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같은 데서 나온 말처럼 보이는데 달리 쓰는 말이 있다. 어원에서 멀어진 말로 보고 달리 쓰는 경우가 있고, ‘부치다’처럼 여러가지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붙이다’와 ‘부치다’는 글은 다르지만 소리는 한가지여서 맞춤법에서도 구별하여 적는다(57항)며 여덟가지씩 보기를 들었다.
실제로는 한낱말로 쓰일 때도 문제다. ‘맞붙이다·생청붙이다·흥정붙이다·덧붙이다·불붙이다·걷어붙이다·몰아붙이다·밀어붙이다·갈라붙이다·다붙이다·메어붙이다’에서 쓰는 ‘붙이다’가 있고, ‘괘장부치다·원두부치다·벗어부치다’에서 쓰는 ‘부치다’가 있다. 앞은 두 물체를 달라붙게 하는 움직임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벗어부치다’는 ‘팔을 걷어붙이다, 소매를 걷어붙이다’와 견줘 보면 ‘웃을 벗어붙이다’처럼 쓰일 법한데, 여러 국어사전에서는 ‘벗어부치다’로 올렸다. ‘붙이다’라는 말뜻에서 멀어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부치다’가 따로 쓰일 때는 ‘숙식을 부치다, 편지를 부치다, 논밭을 부치다, 부채를 부치다, 빈대떡을 부치다’가 있고, ‘광복절에 부치는 글, 인쇄에 부치다, 회의에 부치다, 의안에 부치다, 표결에 부치다, 비밀에 부치다, 논의에 부치다, 불문에 부치다’처럼 ‘-에’ 뒤에 쓰는 경우가 있다. 물론 ‘편지에 우표를 ○○○’에서는 ‘붙이다’를 쓴다.
그런데 ‘정이나 마음을 얘기할 때’는 ‘정을 붙이다, 정을 부치다’ ‘마음을 붙이다, 마음을 부치다’처럼 쓰일 때가 달라 표현하기 나름임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쪽으로 가면 문법을 넘어서는 이야기가 나온다.