해야 될 것 같아 100키로 미터 대회가 구실이 되어 더 많은 훈련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풀 코스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양질의 훈련을 하려고 잔머리를 많이 굴렸지만 기록은 신통치가 못했다.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주원인이 훈련 량에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100키로 미터 울트라 대회에 참가하는 것 이였는데, 어제 떼제베와 이야기를 하면서 결정적으로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이다.
떼제베에게 100키로 미터 대회에 함께 참가하자고 했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이유는 부상의 위험도 있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렇다고 아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올해가 아닌 다음해 아니, 그 다음해 언제쯤에 울트라 배 번호를 달고 출발점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해는 풀 코스 마라톤에 거듭 참가하는 것으로 마라톤을 즐기고자 한다. 이제 상반기 대회도 어느 정도 끝 나가는 것 같다.
7-8월부터는 후반기 대회를 위하여 훈련에 정진할 것이다.
일단 훈련목표는 월 400키로 미터를 달리는 것으로 계획한다.
그리고 후반기에 풀 코스 5회 완주를 목표로 한다.
나는 계획대로 훈련을 할 것이고 대회에 임해서도 그렇게 실망스럽지 않은 기록으로 5회를 거뜬히 완주할 것이다.
그렇게 마라톤을 즐길 것이다.
그러면서 왕성하고 활기찬 건강을 유지할 것이다.
건강이란 '정신과 육체가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라고 국어 사전에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
육체의 편안함을 강구하기 위해 나는 마라톤을 지속할 것이고
정신의 편안함을 위해 책을 가까이 할 것이다.
오늘도 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기 위해 달리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얻기 위해 한 줄의 글을 읽는다.
경향 이후 근 한 달만에 참가하는 대회이다.
대회의 감각과 지구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한 보름이상의 텀을
갖지 말아야 되는데 너무 긴 시간 동안 대회에 나가지 않아 조금은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화천으로 향했다.
화도휴게소에서 시청팀과 합류를 하여 화천으로 이동하였다.
화천으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하여 빠르게 달려가려는 차의 진행을
다소 더디게 하였다. 의암댐을 지나 춘천댐으로 이어지는 춘천마라톤
코스를 지나노라니 작년 춘천마라톤의 생생한 기억들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젖게 하였다.
맑은 호수. 단풍이 든 가을 산들의 정취. 그 풍경 속으로 오색찬란한
마라톤 복을 입은 러너들이 숨을 몰아쉬며 힘차게 달려가는 그 모습
그 풍경. 그 풍경 속에 내 모습을 떠올려 보니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화천마라톤 대회의 본부인 붕어섬에 도착하니 7시 30분. 옷을 갈아
입고 마라톤을 달릴 준비를 하니 벌써 출발점으로 향하려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안개가 자욱한 걸 보니 오늘 날씨도 무척 더울 것
같다"는 어떤 러너의 말을 달갑지 않게 들으며 우리가 달릴 마라톤
코스를 창 밖으로 바라보며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풍산리 있는 출발점에 도착하니 이제 출발까지의 남은 시간은 약
10여분. 워밍업을 간단히 하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나니 출발 카운터
다운이 시작된다.
출발총성과 함께 러너들이 힘차게 달려나간다.
스즈키 마도카.... 전 일본 여자 육상선수다. 하프 최고기록이 아마
1시간 16분 정도라고 했던가. 지금 내 앞 2m 전방에서 달리는
러너가 스즈키 마도카다. 500여 미터를 함께 달렸는데 짧은 거리나마
함께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5키로 미터지점을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19분대이다.
작년보다 1분이 늦은 기록이다. 그래도 초반을 천천히 달렸기
때문에 후반에 힘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위안을 삼는다.
10키로 통과기록이 약 40분. 이후로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13키로 미터까지는 그런 대로 잘 달린 것 같다. 그러나 이후에는
속도가 많이 늦어짐을 느끼며 달렸다.
16키로 미터 지점부터 스퍼트를 해 보지만 앞에 달린 러너를 잡기엔
역부족 이였고, 추월을 당하지 않은 게 그나마 위안 이였다.
역시 연습부족이다. 근 1개월 동안 이사며, 사업 일이며 바쁜 관계로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한 게 실력으로 나타난다.
마지막 2키로 미터를 남겨두고는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서너 명이 추월을 해 가는데 그냥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달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겨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기록은 1시간 29분대인 것 같다.
주최측에서 제공해준 오이국수는 정말 별미 중에 별미였다.
나누어주는 감자도 맛이 있었고...
군청에서 하는 대회라서 그런지 기념품도 좋았고 대회 진행도
무리가 없었다. 경품도 푸짐했고... 그러나 나에게 행운은 돌아
오지 않았다.
문제라면 역시 더위이다. 이런 좋은 환경 좋은 코스에서 더위로
인해 기록을 내지 못한다는 게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화천 마라톤 대회가 6월이 아닌 4월초에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