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10월 19일부터 24일까지 올해로 열 두 번 째 맞는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가 전라남도 주관(062-607-3777)으로 열린다. 22개 시군별로 마련한 남도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잔치에 참여, 남도만이 갖는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 가면 한 시대를 거스른 삶의 공간에서 '토담집 민박'을 체험하면서 밤하늘의 총총한 별빛 그리고 새벽닭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으며 추억에 젖을 수 있다. 이른 새벽길 산책로를 따라 금둔사로 오르는 낙안온천에서 지친 다리를 쉬어도 좋고, 소슬바람 따라 산자락으로 접어들면 선암사와 송광사, 고인돌 공원, 주암호가 가까운 곳에 있다.
2. 순천 부사 최석의 청렴성 기리는 팔마문화제
남도 동부지역의 관광 중추도시 순천에 가면 10월 한달 동안 '팔마문화제'(061-749-3325)가 열린다. 고려시대 순천 부사로 있던 최석이 이임할 때 지역민들이 서울로 타고 갈 말 8필을 주었는데, 서울에서 낳은 새끼 말까지 합쳐 말 9필을 돌려보냈다. 최석의 청렴성을 기리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청렴성'을 삶의 지표로 삼도록 어린 자녀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만한 문화제이다. 가족을 동반한 가을여행이라면 반드시 순천만에 가보자. 대대포구의 빈 배와 갈대 군락지. 갈대밭 사이로 조각배를 타고 무한히 펼쳐진 갯벌로 나서면 생태환경의 보고가 바로 여기임을 알 수 있다. 갯벌을 수놓는 붉은 칠면초와 민물 장어, 짱뚱어, 조개 그리고 도요새, 흑두루미, 오리 등 이름 모를 철새들의 낙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석양에 물든 대자연과 만나 한없는 행복감과 짙은 감동을 맛 볼 수 있다.
3. 전어축제와 백운산 자락의 가을맞이
남도의 동부지역은 남해, 88고속국도와 인접해 서울이나 부산, 대구 쪽에서 접근하기가 우선 쉽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남과 인접한 광양은 남도의 동남부 관문으로서 특히 부산과 경남지방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해마다 바다에서 가을을 알리는 전어 잡이로 유명한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서는 10월 15일과 16일 양일간에 걸쳐 '전어축제'(광양전어축제추진위원회 061-797-2606)가 열린다. 싱싱한 전어 맛을 즐기고 나서는 길에 섬진강을 거슬러 섬진마을에 올라 강줄기를 조망해도 좋고, 반대로 섬진강 물 흐름에 몸을 맡기고 여수반도를 따라 한려해상과 다도해를 유람하며 답답함을 훌훌 털어도 좋다. 산을 좋아하면 걸출한 백운산자락으로 접어들어 동곡, 어치, 성불계곡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젖어보는 것도 남도여행의 묘미이다.
4. 정남진에 흩날리는 백발, 천관산 억새제
장흥에서 천관산도립공원을 향해 왼편에 바다를 끼고 달리다보면 남해안의 가장 아름다운 정남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금강산의 만물상이나 월출산의 천황봉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천관산의 자태에 빠져든다. 10월 1일과 2일 양일간 '천관산 억새제'((061-860-0224)가 열리는데, 천관산 정상연대봉에 이르는 10리 길엔 억새꽃 백발이 성성하고 그 뒤로 다도해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관산일대에는 볼거리가 많은데, 장천재에 가면 존재 위백규의 학문 세계를들여다 볼 수 있으며, 방촌문화마을에서는 고인돌, 석장승, 한옥의 고건축미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또한 정남진에 가면 금당도를 바라보며 호수처럼 고운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거나 방파제 횟집에서 기우리는 소줏잔도 여행자에게는 즐거운 추억거리이다. 문향 장흥에서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의 발자취를 따라 회진항에 이르면 그들 작품의 무대인 듯 소박한 항구에서 나그네의 발길이 머문다. 섬으로 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면 반시간 남짓 걸리는 금당도행 배를 타도 좋고, 언덕을 넘으면 강진 마량항의 까막섬과 고려청자 도요지가 근거리에 있다.
5. 남도의 소리,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장흥 수문포에서 보성 율포로 이어지는 남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른 득량만을 따라 달리다보면 녹색비단을 펼쳐 놓은 듯 곱디고운 다원과 '강산마을'에 닿는다. 강산마을은 '보성 소리'를 본궤도에 올려놓은 소리 유적지로서, 보성 소리는 박유전, 정권진 등 명창에 의해 이루어진 남도의 소리이다. 남도사람들의 혼이 묻어 나는 판소리, 영화 '서편제'와 더불어 남도의 판소리에 다시 세인의 관심이 집중 되었다. 소리의 본고장 보성에서는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서편제 보성소리축제'(061-850-5225)가 열려 눈과 귀 그리고 가슴을 열고 그 안으로 느껴지는 '명창'들의 소리행진이 이어진다. 보성에 가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많다. 단연코 다원에서 느끼는 다향이 첫째이며, 보성 녹돈이나 율포의 싱싱한 전어구이가 입맛을 돋우고 나면 해수 녹차탕에서 웰빙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율포 해수녹차탕은 해저 암반에서 용출하는 해수를 이용하여 여느 온천과 견주어 훨씬 '물 좋다'고 소문난 곳이다. 또 인근 벌교에 가면 찰진 갯벌에서 건져 올린 짱뚱어탕이 전국에 잘 알려져 있다.
6. 섬진강변에서 펼치는 곡성 심청축제
곡성은 섬진강변을 따라 최근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고장이다. 구 곡성역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 이후 '기차마을'로 전국에 잘 알려졌으며, 주말이면 섬진강변의 코스모스 길을 따라 옛날을 추억하는 기관차가 기차마을에서 압록까지 관광객을 싣고 달린다. 곡성엔 심청테마마을이 있고 심청문화센터도 있다. 이처럼 심청의 고장답게 생태환경을 생각하고 효를 계승하기 위해,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곡성 심청축제'(061-360-8465)가 열린다. '마지막 남은 청정 물줄기 섬진강'에서 심청축제에 참여한다면 청정고을 곡성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압록에서 태안사로 가는 협곡은 꾸밈없는 옛 마을 그대로 꼿꼿한 남도의 정서를 간직한 채 가벼움이 밴 길손에겐 옷깃을 여미게 하는 위엄마저 깃든다. 태안사에선 잊었던 새소리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세상 물정 모르고 곱기만 한 단풍을 감상하며 조태일문학기념관에도 들러 볼 만하다.
7. 영산강 역사문화축제, 천년고도 나주의 용틀임
우리나라 4대 강 중의 하나인 영산강을 보듬고 있는 천년고도 나주. 민족의 생명산업인 농업과 전통문화를 지켜내기 위해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영산강 역사문화축제'(061-330-7941)가 열린다. 한 때 영산강 나룻터를 풍미했던 영산강 홍어와 젓갈 배 맞이 행사, 나주 동 서부 줄다리기 재현 등의 행사가 영산강 둔치에서 펼쳐진다.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생기면 마한시대 고분인 반남 고분군에 들르거나, 드들강을 따라 나주호와 불회사에 들러 넉넉한 인상의 석장승 부부를 만나는 것도 좋다.
8. 백양 단풍축제, 그 풍성한 자연
백암산 백양사에서 열리는 남도의 대표 단풍축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백양사 광장에서 '백양단풍축제'(061-390-7224)가 열린다. 백암산에서 가장 빼어난 단풍경관을 자랑하는 학바위 아래 남창골과 백양사 일대는 형형색색의 단풍과 늘푸른 비자나무숲이 어우러진 내장산국립공원 단풍의 백미. 울창한 단풍숲 사이로 잎사귀를 떨군 채 주렁주렁 홍시를 매단 감나무의 고운 자태가 단풍객을 압도한다. 아이들에겐 단풍이 아니더라도 다람쥐와 청설모의 뒤를 살금살금 쫓는 재미가 솔솔 하겠지. 백양사에서 벗어나 저물어가는 장성호반이나 삼나무 숲이 울창한 축령산 휴양림에서 평소 가족 간에 함께 나누지 못한 정담을 나누는 것도 좋고, 필암서원, 고산서원, 홍길동 생가에서 선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답사여행의 묘미도 있다.
9. 지리산 피아골 단풍제와 연곡사 석조문화 답사
지리산은 우리 민족의 수난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모산. 지리산의 단풍은 남북방향으로 열린 계곡을 따라 펼쳐진다. 남쪽에 위치한 연곡사의 피아골은 청단풍과 당단풍이 삼홍소, 통일소, 연주담, 남매폭포와 어우러져 눈부신 장관을 이룬다. 10월 28일부터 31까지 피아골 일대에서 열리는 '지리산 피아골 단풍제'(061-780-2255)에 참가하여 지리산 산행을 즐겨보자. 피아골 직전마을의 계단식 논두렁이 남도사람들의 고단했던 한 시대의 삶을 보여주고, 고찰 연곡사는 국보급 석조 불교문화재가 즐비한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부도를 비롯하여 석조문화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다.
10. 서해낙조와 백수해안 드라이브
영광은 전북과 경계를 이루는 서해안의 관문. 가마미에서 법성포항, 백수해안도로를 따라 하사리 염전에 이르러 붉게 물드는 칠산도와 서해안 갯벌을 눈물겨운 감동으로 접할 수 있다. 한 해를 서서히 접어가는 곰삭은 계절의 남도 여행은 서해 해넘이와 함께 하면 손색이 없다. 그래서 뜻있는 여행자들은 서해 일몰을 그리도 좋아하는가 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함평만과 무안 해제반도, 신안 지도까지 저물어가는 해를 쫓아 서해안을 달려보자. 이 계절에 찾는 남도의 여행길은 단순한 명승지 구경이 아니라, 남도사람들을 만나 투박하지만 따스한 정을 느끼고 땀 흘려 거둔 친환경 농산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남도의 가을여행은 '혼으로 익혀 가슴을 적시는 여정'이어야 한다.
첫댓글 10곳을 언제 다 다니죠? 제가 가본곳은 서너곳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