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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해 / The Best Years of Our Lives
감독: William Wyler / 1946년 / 172분
주연: Harold Russell + Fredelic March + Dana Andrews
음악: Hugo Friedhoper
출연하는 배우가 좋아서 보는 영화가 있고 또 감독을 좋아해서 보는 영화도 있다. 그런가하면 제목이 멋이 있어서 보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데 이 영화의 제목은 한번 듣기만 해도 자연히 호기심이발동을 한다. 살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안좋을 때도 있기 마련이건만, 생애 최고의 해라면 도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 있기에 그렇게까지 표현을 하느냐는 말이다.
무슨 “로또” 같은 복권에 당첨이 된 것일까? 이렇게 무엇이 과연 생애 최고의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거장 “William Wyler”(1902-1981, 독일) 가 감독이니 만큼 작품성에서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도 같은데, 아닌 게 아니라 1947년의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무려 7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니 (고전)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영화가 되겠다.
그런데 상도 그렇게 많이 받았고 제목도 무척이나 거창하지만 그러나 영화는 의외로 평범하고 소박한 우리들의 인간사를 그리고 있다. 마치 옆집에 사는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아주 차분하게 영화의 줄거리가 펼쳐지는데 시간이 갈수록 잔잔하게 점점 감동도 더 밀려오게 만든다.
인생을 살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지만 역시 가족과의 재회야 말로 이 영화의 제목과도 같이 “생애 최고” 의 기쁨이 될 수도 있을까? 하물며 죽음의 전장터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 세명의 주인공이 느끼는 그 기쁨이야 말로 정말 “우리 생애 최고의 해”가 될만한 그런기쁨으로는 충분하지 않을런지.......바로 이것이 이 영화의 제목이 주는 호기심의 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사 출신의 “Al Stephenson”(Fredelic March, 1897-1975/ 미국) 과 장교 출신의 “Fred Derry”(Dana Andrews, 1909-1992/ 미국), 그리고 또 水兵 출신의 상이용사인, “Homer Parrish”(Harold Russell, 1914-2002/ 캐나다),
모두 다 “우리 생애 최고의 해”가 될만한 기쁨은 이미 귀향을 통해 공동으로 맛본 셈인데, 특히 “호머”는 우여곡절을 거친 소중한 결혼을 통해, 또 “후레드”는 우연히 새로 만난 연인 “Peggy”(Teresa Wright, 1918-2005, 미국) 를 통해, 그리고 “알”은 여전히 자기를 필요로 하는 좋은 직장과 훌륭한 가정을 통해(아래 사진), 각각 “우리 생애 최고의 해”가 될만한 기쁨을 또다시 한번 더 맛보게 된다.
오하이오 州의 소도시, “Boone City”로 향하는 공군 수송기에 해외에서 돌아와 귀향을 하는 참전 용사 셋이 함께 타게 되고, 같은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은 나이와 계급에 관계없이 금새 친구가 된다. 가장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는 “알”, 그의 사회 복귀는 문제가 전혀 없고 또 가족간에도 걱정거리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물질 만능주의자인 “후레드”의 부인은 그가 참전한 동안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하다가 이후, 서로 언쟁이 많아지면서 급기야 이혼을 하게 되고 그래서 더 일이 잘 안 풀리는 “후레드”는 “알”의 외동딸인 다소곳한 “페기”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알”과의 관계가 복잡해지자 또다시 고향을 떠나려한다.
한편 양손을 다 잃고 의수를 한 “호머” 역시 사회복귀에 문제가 생기는데, 장애인이라는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행복한 결혼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결혼식장에서 “후레드”는 “페기”를 다시 힘껏 포옹하게 되면서, 세시간에 걸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음악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의 일부 장면들의 음악 보강작업에 참여한바 있고, "An Affair to Remember"(1957) 와 "Rawhide" 등의 유명한 주제곡들을 만든바 있는 “Hugo Friedhoper”(1901-1981, 미국) 가 역시 잔잔한 분위기로 음악 연출을 했는데
그는 생전에 무려 230편 정도의 많은 영화음악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오늘날의 젊은 영화팬들에게는 좀 낯설은 이름으로 다가온다. 한편, 우리가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입장할 때마다 듣는 피아노 연주곡이 이 영화 에서는 우리가 자주 듣기 힘든 가사가 붙여진 노래로 들을 수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띠는데, 그 훌륭한 가사가 "호머"의 결혼식의 감동을 더하게 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종전 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귀향 참전 군인들의 복지 등을 고려해서 국방성이 주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비록 그렇다할지라도 한편의 멜로 드라마로서도 매우 우수한 평점을 받을만 하게 만들어져서 역시 "윌리엄 와일러"(1901-1981/ 미국. 아래 사진) 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양손이 없는 “호머”역의 현역 군인 “Harold Russell”(1914-2002/ 아래 사진) 은, 이 영화 전에 육군의 홍보 영화에만 출연하다가 차출이 되었는데, 영광스럽게도 이듬해 아카데미상의 조연상과 특별 공로상까지 받게 된다.
“Charlie Chaplin”에게 생애 최고의 걸작이 어느 것이냐고 물으면, 아마 다음번 작품이 되지 않겠느냐는 미래 지향적인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 현답과도 같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번쯤은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며 이런 생각도 든다.
과연 나의 생애에서 최고의 해는 언제인가? 지나간 그 어떤 해가 최고의 해였던가? 아니면 최고의 해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일까?
만일, 다행스럽게도 아직 오지 않은 해라면 또다시 맞이하는 이번 새해는 정말로 나의 “생애의 최고의 해” 로 이번에야말로 만들어야 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